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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음반박물관에서 느껴보는 삶 & 풍류(63) 난~
수근: 네, 전통음악 애호가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았다고 합니다.
전통음악이 황폐화된 이 땅에서 마지막 탄생했다는 소리 신동 태원 군을 우주선에 태워 문명이 앞선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명된 명왕성으로 원정 공연을 보낸다고 합니다.
이 땅의 위대한 전통음악을 그 별에서나마 명맥을 이어가게 하려는 눈물어린 노력인데요, 우주선 발사 그 현장에 상태 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상태 기자?
상태: 네, 저는 지금 그 우주선 안에 있습니다. 제 왼쪽에는 소리 신동 태원 군의 애완 원숭이 치치가 타고 있고 이쪽 우주선 내부를 보시면 최첨단 장비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이제 30초 후에는 우주선이 출발하기 때문에 저는 나가야 하는데...
수근: 상태 기자? 상태 기자?
상태: 난~ 우주선에 갇혔고! 치치가 문 잠그며 나갔을 뿐이고! 명왕성 왕복 40년이고! 엄마 칠순 준비해야 하는데 갔다 오면 내가 칠순일 뿐이고!
수근: 네, 그러면 이제 귀환은 불가능한 건가요?
상태: 아닙니다. 곧 있으면 우주선 발사 기지와 화상통화를 할 텐데, 그 때 귀환 요청을 하면 됩니다. 네, 화상통화 중 얘기를 했는데...
수근: 상태 기자? 상태 기자?
상태: 난~ 치치로 오해받고 있고! 아니라고 하는데, 무중력이라서 치치로 보였을 뿐이고!
수근: 네, 그러면 이제 귀환은 불가능합니까?
상태: 다행히도 이 우주선 내부에 귀환 장치가 있다고 합니다. 이쪽에 있는 노란색 막대를 돌리면 귀환이 가능합니다. 지금 돌리지 않으면 귀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돌렸는데...
수근: 상태 기자? 상태 기자?
상태: 난~ 치치 바나나 잡고 돌렸고! 치치가 먹다 버린 거였을 뿐이고! 화면에서 치치가 잇몸 드러내며 웃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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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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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근: 네, 명왕성에서 상태 기자한테 극적인 연락이 왔습니다. 상태 기자?
상태: 네, 저는 지금 명왕성에 와 있습니다. 네, 20년만에 도착했습니다.
고국에서 전통음악 애호가들이 주머니를 털어서 선진 별나라 명왕성으로 원정 보낸 소리 신동 태원 군이 지금 명왕성 주민들에게 우리의 위대한 전통음악을 선보이고자 파격적인 가격 1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공연에 임하려고 합니다.
태원 군은 명왕성으로 오는 동안 우주선 안에서 20년간 충분히 소리 독공을 하여 자신있어 하고 있습니다.
수근: 아, 네 상당히 기대되네요.
상태: 네, 그런데 말씀 나누는 순간 실력은 하나도 없고 뇌물, 학연, 지연, 인맥으로 똘똘 뭉쳐 국가의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 방금 특급 우주선을 타고 도착한 여러 팀의 퓨전 전통음악 단체들이 지구에서처럼 공짜 공연으로 명왕성 주민을 모으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관람객들에게 음반도 공짜로 막 나눠 준다고 합니...
수근: 아, 상태 기자? 상태 기자?
상태: 난~ 1000원 내고 소리 신동 태원 군의 공연 보러 갔고! 태원 군은 30리 밖까지 우렁찬 통성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고! 명왕성 관객 구름떼 같이 모일 뿐이고!
퓨전 전통음악 단체는 음정도 안맞고! 공짜라 모였던 주민들 30초 보다가 다 나가고 있고! 그냥 나눠 주는 음반 아무도 안가져 갈 뿐이고!
소리 신동 태원 군은 명왕성의 스타 되고 있고! 난~ 그 전통음악 소리 이제 좋아졌지만 집에도 가고 싶고...
수근: 아, 네... 상태 기자? 상태 기자? 귀환은 언제 가능합니까?
상태: 네, 방금 들어온 소식으로는 아마 명왕성 지도자께서 소리 신동 태원 군의 소리에 감동하여 융숭하게 대접을 해주고 고국을 그리워하는 우리를 명왕성이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공간 이동기에 태워 1초만에 지구로 귀환시켜 준다고 합니다.
난~ 이제 집에 갈 수 있고! 이제 명왕성 주민들은 우리 전통음악에 중독됐고! 난~ 우리 전통음악 안들으면 이제 못살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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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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