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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명 축사 - 박록주제 심청가의 귀환, 채수정 명창의 동편제 심청가 복원 발표회
  csjrjm20210922hkprjsc3.jpg(사이즈:150.1KByte)
* 이는 2021년 9월 22일 오후 5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열린 채수정의 박록주제 심청가 복원 공연(국악음반박물관 소장 박록주 1976년 심청가 녹음·사진 제공) 안내 인쇄물 6~7쪽에 실린 글의 초고입니다.

[축사]  박록주제 심청가의 귀환, 채수정 명창의 동편제 심청가 복원 발표회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판소리 설치미술가)  

  동편제에도 심청가가 있나 싶을 정도로 오늘날 동편제 판소리에서 심청가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 “동편제는 적벽가이고 서편제는 심청가이다.” 이런 말이 있듯이 적벽가는 동편제의 대표적인 판소리로, 심청가는 서편제의 전유물처럼 굳어진 느낌이다.
  오래전에는 중고제, 동편제가 심청가 음악문화를 주도했는데 박유전 명창이 등장하여 서편제 심청가를 신선하게 내놓으면서 점차 밀려나기 시작했다. 일제시대를 기점으로 중고제, 동편제 심청가의 공연, 음반 취입, 방송 활동이 주춤했고 20세기 말에는 중고제, 동편제 심청가의 완창 전승이 끊어지게 되었다.
  옛 동편제 심청가는 다른 유파에 비해 애수 띈 창법보다 슬픔을 의연하게 이겨내는 음악 구성으로, 비관보다 희망적인 방향으로 소리가 진행되었다. 죽음과 슬픔에 대한 한민족의 철학,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한국인의 강인하면서도 유연한 성품과 지혜가 잘 반영되어 있다.
  동편제 심청가는 전반적으로 진행 속도가 거뜬거뜬하게 빠르고 청이 높다. 송만갑, 이선유, 박록주, 강도근 명창의 동편제 심청가를 살펴보면 다른 유파의 소리제에 비해 슬픈 소리 비중이 적다.
  이번 채수정 명창의 공연은 전승이 위태롭고 단절된 박록주제 판소리 심청가를 복원 발표하는 행사이다. 노재명 저서 『동편제 심청가 흔적을 찾아서』(태림스코어, 2021년)에 수록된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송만갑, 이선유, 조학진, 김록주, 김초향, 신금홍, 박록주, 오비취, 김연수, 박봉술, 강도근 등의 동편제 심청가 자료를 총체적으로 익혀 박록주제를 중심으로 동편제 심청가를 복원하는 것이다.
  2013년 11월 20일 코우스에서 채수정 예술단 주관과 국악음반박물관 자료 제공으로 열린 '동편제 심청가의 복원 및 재현-박록주 심청가(1976년)의 복원 및 재현' 행사 때 채수정·전인삼의 복원창과 김청만·박근영의 북반주로 박록주제 심청가 복원이 시도된 바 있는데 이번에 처음 채수정 독창으로 박록주제 심청가를 복원하는 것이다.(고수:박근영)
  잊혀진 동편제 심청가의 귀환은 미래 판소리, 한국 음악의 든든한 뿌리와 선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역대 명창 중에 판소리를 잘한 명창으로 꼽히는 가왕 송흥록, 가신·가선 박기홍, 소리왕 박봉술이 다 동편제다. 그 만큼 동편제는 성악의 끝판왕이라 할 만큼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창법이다.
  명창들은 심청가에서 시각장애의 어려움, 부패한 종교계의 과다한 헌금 요구, 인신 매매 문제를 다루고 있다. 부자가 더 부자 되기 위해 가난한 사람을 돈 주고 사서 제물로 바치는 자본주의 만행을 꼬집고, 시각장애를 극복하여 앞을 보게 된다는 인생 역전 이야기를 통해 기쁨과 희망을 준다.
  오늘날 동편제 심청가는 거의 소멸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판소리 분야에서 정응민의 보성소리 심청가는 박유전→정재근→정응민으로 전승된 서편제로 대개 규정되어 있으나 동편제·중고제 심청가 음반, 자료들을 비교 분석해 보면 보성소리 심청가에 서편제뿐 아니라 동편제, 중고제도 일부 녹아있다. 그동안 박유전 계열의 서편제로만 알려진 보성소리 심청가에 이동백의 중고제, 송만갑의 동편제, 김세종의 동편제도 상당 부분 가미되어 있다.
  옛 판소리 유성기음반, 창본 등 자료들이 귀하여 그간 이러한 판소리 역사와 전승 흐름을 알기가 어려웠는데 중고제, 동편제 심청가 희귀 자료들 대부분이 국악음반박물관에 의해 발굴되어 이러한 연구 성과가 도출될 수 있었다. 그간 발굴된 동편제 심청가 음반들과 현재 전승되고 있는 보성소리 심청가 등의 동편제 흔적 창법을 응용하여 옛 동편제 심청가 녹음을 듣고 복원 공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번 박록주제 심청가 복원 발표회는 귀명창들에게 단비와 같은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재명 저서 『판소리 명창 성우향』(성우향 흥보가 CD음반 부록 서적, 지구레코드 JCDS-0697~0698, 2CD 1책, 1998년) 21~24쪽에서 21세기 판소리를 이끌어갈 소리꾼으로 채수정 명창을 꼽은 적이 있다. 판소리에 대한 순수한 열정, 판소리의 옛 원형을 진지하게 탐구하는 모습에서 미래의 판소리 기둥으로 보았던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성소리 심청가에 남아있는 동편제 창법을 전수받게 하려고 그 당시 필자가 채수정을 성우향 명창에게 소개하여 보성소리 심청가를 학습토록 한 바 있다.
  그간 필자가 수집한 동편제 심청가 음원이 이렇게 뜻깊은 복원 공연의 기초자료로 활용되어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 또한 이 어려운 탐험 연구와 실천의 일을 끊임없이 흥미를 가지고 노력하여 복원 독창 공연까지 해내고야 마는 채수정 명창에게 무한한 감사와 축하를 보낸다.
  판소리는 기개(氣槪),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어야 세상을 진동시키는 우렁찬 통성을 당당히 지를 수 있다. 태산 같이 웅장한 박록주제 판소리 심청가 녹음을 처음 앞에 놓고 막막했을 채수정 명창이 떠오른다. 바라보기 조차 엄두가 안났을 그 어마어마한 소리를 단념하지 않고 묵묵히 우직하게 다가간 채수정 명창의 기개와 끈기가 경이롭고 감동적이다. 이번 복원 발표회 역시 그러한 포부와 기세로 부디 대명창의 기에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마음껏 소리를 질렀으면 좋겠다.
  판소리의 경우 복원이라고 해서 백퍼센트 똑같이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옛 명창은 제자들에게 판소리를 가르칠 때도 각자의 개성에 맞게 다르게 가르쳤고 판소리 공연을 할 때도 관중의 분위기에 따라 즉흥적으로 각기 다르게 불렀다. 이것이 판소리의 본질이고 묘미다. 박록주 소리와 똑같이 안된다고 해서 실망하고 좌절하고 초라하게 여길 것이 아니고 기술적인 발성만의 모방이 아니라 박록주 녹음을 듣고 그것을 채수정 본인의 특성에 맞게 흡수하여 마음에서 우러나는 소리를 내서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 여겨진다.
  박록주 역시 박기홍, 송만갑, 김정문, 강창호 등 여러 스승의 심청가를 두루 섭렵하여 박록주제 심청가를 구축한 것이다. 40여년 연마한 본인의 소리길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고 박록주제를 잘 받아들여 채수정 본연의 따뜻하고 해맑고 정열적인 소리를 충분히 발휘하길 기대한다. 혹여 복원창이 뜻대로 잘 안되는 일부로 인해 위축되지 않았으면 하며 시작이 반이고 복원 독창해 보겠다는 결심만으로도, 단념 않고 홀로 유일하게 수십년 동안 박록주제 심청가를 마르고 닳도록 끈덕지게 붙들고 공부하고 있는 사실 자체로 찬사를 보내고 싶다.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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