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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2002년 11,12월호 [월간 국악](서울:국악중심) {명인 명창 박물관(7)}에 실린 글의 초고이다.
서도소리 명창 오복녀 증언<2>
현장 조사,정리/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오복녀의 거주지 이동 경로는 평양(출생), 서울(고2 때 상경), 평양(28세), 황해도, 신천, 평양, 서울(광복 직후), 대구(6.25전쟁 1.4후퇴시), 서울(54세∼말년) 순서라 한다.
오복녀는 19세 때 7세 연상인 유종후와 혼인하여 슬하에 3남 1녀를 두었는데 둘째아들은 어려서 홍역으로 사망했고 6.25전쟁 때 폭격으로 셋째아들과 막내딸을 잃었으며 남편은 북으로 갔다. 오복녀의 첫째아들 유응필은 현재 강원도에서 사업 중이다.
오복녀는 6.25전쟁 때 사는 게 무척 힘들고 배가 너무나 고팠다 한다. 어느날인가 누룽지를 아들 몰래 먹다가 들켰는데 먹지 못한 아들이 자신을 원망하며 울어도 자신은 그걸 계속 먹을 수밖에 없었고 다 먹고 나서야 아들을 부등켜 안고 크게 울 수 있었다고 한다.
오복녀는 1966년에 대구 생활을 청산하고 서울로 상경하였고 1970년에 장학선, 김정연, 박윤봉 등과 함께 제6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참가, 방송 출연 등의 활동을 하였다. 1970년 하루 3회씩 4일간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경서도창 발표회를 통해 서도소리가 학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그해에 장학선이 인간문화재가 되었다.
이때 명동예술극장을 매일 방문하며 경서도창 발표회를 구경한 장사훈이 그 소리들을 녹음하자고 제안하여 서울대학교에서 장학선은 <수심가>와 <관산융마>를 녹음했고 김정연, 김수영, 오복녀는 서도소리 입창을 녹음하였다. 그리고 당시 김수영은 자신의 <추풍감별곡> 장시간음반(LP)을 가지고 그 녹음 현장을 왔다고 한다. 그때만 하더라도 서도소리 팬들이 열광적이었으나 지금 관중의 관심은 아주 저조하다고 한다. 그 다음해인 1971년 2월 8일 오복녀는 김정연과 함께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
1990년 10월 14∼24일 오복녀는 북한에서 열린 범민족통일음악회에 참가하여 공연을 했고 그때 거기에서 북한 사람들이 하는 공연을 아홉번 보았는데 서도소리는 한번도 못봤다 한다. 안타깝게도 서도소리가 북한에 거의 남아있지가 않았다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고맙게 생각됐고 자신이 보유한 이 소리를 좀 더 많이 후학들에게 가르쳐 주어야겠다고 강하게 결심했다 한다. 오복녀가 1990년 범민족통일음악회에서 부른 서도소리는 <수심가>, <난봉가>, <개타령>인데 서도소리를 하니까 경직되어 있던 북한측 관중들의 표정이 밝아지면서 많은 박수가 나왔다고 한다. 이때 오복녀는 북한에서 친척을 찾아보았으나 소식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한다.
오복녀는 1990년 범민족통일음악회에 참가하여 예전부터 잘 알고 있는 북한 거주의 명창 김진명을 만났다. 김진명은 오복녀와 동갑으로서 신경익한테 서도소리를 배웠으며 목소리 좋고 얼굴이 잘나서 젊었을 때 여자가 많이 따랐다 한다. 김진명의 제자로는 김관보라는 1990년 당시 70세된 사람이 있는데 그 무렵 김진명과 함께 서울에 같이 온 바 있다고 한다. 오복녀는 소화 4년(1929년)에 평양에서 신경익에게 서도소리 <난봉가>를 사사했다 한다.
오복녀의 장기는 <수심가>와 <관산융마>인데 <관산융마>는 특별한 장단없이 부르는 목자랑, 숨자랑으로서 속청이 잘 나와야 한다고 한다. 숨, 속청이 짧은 사람도 <관산융마>를 많이 부르면 길어지고 <관산융마>를 터득해야 <수심가>가 잘 된다고 한다.
서도소리는 아랫배에서 눌러서 떨어 나와야 되며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단전호흡이 되고 때문에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서도소리는 비성이 나오면 절대 안되고 발음을 정확하게 해야 된다고 한다. 그리고 반음을 잘 살려야 하며 소리를 즉각 지르지 말고 살살 얼러 가지고 내야 된다고 한다. 오복녀가 보유한 서도소리는 50여곡 가량된다고 한다.
오복녀는 남쪽 출신들이 서도소리를 배울 때 워낙 어려워 해서 좀 더 익히기 수월하도록 42가지 목 쓰는 방법을 정리하였다. 그래서 서울 이남 제자들이 흉내라도 내는 것이라 하며 이북 사람들은 그런 방법이나 설명 없이도 자동으로 목이 나온다고 한다. 예전 이북 사람들은 남녀노소 <수심가> 한마디는 거의 다 할 줄 알았다 한다. 서도소리를 보존,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많이 가르치는 것이라고 한다. 오복녀의 제자로는 김광숙, 신정애, 유지숙, 이지녀 등을 꼽을 수 있다고 한다.
장학선은 평양 사람이고 오복녀보다 8세 연상으로서 <수심가>와 <관산융마>가 장기라 한다. 김수영(김죽사)은 평양 사람이고 오복녀보다 8세 연상으로서 김정연의 언니이며 송서 <추풍감별곡> 등 몇 곡의 서도소리를 즐겨 불렀다고 한다. 김정연은 김칠성의 제자라 한다. 박윤봉은 평양 사람이고 오복녀보다 8세 연상으로서 <신고산타령>과 같은 민요를 잘했다 한다. 김춘홍은 평양 사람이고 오복녀보다 4,5세 연하라 한다.
이정렬은 평양 사람이고 오복녀보다 8세 연하로서 아편으로 인하여 참혹하게 작고하였다 한다. 이반도화는 평양 사람이고 오복녀보다 8세 연하로서 미국에 있는 딸을 만나러 갔다가 차사고로 타계했다고 한다.
김일장모라는 별호를 가진 임춘홍은 오복녀보다 1,2세 연하로서 평양에서 유명한 무당이었고 6.25전쟁 이후에는 서울에서 살다가 작고했다고 한다.(1993.10.12∼14,1996.12.1.오복녀 증언)
2003년3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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