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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2002년 6월호 [월간 국악](서울:국악중심) {명인 명창 박물관(5)}에 실린 글의 초고이다.
정가 명창 정경태<1>
글,자료 제공/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정가 명창 가운데 우리의 기억에 많이 남아있는 20세기 중반에서 후반 사이에 활약한 이병성, 이주환, 홍원기, 김월하... 어느덧 세상을 떠났다.
그런 점에서 이들과 동시대에 함께 활동하면서 20세기 중,후반 전국을 시조창 열풍으로 술렁거리게 했던 정경태 옹이 87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우리 곁에서 지금도 변함없이 정가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있다는 건 21세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인간문화재 정경태 명창의 학습 내력과 발자취, 여러 자료들을 여기 모아 보았는데 다음은 정경태 명창의 증언 내용 일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내용은 지면 관계상 여기에서는 생략하고 그간 학계에 별로 보고된 바가 없는 회고담을 위주로 하였다.
정경태(鄭坰兌, 본명:정영옥)은 1916년 2월 7일(음력, 호적상:1917년 2월 8일) 전북 부안군 주산면 사산리 250번지(본적지)에서 부친 정종운과 모친 이종안 사이의 3남 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정경태보다 한 살 많은 형과 바로 밑 남동생은 작은어머니 소생이고 정경태의 친모가 정실이라 정경태가 가문의 재산을 모두 상속받았으며 정경태 위의 누나는 친누나라 한다. 정경태의 집안 사람들은 모두 전문 직업 국악인이 아니라 한다.
정경태는 8세부터 15세까지 향리의 서당에서 한문을 수학하여 15세에 사서삼경을 모두 완수했다. 11세부터 2년간은 나이봉 문하에서 한문과 서예를 사사했고 13세부터 3년간 향리의 유학자 정도경한테 시문을 익혔다. 석암(石菴)이라는 정경태의 호는 바로 이 정도경이 지어 준 것이라 한다.
9세 때 주산보통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신학문에 만족치 못하여 13세 때 졸업을 두달 남기고 작파하였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지도 않은 졸업장을 학교에서 주었다고 한다. 12세 때 부친상. 그 탈상 직후 15세 되던 해 9월에 세 살 연상인 진예순과 혼인하였다 한다.
처가 재행시(在行時) 그 고장 3개 서숙의 합동 시회에서 16세의 정경태가 장원을 하자 가장 큰 동서인 김한술이 문장으로는 석암에게 졌지만 시조는 내가 더 잘할 걸 하며 시조창을 하여 좌중을 사로잡은 일에 자극 받아 그 즉시 석암 정경태는 시조창을 배우게 되었다 한다.
그리하여 16세 무렵부터 전국을 떠돌며 여러 정가를 배우고 체험한 정경태는 훗날 자기 나름의 시조창인 석암제를 창안하기에 이른다. 1946년 정경태는 부안농고 국어 교사로, 6.25 한국전쟁 이후에는 김제고교 교사로, 1953년에는 전주고교 교사로 부임하였다. 1960년 정경태 모친상. 1963년 정경태는 대한시우회(시조인들의 모임) 창설, 회장을 역임하였다 한다.
16세 때 정경태는 동네 어른 오성현에게 며칠간 평시조와 사설시조를 사사했다. 이 오성현이 정경태의 첫 정가 스승이었는데 오성현은 당시 60대의 노인이었고 고향은 부안군 주산면이었다 한다.
정경태의 두 번째 정가 스승은 고창이 고향인 김춘경이라 한다. 당시 정경태는 16세 무렵이었고 스승 김춘경은 50세 정도였는데 오성현이 이 김춘경을 모셔와서 정경태가 며칠간 시조창을 배웠다 한다.
그 다음 정경태의 정가 스승은 이도삼. 고창 사람으로서 당시 60대였다 한다. 이도삼은 17세 무렵의 정경태를 찾아와서 몇 주간 사설시조를 가르쳐 주었다 한다.
그 다음으로 정경태에게 정가를 가르쳐 준 사람은 고창 사람 오윤명. 정경태가 김춘경한테 배우고 있을 때 소문을 들은 오윤명이 정경태 집으로 직접 찾아와서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한다. 당시 정경태의 나이 18세였고 오윤명은 60대였다 한다. 이때 정경태는 오윤명한테 며칠간 시조창과 <상사별곡>, <처사가> 등의 가사를 배웠다 한다.
그후 정경태는 19세 때 장성 백양사 절에서 몇 달간 서울 사람 임재희에게 가곡과 가사를 사사했다. 임재희는 당시 60대의 나이로 사진업을 했다 한다.
그리고 나서 정경태는 24세 때 두봉 이병성의 가곡 방송을 듣고 그 즉시 서울로 상경하여 석달 동안 정가를 배웠다 한다. 그후 3년이 지나서 또 재학습을 하였는데 이땐 이병성이 정경태 집으로 찾아와서 72일간 정가를 지도해 주었다 한다. 정경태가 이병성한테 배운 것은 <언락>, <편락> 등 가곡과 가사 전바탕이고 시조창은 이때 배우지 않았다 한다.
정경태는 30여세에 이틀간 전추산의 단소 영산회상을 모두 채보하며 사사했다 한다. 이때 정경태는 전추산한테 단소산조는 안배웠다 한다. 전추산은 정읍 사람으로 정경태보다 20세 연상이라 한다.
그리고 정경태는 30대 중반에 임석윤한테 거문고 영산회상을, 거문고 가곡 반주는 김용근에게서 배웠다 한다. 이때 정경태는 주우송과 함께 임석윤한테 거문고를 사사했는데 주우송은 전주 사람으로서 정경태보다 7,8세 연상이고 작고했다 한다. 김용근은 정경태보다 나이가 많은 을유생, 이리 사람으로서 김경남(서울 사람)한테 거문고를 배웠고 1970년대 중반에 작고했다 한다.(계속)
2002년6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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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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