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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한국음반학 제11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2001년) 논문집에 실린 노재명의 {20세기 한국전통불교음악 음반 총목록과 인간문화재 증언자료} 중에서 발췌한 것임.
영산재 인간문화재 박송암 증언<2>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박송암 스님은 단소, 호적, 일본 악기 {요꼬후에}를 다룰 줄 아는데 호적의 경우는 30년 연주 경력이 있으며 과거에 호적을 너무 많이 불어서 노년에는 치아가 다 상하여 연주를 못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박송암 스님은 자신이 모시던 스승이 물려준 백년이 넘은 호적을 소장하고 있다 하였다.
박송암 스님은 호적은 뻣뻣이 위로 치켜 들고 불지 말아야 하고 반드시 수그리고 불어야 하며 양팔을 허리에 딱 붙이고 연주해야 하고 호적 나팔 밑에 예전에는 헝겊 장식을 달지 않았다고 한다. 소라는 반드시 두손으로 받쳐서 불어야 하고 예전 취타는 지금과 가락이 달랐다 한다. 최인서가 후학들을 잘못 가르쳐서 취타 가락이 오늘날 많이 변질되었다 한다.
윤동화(尹東華, 본명:윤만순) 스님이 최인서보다 호적을 잘 연주했다고 한다. 윤동화 스님은 7세부터 호적을 불었고 2001년 지금 생존시 83세인데 1992∼1994년 무렵에 열반하였다 한다. 윤동화 스님의 호적은 구멍이 달라서 다른 사람이 못불었다고 한다.
1999년에 하루짜리 영산재를 제대로 형식 갖춰서 하려면 경비가 3000만원이 소요되고 대략 하더라도 2000만원은 들어가는데 이는 시세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3000만원 소요되는 영산재는 박송암 스님 일행 총 50∼60명, 삼현육각 악사들, 현재 많이 연주되고 있는 취타와는 다르게 하는 봉원사 소속 취타 악사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식당작법 등을 모란, 작약, 연화까지 겸하여 행한다고 한다. 종이에 물들여 만든 모란, 작약, 연화를 하면 부처님이 재를 잘 받아준다고 한다. 영산재는 만물이 소생하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음력 3월 초에 하는 게 가장 좋다고 한다.
김월하, 안비취가 생전에 영산재(생전 예수재)를 하고 눈을 감고 싶어 했으나 결국은 못하고 작고하였으며 김죽파의 경우는 작고 후 양승희의 주선으로 서울 봉원사에서 김죽파 추모 영산재가 있었다 한다.
가곡, 가사, 시조는 어려운 성악으로서 이 모두 범패 창법에서 퍼져 나간 것이라 한다. 화청은 회심곡을 의미하는 말로서 김영임의 회심곡은 동냥 염불이고 절안에서 하는 회심곡만 화청이라 한다.
일제 때부터 1950년대 많이 활동한 하룡남 스님은 일제 때 동대문 밖 안암동의 영도사에 몸 담고 있었고 동냥 회심곡을 주로 불렀다 한다.
박송암 스님의 증언에 의하면 1999년 9월에 단양의 천태종 구인사에서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3일간 영산재를 한 바가 있다고 한다. 범패는 홋소리를 말하는 것이고 짓소리는 범음이라고 하는데 3일짜리 영산재에는 이 모든 소리가 다 나온다 한다. 홋소리와 짓소리의 발성법 차이는 말로는 설명하지 못한다고 한다.
박송암 스님은 본래 3년 가량 기초로 처음에 배우는 봉흔일편향을 단 며칠 사이에 다 떼었다고 한다. 이 홋소리를 다 배우고 나서 안채비, 짓소리 순으로 학습하였다고 한다.
박송암 스님은 문화재관리청에 13가지 짓소리를 등록해 놓았는데 그 후에 어려서 배운 소리 2가지(옴아홈, 나무바하반야밀과)를 더 기억해 내어 만년에 15곡을 제자들에게 가르쳤다 한다. 아주 오래전에는 70여가지의 짓소리가 있었으나 지금은 이렇게 15가지만 전승이 되고 있다 한다. 이월하 스님 등 박송암 동년배나 바로 위 선배들도 짓소리를 15가지만 할 수 있었다 한다.
박송암 스님은 불교음악 학습 순서는 상주권공, 각배, 짓소리 순으로 익히는 것이 좋다고 한다. 요즘 봉원사에서 웬만큼 법고, 바라춤, 나비춤 하는 이들은 대부분 박송암 스님이 춤을 가르쳤다고 한다.
박송암 스님은 진감국사부터 박송암에 이르기까지의 범패 전수계보가 봉원사에 보관되어 있다 하며 범패 소리책은 자신에게 본래부터 없고 받아 적으며 배우지도 않았고 기억력으로만 노년까지 불러 오고 있다 한다.(1997.5.20,1999.1.3.12:55∼13:25,1999.11.16.17:30∼17:40,1999.11.17.10:30∼11:40.박송암 스님 증언)
* 1997년 이 대담을 위해 전화를 처음 걸었을 때 곱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인사를 받아주신 박송암 스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만 들었을 땐 이분이 중년 여성이 아닌가 착각이 될 정도로 아주 곱고 맑은 성음을 지니고 계셨다. 박송암 스님은 지영희 추모 영산재를 2000년 봄 직접 총진행하기로 약속, 이를 앞두고 2000년 2월 1일(양력) 오전 6시 30분경 열반하셨다.(끝)
2001년11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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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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