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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중고제 판소리 관련 인터뷰, 국악음반박물관장 노재명 방송 내용
  MIBOOK1177.jpg (사이즈:37.7KBy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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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녹음파일 관리번호 MIMSF-0028
2014.9.5.08:35~08:45 KBS 충주방송국 제1라디오 FM 92.1MHz ‘계명산의 아침’
충청도 중고제 판소리 관련 인터뷰, 국악음반박물관장 노재명 방송. 진행:강승희, 연출:황형선, 구성:곽진희.

강승희: 계명산 포커습니다.
판소리 하면 전라도에서 성행한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판소리의 고장이 충청도일 수도 있다는 생각해 보셨나요?
판소리 유파 중 하나인 중고제의 발생지가 충청도라고 합니다.
오늘은 우리 고유의 명절을 앞두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그 중에서도 중고제에 대해 알아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 함께 하겠습니다.
30년 동안 중고제를 연구하고 계신 분이세요. 국악음반박물관 노재명 관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노재명: 네, 안녕하십니까.
강승희: 30년 동안 중고제를 연구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이렇게 중고제를 연구하고 계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노재명: 중고제에 처음 관심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 1986년부터인데요. 판소리를 좋아하고 특히 충청도 중고제 명창 이동백, 김창룡 소리를 가장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친가, 외가가 모두 충청도여서 해당 지역에서 전승된 중고제 판소리에 더 친밀감이 들었다고 생각됩니다.
강승희: 사실 판소리하면 전라도 지역에서 성행했다고 많이들 알고 있어서 충청도 사람들에게 조금 낯선 문화이기도 합니다.
먼저, 중고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판소리의 유파인 동,서편제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노재명: 중고제는 동편제, 서편제와 더불어서 판소리의 여러 유파 가운데 한 가닥이고 주로 충청도와 경기도에서 성행한 판소리를 말합니다.
제가 연구한 바로는 중고제가 동편제, 서편제보다 먼저 발생한 소리입니다. 예로부터 시조, 중시조라는 표현을 사용하듯이 고제, 중고제라는 용어를 쓴 것이고 고제는 아주 오래된 소리, 중고제는 중간 ‘중’자, 옛 ‘고’자를 써서 중간쯤 오래된 소리이고 동편제와 서편제는 신제에 해당되는 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기적으로 오래된 중고제는 동편제나 서편제보다 더 고풍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기는 판소리입니다. 그리고 중고제는 발생 지역인 경기 충청도의 어감을 닮았구요 자연미가 있고 정형화 되지 않은 자유분방함, 즉흥성, 각 명창들의 개성이 각양각색으로 극대화 되어 있고 호령조, 아니리광대, 정가풍, 독서풍 등 여러 가지 스타일이 공존했던 시기의 판소리가 바로 중고제라고 하겠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중고제에서는 충청도 말투처럼 소리가 끊어지는 듯하다가 이어지고 이어지는 듯하다가 스르르 끝나고 설명하는 아니리인 듯하다가 어느새 노래 창이 되고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인위적인 감이 적고 굉장히 자연미를 풍기게 되고 충청도 사투리를 닮았습니다.
강승희: 판소리 발생지가 충청도라는 의견을 내셨는데 그 근거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노재명: 판소리 발생 초기, 최초의 명창으로 알려져 있는 하은담, 최선달이 충청도 출신이라는 말이 있고 초기 명창들 대부분이 충청도나 경기도 태생입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지금의 국악협회 같은 명인 명창들 결속 단체의 대표를 충청도 국악인이 맡은 경우가 많았고 중고제에서 동편제로 변화, 발전될 때 충청도 가문 명창 김성옥이 송흥록, 송광록 같은 동편제 가문 명창들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기록이 있어요. 이런 점으로 봐서 판소리 발생지가 충청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입니다.
강승희: 그런데 동,서편제와 비교했을 때 중고제는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는 듯합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재명: 판소리 흥보가에서 흥보가 놀보한테 쫓겨나서 어디로 갈까 궁리를 하는데 충청도는 양반들이 무서워서 이사 가기가 엄두가 안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흥보 말처럼 충청도가 양반 문화가 강한 곳이고 타지역보다 일찍 국악이 성행했다가 가장 먼저 소멸되고 전라도 지역에 마지막까지 국악이 대중음악으로서 각광받고 오래도록 남다 보니 전라도가 국악, 판소리의 고장으로 근현대에 와서 인식이 고정화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충청도에서는 양반 문화 중심이다 보니 신분 차이가 있는 명창들의 판소리 같은 예술이 타지역에 비해 낮게 대우받았고 그래서 충청도 중고제 판소리가 동편제, 서편제보다 일찍 사라졌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중고제 소리 자체가 동편제나 서편제보다 오래된 고풍스러운 점이 있어서 새로운 소리인 동편제, 서편제보다 일찍 유행하고 소멸되었다고 하겠습니다.
강승희: 우리 지역에서도 중고제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소리꾼이 있나요?
노재명: 충청도 중고제 판소리의 마지막 보유자 심화영 명창의 외손녀 이애리, 심화영 명인의 수제자 이은우, 충청도의 대표적인 판소리 인간문화재 박동진 명창의 제자 신성수, 충청북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판소리 명창 조동언 씨 같은 분들이 충청도 중고제 판소리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동백, 김창룡, 심정순, 방진관 같은 충청도 중고제의 큰 명창들 소리는 대부분 일찍 전승이 단절되었습니다. 충청도 중고제가 상당 부분 전승이 끊어진 상태에서 오늘날 젊은 소리꾼들이 그 소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오래된 유성기음반들을 통해서 복원한다든지, 충청도 출신으로서 옛 충청도 정서와 어감을 느낌으로 습득해야 한다든지 하는 단절된 시간의 공백을 채워 나가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강승희: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 한가위를 맞아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그 중에서도 중고제에 대해 알아봤는데 국악음반박물관 관장으서 중고제의 명맥을 잇기 위해 앞으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노재명: 동편제, 서편제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동편제소리축제와 서편제소리축제가 열리고 국악방송도 나오고 국립국악기관도 설립되어 있는데 충청도 중고제 고장에는 그러한 축제, 방송, 국립기관이 없습니다. 아직도 충청도에서는 양반 문화 중심이고 판소리 같은 예술을 낮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석유나 지하자원이 거의 없는 한국 실정에서 오늘날 판소리 같은 예술은 관광, 수출 등 여러 면에서 최고의 문화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대한민국 정부와 세계기구로부터 판소리는 중요한 무형문화재이자 세계무형유산걸작으로까지 인정받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충청도 중고제는 판소리 최고봉이자 판소리 문화를 선도했던 유서깊은 문화자산입니다.
스페인의 안달루시아가 민속음악을 통해서 지명 자체가 세계에 알려지고 유명 관광지가 되었듯이 앞으로 중고제 판소리 자료관 건립, 중고제 판소리 축제, 중고제 예술단을 조직한다든지 세계민속음악 중심지 유럽에 중고제 홍보 기관을 설립한다든지 해서 중고제가 충청도의 문화 자원으로서 후세에 전해지고 지자체도 널리 알려지고 시민들이 애향심과 자긍심을 가지고 풍류 가득한 문화예술을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강승희: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국악음반박물관 노재명 관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노재명: 네, 감사합니다.

201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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