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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사진 설명: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사진자료.
2012년 7월 25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국악방송 스튜디오에서. 국악방송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프로그램(방송 진행:노재명) 판소리 원로 조상현 명창 녹음 장면. 조상현 명창 판소리 적벽가 <새타령> 모습. 총 6시간의 인터뷰 중.
2012년 7월 25일 국악방송 스튜디오에서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12인치 장시간음반(LP) 관리번호 MI12LP-0724(초판) ‘오아시스 민요 시리즈-조상현 沈淸歌’ 음반(오아시스레코오드社 OL-1799, OL-8156, 1LP, 1976년 녹음, 1976년 5월 21일 초판 제작)을 보고 반가워하는 조상현 명창 모습.
2012년 7월 25일 국악방송 스튜디오에서 판소리 원로 조상현 명창이 국악음반박물관에 손도장과 친필사인을 해주는 장면.
2012년 7월 25일 국악방송 스튜디오에서. 국악방송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프로그램에 출연한 판소리 원로 조상현 명창(오른쪽)과 방송 진행자 노재명 대담 녹음 장면.
* 2012.7.25.17:00~23:00.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국악방송 스튜디오에서 노재명이 조상현 명창을 인터뷰하고 2012.8.26.18:00~19:30.국악FM방송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진행:노재명)에 방송된 내용 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2014.3.24 정리/국악음반박물관 인터넷 홈페이지 명인실에 발표)
판소리 원로 조상현 명창 증언 내용
대담ㆍ채록/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노재명: 1970년대 공연 도중에 세계 최고 성능을 자랑하던 마이크가 갑자기 터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판소리 공연이었는데요 당시 명창께서 엄청나게 큰 통성으로 소리를 내서 마이크가 감당하지 못하고 터진 사건이었습니다. 근현대 판소리 역사에 강렬하게 각인된 공연인데요, 오늘은 바로 그 일화의 주인공을 모셨습니다. 조상현 명창이십니다. 오늘은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국악방송국에서 조상현 선생님 모시고 90분간 방송 보내드리겠습니다. 조상현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조상현: 예, 안녕하세요.
노재명: 예, 최근에 건강이 어떠신지요?
조상현: 건강은 그냥 그런대로 나이에 비해서는 그래도 건강하다라고 생각합니다.
노재명: 예, 우선은 기본적인 인적 사항을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음력으로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시나요?
조상현: 원 나이는 그 삼팔년인데요 근데 인제 연년생이라고 해가지고 아버지께서, 삼구년으로 평생을 살아왔어요. 그래 삼구년.
노재명: 아 예, 원래는 일천구백삼십팔년 호랑이띠시구요.
조상현: 네. 우리 이제 한국 나이로 일흔 넷이지요.
노재명: 네, 그리고 고향 주소지는 구체적으로 어디신가요?
조상현: 제 그 출생지는 보성이에요. 전남 보성 겸백면 평호리인디요. 아버지는 인제 화순 능주, 할아버지도 화순 능주. 거기서 한약방을 허셨는디 한약방.
노재명: 네, 부모님 성함은 어떻게 되시나요?
조상현: 아버님은 이룰 ‘성’자 으뜸 ‘원’자 성원. 어머님은 인자 문향, 향기 ‘향’자, 향지. 그때 시골 이름이지만은 우리 외할아버지가 좀 경장히 유식하시고 어머니도 옛날 배우셔 가지고 진서나 한학이나 거기에 좀 능하셨죠.
노재명: 그리고 다른 예명이나 다른 혹시 성함은 없으시구요.
조상현: 음, 어릴 때 소리 배울 때 그 일산 김명환 선생님이라구 계셨는데.
노재명: 네, 고법 인간문화재셨지요.
조상현: 고법. 네, 그래서 인자 그 분이 인제 어렸을 때 내가 그 보성에서 공부, 한 2년 후로 오셨어요. 그 성우행씨란 분하고 같이 오셨는데 그 무렵에 그 때 나이가 내가 제법 어렸었어요. 그니까 심부름을 하도 인제 잘 시키고 해서 회천 그 도강재 마을인데 거기에서 율포해수욕장이라고 들어보셨는가 모르겄네요 보성.
노재명: 예, 거기.
조상현: 그 율포해수욕장, 거까지 인제 도강재 마을에서 그 산을 타서 넘어갈라면은 한 4킬로가 충분히 되요. 거기를 하루 여덟 번까지 한번에 심부름을 시키면 좋은데 누가 심부름을 시킨지를 모르니까 갔다 오면 금방 갔다 오라 갔다 오라 하고 주로 인자 김명환 선생님이 많이 좀 시켰지요. 그 때 김명환 선생님이 인제 꼭 몸에 필요하신 뭔 약이 있는데 그 약을 꼭 맞으셔야 할 그런 약인데 인자 그 외의 분들은 여자 분들이 뭐를 그렇게 많이 사 갖고 오라 그러는지 시골이라 거기는 쪼끔 거 좀 뭐 고기도 있고 뭣도 있고 뭐 쪼끄만한 거리에 앉어 파는 사람도 있고 그라거든요. 그 밑에 내려가면 물론 오일장이 한나 있어요, 회룡장터라고. 그 장터에서 장을 봐 갖고 오면 되는디 전부 다 장날이 아닐 때는 무슨 심부름을 많이 그렇게 시키는지 그 별명이 인자 이렇게 해서 나온 별명이에요. ‘새빠뜨’라구. 그렇게 김명환 선생님이 쟤는 정말로 새빠뜨처럼 잘 뛰어다닌다고 너무 너무.
노재명: 하하하하하하하하.
조상현: 금방 보냈는디 금방 요놈이 온다. “저 놈은 별호를 새빠뜨라고 부르자.” 그러니까 인자 선생님(정응민 명창)이 보고 있다가 “새빠또는 갠디 사람얼 갖다가 개 이름얼 거기 갖다가 붙이면 쓰겄냐.”
노재명: 예, 하하하.
조상현: 하하하. 아까 별명을 물어서 한 얘기에요. 그래서 “‘바’자를 빼고 그냥 ‘새또’라고 부르면 어쩌겄냐.”
노재명: 하하하하하하하하.
조상현: 그래서 ‘새또’라는 별명을 가져 가지고 그 동네에서는 ‘새또’라고 그래야 거의 다 알아요. 공부헐 때는 조상현이라는 이름얼 부른 것이 아니라 거 김명환 선생님이 온 뒤로부터는 그냥 어떻게 ‘새또’가 유행이 돼 갖고는 그 동네에서 ‘새또’로 통해 버렸습니다. 그게 별명입니다.
노재명: 그러면 그 때가 정응민 선생님한테 판소리 배우실 때 연세가 그 때 몇 살 때.
조상현: 그 때가 열 세 살 때요.
노재명: 네, 그러면 열 세 살 때부터 언제까지 정응민 선생님한테 배우셨나요?
조상현: 열 셋, 열 넷, 열 다섯, 열 여섯, 열 일곱, 열 여덟, 열 아홉. 열 아홉에 내가 나오니까 내가 만 칠년을 채우고 나왔어요.
노재명: 그러면 그 때 인제 춘향가 배우셨구요. 그 다음에 이제 심청가도 배우셨구요. 수궁가.
조상현: 수궁가. 그것이 횟수로 근 팔년이 걸렸습니다. 그 때 그 전방에서는 아직 그 삼팔선이란 선을 긋지 않은 뭐 그런 좀 땝니다. 그래서 뒤숭숭하고 막 그런 그 시절인데요. 그 때 인자 선생님 댁을 갔는데 정말 평화스럽더라구요 거기는. 우리 사는 데는 좀 산중이라 밤에는 좀 빨갱이들이 많앴거든요. 그렇고 인자 거기가 쪼금 그래도 살겠더라구요, 선생님 댁에 가니까. 물론 나이가 어리니까 뭐 그 때 누가 잡어가든 않지만은 동네서 뭐 거 빨갱이들이 모여라 하문 모이고 또 경찰관덜이 모이라 그러면 또 모이고 그런 엄헌 시절에 그래도 판소리럴 했고 또 열 세 살에 소리럴 배우러 갔다 이거이지 여섯 살 때부터 인제 제가 축음기가 있어 가지구 손으로 막 이렇게 돌려요. 뭐 밥 주는 태엽이 있어 가지고. 쪼간한 통속에서 이렇게 소리가 나와요. 너무 너무 신기해 갖고 우리가 어른들한테 물어보면은 그 안에 사람이 들어서 노래를 부른다는 거요.
노재명: 하하하하하.
조상현: 그래서 뭔 사람이 저, 저렇게 쬐깐한 사람이 저 안에 들어가서 저렇게 소리해 갖고 너무 너무 어렸을 때 신기해 가지고 그걸 사달라고 얼마나 졸라서 그걸 하나 샀어요. 그래 우리 동네 그게 둘이었어요. 부잣집 한나 있었고 우리집 한나 있었고. 거 밤나 그거 사기 전에는 그 집으로 가서 들었어요. 양씨 집인데 거서 듣다가 애기가 밤나 그걸 들으러 오니까, 하하하.
노재명: 하하하.
조상현: 어른들도 이상했는가 야 이놈아 느그 집도 살 만큼 사니까 거 저 그거 하나 사달라고 너 부모한테 그래 봐라. 그래 갖고 그걸 사달라고 해 갖고 그걸 샀다니까요.
노재명: 그 때 그 들으셨던 판소리 유성기음반이 뭐, 뭐가 있었나요.
조상현: 유성기는 그 때 그 창극존데요 춘향전, 춘향이 가만히 요새 그 와서 그 들어보니까 어머니가, 제 생모가 아니고 서울에 저 박록주씨, 전에 그 수양아들로 들어갔으니까.
노재명: 네, 춘미 박록주 선생님이요.
조상현: 말이 막 앞뒤가 없이 너무 건너 뛰네요. 박록주씨 그 저의 수양어머니신데 그 어머니가 인제 춘향이를 하셨드라구요, 보니까. 이도령은 인자 임방울씨가 하고 그라고 도창은 정정렬 선생님이 주로 인자 하셨고 이화중선씨 인자 이런 분덜이 춘향이도 했고요.
노재명: 그러니까 아마 삼십칠년도 빅타레코드 춘향전 전집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조상현: 네, 아마 그 때 제작. 아마 일본서 제작을 했지 않았나 싶어요.
노재명: 네.
조상현: 그 정정렬 선생님의 그 출도 대목이랄지, 또 이동백 선생님이랄지, 송만갑 선생님의 그 뭐.
노재명: <진국명산>
조상현: <진국명산>이랄지, 쩌그 십장가 뒤의 뭐.
노재명: <남원 오입쟁이>
조상현: <남원 오입쟁이> 거. 그런 대목덜얼 어렸을 때 너무 많이 듣고 특히나 제일 많이 들었던 거는 솔직히 말씀 드린다문, 임방울씨 <쑥대머리>가 옛날 어른들 소리도 너무 신기했지만 그건 신기했고 듣기가 어렸을 때 너무 좋았던 소리는 사실 임방울 선생님이었거든요. 그 <쑥대머리>를 많이 들었지요. 그래 갖고 <쑥대머리>를 듣고 집에서 그걸 해버렸다니까요.
노재명: 아, 그러세요.
조상현: 네. 여섯, 일곱 살 먹었을 때. 그라고 인자 학교에서 뭐 인자 거.
노재명: 학예회.
조상현: 학예회 안헙니까. 그러면 다른 사람덜언 인자 “학교종이 땡땡 친다 어서 모이자” 이런 거 허지만 나는 꼭 그걸 안시키고, 하하하하하하.
노재명: 하하하하하하.
조상현: 그 선생님이 그 때만 하드라도 우리나라의 그 팝송이나 랩이나 그런 게 잘 안들어 왔을 때 아닙니까. 그래서 그 학예회 때 그걸 했고 또 그 십이개 면에서 모여서 각 면에서 다 한번에 보성군에서 모여 가지고 그 대회럴 헙니다. 그러면 나는 꼭 그 가요를 안시키구 학교에서 배운 그 노래를 안시키구 꼭 특이하게 그 판소리를 시켜요, 이상하게. 그 사람덜이 너무 신기해서 그랬든가, 어린 애가 하니까 귀여워서 그랬든가, 그래 갖구 보성군 전군 대회에서 우리 학교가 일등 먹었다니까요, <쑥대머리> 한나 가지고. 열두살이나 열한살 쯤 됐을 거에요, 아조 어렸을 때거든요.
노재명: 초등학교 한 오학년 쯤.
조상현: 네. 그랬을, 그 정도 됐을 때. 그래 가지고 인제 또 내가 또 좀 얘기 좀 헐께요, 오늘. 하하. 인제 선생얼 화순에 가서 뭔 소리 선생이 하나 있다 그래요.
노재명: 화순이 아주 유명한 국악 고장이었었죠, 예전에.
조상현: 예, 근데 보니까 이양이에요, 이양.
노재명: 예, 이양면.
조상현: 이양 도림이라는 데가 있어요. 그러니까 보성하고 화순하고 이렇게 경계라고나 할까. 거 최종기씨라고 있어요, 최종기씨. 정식 북 놓고 배운 정식 선생은 최종기씨가 첫째번 선생이에요. 오늘 여기 처음으로 내가 여기다 공개하네요.
노재명: 네. 처음 듣는 것 같습니다, 저도.
조상현: 그러지요? 네. 헤하하하하하. 그 때 제가 학교 대니문서 방학 때는 꼭 그 냥반한테 가 배웠으니까요. 보성 가기 전까지는 방학 때 거기 가서.
노재명: 아, 그러면은 굉장히 아주 어렸을 때부터 판소리를 배우셨네요.
조상현: 예, 그랬어요. 긍개 인자 최종기씨가 유명허지 않으니까 항상, 그런 얘기는 오늘 처음으로 방송에 허잖아요. 아버지하고 친교가 있어서, 사실 우리 아버지가 술 좋아하고 풍류 좋아하잖아요, 원래. 그래 갖고 인자 그 분얼 옛날에 어떻게 알었든가 형님 동생하고. “어이 동생! 여 요놈이 축음기” 그 때는 유성기라 그랬어요, 축음기라 않고. “유성기를 듣고 노래를 하는데 아, 얘가 동네서 모도 배우먼 쓰겄다는디 동생이 한번 시켜 보소. 이?” 인자 요렇게 하드라구. 그래서 그 앞에서 노래 한나 하라 그래서 <쑥대머리> 고놈 했지요. 그랬드니 “하이구 이놈 목 좋다구.” 하하하하하하.
노재명: 하하하하하하.
조상현: “형님 여 집에다 놔두고 가라”고 그래서 그게 인연이 돼 가지고 심봉사 뭐 그 <황성 올라가는 데>, 그라고 인자 뺑덕이네 그 밥 잘 먹고 뭐 거기하고
노재명: 네, <심술타령>.
조상현: 그라고 나서 인자 <황성 올라가는 데>, 그 다음에 가다 <심봉사 목욕하는 데> 있잖아요. <눈 뜨는 데>도 모르시는 거 같애. 그 <목욕하는 데> 거까지만 딱 인자 배우고 <토끼 화상 그리는 데> 있지 않습니까. 몇 대목, 그것 배우러 다녔어요.
노재명: 그러면 그 때 배우신 심청가가 나중에 배우신 보성소리하구는 이렇게 좀 다르던가요?
조상현: 그러니깨 인자 참 우서운 것이 인제 보성으로 열세살 먹어서 갔잖아요. 가서 선생님이 “니가 뭐 좀 헌 거, 배운 거 있다면서 한번 해봐라.” 그래서 인자 처음에 “<쑥대머리>를 할까요?” 그랬더니 “뭐? <쑥대머리>, 어어 니 맘대로 해라.” <쑥대머리> 하나 하고. “니 목구녕은 참 쓸 만하다, 이. 참 근래에 참 묘한 놈 한나 왔네.” 선생님이 그러시길래. “그래서 다른 것 또 배운 거 있냐?” “정식 선생한테 배운 거이 한나 있습니다.” “그래 그 이름이 누구냐?” 최종기씨라 항깨 잘 모르시더라고. 우리 선생님은 잘 모르실 거 아닙니까. “최종기 선생님한테 배운 거 한번 해보까요?” “그래 해봐라.” 그래서 그걸 인자 했어요. 그래 다 들으시고 나서, “니 목만 필요하지 다른 것언 싹 내버려라.” 하하하하.
노재명: 하하하하하.
조상현: 싹 버리라고.
노재명: 예, 그러면은 그 초등학교 오학년 때 쯤에 학생들이나 학교에서 그 유성기음반 들으신 거로 소리 하셔서 아주 명성을 날리셨던 그 <쑥대머리> 아까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저희가 <이산 저산>이라든지 <심봉사 눈 뜨는 데>, 평소에 선생님 특기로 하시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는데요, <쑥대머리>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방송에 가장 먼저 익히셨던 그 소리 <쑥대머리>를 잠깐 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조상현: 아, 제가 그 뒤로는 그 선생님이, 왜 우리 선생님이 시골로 내려가셨는고 허면 임방울 선생님의 소리가 사람덜의 취향에 너머 맞어서 옛날에 정도로 걸어온 소리가 멕혀 들어가지를 않으니까 “아, 지금은 내가 소리를 헐 때가 아니로구나. 시골로 가서 농사를 지어야 되겠다” 하구 그래서 내려가셨든 거지요, 시골로. 그래서 그 임방울씨는 목이 좋아서 이렇게 거침새 없이 막 옥 굴리듯기 너무 잘 굴러 가는 소리지 이면얼 가려서 허는 소리가 아니기 따문에 그런 소리는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셨기 때문에 그 후로는 <쑥대머리>를 불러본 역사가 없어요. 그렇다고 임방울 선생님얼 먹고 찍고 까부는 그런 얘기는 아닙니다.
노재명: 예,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조상현: 목이 좋다는 얘기는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걸 애당초 안해 버렸든 거에요. 그리구 우리 보성소리에는 <쑥대머리>가 없습니다. 그건 아셔야 되요.
노재명: 그러면 그 <쑥대머리>를 저희가 가능하시면 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조상현: 가사만 있으문 좀 할 수가 있지요.
노재명: 예, 그러면 준비해서 저희가.
조상현: 어렸을 때 제가 여섯 살 때 하두 많이 불렀던 음이니까 지금도 귀에 쟁쟁합니다.
노재명: 예, 그러면 그거 기억 나시는 만큼만 잠깐 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2012.7.25.17:00~23:00.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국악방송 스튜디오. 조상현(소리·북) 임방울제 춘향가 중 <쑥대머리> 녹음.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오늘은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국악방송국에서 판소리 국창 조상현 선생님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최종기 선생님한테 일곱 살 무렵서부터 열세살까지 판소리를 배우셨고 열세살 때부터 열아홉살 때까지 보성의 정응민 선생님한테 판소리를 배우셨습니다. 정응민 선생님 어떤 명창이신지 아까 잠깐 말씀해 주셨지만 회고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상현: 저희 은사님은 한마디로 경장히 선비십니다.
노재명: 예, 정응민 선생님이요.
조상현: 예, 그리고 학자시고 소리두 일곱 살 자셨을 때 아마 소리를 시작을 허셨든가 봐요. 그 큰아버지 정 ‘재’자, ‘근’자 그 양반이 어전광대신데 어전에는 아무나 못들어가지 않습니까. 일반인들이 두루매기 입구 그냥 중국옷 입고 그냥 드나드는 디가 아니잖아요. 장바닥이 아니잖습니까, ‘궁’이라고 허는 디는. 그런 양반덜 밑에서 이를테면 선생님께서 일거일동을 어렸을 때부터서 그 행동을 다 보고 배웠을 거 아닙니까. 그러셨기 때문에 우리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하고 행동이 전혀 틀리다는 거지요.
노재명: 예, 그러면 그 때 춘향가 배우셨구요. 그 다음에 이제 심청가두 배우셨구요. 그 다음에 수궁가.
조상현: 수궁가. 그것이 횟수로 근 팔년이 걸렸습니다.
노재명: 예, 그러면 적벽가는.
조상현: 광주로 올라와 가지고 광주에 그 때 올라오니까 정광수 선생님이 광주국악원에 계셨고 서동에 가서는 공대일 선생이라고.
노재명: 예, 공옥진씨 부친.
조상현: 공옥진씨 아버님 되시죠. 그 분이 호남국악원을 했습니다. 그러구 정광수 선생님은 광주국악원을 하시다가 광주국악원에서 나오셔 가지구 민속예술학원이라구 그렇게 이름을 붙이셔서 하셨죠. 근데 광주국악원 그 때 이제 그 제가 거기를, 으, 거미는 줄에서만 놀잖아요. 나도 판소리 헌 사람이 다른 데서 놀 수가 없잖아요, 국악원에서 놀아야지. 그래서 광주국악원을 제가 이제 제일 처음 가니까 정광수 선생님이 계시더라구요. 긍개 인제 제 은사님 소리를 배우다가 원래 정광수 선생님도 우리 선생님한테 좀 배웠다 가셨거든요. 우리 선생님 소리를 안하셔서 그라지. 그러고 그 유명했던 김연수 선생님도.
노재명: 네, 동초 김연수 선생님이요.
조상현: 동초 김연수 선생님도 우리 선생님한테 합하고 각만 이렇게 찍어 갖고.
노재명: 네, 기록을 하셔 가지고.
조상현: 네, 네, 네. 그랬다는 얘기는 혹시 김명환 선생님한테 들으셨는가 모르겠어. 인제 그런 식으로 공부하고 가셨는데 그래도 칠년을 거기서 있다가 가신 분입니다. 그 큰딸도 거기서 여우시고.
노재명: 그 정응민 선생님 말씀을 방금 나눴는데요, 정응민 선생님께서는 큰아버님 되시는 정재근씨한테 심청가 이렇게 두루 배우셨구요, 또 김찬업씨한테 동편제 판소리를 배우셨구요. 그리고 정응민 선생님께서 수많은 제자를 양성을 하셨구요. 아까 말씀해 주신 정광수씨, 김연수씨를 비롯해서 박춘성씨, 또 김준섭, 박기채씨 이렇게 여러분들을 양성하셨는데요, 조상현 선생님께서는 초기에 배우신 분으로 이렇게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그 앞에 선배님들은 누구 누구, 조상현 선생님 앞에 누구 배우셨는지 박춘성씨라든지 소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상현: 네, 선생님한테 소리 배우실 때는 박춘선이에요 신선 ‘선’자.
노재명: 아, 그러셨어요.
조상현: 예, 본명도 아셔야 합니다. 박춘선씨가 인자 여자로서는 선배고 으, 그러니까 박기채씨, 박기채씨는 솔찬히 있다 가셨구요. 정광수씨는 인자 잠꽌 좀 한 일년 쯤 계시다가 가신 것으로 제가 알고 있구요. 그 다음에 김연수 선생님이 좀 오래 계셨어요. 그리구 그 김준섭씨라구 있어요. 가야금병창을 애당초 했지만은 목이 참 좋아서 인자 소리로 나중에는 돌아섰지요, 판소리 하는. 그 분들이 인자 저의 선배님들입니다.
노재명: 앞서서 정응민 선생님한테 배우신 분들이구요. 그 다음에 조상현 선생님 가셨구 그 다음에 또 오신 분들이 누구 계신가요.
조상현: 나 하고 나서 인자 한 일년 후로 인제 우리 성우향 선생 오셨고 성창순 선생님이 인자 오셨지요. 연령은 저의 선배고, 거기 간 사람으로.
노재명: 그래서 선생님의 보성소리, 정응민 선생님의 소리로 일평생 명창으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그 동안 선생님의 심청가 가운데 <눈 뜨는 대목>이라든지, 춘향가 <만첩청산>, 그런 소리를 평소에 즐겨 부르셨는데 오늘은 평소 들어보기 힘들었던 보성소리 가운데 수궁가의 <토끼 화상>을 이 현장에서 좀 부탁을 드릴까 합니다. 이번에도 북을 직접 치시면서 부탁을 드릴까 합니다. 왜냐하면 조상현 선생님께서 명창이시지만 또 북으로도 아주 명고수시기 때문에 일산 김명환 선생님한테 배우신 그 북가락을 겸해서 기록을 해볼까 합니다.
조상현: 예, 목은 안좋지만 한자리 하지요, 제가.
노재명: 예, 그러면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2012.7.25.17:00~23:00.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국악방송 스튜디오. 조상현(소리·북) 정응민제 수궁가 중 <토끼 화상> 녹음.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오늘은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국악방송국에서 국창 조상현 선생님 방송 편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방금 보성소리 수궁가 가운데 한 대목을 직접 불러 주셨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조상현: 하하하. 아휴 글쎄요 오늘 목이 조금 쉬, 걸쉬어 가지고 좀 맑진 않앴지만은 어째 들을 만허셨는가 모르겠어요.
노재명: 예, 저희가 평소에 음반이나 방송으로 듣기가 힘들었던 수궁가였는데요 아주 기품이 있구 좋습니다, 선생님.
조상현: 하하하하. 별 말씀 다하시네요.
노재명: 그 정응민 선생님께서 성품도 그렇지만 그런 법도, 소리도 굉장히 기품있게 그렇게 하셨던 분으로 생각이 됩니다.
조상현: 옛날에는 그런 정도를 벗어지면은 소리에 사기란 것이 있다고 거기에 횡성이라는 것이 있어요. 전성은 발발이성을 얘기하는 거이고 그 다음에 비성은 콧소리 난 걸 얘기하는 거이고 횡성이란 것이 있는데요 그 빗길 ‘횡’자.
노재명: 네, 어정제를 말씀하시는 거죠.
조상현: 예, 나무 ‘목’ 곁에다가 누루 ‘황’ 하면은 빗길 ‘횡’자가 됩니다. 횡성, 그거는 인자 정도를 빗겨 갔다는 얘기죠. 즉, 그 굿하는, 진도 가면 씻김굿 있죠?
노재명: 네.
조상현: 그런 소리가 판소리에 쪼금이라도 들어와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하나가 얼른 생각이 안나네요, 그.
노재명: 함성.
조상현: 함성, 함성. 머금을 ‘함’자. 입 안에서만 우물우물해 가지고 상대가 들을 때 자기 혼자만 멋으로 막 허지 가사 전달이 전혀 안되고 입 안에서만 헌 소리럴 함성이라고, 요 머금을 ‘함’자. 이 네 개는 경계할 ‘기’자로 해야 할 것이 아니라 버릴 ‘기’자가 되야 합니다, 사기.
노재명: 그래서 제가 조상현 선생님을 지금까지 한 이십년 이상 뵐 때마다 판소리에 있어서 만큼은 절대 아주 양보가 없으시고 아주 열의에 불타서 이렇게 항상 말씀을 하시는데요.
조상현: 어떻게 들으면 제가 뭐 제 것만 제일이라고 고집헌다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옛 전통은 원래 그랬었다는 것이지요. 브리태니카, 브리태니카에서 우리가 그 오바탕을 낸 것이 제가 말하기는 좀 그렇고.
노재명: 예. 한국 판소리, 뿌리깊은나무 판소리 전집이 팔십년대 초반에 나와 가지고 전세계 도서관에 배포가 되면서.
조상현: 그렇습니다.
노재명: 조상현 선생님의 춘향가가 그 음반에 들어있는데 그것이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우수성이 인정받아서 판소리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기구에서 인정을 받게 됐다고 생각이 됩니다.
조상현: 예, 요게 그런데 묘하게 그 네 사람이 다섯 바탕을 넣었거든요. 그게 좀 궁금하지 않습니까.
노재명: 예, 박봉술 선생님께서 흥보가, 수궁가 이렇게 두 바탕을 하셔서 총 네분이 참석을 하셨는데 목이 궂으셨지만 국악인들 사이에서는 아주 판소리 명창으로 인정을 받았던 분이기 때문에 그렇게 귀중한 소리가 두 바탕이 기록됐던 것으로 회고가 되고 있습니다.
조상현: 그렇습니다. 그 때 당시는 서울대학교 정병욱 박사님이라고 문학박사시고 국문학 박사시고 그러신데 일곱 살부터서 할아버지 무르팍에서 소리를 듣고 하셨다는 다시는 그런 어른이 안나올 거라는데 그런 분이 전부 다 감수를 했고, 또 일산 김명환 선생님이라고 북으로 참 저는 인자 전무후무라고 그렇게 붙이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안나올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어요. 후로도 없을 거이구요. 그래서 그런 선생님들이 북만 잘 치는 거이 아니고 소리의 듣는 귀가 옛날 명창들을 많이 이동백 선생님이나 송만갑 선생님 북부터 많이 쳤기 따문에, 그런 분들이 앉어서 전부 다 한국의 이 전통의 마지막 소리가 누구 누구냐 해서 쟁쟁한 분덜이 많앴지만 광주 사는 한애순씨가 심청가를 했었습니다.
노재명: 예, 맞습니다.
조상현: 예, 그라고 그래도 박동실 선생님 제로는 그가 그래도 제일 변치 않고 제대로 바디를 갖고 있다. 그래 갖고 뿌리 있는 소리의 마지막 소리들 해서 이 분네들이 늙고 병들고 죽기 전에 빨리 만들어야 한다 해서, 그 브리태니카라는 회사가 보통 회삽니까. 그래서 그 때 한 분이 두 개를 불렀던 겁니다, 박봉술 선생님이. 지금 잘 알고 계시네요.
노재명: 그리고 정권진씨가 적벽가를 녹음하시고 조상현 선생님께서 춘향가, 그리고.
조상현: 한애순씨가 심청가.
노재명: 일산 김명환 선생님께서 전부 북 반주를 맡아 주셨구요.
조상현: 예, 예, 그랬습니다.
노재명: 일산 김명환 선생님한테 판소리 고법을 배우시게 된 내력을 좀 그 회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상현: 내가 이제 북얼, 거기서 저 공부하고 있을 때 그 냥반 그 북가락은 이렇게 보면은 이게 북이 아니라 그냥 예술이에요. 왜 예술이냐면 선생님하고 이렇게 인제 심심하실 때, 그 때는 선생님이 인자 쉰 일곱 쯤 되셨으니까 지금 나이로는 경장히 젊죠. 옛날 나이는 노인이시고. 에, 근데 인제 김명환 선생님이 한 사십 되았을까 오신 것을 내가 알고 있는데요, “너 북두 좀 배와 봐라 그러더라구요.” 내가 북을 자꾸 선생님 흉내 낸다고 늘 선생님하고 같이 저녁이면 소리를 한 바탕썩 이렇게 선생님이 하세요. 그러면 자진머리 같은 데, 이런 데를 보면은요 선생님의 적벽가가 따로 있고 아, 저는 그 적벽가가 묘하게 박봉술 선생님하고 인연이 돼서 광주에 올라와 갖고 인자 했었습니다만은 그 적벽가가 <불 질르는 데> 있지 않습니까. <활 쏘는 대목>이 있어요.
노재명: 예, <조자룡 활 쏘는 데>요. 예.
조상현: 조자룡, 예. 그걸 허면은 그 북하고 소리하고가요.
노재명: 하하하하하하. 기가 막히게 맞어 떨어지지요.
조상현: 맞어 떨어질, 하하하하하하, 정도가, 하하하, 그 기가 막히게 맞어 떨어지지요. 긍깨 밤나 그리고 새끼 꼴 때 새끼가 이렇게 양이 두 개가 똑같이 해야 잘 꽈지잖아요. 한나는 뭐 두껍고 한나는 뭐 가늘고 적게 짚을 좀 쥔다든가 그러면 외기울면 안되고 그냥 아, 이렇게 처음에 살살 이렇게 비벼 가지고 이렇게 비벼서, 비벼서, 비벼서 저 끄트머리에서 착 이렇게 들어 올린다고 그렇게 이리 치면 맞어 떨어져요. 아까 맞어 떨어진단 말씀을 하시네. 그렇게 배합이 된 거는 처음 봤어요. 긍개 북에 환장을 했어요, 제가. 그래 가지고 쭈욱 늘 저녁이문 옆에 앉어서 그 선생님한테 북을 배웠어요, 제가. 근디 또 일화가 있는 것이 너무 북을 많이 치다 보니까 문을 닫어 놓고 이렇게 치면은 김명환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니가 치는지 내가 치는지를 당최 구분을 못하겠다”고, 그런 정도로 북얼 많이 쳤습니다. 많이 치고 그 온 분덜 인자 북얼 쳐주다가 인제 선생님한테 소리도 또 노래 강을 바쳐야 되잖아요.
노재명: 네, 강을 바친다고 그러죠.
조상현: 예, 강 바친다고 그러죠. <천자 뒷풀이> 하다가, 북 치다가요 이제 소리 가사를 잊어 버렸어요, 선생님한테 강 바치다. 그 점잖하신 냥반이 북통얼, 북통얼 내 앞에다 탁 던져 버리면서 “야, 이 놈아 가서, 으, 차라리 집에 품팔이나 해라. 으?”
노재명: 하하하하하하하하.
조상현: “소리는 다 하는 게 아니야, 이 놈아. 논두럭 정기라도 정기를 타야 해먹지. 너는 북채 해야 맞겄다, 이 놈아.” 옛날에는 그 북하고 소리하고 거, 십에 일조라고 그래서 굉장히 그 차이가 많이 안있었습니까?
노재명: 예, 좀 낮게 대하고 그랬죠.
조상현: 예, 낮게 하고 그래서, “소리 배울 놈이 와서 북 쳐? 그라고 가사까지 잊어, 잊어 묵어?” 그래 가지고 그 뒷날 그 집으로 그냥 내가 가버렸다니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선생님 무서와서 쫓겨난 거지요. 그래서 한 두달 있다가 또 다시 또 선생님한테 왔지만은 그런 일화가 있습니다, 북 배우다가. 그래서 참 북얼 인자 그 냥반한테 일거일동을 그 냥반한테 배우면은 등배랄지, 음양법이랄지, 배합법이랄지, 아.
노재명: 추임새도 또.
조상현: 추임새랄지, 그것도 또 추임새도 보통이 아니야. 추임새도 우계면이 다 있어요. 우조, 또 그렇게 논리가 분명하신 분은 처음 봤구요.
노재명: 그리고 선생님 말씀 듣다 보니까 이제 그런 생각이 납니다. 일산 김명환 선생님께서는 주무실 때도 이렇게 한배를 연습을 하셨다고.
조상현: 아, 그랬다니까요. 그건 거, 거짓말 아니에요. 그 냥반은 주무시면서도 배에다가, 머리에다가 배합법인데 예를 들어서, “건감간진 손이곤태 삼천 팔괘가 여가 있고” 인제 이렇게 노래가 이렇게 나옵니다. 그라면 인자 북하고 이놈 배합을 시킬라니까, 그니까 ‘딱 꿍 딱 꿍 따따 꿍따 따따 따다 구궁 딱’ 이렇게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요. 그니까 “건감간진 손이곤태 삼천 팔괘가 여가 있고”(손장단을 치며 창) 이렇게 딱 맞어 떨어지잖아요, 말 논 것하고. 그 냥반은 그렇게 명고신데도 그렇게 연구를 하세요.
노재명: 끊임 없이 노력을 하신 거죠.
조상현: 아, 돌아가실 때까지 연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래서 아까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전무후무할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노재명: 예, 일산 김명환 선생님의 구술 책자가 『내 북에 앵길 소리가 없어요』라는 책이 있는데요 이 책에 보면은 이제 김명환 선생님께서 생전에 그런 말씀 하셨습니다. “조상현 명창 만큼 소리 공부를 쉬지 않고 하루 종일 연습을 많이 한 사람이 없다.” 이런 증언을 하셨는데요 아마도 재능보다도 노력, 그렇게 열심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조상현: 그건 옳은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 열 번 할 때 저는 백, 백번이 아니라 한 만번쯤 했을 겁니다. 왜냐하면 여자는 그 때 시절에 잘 팔려 가지만 남자는 명창이 아니면 누가 불러 줄 사람이 없잖아요. 그래 갖고 만번도 더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 열 번 할 때. 그러고 제가 또 김명환 선생님이 허시는 말씀이 우리 선생님하고 니가, 이제 그 때 당시는 칠십이 경장히 너무 희귀해서 칠십얼 고희라 그러잖아요.
노재명: 예, 맞습니다.
조상현: 칠십얼. 그러니까 니가 육십, 칠십까지 소리를 해묵을라문 오십대서 육십 환갑 되도록까지 소리를 보성서 하듯기 하루문 열시간, 열다섯시간쓱을 허라는 겁니다. 그래서 그걸 제가 그대로 한 거에요. 그 어른덜 말대로 제가 오십살 때 전남대학교에 있었거든요. 그라고 또 거기서 제가 단장을 십년 했잖습니까, 시립 단장얼. 그걸 할 때 하루를 제가 빼논 일이 없어요. 심청전 하면 딱 나가고 춘향전 한바탕얼 다 하고 그 때 당시는요. 수궁가 한바탕얼 다 하고 늘, 늘 날짜를 인자 그 날, 그 날 그거 다 끝나면 또 다시 또 시작했어요, 그렇게 하고 그렇게 하고.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칠십이 넘었지만은 그 어른덜 말씀언 뭐 욕도 내버릴 것이 없다더니 그래서 그 아랫배에 힘을 얻어서 지금도 좀 소리럴 헐 수 있는 그 어른덜의 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재명: 네, 그래서 인제 제가 며칠 전에 다른 국악인 증언 말씀을 들으니까 조상현 선생님께서는 공연 날짜가 잡히면 그 때부터 식음을 전폐하고 머리도 안감으시고 소리 연습을 하신다 이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조상현: 그거 머리를 왜 안감는 이유가 있습니다. 머리를 잘못 감으면요 기운 없을 때 까딱하면 감기가 들어버립니다. 감기는 절대 소리하고 적입니다, 적. 그래서 머리를 안감고 싶어서 안감는 것이 아니라 감기 들까봐서 사실 그럽니다.
노재명: 몸을 굉장히 조심하시는군요.
조상현: 예, 그리구 그 날까지 저는 소리를 하고 저는 어떤 요행이나 그 날의 행운이나 그런 것을 도저히 바라지를 않습니다. 그러니까 “남은 아마 백번 했으문 그 사람은 오만번이나 했을 거야.”
노재명: 그래서 모 방송국에서 조상현 선생님의 한 사람의 목이 성인 남자 삼백 명의 목소리와 대등할 정도의 그런 파괴력이 있다, 그런 엄청난 성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을 한 적이 있구요. 또 초두에 말씀 드린대로 일산 김명환 선생님께서 조상현 명창 공연 때 목격한 그 증언을 하신 바가 있는데 체육관에서 공연할 때 마이크 터진.
조상현: 흐하하하하하.
노재명: 그 사건에 대해서 회고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상현: 광주였습니다. 엠비씨에서 뭐 큰 행사가 있었어요. 그런데 독일에서 그걸 가져온 처음으로 오늘 이 마이크를 쓴다 그러드라구요, 독일에서 최고 좋은 거를. 그래 가지고 이제 그 처음에 성음이 참 정말로 정말 좋드라구요. 왜, 나는 왜 좋으냐면은 체육관에서 소리할 일은 절대 아니거든요. 왜냐면은 방음 장치가 안돼서. 가수덜언 괜찮애요. 왜 괜찮냐면은 가수덜은 아무리 방음 장치가 안됐더라도 일반덜이 가수덜 노래는 거의 다 알거든요, 가사를. 그런데 우리는 무대 올라가면은 가사 전달이 정말로 정확해야 합니다. 상대가 가사를 못알아 먹으면 거 뭔 재미로 거 앉어 있어요? 판소리는 그래서 원래 그 체육관에서 허는 것이 아닙니다. 근디 인제 마이크가 정말 좋으니까 내가 해보문 거 음향을 들어보면 알잖아요. 그래서 내 귀에 들어오잖아요. 아, 이 정도면 요 정도 마이크는 나 평생 처음 만났는데 이 정도면은 아무리 체육관이라도 가사럴 알아먹겠다. 그래 갖고 참 마음 먹고 했지요. 그래 요, 이, 저 일산 김명환 선생님이 또 북얼 치셨어요.
노재명: 그 때 북 반주를 맡으셨구요.
조상현: 예, 갑작스럽게 그 큰 체육관이 뭔 소리, 어디서 뭐 벼락 쳐분 줄 알았어요 그냥. ‘빠앙’ 터져 부렀는데 그냥 거 관객들도 다 놀랬고 그 음향기계가 그렇게 터져 버릴 줄은 몰랐지요. 제가 그 상성을 팍 쓸 땐데요 그래서 난 그렇게 마이크를.
2012.7.25.17:00~23:00.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국악방송 스튜디오. 조상현(소리·북) 박봉술제 적벽가 중 <새타령> 녹음.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오늘은 판소리 국창 조상현 선생님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예, 방금 박봉술 선생님한테 배우신 적벽가를 들려주셨는데요 박봉술 명창 어떤 분이신지 좀 소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상현: 그 선생님께서는요 좀 술얼 좀 좋아하신 편입니다. 네, 원래는 인자 어렸을 때는 목이 참 좋았답니다. 좋았는데 청년이 되면서 장가 가시고 나서부터서 술얼 잡수시기 시작했다 그래요. 그래 갖고 우리 판에 인제 처음에는 사람이 술얼 먹고 술이 술얼 먹고 술이 사램얼 묵고 인자 그런다더니 그렇게 정말 정신을 잃을 때까지 그 선생님하고 어렸을 때도 지방 단체럴 또 다녔습니다. 임방울 선생님도 같이 모시고 인자 지방 순회 공연을 쭉 같이 다녔지만은 꼭 그렇게 술얼 많이 잡수셔 가지고 뭣 헐 때는 출연을 못허실 때가 있습니다. 제가 대신하고 그랬다니까요. 술이 좀 그래서 그랑깨 그 냥반은 이제 술이 흠이지 다른 것언 흠을 잡을래야 잡을 디가 없다. 그렇게 말씀을 해야 좋을 것 같네요.
노재명: 예, 조상현 선생님께서는 스물 여섯 살 때부터 삼십 이세까지 칠년간 목포에서 유달국악원에서 판소리 사범으로 활동을 하셨구요. 박록주 선생님을 수양어머니로 모시고 흥보가를 그 때 또 배우셨는데요, 서울에는 그러면은 삼십대 초반에 올라오신 건가요?
조상현: 꼭 삼십대 때 왔습니다, 서른 살 때. 목포에 있을 때 서울에서 명창님덜얼 모셔다가 그 때 누가 최고의 명창이시냐면 인자 어머니(박록주)는 말할 것도 없지만은 인자 어머니, 박초월씨, 김소희씨, 박귀희씨, 이런 분덜얼 모셔다가 그 김연수 선생님 그리구 미국 사람 그 헤이만(해의만)씨라고 있는데 그 사람이 인제 판소리럴 헌다는 거에요. 그래 이거 장사가 좀 되겄드라구요. 그래 그 분덜얼 해년마다 한번썩 모셔다가 공연얼 했어요. 사년 동안인가. 그러다가 인자 어머니(박록주)럴 알게 됐던 거죠, 그래서. 어머니가 인자 뭐라 하는고 허면은 “너는 서울로 올라와야지 목포서 있을 사램이 아닌데?” 그래 내가 줄이 없어서 못올라가고 누구 친척이 없어서 못올라가고 빽이 없어 못올라가고 선이 없어 못가는 거에요 제가. 서울 가서 제가 방 얻어 갖고 그럴 형편도 못되고 저는 벌써 장가를 가 갖구 어린 애가 있는데 내가 소리해 가지고 그 서울서 생활을 헐 지금 때가 아니에요 내가. 그래서 내가. 그랬더니 어머니가 고민얼 허시고 고민얼 허시다가 예럴 갖춘다고 해가지고 정화수 떠놓고 어머니가 뭔 치마를 하나 갖고 오더니 치마럴 끼라고 허더라구요. “너는 인제 내 치마 속에서 나오, 나온 사람이다.” 그래서 인제 정화수 떠놓고 촛불 켜놓고 어머니한테 절하고 그래 갖고 “오늘부터 너는 내 자식이다.” 해갖구 그, 그렇게 해갖구 자식을 삼었어요. 그냥 말로 헌 것이 아니구.
노재명: 네, 바로 그 박록주 선생님한테 흥보가를 배우셨구요. 그렇게 인제 서울에서 활동을 시작을 서른 살 때부터 시작을 하셔 가지고 그 당시 ‘티비씨 향연’이라든지, ‘고전 유머 극장’, ‘내 강산 우리 노래’, ‘우리 가락 좋을씨고’ 그런 방송에 출연을 하셨고 각종 창극 무대. 또 판소리보존연구회를 설립하셔 가지고 판소리 중흥 운동을 또, 초기에는 박록주 선생님께서 이사장을 하셨구요. 그 뒤에 이제 조상현 선생님께서 수 십년 동안 이사장으로 활동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일천구백칠십육년에 전주 대사습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셨구요.
조상현: 그 인제 대통령상은 인제 처음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국악인 중에서. 그러니까 대회는 2회입니다, 이? 1회 때는 오정숙 선생님이 허셨고.
노재명: 그래서 선생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그 음색이 가장 중요하다 이렇게 보고 계시구요. 아쉽게도 마칠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요 제 생각에는 이제 선생님께서 이 판소리가 전세계인들이 인정하는 세계 문화유산으로 이렇게 선생님께서 큰 공헌을 하셨구요. 세계 무대에서 선생님이 판소리의 진가를 이렇게 좀 직접 보여 주시는 기회가 많았으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그러한 포부 말씀을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상현: 우선 실기인이 자기 것이 제일이라구 이렇게 담고 있을 일이 아니라 나의 적이라도 아, 저건 좋다 하문 좋은 것이거든요. 아, 그랑깨 이 틀에서 특히나 이 판소리 하는 분덜언 그 선생 외에는 다른 선생 것얼 들을라고럴 안헙니다. 그것 참 이상헌 거에요. 그래서 그 문얼 좀 열었으면 참 좋겠고 그, 모든 생각도 마찬가지고 소리 역시 마찬가집니다. 에, 그런 생각얼 좀 열면 세계가 더 훤히 보일턴데 왜 앞만 볼라 하는고. 내가 솔찬히 어린 나이에 내가 보유자가 된 사람이 아닙니까. 횟수로 내가 십팔년, 십칠년얼 헌 사람 아닙니까. 근디 그거 가져 갔다고 해서 뭐 소리가 나뻐지고 좋아지고 허는 거는, 그건 소리넌 그대로 있는 것이지요.
노재명: 예.
조상현: 그래서 이제 오정이라고 있어. 요 얘기는 시간 없어도 꼭 들어야 돼. 다섯 개의 바른 것이 있소. 처음 모냐 정견 그래. 바를 ‘정’, 볼 ‘견’ 바르게 볼 줄 알아야 한다. 그 다음에 정심. 바를 ‘정’, 마음 ‘심’ 바른 마음을 첫째 가질 줄 알아야 한다. 그 다음에 정사. 바를 ‘정’, 생각 ‘사’ 바른 생각을 항상 해야 한다, 바른 생각. 에, 뭐든지 긍정적이어야. 부정으로만 뭘 보지 마라. 부정적도 거그서 찾을 것이 있다. 그러면 긍정이 나온다라는 것입니다. 하나는 정언 그래. 곧 죽어도 바른 말을 해야 돼. 바를 ‘정’, 말씀 ‘언’자야. 그래 바른 말은 듣기 싫지만 꼭 해야 되는 것이고 바른 말하는 사람이 바른 길 가겠지요. 그 다음에 정행 그래. 바른 행동하라. 그래 오정얼 알고, 내 사건 같은 것도 지금 신문만 보고 지금 떠들고 난리, 진실얼 압니까. 남은 그렇게 좋게 보지 않고 말만, 신문에만 보고 그냥 그것이 전부인가 하고 그 사람 안된다 그 말이여. 함께 사는 부부지간도 속얼 모르는데 하루도 안겪어 본 사람이 어떻게 넘의 말얼 듣고 미워하고 저그 마음대로 난 그런 것이 듣기 싫어요.
노재명: 예, 이대로 마칠려니까 너무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조상현 선생님의 대표적인 특기인 단가 <이산 저산>을 이 현장에서 부탁드릴까 합니다. 조상현 선생님께서 직접 자장단으로 들려 주시겠습니다.
조상현: 아이고 될랑가 모르겠어요, 으이? 한번 해보지요.
2012.7.25.17:00~23:00.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국악방송 스튜디오. 조상현(작사·작곡·소리·북) 단가 <이산 저산> 녹음.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어느덧 마칠 시간이 다 됐습니다. 오늘은 이 시대 최고의 국창이신 조상현 선생님과 함께 했는데요, 유성기로 판소리를 듣던 유년 시절부터 가져온 명창의 꿈, 일평생 간직하고 계신 조상현 선생님의 소리 열정과 집념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판소리 국창 조상현 선생님! 어쩌면 우리 옆에 가까이 계시기에 우리 예술 문화계에서 그 엄청난 존재 의미를 미처 다 못느끼고 있는지 모릅니다. 수많은 명창들께서 극찬하고 있는 판소리 국창 조상현 선생님! 오래도록 건강하게 전세계에서 활발한 활동하시길 기원합니다. 오늘 긴 시간, 귀한 말씀과 판소리 대단히 감사합니다.
조상현: 예, 그 국악방송을 참 제가 오래간만에 나온 거 같습니다. 다른 방송도 마찬가지지만 그러나 방송이나 티브이에 안나온다고 해서 집에서 애기 보고 나이가 차서 이제 병들어서 시들시들 그렇게 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덜은 잘 아시겠지만은 아직은 건강하구요, 또 일주일 동안에 제가 하루럴 쉬는 날이 없다는 걸 꼭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하루는 참 쉽니다, 일요일 날. 그래서 저의 그 어떠한 그 몇 년 전에 있었던 에, 그런 사건을 가지구 그 이상하게만 생각하지 마시고 소리럴 사랑허신다면은 끝까지 저를 지켜봐 주시고 인자 나의 좌우명이 또 하나 있는데, ‘남에게 이득은 못줄 망정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인간이 돼서는 절대 안된다.’ 이런 말을 끝으로 남기고 싶네요.
노재명: 예, 항상 건강하시구요 오래도록 좋은 판소리 널리 이렇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국악방송국에서 보내드린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명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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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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