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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동편제 심청가의 복원 및 재현 자료집-박록주 심청가(1976년)의 복원 및 재현] 책자(음원 제공:국악음반박물관, 복원창:전인삼·채수정, 고수:김청만·박근영, 주관:채수정 예술단, 주최:재단법인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후원:문화체육관광부, 2013년 11월 20일 17:00~21:00 한국문화의 집 KOUS 공연) 179~211쪽에 실린 논문의 초고입니다.
* 상기 사진 설명: 2013년 11월 20일 17:00~21:00 한국문화의 집(KOUS)에서 열린 '동편제 심청가의 복원 및 재현-박록주 심청가(1976년)의 복원 및 재현' 행사 장면. 왼쪽부터 채수정, 전인삼, 노재명, 김기형, 최종민 모습.
송만갑 관련 동편제 심청가 음원 고찰
글, 사설 채록/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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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송만갑 심청가 유성기음반(1913·1926년 녹음)
2. 이선유 심청가 유성기음반(1930·1931년 녹음)
3. 김록주 심청가 유성기음반(1926년 녹음)
4. 박봉술 심청가 장시간음반(1960년대 초반 녹음)
5. 박록주 심청가 유성기음반·릴테입(1929·1931·1976년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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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송만갑(宋萬甲, 1865~1939) 심청가 유성기음반
(1) 심청가 중 심청모 행상가(1913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704
ROYAL RECORD NIPPONOPHONE 6214 雜曲 沈淸母行喪歌 宋萬甲 長鼓朴春載
송만갑 명창이 1913년에 녹음한 심청가 중 <심청모 행상가>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동편제 심청가 상여소리로는 유일한 음원자료이고 이 음반은 현재까지 단 1장 발견되었다. 아주 희귀한 유성기음반이다. 이 지면을 통해서 이 음반의 가사를 처음으로 채록 소개한다.
송만갑 전성기 녹음으로서 빠른 중중모리, 동편제, 통성, 계면조로 불리며 민요 명창 박춘재가 북이 아닌 장고 반주를 맡았다.
지금 명창들이 부르고 있는 소리보다 송만갑의 소리는 장단 속도가 빠른데 그러한 속도감과 거침 없는 우렁찬 성음이 허무하게 훌쩍 떠난 곽씨 부인의 때이른 죽음 분위기를 더욱 실감나게 그려내고 속절 없이 흘러가는 허무한 인생사를 표현하는 듯하다.
김명환 명고수의 표현에 의하면 송만갑 명창 소리는 마치 칼빈총을 쏘는 것처럼 카랑카랑한 통성이었다고 하는데 바로 이 녹음에서 그러한 송만갑의 면모를 실감할 수 있다. 판소리 원로 명창들이 제자들을 가르칠 때 흔히 소리를 구기지 말고 빨랫줄처럼 펴서 해라, 소리를 과감하게 던져라 하는 그 말의 뜻을 알 수 있는 녹음이다. 이러한 송만갑의 창법은 지금 판소리와는 사뭇 다른 고형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100년 전 녹음인데 낡은 감이 없고 신식 헤비메틀 노래 같은 느낌도 있고 신선함이 흘러 넘친다.
언뜻 들어서는 서편제 심청가에 비해서 이 송만갑의 동편제 소리가 슬픔과 서정적인 면이 적어 보이지만 자꾸 들어보면 칼빈총 소리 같은 송만갑의 통성이 곽씨 부인의 죽음을 절규하는 심봉사의 비통함과 울음소리를 극대화하여 잘 나타낸 것으로 느껴진다.
사설: (아니리) 송만갑이올시다.
(빠른 중중모리) “어넘차 너화. 어화어화 어너리 넘차 너화. 어화너어 넘차 너화. 새벽 종다리 쉰질 떠 서천 명월이 다 밝아온다. 어너리 넘차 너화. 어화어화 어너리 넘차 너화. 불쌍하다 곽씨 부인. 황천길이 머다더니 젊은 한쌍이 한때로구나. 어너리 넘차 너화. 어화 너어넘차 어너리 넘차 너화. 앞에 있는 김서방 폭음을 점차 질기지 말어라. 귀신 백골이 또 들어온다. 어너리 넘차 너화. 허어너어너 어넘차 너화넘. 오얏나무 정자 위 뻐꾸기 한쌍이 듣기가 좋네. 어너리 넘차 너화넘. 남문을 열고 바루를 쳐 계명 산천에 다 밝아온다. 어너리 넘차 너화. 어허너 넘차 어너리 넘차 너화넘.” 이때여 심봉사 굴관제복을 허여 입고 상부 뒷채를 검쳐 집고, “아이고 마누라, 마누라, 마누라, 마누라, 마누라, 마누라, 마누라! 함께 가자. 함께 가세. 황천길이 어디라고 날 바리고서 어디를 갔나. 마누라, 마누라, 마누라! 어린 자식을 뉘게다 맡기고 눈먼 가장을 뉘게 맽기고 갔소. 으아아아아아 마누라, 마누라, 마누라!” “어화어화 어너리 넘차 너화넘. 이내 몸이 살을 제, 적적하니 보낼 제. 어너리 넘차 너화넘. 어화너어 넘차 어너리 넘차 너화넘.” 땡기랑 댕기랑 댕기랑 댕기랑 댕기랑 댕기랑 댕기랑 댕기랑. “어너리 넘차 너화넘.” 이때의 이리 저리로.1>
(2) 심청가 중 심청모를 묻고(1926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MC-0298(이진원 소장 유성기음반 복사본)
졔비標朝鮮레코-드 B125-A 沈淸傳 (심쳥모를뭇고) 宋萬甲 鼓韓成俊
송만갑이 1926년에 녹음한 심청가 중에서 심청모를 묻고 심봉사가 자탄하고 젖 빌러 다니는 대목이다. 중모리에 계면조로 불린다. 한성준이 북이 아닌 장고로 반주하였다.
중고제에 가까운 동편제로 불렀다. 고형의 동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동백 소리, 정응민 보성소리와 창법, 사설이 비슷한 점이 있다.
송만갑이 이 소리를 1913년에도 녹음을 했는데 1913년과 1926년 녹음의 사설, 곡조, 소리 구성이 약간 다르다. 즉흥 작편곡을 해서 불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설: (중모리) 이때여 심봉사가 곽씨 부인을 다 묻고서 집으로 들어오니 부엌은 적막허고 방안은 휑 비었난디 불쌍한 심청이가 배가 고파, “응아!” 심봉사 기 막히어 어린 아이를 받어 안고, “우지 마라. 우지 마라. 내 자식아 우지 마라. 너그, 너그 모친 죽은 줄을 알고 우느냐? 배가 고파 우느냐? 너그 어머니 멀리 갔다. 떠난 날은 있건마는 오마는 날은 없겄구나. 내 자식아 우지를 마라.” 달래도, “응아!” 달래도 우니, 심봉사도 눈물 그칠 줄 모르니, 지나친 몰골 모습으로 어둔 눈이 침침하야 어딘 줄 분별치 못할 적으, 그렁저렁 나가더니 동네 가 우물소리 귀에 얼른 들리거날 어린 애기를 품안에 안고 한 손으로는 지팽 막대럴 가져 집고 또 한 손으로 아기 안고 더듬더듬 찾어가서 “우물가에 오신 부인덜 뉘신지는 모르오나 초칠 안으 에미를 잃고 젖을 못멕여 죽게 되니 이것 젖 조끔 멕여주오.” 어떠한 부인은 젖을 많이 멕여 주고 또 어떤 부인덜, “여보 우린 젖이 없소. 이 집으로 들어가면 괄세 아니하오리다.” 저 집으로 찾어 들어가며 더듬더듬 들어가 “여보 부인 인사 도리는 틀리오나 초칠 안으 에미를 잃고서 젖을 못멕여 죽게 되니 각별히 위하려니 먹고 남은 젖 한 모금 이애 젖 조끔만 멕여주오.” 부인이 애기를 안고.
(3) 심청가 중 심봉사 자탄(심봉사는 집안이라고 들어오니 부엌은 적막허고, 1913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970
NIPPONOPHONE 6126 雜曲 波逢空房自歎歌 宋萬甲 長鼓朴春載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005, MISP-1689
닛뽀노홍 K176A(6126) 심봉사공방자탄가 宋萬甲
송만갑이 1913년에 녹음한 심청가 중 <심봉사 자탄>(심봉사는 집안이라고 들어오니 부엌은 적막허고)이다. 이 소리는 송만갑이 1926년에도 녹음했을 정도로 송만갑이 즐겨 부르고 인기가 있었던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중모리에 계면조로 불린다. 북이 아닌 장고로 반주되었고 고수는 박춘재가 맡았다. 심봉사와 심청의 가련한 신세가 송만갑이 온몸을 진동시켜 절규하는 통성으로 묘사되었다. 통성은 1913년 이 녹음이 더 강하고 애절하기는 1926년 녹음이 더 비통한 상황이 잘 표현되었다.
송만갑의 닭 성음이 실제 닭소리처럼 실감이 나는데 노래를 하다가 갑작스레 그러한 고음을 자연스럽게 낼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음감, 공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설: (아니리) 심봉사 자탄가올시다.
(중모리) 이때여 심봉사는 집안이라고 들어오니 부엌은 적막허고 방안은 휑 비었난디 가련한 심청이가 배가 고파 ‘응애, 응애!’ 우니 심봉사가 어린 애기를 바듬고서 “아이고 내 새끼야! 니가 얼매나 복이 거부면 니 에미를 잃었실거나.” 천지가 사정이 없어. ‘꼬끼오옥!’ “닭아 닭아 우지를 말아라. 어서 어서 날이 새며는 내 새끼를 젖을 많이 얻어 멕이마. 우지를 말아라 우지를 마라.” 그렁저렁 날이 새니 동네 가 우물소리 귀에 얼른 들리거날 어린 애기를 품에다가 안고서 더듬으 더듬으 나가면서 “여보시오 부인네덜 인사 도리는 틀리오나 초칠만에 모친을 잃고 젖을 주려 죽게 되니 이애 젖 쪼끔 멕여주오.” 젖 있난 부인네는 “그 애 이리 가져 오오.” 젖 없난 부인네는 “나는 과연 젖이 없소. 이 집으로 들어가면 괄세 아니할 것이니 그 집으로 들어가오.” 그 집으로 들어가 “여보 부인 인사 도리는 틀리오나 심핵규가 죽을 지경을 입었으니 이애 젖 쪼끔 멕여주오.”2>
(4) 심청가 중 심청이 젖 먹이는 데(1926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MC-0298(이진원 소장 유성기음반 복사본)
졔비標朝鮮레코-드 B125-B 沈淸傳 (심쳥이젹먹이는데) 宋萬甲 鼓韓成俊
송만갑이 1926년에 녹음한 심청가 중 <심청이 젖 먹이는 데>이다. 빠른 중중모리로 불린다. 한성준이 북이 아닌 장고로 반주하였다.
송만갑이 이 소리를 1913년에도 녹음을 했는데 1913년과 1926년 녹음의 사설, 곡조, 장단, 소리 구성이 완연히 다르다. 이 또한 즉흥 작편곡을 해서 불렀기 때문일 것이다. 이 녹음에는 심봉사가 심청이 젖 먹이고 심청이가 자라나 장승상 부인 찾아가는 데까지 내용이 축약, 압축되어 들어있다. 이 역시 즉석 편곡을 하여 부른 것이라 하겠다. 심봉사가 심청이 젖 먹이고 심청이가 자라나는 데는 계면조, 심청이가 자라나 부친과 대화하는 부분은 평조, 장승상 부인 찾아가는 데는 우조로 불린다.
송만갑이 녹음한 이 대목에서 김창룡 창법과 비슷한 점이 있어서 중고제에 가까운 동편제를 구사한 소리라고 보여진다. 두 가문이 사돈 관계였고 소리 영향도 진하게 주고 받은 흔적이라고 생각된다. 이 녹음에서 송만갑은 김창룡처럼 장작 패듯 소리를 투박하고 고풍스럽게 하였으며 김창룡, 이동백 소리 같은 중고제 곡조가 들어있다.
그리고 송만갑의 이 소리는 정응민 보성소리와 가사, 곡조가 유사한 부분이 있는데 정응민이 송만갑에게 배운 적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라 판단된다. 송만갑의 이 소리는 박록주가 남긴 녹음과도 비슷하다. 특히 박록주의 <장승상 부인 찾아가는 데>는 송만갑의 이 녹음과 비교를 통해 송만갑-김정문-박록주로 전승된 소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이 되었다.
사설: (빠른 중중모리) 심봉사 좋아라 어린 애기를 받어 안고, “은혜 백골 난망이요.” 저의 집으로 돌아와 얼싸 안고 노는디 사뿐히 앉아서 어룬다. “어허 둥둥 내 새끼. 둥둥둥 내 새끼. 어이구 내 딸 배 불렀구나. 둥둥둥 내 딸이야. 이것 다 모다 뉘 덕이냐. 동네 부인의 덕이라. 어려서 고생하면 부귀다남을 헌다더라. 어허둥둥 내 아들. 새벽 바람으 연초롱 댕기 끝에는 진주씨 어허둥둥 내 새끼. 일년 열두, 삼사년 어서 어서 넘어가거라. 둥둥둥 내 새끼. 남전북답을 장만을 헌들 든든키 너 같으며 산호 진주를 얻은들 사랑허기가 너 같을까. 둥둥둥 내 새끼. 어서 어서 자라나서 애비 수염을 검쳐 잡고 따박따박으 놀어라. 어허 둥둥 내 새끼.” 일년 열두, 삼사년 어느덧 지내노니, 애비를 위해서 봉하여 제 어머니를 본받아, 이러한 소문이 원근에 낭자허니 근처 사는 장승상 부인이 소문을 듣고 시비를 보내 청하여 심청이 들어가, “아버지!” “왜야?” “건넌말 장승상 부인이 저를 청하얐으니 어찌 해야 옳소이까?” “그 부인 댁이 재상으로 불리며 그 부인이 그런 것이니 안가기가 만무허다. 너그 어머니 거동을 보아 너도 그렇게 다녀오너라.” 심청이 거동 봐라. 시비를 따라서 건너가, 이모롱 지내고서 저 고개를 넘고 승상 집을 당도허니 가사도 웅장허고 문창도 찬란허다. 대문을 들어서니 반백이 넘은 부인 인상이 단촐허니 복기가 다 많은지라. 수수롭고 단정허다. 심청을 보고, “심청이냐? 듣던 말과 같도 같다.” 좌를 주어서 앉힌 후으 자세히 살피니.
(5) 심청가 중 심봉사가 심청이를 안고 귀여워하는 데(1913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970
NIPPONOPHONE 6127 雜曲 沈逢女息貴愛歌 宋萬甲 長鼓朴春載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005
닛뽀노홍 K176B(6127) 심봉사사랑하는데 宋萬甲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689
닙보노홍 K176B(6127) 심봉사사랑하는데 宋萬甲
1926년에는 송만갑이 <심봉사가 심청이를 안고 귀여워하는 데>를 빠른 중중모리로 녹음하였는데 이 1913년 녹음에서는 중모리-자진모리로 불렀다. 이런 점을 통해 소리를 즉석에서 자유자재로 변화무쌍하게 짰던 송만갑의 예술성을 알 수 있다.
동편제, 계면조로 불린다. 북이 아닌 장고로 반주되었고 고수는 박춘재가 맡았다.
1926년 녹음은 <심봉사가 심청이를 안고 귀여워하는 데>가 짧게 축약되어 불렸고 이 1913년 녹음에서는 이 대목을 송만갑이 길게 불렀다. 1913년 녹음이 더 우렁찬 통성으로 불린다.
이 1913년 유성기음반은 녹음은 같은데 레이블 디자인이 각기 다른 두가지 음반이 발견되었다.(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 관리번호 MISP-0005, MISP-1689)
사설: (아니리) 심봉사가 딸 집안에 데려고 가서 노는 데올시다.
(중모리) 심봉사가 좋아라고 심청을 바듬고 집으로 돌아와 심청이를 무르팍에다 뉘여 놓고 “아이고 내 새끼 배 불렀다. 네 배가 장천 이러허면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 내 새끼지, 내 새끼지. 아이고 내 새끼 배 불렀다. 니가 얼매나 복이 거부면 네 에미를 잃었시랴.
(자진모리) 어허 둥둥 내 새끼. 내 새끼지, 내 새끼. 내 아들은 부구댁. 어름 궁그 수달피, 댕기 끝에는 진주씨, 어허 둥둥 내 아들. 날아가는 청학이냐. 내 새끼지 내 새끼. 이리 보아도 내 새끼. 남전북답을 장만헌들 든든키 너 같으며 산호 진주 얻었신들 사랑허기가 너 같으랴. 어허 둥둥 내 새끼. 내 아들이지 내 아들. 어려서 고생하면 부귀다남을 헌다더라.” 포단 덮어 뉘여 놓고 “어허 둥둥 내 새끼. 내 아들은 보구댁. 어름 궁그 수달피, 날아가는 청학이냐. 애비 수염을 검쳐 잡고 따박 따박으 놀어라. 어허 둥둥 내 새끼.” 심봉사 거동 봐. 심청을 바듬고서 젖을 많이 얻어 멕인 날은 어찌 출렁거리니 젖이 넘어 오는지, 애가 노는지 심봉사 속 모르고 심청을 바듬고서 “둥둥 내 딸 어허 둥둥 내 새끼. 어서 어서 자라나 애비 쉬염을 검쳐 잡고 따박 따박으 놀어라. 어허 둥둥 내 새끼. 내 아들이지 내 아들. 니가 어서 자라나 느 어머니 대를 이어라. 어허 둥둥 내 새끼.” 옷고름에다 큰 돈 채 감을 사 껍질 벳겨 손에 쥐어서 빨리며 “어허 둥둥 내 새끼. 내 아들은 보구댁. 산호 진주 얻었신들 사랑허기가 너 같으랴. 어허 둥둥 내 새끼.”3>
(6) 심청가 중 중타령(1926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MC-0299
졔비標朝鮮레코-드 B136-B 沈淸傳 (즁나려오는데) 宋萬甲 鼓韓成俊
송만갑이 1926년에 녹음한 심청가 중 <중타령>이다. 심봉사가 집을 나서서 물에 빠지고 중이 나타나는 장면까지를 진양조-자진모리-엇모리로 불렀다. 진양조와 자진모리 부분은 계면조, 엇모리는 계면조에 메나리조를 가미해서 불렀다. 한성준이 장고로 반주하였다.
송만갑 문하생인 김록주, 박록주도 이 대목을 녹음했는데 송만갑 소리와 약간 다르게 불렀다. 김록주와 박록주는 중이 올라가는 사설로 되어 있는데 송만갑은 중이 내려가는 가사로 되어 있다.
사설: (진양조) 이때여 심봉사가 지팡 막대를 검쳐 찾어 집고
(자진모리) 심봉사 거동 봐라. 무어가 문에가 번뜻하면 닫은 방문 열고 더듬더듬 더듬더듬 더듬더듬 더듬더듬 나가면서 “심청아, 심청 오느냐.” 더듬더듬 나가다가 길 넘은 개천물에 한발이 미끄러져 물에가 풍 빠져노니 나오려니 무진무진 더 들어가고 면상으 진흙이요. 들어오니 물이로다. “어푸, 사람 살리시오. 내가 개헤엄도 못헌다. 아이고 또 들어간다. 일모도궁.” 한참 이리 할 마디으
(엇모리) 중 하나 내려온다. 중 하나 내려온다. 저 중의 모양 보아라. 저 중의 맵시 볼려무나. 굴갓 쓰고 목탁 장삼으 금관자 등 우에 떡 붙이고 염주는 목에다 메고 단주 팔에 걸고 백저포 장삼 다홍띠 띠고 구리백통 반은장도 고름에 늣게 차고 청산은 암암허고 설월이 돋아오는디 바랑띠로 백저포 장삼이 펄렁펄렁. 염불 하면서 내려와. 인도 하면서 내려온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인도하면서 온다. “회향삼처 대황제폐하수만세 황후폐하수제연 세자전하.” 염불하면서 오는디 한 곳을 당도하니 어디서 울음소리 귀에 언뜻 들린다. 저 중이 기가 맥히어 “이 울음이 웬 울음. 마외역 저문 날의 하소대로 울고 가는 양태진의 울음이냐. 이 울음이 웬 울음. 여호가 휘갑을 허여 나를 호리랴는 울음이냐. 이 울음이 웬 울음.” 한 곳을 살펴보니 저 중이 정신을 채려 한 곳을 살펴보니 어떠한 사람 하나 개천물에가 떨어져서 “어푸, 어푸.” 저 중의 급한 마음. 굴갓 장삼을 훨훨 벗더니 버선 닷님 행전 벗어 한 곳으로 떨떠리고 백로규어 격으로 징검징검, 징검징검으 들어가 에두리메쳐.
2. 이선유(李善有 또는 李善裕, 1873∼1949) 심청가 유성기음반
(1) 심청가 중 곽씨 부인 품팔이(1931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064
Columbia 40292-B(21441) 沈淸傳 郭氏夫人품파리 李善有 鼓韓成俊
일제 때 동편제 명창 가운데 유공렬, 김정문, 조학진, 박록주와 같은 이들이 심청가를 공연, 녹음한 바 있고 박기홍과 유성준의 심청가에 관한 활동 기록은 밝혀진 바 없다.
그리고 송만갑의 경우 1913년과 1926년에 심청가를 녹음한 뒤로는 1939년에 타계할 때까지 약 13년간 심청가에 관한 활동 기록과 음반을 남기지 않았다. 장판개와 박중근의 심청가에 관한 활동 기록도 밝혀진 바 없고 오늘날 동편제 심청가는 박봉술의 타계와 함께 거의 전승이 끊어졌고 동편제 심청가를 접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이선유의 심청가 음반은 송만갑, 조학진의 음반과 함께 동편제 심청가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선유 스승은 송만갑 부친 송우룡, 김세종 같은 동편제 명창인데 심청가의 경우 소리 특징으로 봐서 송우룡에게 학습했을 가능성이 있다. 본 녹음은 이선유가 1931년에 콜럼비아에서 취입한 심청가 중 <곽씨 부인 품팔이>다. 흔히 사설의 첫머리를 따서 <삯바느질>이라고 이르는 대목이다. 곽씨 부인이 온갖 일을 하여 가정 살림을 꾸려 나간다는 내용이다.
곽씨 부인의 부지런한 모습과 온갖 일거리들이 줄줄이 나열되는 사설을 다양한 붙임새로 엮어 나간다. 평조로 부르다가 끝에 가서 계면조로 바꿔 부른다. <곽씨 부인 품팔이>를 정정렬과 한애순은 중중모리로 불렀지만 이선유는 빠른 중모리로 불렀다. 이선유, 정정렬, 한애순의 <곽씨 부인 품팔이> 사설은 모두 비슷하며 모두 평조-계면조로 불렀다.
이선유의 <곽씨 부인 품팔이>는 유성기음반으로서 전집이 아닌 독집으로는 유일하게 녹음된 매우 귀중한 자료다. “백산 과자에 신선로며”, “품을 팔아서 모을 적어”에서 들려주는 씩씩하고 박진감 있는 덜렁제 성음이 좋다.
사설: (빠른 중모리) 이 때어 곽씨 부인 몸을 바려서 품을 팔 제, 삯바나질 관대 도복 항의 창의 징영이면은, 섭수 쾌자에 중추막과 남녀 의복에 잔누비질 돌뜨기 쪽쪽 누비 양누비 상침 각금질과 화관원삼 장옷이면은, 하절 의복에 한삼고의 곁매기 우치막 무지개 단속옷 전배자 토수 버선 망건 꾸미개 갓끈 접기 행전 줌치 쌈지 단님 허리띠 양랑 복건 풍채 볼끼 휘양천의 주의 갖인 금침 벼개모 쌍원앙 수 놓기와 문무 백관에 빗난 흉배 외학 쌍학의 봉 그리기 명모악수 제복까지 못할 일이 전혀 없고, 질쌈으로 논지를 허면, 수주 낙능 갑사 운문 토주 갑주 분주 표주 조포 북포 황제포며 제추리 삼베 백저 춘포 십오승 극상세목 혼장대사의 음식 숙장 갖인 중편 중계약과 백산 과자에 신선로며, 갖갖 찬수 약주를 빚기 수팔연봉 오림과 배상하기 고임질과 청홍 흑백 침향 회색 각색으로 염색을 허고, 일년 삼백으 육십 일을 잠시도 노지 않고 손톱 발톱이 자자지게 품을 팔아서 모을 적어, 푼 모아서 돈 만들고 돈을 모아서 양 만들고 양을 모아서 관돈이 되니, 근 이웃 사람들께 착실한 데 빚을 주어 실수 없이 받아들여 춘추시향 봉제사와 앞 못보는 가장 공경 시종이 여일허니 상하 인민 사람들이 거롭다고 칭찬헌다.4>
(2) 심청가 중 심청이가 장승상 부인 찾아가는 데(1930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DAT-0169
Columbia 40132-B 沈淸傳 丞相夫人차자가는데 李善有 鼓韓成俊
이선유가 1930년에 콜럼비아에서 취입한 심청가 중 <심청이가 장승상 부인 찾아가는 데>이다. 심청이가 장승상 부인 집으로 시비 따라가는 대목이기 때문에 <시비 따라가는 데>라고도 하며, 심청이가 장승상 부인의 집 경치를 바라보는 사설로 되어 있어서 <장승상 집 경치>라고도 이른다.
이선유의 <심청이가 장승상 부인 찾아가는 데>는 유성기음반으로서 전집이 아닌 독집으로는 유일하게 녹음된 매우 귀중한 자료다. 이선유가 장승상 부인의 기품있는 집 경치를 진양조에 가곡성 우조로 묘사했다. 옛 동편제에서는 진양조 대목들이 동편제를 대표할 정도로 유명한 대목이 많다. 동편제 명창 송흥록, 송광록이 진양조 대목들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5> 이선유가 녹음한 이 진양조 대목 또한 동편제를 대표하는 대목 가운데 하나라 하겠다.
이선유가 녹음한 <심청이가 장승상 부인 찾아가는 데>는 이동백, 한애순, 성창순의 것과 크게 다르다. 이동백이 중모리로 매우 짧게, 한애순과 성창순이 진양조로 짧게 부른 반면에 이선유는 진양조에 음반 한 면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길게 불렀다. 송만갑은 이 대목 일부를 매우 짧게 유성기음반에 남겼다.
이선유의 <심청이가 장승상 부인 찾아가는 데>는 이선유의 춘향가 중 <퇴령 후> 녹음, 정응민의 보성소리 춘향가 중 <춘향집 경치>와 곡조가 비슷하다.
사설: (진양조) 이 때여 심청이가 승상댁 있는 곳에 멀리 서서 바라보니, 집 앞으 두른 버들은 엄용한 시상촌을. 황금같은 저 꾀꼬리가 짜내느니 유사로다. 좌편의 벽오동은 마른 이슬이 떨어져서 학의 꿈을 놀래 깨고, 우편의 섰는 반송은 청풍이 건듯 불며는 노룡이 굼니난 듯, 창전에 심은 파초난 일란초장 봉미장을 속입 빼어 입에 물고, 노하의 부용당은 벽수가 혼혼허여 연잎이 출수 소여전을 잎이 떠서 둥실둥실, 징경이 쌍쌍 금붕어는 둥둥, 홍도 백도 모란 작약 화계를 모았으니 수풍유대 풍유색이요. 만원화개의 부귀용은 중문을 들어가니 가사도 굉장허고 문자도 사려허다. 반백이 넘은 부인이 의상이 단정허고 기부가 풍영허여 부귀가 많은지라. 심소제를 반기 보고, 이끌어 당에 올라 부인께에다 례를 허고 좌를 주어서 앉인 후어.6>
(3) 심청가 중 소상팔경(1930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096
Regal C181-A(21107) 沈淸傳 瀟湘八景(上) 李善有 鼓韓成俊
Regal C181-B(21108) 沈淸傳 瀟湘八景(下) 李善有 鼓韓成俊
이선유가 1930년에 콜럼비아에서 취입한 심청가 중 <소상팔경>이다. 유성기음반 양면에 길게 녹음했다. 심청가 중 <소상팔경>은 일제 때 공연장, 라디오 방송, 음반을 통해 가장 애청되던 소리 중 하나다. 김창룡과 박록주가 특히 자주 불렀으며 이동백, 이화중선, 김초향과 같은 명창들도 음반을 남긴 만큼 심청가를 대표하는 소리라 하겠다.
심청가 중 <소상팔경>은 부친 눈을 뜨게 하려는 효녀 심청이가 선인들에게 공양미 삼백석에 몸이 팔려서 인당수로 떠나가는 대목이다. 망망한 창해의 고요함이 거사 직전의 긴장감을 더해준다. 죽으러 가는 사람이나, 무사한 항해를 위해 산 사람을 제물로 용왕에게 바치는 사람이나, 그런 사연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심청이를 무심코 삼켜버릴 바다를 이선유가 진양조에 우조로 장엄하게 그려냈다.
이 대목은 일제 때만 해도 흔히 심청가 중 <소상팔경>이라 했고 <범피중류>라고 하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단가 <소상팔경>과 구별하기 위해서인지 흔히 <범피중류>라 한다. 정응민, 임방울 등 일부 명창들의 수궁가 바디에서 별주부가 토끼를 유인하여 수궁에 들어가는 대목에 이 <범피중류>가 불리워지기도 한다.
이선유가 취입한 심청가 중 <소상팔경>의 유성기음반 뒷면 녹음 가운데, 소상팔경을 지나서 인당수로 가는 길에 중국의 열녀와 한을 품고 죽은 여인들의 혼령이 나타나서 죽으러 가는 심청이를 위로하는 내용이 있다. 이선유의 심청가 중 <소상팔경>은 물에 빠져 죽게 될 심청이를 위로하려 혼령들이 등장하는 데의 사설이 [오가전집]의 기록이나 다른 이의 사설과 다르다. “저그 가는 심소제야” 이하 녹주(綠珠), 농옥(弄玉)의 고사는 <열녀츈향슈절가라>(完板 33장본)을 참조하여 사설을 채록하였다.
김창룡의 증언에 의하면 이 대목은 송광록의 더늠이라 하는데 송광록이 제주도에서 독공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배 안에서 지었다 한다. 그리고 송광록이 지은 심청가 중 <소상팔경>의 유행으로 진양조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한다.7>
송광록(宋光祿)은 순조, 철종 때 명창으로 송흥록의 동생이며 김성옥의 처남이다. 송광록은 김성옥과 송흥록의 고수로 활동하다가 소리꾼과 고수의 차별이 심한 것에 불만을 품어 고수를 그만두고 제주도로 가서 약 5년 동안 소리를 공부하여 명창이 되었다 한다. 신재효는 <광대가>에서 송광록의 소리를 가리켜, “송낭청 광록이는 망망한 장천벽해 걸릴 데가 없었으니 만리풍범 왕마힐”이라고 평했다. 송광록의 더늠 <범피중류>를 두고 평한 말이라 할 수 있다.
<범피중류>는 동편제 계열인 송광록의 더늠인 만큼 ‘송광록→송우룡→송만갑·이선유·전도성·유성준’으로 전승된 동편제 심청가의 전형적인 대목 중에 하나라 하겠다. 이선유(Columbia 40192-A·B)와 송만갑(닛뽀노홍 6251)이 송우룡에게 배운 <범피중류>를 음반에 취입한 바 있다. 그리고 [조선창극사]에는 전도성의 더늠으로 <범피중류> 사설이 기록되어 있고 박봉술이 송만갑 제 <범피중류>를 음반(신세기레코드 SLN-10622, 10인치 1LP)에 취입한 바 있다. 한편 이동백이 취입한 <범피중류> 음반(Polydor 심청전 전집)이 있다. 이선유, 이동백, 송만갑, 박봉술의 <범피중류>는 동편제의 특징이 나타나고 김창룡의 <범피중류>는 중고제의 특징을 보인다. 이선유가 음반과 [오가전집]에 모두 남긴 <소상팔경>은 이 곡을 만든 송광록의 소리에 시간상으로 가장 근접하는 것이다.
이선유는 이 대목을 진양조에 장엄한 우조로 부르다가 녹음 끝부분에 이르러서는 중모리에 슬픈 계면조로 바꿔 불렀다. “홀연히 간 곳 없다”와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와 같이, 힘있게 올려서 끊고 강하게 내려 치면서 소리를 맺는 창법은 동편제의 특징을 보여준다.
사설: (진양조) 망망헌 창해이며 탕탕헌 물결이로구나. 백빈주 갈머기넌 홍요안으로 날아들고, 삼상의 기러기넌 한수로 돌아든다. 요량헌 남은 소리 어적이 기였마는 곡종인불견으 수봉만 푸르렸고, 애내성중만고수는 나를 두고 이름이라. 장사를 지내가니 가태부는 간 곳 없고, 멱라수를 바라보며 굴삼려 어복충혼 무량도 허도던가? 진회수를 건너가니 격강의 상녀들은 망국한을 모리구서 연롱한수월농사 후정화를 부르더라. 소상강을 들어가니 오산은 천첩이요, 초수넌 만중이라. 반죽으 젖는 눈물은 이비유한을 떨어있고, 창오산 이는 내는 황릉묘의 잠겼구나. 삼협의 잔나비는 자식 찾는 실픈 소리가 천객소인이 몇몇인거나. 눈물 씻고 있는 양은, 팔경 구경 다헌 후어 행선허랴고 맹견헐 제, 자하상 석유군으.8>
(진양조) 신을 끌어 나오더니 심청이를 부르는디, “저그 가는 심소제야! 니가 나를 모르리라. 나는 다른 사람 아니라, 창오산붕 상수절일하야 죽상지루를 내가멸이라. 요순 후 기천년으 지금은 어느 때냐? 오현금 남풍시를 이제까지 전허드냐? 지극한 네 효성을 위로코저 내 왔노라.” 홀연히 간 곳 없다. 어떠한 사람인지, “저그 가는 심소제야! 니가 나를 모르리라.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이주매주허던 석숭의 소애 녹주로다. 불칙헌 조왕 윤아, 이 무신 원술런거나. 누전갑사분운설허니 정시화비옥쇄시로다. 낙화유사타루인은 두 사람의 유한이라.” 또 어떤 사람인지, “저기 가는 심청아! 니가 나를 모르리라.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중모리) 진루명월 옥소성으 화선허던 농옥이라. 소사의 아내로서 태화산 이별 후의 승용비거 한이 되어서 옥소로 원을 풀어 곡종비거부지처허니 산하벽도춘자개라.”9>
3. 김록주(金綠珠, 1898~1928년) 심청가 유성기음반
(1) 심청가 중 중타령(1926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MC-0306
졔비標朝鮮레코-드 B160-B (沈淸歌) 중타령 金綠珠
이 김록주는 김해 출신으로서 장흥 출신 김록주(金綠珠, 1922~1997)와 동명이인이다. 김록주는 여러 유성기음반을 남겼는데 단가, 민요가 아닌 판소리로는 이 녹음이 지금까지 발견된 유일한 음원이다. 김록주가 요절하기 2년 전인 1926년에 녹음한 자료이다.10>
김록주가 29세 때 녹음한 것인데 매우 남성적인 창법을 구사하였고 동편제의 진수를 보여준다. 김록주의 심청가 중 <중타령> 녹음을 들어보면 송만갑 같은 성음인데 사설이나 소리제는 송만갑의 심청가 중 <중타령> 녹음과 일부 차이가 있다.
김록주의 심청가 중 <중타령>은 박록주가 남긴 녹음과 유사하다. 김록주와 박록주 모두 송만갑과 그 제자 김정문에게 판소리를 배운 바 있는데 심청가 중 <중타령>은 김록주와 박록주가 김정문한테 배운 것으로 녹음한 듯하다. 그렇다면 송만갑과 제자 김정문이 심청가 중 <중타령>을 다소 다르게 불렀던 것으로 보이는데 김정문은 이 소리를 녹음하지 않았다.
또 한가지 가능성으로 어쩌면 김록주나 박록주가 부른 심청가 중 <중타령>은 박기홍의 영향을 받은 소리인지 모른다. 박기홍이 김록주, 박록주 출신지인 경상도 지역에서 판소리를 많이 가르쳤고 김록주, 박록주가 남긴 단가 <소상팔경>, 심청가 중 <중타령>에서 박기홍 소리제 특징이 일부 발견되기 때문이다. 박록주는 박기홍한테 소리를 배운 적이 있고 김록주 또한 송만갑에게 사사하기 전에 송만갑 선배 박기홍에게 소리를 공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사설: (엇모리) 중 올라간다. 중 하나 올라간다. 저 중의 거동 보아라. 저 중의 호사 봐라. 굴갓 쓰고 장삼 입고 실띠 띠고 염주 목에 걸고 단주 팔에 걸고 소상반죽 열두 마디 용두 새금 철죽장 쇠고리 다 짓고 처저얼철 처얼철 흔덜 흔덜 흐늘거리고 올라가. 바람결으 장삼 소매는 펄렁펄렁, 흐늘거리고 올라가. 저 중의 거동 봐라. 청산은 암암허고 달빛은 잔잔헌디 설월이 돋아온다. 백양사 빗긴 길로 흔들흔들 흐늘거리고 올라가. 제 손수 염불 한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해를 가려 올라간다. 한 곳을 당도허니 풍편에 무슨 소리, 사람을 구하라거날 저 중이 깜짝 놀래어 뒤로 주춤 물러서며는 “허 이것 웬 소리. 이 울음이 웬 울음. 이 울음이 웬 울음. 마외역 저문 날으 하소대로 울고 가는 양태진의 울음이냐. 여호가 변하였구나. 날 호리랸 울음이냐. 이 울음이 웬 울음.” 그 곳을 찾어간다. 끼듯 끼웃 끼웃 호홈, “이 울음이 웬 울음.” 한 곳을 바라보니 어떠한 사람 하나 개천물에 들어서 거의 죽게가 되었거날 저 중의 급한 마음 구리백장사투를 얼른 애뚜룸이 들어 내던지고 행전 닷님 벗고 바지 가래를 다르르 말아 자감이 떡 붙이고 징검징검 징검징검 징검징검 징검징검 징검 등지고 개천 안을 들어가 심봉사 고추상투 애뚜리들 훨훨 닫어 개천물에 내다노니 전에 보던 심봉사라. “얼씨구 좋네.”
4. 박봉술(朴奉述, 1922~1989) 심청가 장시간음반
(1) 심청가 중 범피중류~화초타령(1960년대 초반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카세트테입(MC) 관리번호 MIMC-0317(이보형 소장 장시간음반의 복사본)
박봉술 판소리 심청가 중 <범피중류>~<화초타령> 녹음 수록
南道唱 판소리 沈淸傳 中에서 <瀟湘八景> 唱朴奉述 북:신쾨동
新世紀레코-드株式會社 SLN-10622, LN-50081~50082(10인치 1LP), 1960년대 초반 녹음 제작, 해설·가사지 1장 내장. 이 음반의 가사지에 기록된 ‘신쾨동’은 신쾌동의 오자임.
동편제 심청가 원형을 마지막 간직했던 박봉술 명창의 유일한 심청가 녹음집이다. 박봉술은 광복 이후에 동편제 심청가를 가장 먼저 녹음으로 남긴 명창으로서 이 신세기레코드회사 음반이 바로 그 녹음집이며 박봉술이 40여세에 취입한 것이다.
박봉술 명창은 제자들이 심청가를 가르쳐 달라고 하면 정권진 명창 심청가도 좋다고 그것을 배워 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박봉술 명창 심청가는 정통 동편제 소리로서 송만갑제이고 굉장히 중요한 가치가 있는데 무형문화재 보호를 받지 못했고 1989년 작고할 때 거의 홀로 보유하였으며 박봉술 명창 별세와 함께 전승이 끊어지고 말았다.
박봉술 명창은 판소리 다섯바탕에 두루 능했지만 적벽가만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다른 소리들은 제자들이 많이 배우지 않았고 그래서 특히 박봉술 명창의 심청가가 전승이 끊어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무형문화재 제도의 맹점 때문에 김여란 명창의 심청가, 정광수 명창의 흥보가 등이 전승이 끊어졌다.
박봉술은 심청가를 스승 송만갑, 부친 박만조, 친형 박봉채한테 배웠을 가능성이 있는데 박만조와 박봉채도 송만갑제를 구사한 이들이다. 본 녹음집은 박봉술 명창이 음주 후 녹음하여 목소리에 술 기운이 있으며 고수는 특이하게 거문고산조 명인 신쾌동이 맡았다. 지방에서 활동하던 박봉술 명창이 녹음 청탁을 받고 서울에서 취입을 하게 된 것이다. 이 때 박봉술 명창은 춘향가를 제외한 나머지 판소리 네 바탕 눈대목을 음반에 녹음했는데 박봉술 명창이 춘향가도 능했지만 신세기레코드회사에서 이미 여성 명창들의 소리로 창극 춘향전 음반을 냈기 때문에 박봉술 취입시 춘향가는 중복을 피해서 제외된 것이다. 신세기레코드회사는 당시 가장 큰 음반회사였고 국악 음반을 주도적으로 제작한 회사이고 남자 명창의 판소리 신보 음반이 없던 시절 박봉술이 유일하게 그렇게 네 바탕을 취입한 것이다. 그 만큼 박봉술은 판소리 여러 바탕에 두루 능한 당대 실력가였고 그렇게 판소리 다섯바탕을 고제로 다 할 수 있는 명창이 거의 없었다. 박봉술의 소리가 예술성은 뛰어났으나 대중적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 네 바탕 눈대목 음반은 많이 팔리지 않았고 그래서 오늘날 발견되는 중고 음반 수가 극히 적고 국악 가운데 아주 희귀한 명음반으로 꼽힌다. 가사 발음이 명확하고 옛 동편제 창법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 녹음집은 1960년대 초반 녹음으로서 박봉술 명창의 첫 취입 음반이다. 심청가 중 <범피중류>~<화초타령>이 담겨있는데 동편제의 대표적인 눈대목이 들어있다. 박봉술의 이 소리는 이선유 소리와 사설, 장단 구성, 창법이 다르고 보성소리와도 차이가 있다. 박봉술의 이 소리는 박록주 소리와 사설, 장단 구성, 창법이 비슷한데 물에 빠졌던 심청이가 꽃으로 인당수에 다시 떠오르는 진양조 부분은 다르다. 박봉술 심청가 녹음에서는 <뺑덕이네 심술타령>이 그 진양조 앞에 불려지는 것도 이색적이다. 이는 음반 녹음을 위한 구성시 대중성을 감안하여 그렇게 즉석 삽입하여 불렀을 가능성이 있다.
사설: (진양조) 범피중류 둥덩 둥덩 떠나간다. 망망헌 창해이며 탕탕헌 물결이로구나. 백빈주 갈마기는 홍요안으로 날아들고, 삼강의 기러기난 한수로 돌아든다. 요량헌 남은 소리 어적이 기련마는 곡종인불견으 수봉만 푸르렸다. 애내성중만고수난 날로 두고 이름이라. 장사를 지내가니 가태부는 간 곳이 없고, 멱라수를 바라보니 굴삼려 어복충혼 무량도 허시든가? 황학루를 당도허니 일모향관 하처시으 연파강산 사인수난 최호의 유적이라. 봉황대를 당도허니 삼산은 반락청천외요. 이수중분백로주난 이태백이 노든 디라. 적벽강을 그저 갈까. 소동파 노든 풍월 의구하여 있다마는 조맹덕 일세지웅은 이금으 안재재요. 월락오제 깊은 밤에 고소성에다 배를 매니 한산사 쇠북 소리는 객선으 ‘뎅뎅’ 떨어진다. 진회수를 건너갈 제 상녀는 부지 망국한허고 연롱한수 월롱사에 후정화만 푸르더라. 소상강을 돌아드니 악양루으 높은 집은 호상으 떠있거날 동남으로 바라보니 오산은 천첩, 초수는 만중. 상하청강이 푸르렸다. 삼협의 잔나비는 자식 찾는 슬픈 소리 천객소인은 몇몇이나 되든거나.
(중모리) 한 곳을 점점 당도허니 옥패 소리가 ‘쟁쟁쟁’ 나며 죽림 사이로 어떠한 두 부인이 선관을 쓰고 신을 끌어 나오더니, “저기 가는 심소제야! 니가 우리를 모르리라. 창오산붕 상수절일되야 죽상지루 내가 멸을 천추의 깊은 한을 하소 할 곳 없었더니 지극한 네의 효성 하례코저 내 왔노라. 요순후 기천년으 지금은 천자 어느 때며 오현금 남풍시를 이제까지 전하더냐. 수로 만리 먼먼 길을 조심하야서 다녀오너라.” 물결만 출렁 간 곳 없다. 이난 뉜고 허니 아황, 여영, 이비로다. “죽은지 수 천년으 내 눈에 와 보일진대 내가 죽을 징조로다. 배의 잠이 몇 잠이며 물의 잠이 몇 날이냐. 거으 사 오삭을 물과 같이 떠나가니, 금풍삽이 석기하고 옥우광이장영이라. 낙화는 여고목제비 하고 추수난 공장천일색이라. 왕발으 문장 되고 무변낙목 소소허고 부진양강 곤곤래를 두 개비를 읊은 후로 강안이 귤농허고 황금이 천편 노화 풍기허고 백설이 만점이라. 신포세우 지난 잎은 만강춘풍이 불었난디 외로울사 어선덜언 등불을 돋우달고 어가로만 화답을 허니 그도 또한 수심이라. 해반청산은 봉봉이 칼날이 되아 보이나니 수장이요. 일락장사 추색원허니 부지하처조상군고 송옥으 비추시가 이에서 더할소냐. 시전에 죽자 허니 선인덜이 수작을 허라고 살아 실려 가자 헌덜 고국이 모도 다 창망이라.
(자진모리) 한 곳을 당도허니 이난 곳 인당수라. 광풍이 대작하고 벽력이 나리난 듯, 오룡이 싸우난 듯, 대천바다 한가운데 노도 잃고 닻도 끊고 용총도 잃고 추도 빠질 듯, 바람 불어 물결 쳐 안개가 뒤섞어 잦아진 날으, 갈 길은 천리만리 남고 사면이 검어 우둑 정그러져 천지 적막허고 갈치는 떠 뱃전머리 땅탕, 경각으 위태하니 도사공 염려되아 황급 대겁하야 고사기게를 차리난디 섬쌀로 밥을 짓고 큰 돝 잡고 동우술로 삼색실과 오색탕수으 방위 갈라 채려 놓고 도사공이 북채를 양손으 갈라 쥐고,
(아니리) 고사를 하는디, 사해 용왕님이 감동하게 하난 고사이거든 오죽 잘할 리가 있겠느냐.
(빠른 중중모리) 북얼 ‘두리둥 둥둥둥둥 두리둥 둥둥둥둥 두리둥 둥둥’ 울리더니 고사를 헌다. “헌원씨 배를 무어 이제불통헌 연후에 후생이 본을 받아 다 각기 위업허니 막대한 공 아니며 하우씨 구년지수 배를 타고 다사렸고 오복의 정한 공수 구주로 돌아들제 배를 매고 기다렸고 공명의 탈조화는 동남대풍을 빌어 조조으 십만대병 주유로 화공허니 배 안이면 어찌 하며 임술지 추칠월 중위위지 소호하야 소동파 놀았고 지국총 어사와 계도난이 화정포는 경세우경년으 상고선이 그 아닌가.” ‘두리둥 두리둥 두리둥 둥둥둥 두리둥 두리둥둥’ 뚝 끊치더니 도사공이 심청을 물그러미 보더니마는, “인정은 박절허나 어쩔 수가 없구려. 여보 심낭자! 시간 늦어가니 어서 급히 물에 들라.” 심청이 기가 막혀 뻘떡 일어서더니마는, “여보시오 선인네들 동서남북은 어디며 도화동은 어디 만큼이나 있소.” 도사공이 손을 들어 가르치난디, “동은 여기요 남은 여기요 서는 여긴디 북은 여기라. 도화동은 저기 저기 운해만 자욱허고 매아지 구름이 담담 떠돌아 가는 디가 저가 도화동이요.” 심청이 기가 맥혀, “아이고 아버지! 심청은 죽사오니 아버지는 눈을 떠 천지만물을 보옵시고 좋은 데 장가 들어 생남 하야 불효여식 청이는 생각지 마옵소서.11>
(빠른 중중모리) 여보시오 선인네덜 내내 평안하옵시고 억십만금 퇴를 내여 고국으 가는 길에 이 물을 지내거든 나의 혼백 넋을 불러 물밥이나 하여 주오.” “글랑은 염려 말고 어서 급히 물에 들어라.” 심청이 기가 맥혀 뱃전을 잡고 벌렁벌렁 떠는 양은 사람 치고는 못볼래라. “내가 이게 웬일이냐. 부모를 위하야 일정지심 두 마음이 왜 있으리 염치도 없이.” 눈을 감고 초마폭을 무릅씨고 앞니를 와드득 갈며 바람 맞인 병신처럼 비틀 비틀 비틀 창해에 몸을 주어 만경창파 갈매기 격으로 떴다 물에가 풍, 버끔이 부그르르르르르르르르.
(아니리) 묘창해지 일속이라.
(진양조) 행호는 풍랑을 쫓고, 명월은 해문에가 잠겼더라. 영좌도 울고 이하도 울음을 울고 적군화장이 모도 다 울 적에, “아차차차 심소제야! 불쌍허구나 심소제야! 늙은 부친 눈 어두운 것이 평생으 한이 되야 이 죽엄을 당허는구나. 우리가 연년히 사람을 사다가 이 물에다가 제수를 허니 우리 후사가 잘 되겼느냐? 명년부텀언 이 장사를 그만두자. 닻 감어라 어그야 어기야 히여 헤야 어기야.” 술렁 술렁 남경으로 떠나간다.
(아니리) 일일은 옥황상제께옵서 사해 용왕께 분부허시되, “명일 오시 인당수에 출천대효 심청이가 빠질 것이니 인당수로 모셔두고 다시 영을 기달려라.” 사해 용왕이 영을 듣고 그 시를 기다리니 과연 옥 같은 낭자 물에 선연히 스르르르르르 내리거날 여러 선녀 붙들어 교자 위에다 앉히니 심청이 사양하되, “나는 진시 천민으로 어찌 용궁 교자를 타오리까?” 굳이 사양 마다허니 여러 선녀 여짜오되, “옥황상제 분부가 지엄하오니 만일 타시지 아니하오면 사해 용왕이 죄를 면치 못하겄네다.” 심청이 사양타 못하야 교자 위에 앉이니 여러 선녀 교자를 메고 수정궁을 들어가는디,
(엇모리) 우이도 장할시고, 우이도 장할시고 천상 선관 선녀덜이 심소제를 보랴 허고 좌우로 벌였난디 태을진 학을 타고 안기생 난 타. 구름 탄 적송자 사자 탄 갈선홍과 청어동자, 홍어동자 쌍쌍이 모셨다. 남악부인, 낙포선녀, 팔선녀 다 모일 제 고운 얼굴, 고운 패물, 향기가 이상허다. 수정궁을 들어가니 별유천지 세계라. 음식을 들였난디 세상 음식이 아니라 차하주, 천일주, 인표로 안주 놓고 맹모잔, 유리병에, 호박병 담고 한가운데 삼천 벽도를 덩그렇게 괴았다. 무비다 선미로다. 상제의 영이여든 거행이 오직 허리. 체번하야서 시위하며 유공불급 헐까. 조심히 객별터라.
(아니리) 그 때의 심효제는 수정궁에서 머무를 적에 그 때여 심봉사는 딸을 잃고 모진 목심 근근 부지로 지내날 적에 그 동네 사람덜이 심봉사 불쌩이 여겨서 아 그 첩을 하나 얻었는디 뺑파를 얻었든가 보더라. 이 년은 입을 가만히 뺑파는 두지 않고 밤낮 주야로 기냥 입을 놀려서 심봉사 살림을 바투기로 드는디 꼭 이렇게 바투겄다.
(자진모리) 쌀 퍼주고 떡 사먹고 베를 주고 고기 사서 이웃집에다 밥 붙이기, 잡곡일랑 돈을 사서 술집에 술받이와 동인다려 욕설하고 한밤중 울음 울고 정자 밑에 낮잠 자고 코 큰 총각 유인허고 빈대 백대 손에다 들고 보는 대로 담배 전고 부인 보면 내외하고 사내 보면은 빵긋 웃고 이리 가라면 저리 오고 저리 오라면 이리 가고 아이, 제반 악정은 다, 이 육실헐 년이 겸했든가 보더라.
(아니리) 한참 이리 심봉사 살림을 바툴 적에, 하로는 사해 용왕님이 에, 심소제에게 허는 말이, “심효제 원래 방년으 귀향이 가까우니 심효제를 빨리 세상으로 환송하라.” 분부를 해노니 백옥 교자를 등대하야 수정문 밖을 쑥 나서서 세상으로 나오기로 드는디 꼭 이렇게 나오겄다.
(진양조) 천지조화요 용왕의 신접이라. 바람이 분들 요동허며 비가 온들 흘러갈까. 오색 채운이 꽃봉오리가 어리여서 주야로 둥덩 떠있을 제 남경 갔던 선인들이 억십만금 퇴를 내야 고국으로 돌아올 적에 인당수를 당도하야 닻을 주어 배 머물어 심소제 혼을 불러 실픈 말로 위로를 허는구나. “넋이야. 넋이로구나. 홍북한을 지내가던 왕소군의 넋도 아니요. 공양미 삼백석으 어둔 눈을 띄우랴는 심소제의 넋이로구나. 제물을 물에다가 넣고서 한 곳을 바라보니 이상한 꽃봉이가 해상에가 둥둥 떠있거날 선인들이 고히 여겨 꽃을 싣고 고국으로 돌아올 적에 삼사색에 경안질 쌍호질에 뚝 떨어진 그도 또한 이상헌 일이로구나.
(아니리) 꽃을 싣고 고국으로 돌아와서 장사에 남은 제물을 다 같이 분재헐 적에 도사공은 어쩐 마음으로 재물은 다 마다하고 꽃봉 하나만 차지하야 제 집 후원 정원못에 단을 묻고 심었더니마는 향기 특출하고 오운이 영롱터라. 그 때여 송 천자님이 황후 붕하신 후 간택을 아니 허시고 화초를 사랑 삼아 황극전 뜰 앞으로 여기 저기 심었는디,
(중중모리) 화초도 많고 많다. 팔월 부용의 군자룡, 만당추수 홍련화, 암향부동 월황혼, 소식 전턴 한매화, 진시유량의 거후재넌 붉어 있다 복숭꽃, 월중천 행단계자 행문십리 계화꽃, 요염섬섬 옥지갑의 금분야도 봉선화, 구월구일 용산음, 소축신 국화꽃, 공자왕손 방수하의 부저헐손 모란화, 이화만지 불개문허니 장신궁중 배꽃이며, 칠십 제자 강론을 허니 향단춘풍의 살구꽃, 천태산 들어가니 양변 작약이요. 촉국한을 못이기여서 제혈허든 두견화, 원정부지 이별을 허니 옥창옥년의 앵도화, 요화, 노화, 계관화, 이화, 국화, 식견화, 황국, 백국, 시월 국화, 교화, 난화, 설중화, 행일화, 능수화, 백일홍, 영산홍, 차산홍, 외철쭉, 진달화, 난초, 파초, 강진행과 비파마향의 능금, 오미자, 치자, 감, 대초, 갖인 과목 칭칭 심었난디 벌, 나부, 새, 짐생들이 꽃을 보고서 좋아라고 두 쭉지 쩍 벌리고 지지거리고 논다.
5. 박록주(朴綠珠, 1905~1979) 심청가 유성기음반·릴테입
(1) 심청가 중 심봉사 자탄하는 데(1931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643
Columbia 40172-A(21187) 沈淸傳 沈奉事自嘆 朴綠珠 鼓韓成俊
박록주가 1931년에 콜럼비아에서 취입한 심청가 중 <심봉사 자탄하는 데>이다. 심청이가 장승상 부인을 만나러 간 후 심봉사가 딸을 기다리며 처량한 신세를 한탄하는 대목이다. 이 대목은 일제 때 크게 유행하여 유성기음반에 많이 취입되었다. 진양조에 계면조로 구슬프게 불린다.
<심봉사 자탄하는 데>는 이 뒤에 수록되어 있는 심청가 중 <중타령>과 함께 유성기음반 양면에 짝을 이루어 취입되었다. 이 대목은 박록주가 김정문이나 강창호 문하에서 배웠을 것이라 추측될 뿐 정확하게 누구에게 배웠는지는 알 길이 없다.
사설: (진양조) 배는 고파 등에 붙고 방은 추워 한기 들 제, 먼 데 절 쇠북을 치니 날 저문 줄 짐작허고 혼자 앉어 딸 부른다. “심청아 오느냐? 우리 딸 심청이는 응당 수이 오련마는 어이허여 못오는거나. 부인어그 잡히었나. 길에 오다 욕을 보느냐.” 새만 펄쩍 날어나도 심청인가 반기허고, 낙엽만 떨어져도 “심청이 오느냐.” 아무리 불러도 적막공산의 인적이 없었으니, “내가 분명 속았네. 아이고 내 신세야. 아이고 내 팔자야. 가난이야. 가난이야. 웬수년으 가난이야. 이놈으 신세가 어찌허여서 이런 거나.”
(2) 심청가 중 중타령(1931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643
Columbia 40172-B(21188) 沈淸傳 즁타령 朴綠珠 鼓韓成俊
박록주가 1931년에 콜럼비아에서 취입한 심청가 중 <중타령>이다. 심봉사가 장승상 부인을 만나러 간 심청을 기다리다가 답답하고 궁금하여 계속 기다리지 못하고 마중을 나갔다가 물에 빠지고 우연히 그 곳을 지나던 중이 심봉사를 구해주는 대목이다.
이 대목은 철종 때 명창 정창업의 더늠으로 알려져 있다. 이 녹음에서 박록주는 엇모리, 계면조에 메나리조를 가미해서 불렀다. 판소리에서 엇모리는 뜻밖의 인물이 등장할 때 쓰이는 장단으로서 여기에서는 중이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에 엇모리로 짜여진 것이다. 그리고 중이 메나리조로 되어 있는 염불을 하면서 올라가는 내용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메나리조를 가미해서 부른 것이다.
이 대목은 박록주가 송만갑이나 김정문 문하에서 배웠을 가능성이 있는데 정확하게 누구에게 배웠는지는 알 길이 없다. <중타령>은 흥보가에도 있는데 심청가 <중타령>과 음악 특징이 거의 같고 사설도 비슷하다. 심청가에서는 중이 올라가고 흥보가에서는 중이 내려오는 사설로 되어 있다. 박록주는 두가지 <중타령>을 모두 음반에 취입한 바 있다.
사설: (엇모리) 중 올라간다. 중 하나 올라간다. 저 중의 허리 보아라. 저 중의 호사 보아라. 굴갓 씌고 장삼 입고 염주 목에 걸고 단주 팔에 걸어 백저포 장삼으 진홍띠 띠고 소연당상 빈안금 겨우 떡 붙이고 우리벽통 머루장도 걸음으 뛰게 안에 차 흔들흔들 올라갈 제, 소상반주 열두 마디 용두 새김 육환장 채고리 길게 달아 철철철철 헌들헌들 허늘거리고 올라간다. 청산은 암암허고 설월이 돌아오는데 바람결어 장삼 소매가 마주 펄렁 흔들흔들 허널거리고 올라갈 제, 이 중이 워떤 중이요. 이 중이 워떤 중이요. 몽은사 화주승이 절을 중창허랴 허고 권선문 들어 매고 시줏집 찾어 다니다가 절 찾아가는 길이라. 흔들헌들 올라갈 제, 이렇듯 염불헐 때, 풍편에 무삼 소리 사람을 구하내는데, “이게 웬 소리냐. 허허 이 울음이 웬 울음. 허허 이 울음이 웬 울음. 마외역 저문 날에 하소대로 울고 가든 양태진의 울음이냐. 여우가 변화허야 날 호리랴는 울음이냐. 이 울음 소리 웬 울음.” 그 곳을 당도허니 어떠한 사람인지 개천물에 떨어져서 거의 죽게가 되았거날, 저 중으 급한 마음 굴갓을 벗어내야 피르르르릉 내떠리고, 장삼 채고리 백팔 염주 훨훨 벗어, 행전 닷님 버선 벗고, 바지 가래 도로롱 말아 자감이 떡 붙이고, 징검 징검 징검 징검.
(3) 심청가 중 심청 하직(1929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DAT-0253
Regal C171-A 沈淸傳 沈淸下直(上) 朴綠珠
Regal C171-B 沈淸傳 沈淸下直(下) 朴綠珠
박록주가 1929년에 콜럼비아에서 취입한 심청가 중 <심청 하직>이다. 이 대목은 “눈 어두운 백발 부친을 영결허고서~”로 시작되기 때문에 사설의 첫머리를 따서 <눈 어두운 백발 부친>이라 이르기도 한다.
부친 눈을 뜨게 하려는 심청이가 인당수로 죽으러 가기 전날 밤에 슬피 울고 날이 밝은 후 선인들이 심청을 데려가기 위해 찾아온 후 심청이가 사당에 들어가서 조상들에게 하직 인사를 하는 장면까지 녹음되었다.
본래는 매우 길게 불리는 대목인데 중요한 부분만 유성기음반 두 면에 압축해서 녹음했다. 진양조에 계면조, 동편제로 불린다. 동편제 심청가 녹음이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이 <심청 하직>은 박록주의 다른 심청가 소리와 함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 대목은 박록주가 김정문이나 강창호 문하에서 배웠을 가능성이 있는데 정확하게 누구에게 배웠는지는 알 길이 없다. 이동백, 오비취도 이 대목을 음반에 취입한 바 있는데 박록주가 녹음한 것과 사설, 곡조가 거의 같다.
사설: (진양조) 눈 어두운 백발 부친을 영결허고서 죽을 일과 사램이 세상으 나서 십오 세으 죽을 일이 정신이 막막허고 이리 허여도 뜻이 없고 저리 허여도 생각이 없구나. “아서라. 못쓰겄다. 내가 하루라도 살았을 적으 부친 의복을 허리라” 허고, 춘추 의복 상침 겹겉 박아 지어서 농이다가 넣고, 행선 날을 생각허니 하룻밤이 격한지라. 밤은 적적 삼경이 되고 은하수는 기울어진디, 부친의 목을 안고, “아이고 아버지, 날 볼 날이 며칠이나 되며 날 볼 밤이 몇 밤이오. 내가 철을 안 연후로 밥 빌기를 놓았더니마는, 내일부텀이라도 동네 걸인이 될 것이니 멸시인들 모도 다 오직헐까.”12> 천지가 사정이 없어 이윽고 닭이 ‘꼬끼요’ “닭아 닭아 닭아 우지를 마라. 반야진관으 맹상군이 아니로다. 니가 울면 날이 새고 날이 새면 내가 죽는구나. 나 죽기는 섧잖으나 불쌍하신 우리 모친을 어찌 잊고서 가잔말가.” 천지가 사정이 없어 어느새 동방이 훤허여 날이 점점 밝아 달아오니 어느새 선인이 문 밖으 중충굿허며, “오늘 행선하는 날이요.” 심청이 그 말 듣고 사당으 하직차로 들어가겨 후원으 돌아서서 사당 문을 가만히 열고 섰든 자리 거꾸러지더니 통곡으로 하직을 헌다. “불효여식 심청이는 애비의 눈 뜨기를 위하여서 남경 선인 뱃사공끄 삼백석에 몸이 팔려 오날 죽으러 가는 날이요. 일로 쫓아 선령향화 끊게 되니 불승영모허옵내다.” 울며 하직을 허고.
(4) 심청가 중 심청이 선인 따라가는 데(1929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041
Columbia 40099-B(20807) 沈淸傳 船人隨去 朴綠珠
박록주가 1929년에 콜럼비아에서 취입한 심청가 중 <심청이 선인 따라가는 데>이다. <심청이 선인 따라가는 데>는 심청이가 선인들을 따라 인당수로 죽으러 가면서 슬프게 탄식하는 대목이다. 중모리에 계면조, 동편제로 불린다.
이 대목은 이화중선, 오비취도 녹음한 바 있는데 박록주가 녹음한 것과 사설, 곡조가 거의 같다. 이 대목은 박록주가 송만갑이나 김정문 문하에서 배웠을 가능성이 있는데 정확하게 누구에게 배웠는지는 알 길이 없다.
사설: (중모리) 선인들을 따라간다. 끌리난 초매 자락을 거듬 거듬 걷어 안고, 비같이 흐르난 눈물은 옷깃이 모두 다 사모찼네. 흐트러진 머리털은 바람결에 나부끼고 엎더지며 자빠지며 천방으 지축으 따러갈 적으 건넌집을 바라보며, “이진사 댁 적은 아가, 작년 오월 단오일으 앵두 따고 노던 일을 행여 니가 잊었느냐? 너희는 모시고 잘 있거라. 나는 오날 우리 부친 이별허고 죽으러 가는 길이로다.” 동네 남녀노소 없이 눈이 붓게 모도 울고, 하나님이 아오신 배, 백일은 어디 가고 음운이 자욱허야 청산도 찡기린 듯, 간수난 오열허여, 휘늘어져 곱던 꽃이 이울고저 빛을 잃고, 청조난 실피 울어서 백반제송 허는구나. “묻노라 저 꾀꼬리, 뉘를 이별하였간데 환우성을 지지 울고, 뜻밖으 두견이는 피를 내여 설리 우니, 야월공산 어디 두고 진정제송단장성으 제 아무리 불여귀라 가지 우으 가 울건마는, 값을 받고 팔린 몸이 내가 어찌 돌아오리.”
(5) 심청가 중 범피중류(1929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DAT-0253
Regal C172-A(20790) 沈淸傳 泛彼中流(上) 朴綠珠
Regal C172-B(20791) 沈淸傳 泛彼中流(下) 朴綠珠
박록주가 1929년에 콜럼비아에서 취입한 심청가 중 <범피중류>로서 유성기음반 양면에 걸쳐서 길게 녹음했다. 심청가 중 <범피중류>는 부친 눈을 뜨게 하려는 효녀 심청이가 선인들에게 공양미 삼백석에 몸이 팔려서 인당수로 떠나가는 대목이다.
인당수로 가는 동안 펼쳐지는 장관은 진양조에 우조로 장엄하게 그려냈으며 중국 열녀들의 혼령이 나타나고 심청이가 슬퍼하는 대목은 중모리에 우조와 계면조를 섞어서 불렀다.
예전에는 이 대목을 심청가 중 <소상팔경>이라고도 했다. 이 대목은 일제 때 널리 유행한 소리이며 지금도 가장 많이 불리는 심청가 눈대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대목은 김창룡과 박록주가 특히 자주 불렀으며 이동백, 이선유, 이화중선, 김초향, 박봉술과 같은 명창들도 음반에 취입한 바 있다.
박록주의 <범피중류> 녹음은 힘있게 올려서 끊고 강하게 내려 치면서 소리를 맺는 동편제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박록주가 녹음한 <범피중류>는 이선유, 이동백, 송만갑, 박봉술의 것과 사설이나 음악 특징이 많이 비슷하다. 이 대목 역시 박록주가 송만갑이나 김정문 문하에서 배웠을 가능성이 있는데 정확하게 누구에게 배웠는지는 알 길이 없다.
사설: (진양조) 범피창파 둥둥 떠나가는디, 망망한 창해이며 탕탕한 물결이로구나. 백빈주 갈마기난 홍요안으로 날아들고, 삼강의 기러기난 한수로 돌아든다. 요량한 남은 소리 어적이 기였마는 곡종인불견으 수봉만 푸르렀구나. 애내성중만고수는 날로 두고 이름이라. 장사를 지내가니 가태부난 간 곳이 없고, 멱라수를 바라보니 굴삼려 어복충혼 무량도 하도던가. 황학루를 당도하니 일모향관 하처시요. 연파강상으 사인수난 최호의 유적이요. 봉황대를 당도허니 삼산은 반락청천외요. 이수중분백로주라. 이태백이가 노던 데요. 심양강을 돌아드니 백락천은 어디 가고 비파성도 끊어졌다.13> 적벽강을 그저 가랴. 소동파 노던 풍월 의구하야 있다마는 조맹덕 일세지웅 이금에 안재재요. 월락오제 깊은 밤어 고소성외 배를 매니 한산사 쇠북 치는 소리가 객선어 ‘뎅뎅’ 떨어진다. 삼협의 잔나비는 자식 찾는 실픈 소리 천객소인이 몇몇이나 되느냐.
(중모리) 한 곳을 가만히 당도허니, 어떠헌 사람이 나오는데, 선관을 높히 쓰고 자하상 석류군으 신을 끌어 나오더니, “저기 가는 심낭자야! 니가 우리를 모르리라. 나는 다른 사람 아니라 아황, 여영, 이비로다. 창오산붕 상수절일하야 죽상지루 내가 멸으 천추의 깊은 한을 하소할 곳 없었더니, 지극한 너의 효성 하례코저 나왔노라. 수로 천리 먼먼 길에 조심을 허여서 잘 가거라.” 홀연히 간 곳이 없거날, 서산을 당도허니 어떠한 사람이 나오는디 면여는 거룬이요 미간이 광활허야 가죽으로 몸을 싸고 눈을 감고 심청 불러, “저기 가는 심낭자야!”
(6) 심청가 중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는 데(1929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DAT-0251
Regal C144-A(20804) 沈淸傳 沈淸水祭(上) 朴綠珠
Regal C144-B(20805) 沈淸傳 沈淸水祭(下) 朴綠珠
박록주가 1929년에 콜럼비아에서 취입한 심청가 중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는 데>로서 유성기음반 양면에 걸쳐서 길게 녹음했다. 이 대목 역시 박록주가 송만갑이나 김정문 문하에서 배웠을 가능성이 있는데 정확하게 누구에게 배웠는지는 알 길이 없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당도하자 폭풍이 불어 오고 선인들은 허겁지겁 고사를 준비하고 도사공이 심청이를 용왕에게 제물로 바치며 고사 소리를 한다. 심청이는 고향을 향해 합장하며 한없이 눈물을 흘리고 인당수에 빠진다. 폭풍이 부는 장면부터 심청이가 물에 빠지는 장면까지는 자진모리-자진 중중모리, 계면조에 어정제를 가미해서 불렀고 심청이가 물에 들어간 후 고요해진 바다는 진양조에 평조로 그려냈다. 선인들이 물에 빠진 심청을 불쌍히 여기며 탄식하는 장면은 진양조에 계면조로 불린다. 박록주의 걸작 녹음 가운데 하나이다.
사설: (자진모리) 한 곳을 당도허니 이난 곧 인당수라. 바다으 뛰노니 어룡이 싸우난 듯, 벽력이 내리난 듯, 대천바다 한가운데 노도 잃고 닻도 지고 용총도 끊고 키도 빠지고 바람 불어 물결 쳐 안개가 뒤섞어 잦아진 날으, 갈 길은 천리 만리 남고 사면이 어둑 점그러져 천지 적막헌데, 이윽고 뱃머리 탕탕, 돛대 와지끈 부러져 경각간에 위태하니 도사공이 겁을 내어 섬쌀로 밥을 짓고 큰 돝 잡아 통채 삶아 기난 닷이 앉혀 놓고 심청을 목욕재계를 씻겨 정히 의복을 갈아 입혀 뱃전으 이만허게 앉혀 놓고 도사공이 북채를 손에다 들고 고사를 허는데,
(자진 중중모리) 북을 두리둥 둥둥둥둥 둥. “헌원씨 배를 모아 이제불통한 연후으 후생이 본을 받어 다 각기 위업하니 막내한 공 그 아닌가. 하우씨 구년지수 배를 타고 다사리고 오복의 정한 공기 구주로 돌아들고 오자서 고유할 제 노화로 건너주고 패성에 패한 장수 오강으로 돌아서니 배가 아니면 어이 허리. 지국총 어사화는 계탁란요하장포 오희월려채련주 경세우경년하니 상고선이 그 아닌가.” 북을 두리둥 둥둥둥둥. “우리 동무 스물네 명 상고를 위업하야 표박서남을 다니더니, 인당수 용왕님 인제수를 받삽기로 우리 곳 도화동 사는 십오세 처녀를 제수로 드리오니, 사해의 용왕님은 하위동심 하옵소서.” 북을 두리둥 둥둥둥. “심청이 시급하다. 물에 들라.” 심청이가 기가 맥혀, “여보시오 도사공 도화동이 어데요?” 도사공이 북채를 손에다 들고 도화동을 가르칠 적, “저그 저그 매기구름은 담담허고 운해는 자욱한 데가 도화동이오.”14> 심청이가 기가 맥혀 망비망곡으로, “아이고 아버지, 나는 죽소. 나는 죽어. 아버지는 눈을 떠 대명천지 보옵시고 착한 사람 구하여 아들 낳고 딸을 낳아 만수무강 허옵소서.” “심청이 시급하다. 어서 급히 물에 들라.” 심청이 그 말 듣고 벌떡 일어나더니 영채 좋은 눈을 감고 치매폭을 무릅씨고 뒤로 주춤주춤 창해에 몸을 주어 떴다 갈마기격으로 물에가 풍.
(진양조) 행화는 풍랑을 쫓고 명월은 해운으가 잠겼어라. 영좌도 울고 사공도 울고 역군 화장이 모두 다 울 적으, “아차아차아차 불쌍허구나. 당상의 백발 부친 평생의 품은 한을 죽기로써서 갚으랴 하고 저 죽음을 당허는구나. 우리가 연년이 사람을 사다가서 염장 속으다 쥑이고 가니 무신 후사가 있겠느냐. 명년부텀은 이 장사를 마자. 닻 감아라. 어기야 하아 어하하하 어허허.” 출렁출렁 떠난다.15>
(7) 심청가 중 곽씨부인 상여 나간 후~끝(1976년 녹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002~0003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카세트테입(MC) 관리번호 MIMC-0001(박재민 소장 릴테입의 복사본)
박록주 심청가(고수:이준식)
1976년 2월 박록주 자택 녹음. 심청가 중 곽씨부인 상여 나간 후~끝(약 115분) 수록.
이는 박록주가 1976년 2월 녹음한 판소리 심청가 중 <곽씨부인 상여 나간 후>부터 끝까지 수록되어 있는 2개의 릴테입으로서 총 115분 분량이다. 여기에서 고수는 이준식이다.
이것은 박록주가 보관하고 있다가 작고한 후에 박록주 남동생 박태술의 아들 박정환이 가지고 있었고 현재 박정환의 아들 박재민이 소장하고 있다.
이 릴테입의 존재는 노재명에 의해 처음 발견되어 학계에 보고되었다. 1994년 2월 20일 노재명이 강원도 원주시 학성1동 박재민 자택을 방문하여 실물을 확인하고 박재민이 노재명에게 복사 제공해 주었고 이로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노재명은 1994년 이 녹음 발견 당시부터 전승이 끊어진 박록주 심청가가 복원됐으면 하는 바램에서 박록주 계열의 소리꾼 채수정 등에게 본 녹음을 전달하였고 이 녹음의 존재 사실을 여러 지면에 알렸다.16>
그로부터 19년만인 2013년 11월 20일 오후 4시 한국문화의집(KOUS) 공연장에서 전인삼, 채수정 명창이 비로소 이 박록주 심청가 녹음을 연구하고 강도근 심청가를 일부 참고, 연습하여 복원 발표를 하게 되었다. 박록주 심청가 녹음 릴테입을 처음 발견했을 때 만큼이나 보람을 느끼고 무척 기쁘다.
노재명은 박록주 조카 박정환, 박록주 제자들을 면담하면서 박록주 심청가 릴테입 녹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녹음을 음반으로 제작하기 위해 찾아 나선 것인데 음반 제작은 지금까지 19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언젠가 음반으로 꼭 제작되기를 기원한다.
1994년 2월 20일 박재민의 증언에 의하면 이 릴테입은 서울 면목2동 155-37 박록주 자택 방안에서 녹음된 것이라고 한다. 이 2개의 릴테입 뒷표지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되어 있다.
심청가 前
1976年 二月 完
창·박록주
고수·이준식
심청가 후편
1976.2월 완
창·박록주
고수·이준식
이렇게 릴테입 2개에 심청가 전편과 후편이라고 명확하게 기록이 되어 있으므로 심청가 초입~<곽씨부인 영면하는 데> 부분의 녹음은 릴테입이 분실되고 없는 것이 아니고 본래 릴테입에 녹음되지 않았다고 하겠다.
이 심청가 앞부분은 아마도 박록주 명창이 1976년 녹음 당시 연로하고 배운지 세월이 많이 흐르고 심청가를 중년 이후 공연, 방송, 음반 활동을 많이 하지 않다 보니 잊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박록주의 심청가 초입부터 끝까지 완창 창본이 남게 된 것은 박록주가 젊었을 때부터 간직하고 있던 소리책이 있었던 것 같고 그 낡은 창본을 1976년 대대적으로 녹음 작업을 하면서 함께 깨끗하게 새로 옮겨 적어 정리해 놓은 듯하다.
박록주가 이 심청가 녹음 릴테입과 더불어서 심청가 사설을 정리한 창본을 남긴 것은 1976년 신정, 정재용이 붓글씨로 써주었다고 창본에 명시되어 있다. 이 박록주 심청가 창본은 박록주 작고 후 그 제자 박송희 명창이 소장하고 있는 것을 1996년 노재명이 확인하고 2004년 복사하여 [판소리 명창 창간호](경기 양평:국악음반박물관 판소리연구회, 2005년) 210~214쪽을 통해 학계에 보고하였고 채수정 엮음 [박록주·박송희 창본집](서울:민속원, 2010년)에 영인되었다. 1976년 박록주 심청가 녹음 릴테입의 사설은 이 창본을 참고하기 바란다.
상기에 제시된 박록주 인물 사진, 릴테입, 릴 녹음기가 바로 1976년 박록주 명창이 심청가를 녹음할 당시 모습, 그 때 남긴 릴테입과 그 녹음을 했던 기계로서 노재명이 1994년 2월 20일 박재민 자택에서 직접 복사, 촬영한 것이다.
이 릴테입 녹음기는 박록주 조카 박인환(박정환 남동생, 박재민의 작은아버지)이 1960년대 후반 월남 참전 당시 구입해서 박록주 명창에게 선물한 것 같다고 박재민은 말하였다.
박재민의 증언에 의하면 박록주가 1976년 이 심청가 릴테입 녹음을 남기고 1977년 앓아 누워 지내다가 1979년 작고하였다 한다.
이 녹음에서 고수를 맡은 이준식은 귀명창이자 아마추어 고수로서 박록주, 성우향 등의 판소리 녹음시 북반주를 한 적이 있다. 박재민의 말에 의하면 이준식은 대구 사람으로서 1975년에 45세 정도였고 ‘깜둥이 이씨 아저씨’란 별명으로 불렸고 한량북이었다고 한다.
역대 동편제 명창 가운데 박록주가 심청가 녹음을 가장 많이 남겼는데 특히 앓아 눕기 직전인 1976년 그가 집에서 마지막으로 녹음한 것이 바로 이 심청가였고 그 이유는 동편제 심청가가 녹음이 희귀하고 전승이 위태롭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스승이 가르쳐 준 소리를 기록으로 남기고 언젠가 누군가 맥을 이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사명감으로 남겼다고 할 수 있다. 국가 기관, 방송국, 음반회사, 무형문화재 제도, 학자, 제자 등 어느 누구도 보호하거나 기록해 주거나 공부해 물려받지 못한 것을 박록주 본인 스스로 개인이 자비를 들이고 귀명창들의 도움을 받아 녹음과 창본을 한 묶음으로 남긴 것은 그가 당시 생활고에 시달렸던 점을 감안하면 생의 마지막 순간 초인적이고 기적적으로 남긴 실로 거대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박록주는 심청가를 김정문, 강창호한테 익혔고 박기홍, 송만갑한테도 배웠을 가능성이 있다. 1976년 박록주 심청가 릴테입은 녹음을 들어보면 박록주의 여러 스승 중에서도 김정문한테 사사한 소리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박록주가 김정문한테 사사한 심청가는 송만갑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박록주가 김정문한테 흥보가를 배웠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데 심청가를 배웠다는 증언, 기록 등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노재명에 의해 다음과 같은 문헌 기록이 발견되어 심증으로만 추정해온, 박록주가 김정문한테 심청가를 공부했다는 사실이 최초로 학계에 밝혀지게 되었다.
1962년 4월 2일자 [동아일보] 4면 - 名唱名人(3) 판소리 朴綠珠
“金正文 先生에게서 興甫歌 沈淸歌를 이어받고”
그리고 박록주가 강창호한테 판소리 심청가를 배웠다는 다음과 같은 회고담이 실려있는 문헌 기록이 있다. 강창호는 판소리 명창 강장원, 강용환, 강남중, 가야금 명인 강태홍과 같은 집안 출신의 명창일 가능성이 있다.
1974년 1월 11일자 [한국일보] 4면 - 박록주, 나의 이력서(5)
“아버지는 ‘시골에 두어서는 도저히 안되겠어’ 하며 나를 大邱로 데리고 갔다. 나의 세 번째 소리 선생은 앞산 절에 머물고 있었다. 성함은 강창호란 분이었다.
60이 다 된 노인이었으나 체구가 탄탄했고 소리가 쨍쨍 했다. 명창으로 널리 이름이 알려지진 않았으나 소리는 퍽 잘하셨다. (중략)
나는 두달 동안 (강창호 명창한테) 심청가를 배웠다. 역시 시일이 짧아 다 배우지 못하고 沈淸이가 인당수에 빠지는 데까지만 익혔다. 선생은 심청가가 능했는데 특히 심봉사 흉내를 잘 내셨다.”
송만갑은 판소리 오바탕 중에 심청가는 소리를 들어보면 김창룡 가문의 중고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창룡의 조부는 진양조의 창시자 김성옥이며, 부친은 상궁접의 창시자 김정근이다. 정노식의 [조선창극사]에 의하면 김창룡의 조부 되는 김성옥이 송흥록, 송광록의 매부라 하므로 김창룡과 송만갑은 친척이 된다.(송만갑은 송광록의 손자)
중고제의 대표격인 김성옥 집안과 동편제의 대표격인 송흥록 집안 사이에 혼사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로 봐서 당시 관습상 양가 모두 무속 명가문이었을 것이라고 노재명은 추측한 바 있고17> 이후 송만갑 호적에 ‘무’(巫)라는 직업 기록이 발견되어 그런 점이 입증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중고제와 동편제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중고제는 비교적 동편제에 가깝다"고 한 [조선창극사]의 기록이 중고제와 동편제의 친밀한 관계를 나타내 주는 삽화라 하겠다.
1930년 11월 26일자 [매일신보]에 기록된 김창룡의 증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송광록은 김성옥의 고수로 활동했다. 진양조는 김성옥이 창시했고 송광록이 진양조로 범피중류를 지어 세상에 내놓아 진양조가 유명해졌다. 황호통, 최승학, 이동백은 김정근의 제자이다."
동편제의 시조 송흥록과 그 동생 송광록 모두 매부인 김성옥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송흥록이 김성옥을 자주 찾아갔다 하며, 김성옥은 이전에 없던 진양조를 만들어 송흥록을 놀라게 하였고, 김성옥의 고수 송광록은 당연히 중고제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송광록 명창은 본래 김성옥의 수행고수였고 대개 특정 명창의 수행고수 역할을 하다가 명창이 된 이는 수행고수 당시 명창의 소리를 많이 따르게 된다. 김성옥은 30여세에 일찍 병사하였기 때문에 송흥록과 동생 송광록의 소리를 받아들여 중고제를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정황으로 봐서 김성옥 중고제가 송흥록과 송광록의 동편제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여지며 그래서 송만갑 심청가에 김성옥-김정근-김창룡으로 전승된 중고제 가문의 특기였던 심청가의 특징이 나타난다고 판단된다. 김성옥의 가문에서 판소리가 거의 다 되다시피 하였다고 한 정노식의 말이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김성옥이 진양조를 창안하여 송흥록, 송광록 형제에게 영향을 준 기록이 있고 그 진양조를 가지고 송광록이 <범피중류> 작곡하였으며 이 <범피중류>가 동편제 심청가의 표목이라고 할 수 있다.
중고제, 동편제가 오래전에는 심청가 음악문화를 주도하였는데 박유전 등장 이후 서편제에 점차 밀려 일제시대를 기점으로 중고제, 동편제 심청가 공연, 음반 취입, 방송 활동이 주춤하였고 20세기 말에 와서는 완창 전승이 끊어지게 되었다.
송만갑제로 보이는 오태석 가야금병창 심청가도 동편제 심청가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좋은 참고가 된다. 송만갑, 오태석이 구사하는 소리는 이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낙안읍성 주변의 뾰족한 산세 모양과 닮았다. 사람은 대개 유년기에 자라면서 보고 듣는 주변 자연 환경, 해당 지역 사람들의 말투 영향을 받는다. 특히 송만갑과 그 제자 오태석은 다른 명창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낙안읍성 주변 산세와 닮은 날카로운 상성 위주로 질러 하늘을 찌를 듯한 창법을 구사했다. 송만갑과 오태석의 타고난 목구성도 그러한 창법이 가능하도록 뒷받침 되었다.
이러한 연유로 송우룡한테 배운 전라도 출신 송만갑, 경상도 출신 이선유가 서로 다른 점이 있다고 할 수 있고 송만갑-김정문으로 이어진 소리가 경상도 출신 박록주에 의해 전승되는 과정에서도 일부 변화가 있었다고 보여진다.
지금까지 송만갑 관련 동편제 심청가를 녹음이 발견된 옛 음원 위주로 살펴 보았다. 조학진 심청가는 송만갑 동편제와 다른 계열의 동편제 소리이다. 그래서 송만갑과 조학진은 모두 동편제로 심청가를 했지만 소리가 서로 많이 다르다. 조학진이 심청가를 스승 박기홍한테 배운 것인지는 정확히 알 길이 없다. 조학진 심청가 음원에 대해서는 지면 관계상 다음 기회에 분석, 발표하도록 하겠다.
전인삼, 채수정 명창의 박록주 심청가 녹음 복원 공연을 축하하며 앞으로 송만갑·이선유·김록주·박봉술 동편제 심청가, 조학진 동편제 심청가와 적벽가, 정춘풍-박기홍-박록주로 전승된 동편제 단가, 박록주가 정정렬한테 배운 서편제 춘향가, 박록주 적벽가 등도 복원되기를 기원해 본다.
본 논문에서 상세히 다루지 못한 조학진 동편제 심청가 등의 참고자료를 몇가지 아래에 사진과 함께 간략히 설명 글을 적으며 본고를 맺는다.
참고자료(1)
박록주 명창이 1934년에 녹음한 판소리 심청가 중 <범피중류> 유성기음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942
Kirin C185-A(K397) 沈淸傳 밤피중류 朴綠珠
참고자료(2)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사진자료. 1935년에 일본 폴리도르음반회사에서 녹음된 창극 ‘심청전’ 유성기음반 전집물의 가사지(Polydor 19241) 수록 사진.
1935년 판소리 4대 국창 음반 취입 기념 흑백사진. 본 사진 아래 왼쪽부터 차례로 조학진, 한성준, 이동백, 김창룡, 정정렬이고 위 왼쪽부터 차례로 임소향, 문련향의 모습이다.
1935년에 일본 폴리도르음반회사에서 녹음된 창극 유성기음반 전집물은 이 창극 ‘심청전’, 그리고 ‘화용도’(적벽가) 이렇게 2종이다.
1935년에 일본 폴리도르음반회사에서 녹음된 창극 ‘심청전’과 ‘화용도’(적벽가) 유성기음반 전집물 모두 이동백·김창룡·정정렬·조학진·임소향·문련향(창), 한성준(북)이 취입하였다.
이동백, 송만갑, 김창환, 김창룡, 정정렬 같은 근대 5명창이 모두 생존해 있을 당시인 1935년에 녹음된 음반인데 본 가사지에 ‘4대 국창’이라고 표현한 것은 매우 주목되는 기록이다. 여기에서 ‘4대 국창’이라 함은 이동백, 김창룡, 정정렬, 조학진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본 사진의 배경으로 봐서는 일본 폴리도르음반회사 녹음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며 1935년 일본 폴리도르음반회사에서 창극 ‘심청전’ 유성기음반 전집물 녹음을 마친 직후에 촬영된 것이라 하겠다.
이 창극 ‘심청전’ 유성기음반 전집물에서 조학진 명창의 동편제 심청가를 들을 수 있는데 조학진은 이 전집에 <심청 인당수>, <심낭자 용궁행> 등의 걸작 녹음을 남겼다.
참고자료(3)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자료. 1935년 이동백·김창룡·정정렬·조학진·임소향·문련향 명창의 창극 ‘심청전’ 전집 재발매 유성기음반(Polydor X-599~620, 고수:한성준) 케이스.
* 본 논문에 수록된 사진자료 제공: 국악음반박물관·박재민·박명언.
* 음원 제공: 국악음반박물관·이보형·박재민·이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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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창 송만갑 판소리’ 음반 해설서](국악음반박물관·사단법인 동편제판소리보존회 제작 NCM-091128, 1CD, 2009년 11월 28일 유성기음반 복각 제작. 음원·자료 제공:국악음반박물관, 해설서 글:노재명) 9번 수록곡-심청가 중 <심청모 행상가>(1913년 녹음).
2> [‘국창 송만갑 판소리’ 음반 해설서](국악음반박물관·사단법인 동편제판소리보존회 제작 NCM-091128, 1CD, 2009년 11월 28일 유성기음반 복각 제작. 음원·자료 제공:국악음반박물관, 해설서 글:노재명) 7번 수록곡-심청가 중 <심봉사 자탄>(1913년 녹음).
3> [‘국창 송만갑 판소리’ 음반 해설서](국악음반박물관·사단법인 동편제판소리보존회 제작 NCM-091128, 1CD, 2009년 11월 28일 유성기음반 복각 제작. 음원·자료 제공:국악음반박물관, 해설서 글:노재명) 8번 수록곡-심청가 중 <심봉사가 심청이를 안고 귀여워하는 데>(1913년 녹음).
4>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6) 이선유 판소리(고수:한성준)’ 음반 해설서](노재명 고증·기획·해설·사설 채록,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6, 1CD, 1995년) 7번 수록곡-심청가 중 <곽씨 부인 품팔이>(1931년 녹음).
5> 노재명 글, “김창룡과 중고제 판소리”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2) 판소리 명창 김창룡·그 손녀 김차돈' 음반 해설서](노재명 고증·기획·해설·사설 채록,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2, 1CD, 1995년) 1~8쪽.
6>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6) 이선유 판소리(고수:한성준)’ 음반 해설서](노재명 고증·기획·해설·사설 채록,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6, 1CD, 1995년) 8번 수록곡-심청가 중 <심청이가 장승상 부인 찾아가는 데>(1930년 녹음).
7> 노재명 글, “심청가 중 <범피중류>(송광록제)”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2) 판소리 명창 김창룡·그 손녀 김차돈' 음반 해설서](노재명 고증·기획·해설·사설 채록,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2, 1CD, 1995년) 24~26쪽.
8> 유성기음반 앞면(Regal C181-A) 녹음 끝.
9>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6) 이선유 판소리(고수:한성준)’ 음반 해설서](노재명 고증·기획·해설·사설 채록,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6, 1CD, 1995년) 9번 수록곡-심청가 중 <소상팔경>(1930년 녹음).
10> 노재명 저서 [판소리 음반 사전](서울:이즈뮤직, 2000년)
11> 장시간음반 앞면(新世紀레코-드株式會社 SLN-10622, LN-50081) 녹음 끝.
12> 유성기음반 앞면(Regal C171-A) 녹음 끝.
13> 유성기음반 앞면(Regal C172-A) 녹음 끝.
14> 유성기음반 앞면(Regal C144-A) 녹음 끝.
15>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8) 박록주 판소리’ 음반 해설서](노재명 고증·기획·해설·사설 채록,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8, 2CD, 1996년).
16> 노재명 저서 [판소리 음반 사전](서울:이즈뮤직, 2000년) 등.
17> 노재명 글, “김창룡과 중고제 판소리”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2) 판소리 명창 김창룡·그 손녀 김차돈' 음반 해설서](노재명 고증·기획·해설·사설 채록,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2, 1CD, 1995년)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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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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