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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고 자랑스러운 소리꾼, 고수들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어느 지자체에서 민속악 관련 기념관 건립을 수 년째 추진 중인데, 한 업체가 찾아와 간곡히 자료 요청을 해서 도왔는데, 인테리어 업체로 선정된 후로는 우리 박물관을 하청처럼 지시하기에 손을 뗐다.
최근 그 업체한테 다시 연락이 왔다. 자료가 없다고 도와 달라며.
한 지자체 시의원이 "해당 지역 명창 공연기록이 국악음반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우리 고장 인물을 기록한 역사가 다른 지역에 소장돼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시의회에 말한 것이 보도됐다.
우리 박물관이 수집, 소장 중인 게 잘못인 것처럼.
단 1명 뽑는 세칭 최고 명문대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판소리 학생이 졸업 후 국악으로 취업이 안돼 각고의 노력 끝에 언론사에 취직하고, 어렵게 박사학위를 취득한 중년의 국악학자는 살 길이 막막하여 인도로 정처없이 떠난다고 한다.
근래에 만난 한 저명한 원로 국악학자는 국악계에 들어온 것이 후회된다고 한다.
수 십년간 단념하지 않고 부채 딱 펴고 무대에 서계시는 소리꾼, 북통 앞에 꼿꼿하게 앉아계신 고수들 모습만 보고 있어도 그 세월과 정신, 의지, 고마움, 자랑스러움이 한없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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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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