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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사진 설명: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사진자료.
2012년 6월 28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국악방송 스튜디오에서. 판소리 인간문화재 성창순 명창 모습.
국악방송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프로그램(방송 진행:노재명) 판소리 인간문화재 성창순 명창 편 장면.
정응민제 판소리 심청가 중 <심청이가 선인을 따라 인당수에 죽으러 가는 데>(소리:성창순) 모습.
김영철류 철현금산조 다스름-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철현금:성창순) 장면.
살풀이 구음(소리·장고:성창순) 모습.
성창순 명창(좌측)과 국악음반박물관장 노재명 대담 방송 장면.
* 2012.6.28.13:00~18:00.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국악방송 스튜디오에서 노재명이 성창순 명창을 인터뷰하고 2012.7.22.18:00~19:30.국악FM방송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진행:노재명)에 방송된 내용 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2013.9.3 정리/국악음반박물관 인터넷 홈페이지 명인실에 발표)
판소리 인간문화재 성창순 명창 증언 내용
대담ㆍ채록/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안녕하십니까. 노재명입니다. 판소리는 민속악 분야의 대표적인 성악으로 꼽힙니다. 민중 속에서 태어나 발전한 음악인데요 나중에는 왕실을 비롯해서 사대부들이 더욱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어전 명창이라는 말도 생겨났구요 판소리는 그에 걸맞는 품격을 갖춘 소리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매우 장중하면서도 기품이 있는 판소리를 구사하는 이 시대 국창,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인 성창순 명창 방송 편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국악방송국에서 성창순 명창 모시고 90분 동안 방송 함께 하겠습니다. 성창순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성창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노재명: 예, 요즘 병원을 왕래하시는 것으로 말씀을 들었는데요 건강이 어떠신지요?
성창순: 예, 약을 많이 먹습니다.
노재명: 예.
성창순: 노력을 해야지요. 나이가 나이인지라. 노력합니다 지금 건강에 대해서.
노재명: 특별히 지금 많이 심각하진 않으시구요?
성창순: 네, 그런 것은 없습니다.
노재명: 예, 다행입니다 선생님.
성창순: 네.
노재명: 국악 이야기만 여쭤 보드래도 이 90분이 모자랄 것 같은데 생년은 몇 년도.
성창순: 34년.
노재명: 1934년 생이시구요. 예명은 따로 안쓰시구요.
성창순: 없어요. 소정(素汀), 호는 있어요. 글을 내가 쪼끔 써서 흴 ‘소’자, 물가 ‘정’자 소정이라고 했지요.
노재명: 예, 그러면 그 아호는 어느 분께서 지어 주셨나요?
성창순: 저 우전(雨田) 선생님이라고 신 호자 열자. 신호열(辛鎬烈) 선생님이 지어 주셨어요. 그러니까 그 호가 김소희 선생님의 ‘소’자, 흴 ‘소’자를 떼고 그러셨다고 그래요. 김소희 선생님 호가 만정이거든요. 물가 ‘정’자 끝으리 것을 띠어 가지고 그렇게 해도 모든 것에 저한테 맞다고 그러시드라구요. 그래서 소정 이름으로 지어 주셨네요.
노재명: 그리고 그 우전 선생님께 이제 서예도 배우셨구요.
성창순: 예, 그 어른이 한학자이시니까 참 유명하신 분이지요. 우선 이제 소리 내용이 전부가 한문이잖아요 한시고. 그러니까 한문을 배우자니 그 저 중국의 천단기천이라는 그 책 내용을 공부를 하면서 글씨를 썼어요. 한문을 써야 뭐 머리 속에 들어가죠. 그래서 필력이 또 있다 해 가지고 신인 문예상에서 특선을 했어요. 긍개 배운지 6개월만에 했는 것 같네요. 이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재주를 인정을 허시면서 “국전에 한번 나가볼래?” 그러시드라구요. 그래서 나는 얼마나 큰 뭐신지도 몰르고 선생님 하라는 대로 인자 그렇게 아침에는 먹 갈아 가지고 선생님 댁에 가서 책첩 받아 가지고 그렇게 참 재미있게. 그러니까 선생님은 국악 생활에 니가 어떻게 이걸 공부를 하고 싶었었냐고 기특허게 생각하시면서 너무 너무 참 사랑을 받었습니다 그 선생님이. 그래서 참 어렵고 무섭고 그랬죠. 그랬었도 좌우간 배움이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는 걸 가로 늦게 학과 공부를 고만 중단했기 때민에. 그래서 참 행복하게 공부를 그 때 했어요. 그래서 입선을 68년도하고 70년도에 하고 두 번 입선을 했네요.
노재명: 네, 가르쳐 주신 그 신호열 선생님께서는 이제 국악도 좋아하시고.
성창순: 아주 선비 중에도 선비셨죠. 국악 좋아하고 멋이 있는 어른이고 옛날 어른들은 표시는 안내도 그냥 온몸에서 묻어나요. 그러셨어요.
노재명: 그래서 아마 만정 김소희 선생님께서도 그러한 서화를 즐겨서 하셨고.
성창순: 네, 그랬죠.
노재명: 아마 그 은사님 영향도 많이 받으신 것 같구요.
성창순: 그럼요. 그러문요.
노재명: 또 손재주가 좋으셨던 것 같습니다.
성창순: 예, 하하.
노재명: 예, 부친 되시는 성원목 선생님께서는 1912년 무렵에 태어나셔 가지고 판소리 명창, 창극, 고수 활동을 이렇게.
성창순: 네, 근데 우리 아버님이 연극을 처음에 시작을 하셨는가 보데요. 그래 갖고 연극을 하면서 하면은 창극에 소리를 해야 되잖아요. 근데 아버님은 목이 나빴대요. 근데 인자 왜 그 아버지 활동허신 것을 제가 모르냐면은 아버님이 늦게 장가를 가셨대요. 그래 갖고 우리 형제들이 늦게 태어난 거에요. 그래서 아버지 활동을 잘 몰라요. 그래서 인자 한승호씨도 이제 돌아가셨지요. 그 말을 해줄 수 있는 분은 그런 분들인데 한애순 선생님도 광주에 계신, 그 어른도 그렇게 뭐 건강이 좋지 않은 것 같고 그래서 잘 듣지를 못했어요 아버지 그 활동에 대해서는. 그래 그냥 이 소리를 못하게 했죠. 그 때 시절에만 해도 너무, 그리고 형제들도 그 막 별로 환영 안했고 그랬죠.
노재명: 네, 그래서 인제 국악 한다고 했을 때 집안의 반대가 심하셨구요.
성창순: 그랬죠 인제 아버지는 너무 그 세계를 아시니깐 더 못하게 말렸고 우리 어머니는 그래도 좀 깨치셨던 것 같애요. 지가 노력하면은 무엇이 될지 모르는데 거 굳이 시집만 보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지가 하고 싶은 거 하게 좀 승낙해 달라고 그냥 어머니가 얼마나 참 고생하셨어요 정신적으로. 그 동네가 근데 제 사는 동네가 전부 다 국악인들만 사는 동네였었어요. 광주 금남로였었어요.
노재명: 아예, 광주에서요.
성창순: 네, 그 때 그 동네가 앞집에도 소리가 나고 옆집, 옆집. 뒷집만 아니었었고 그런 분위기에서 항시 좋은 줄만 알지 뭣인지는 몰랐지만은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듣고 자란 거죠.
노재명: 예, 그래서 그 영향을 받아서 아마 자연스럽게 국악을 하게 된 것 같다.
성창순: 예, 그래서 나중에는 그냥 학과 공부하기 싫어 가지고 그 쪼끔, 약간 끼가 있었든 것 같애요. 흐흐 외할머니께서 말씀해 주신 걸 들어보면은 연극 같은 거 보면은 막 젓가락만 봐도 벽에 가서 뚜들고 그랬대요 그 흉을 낸다고. 또 발레를 보면은 꼭 꼬두발 딛고 다니면서 이렇게 흉을 낸다고 그러고 쪼끔 맹랑했던 거 같애요 애기 때.
노재명: 그러면 그 국악에 이제 본격적으로 입문하신 나이는 몇 살 때쯤에 하셨나요?
성창순: 아, 그러니까 아버지 모르게 15, 16살 그 때 그쯤 될 거에요 15살 정도.
노재명: 네.
성창순: 그래 갖고 나중에 들통이 나서 인제 또 붙들려서 와서 이제 밥 안먹고 울고 불고 하니까 결국은 아버지가 지, 졌죠. 지고 그냥 내 자식 아니라고 이제 이렇게. 그러고 어머니, 아버지 싸우신 걸 봐서 알어요. 그런데도 그렇게 고집을 부리고 할라고 했었나 몰라요.
노재명: 뭐가 그렇게 국악이 좋으셨을까요?
성창순: 긍개 뭣이 뭣인지 모르지. 몰르는데 그니까 조기 교육이라는 말이 그 말이 아조 실감나는 일이라니까요. 그냥 아침에 눈만 뜨문은 소리가 나고 가야금 소리두 나고 그런 거.
노재명: 예, 그 부친께서는 김봉학 명창, 그 분한테 판소리를 공부하셨다 그렇게 기록이 되어 있는데요.
성창순: 오.
노재명: 부친께서 소리하시는 것은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성창순: 목이 나쁘니까 그 몰, 몰랐어요.
노재명: 예.
성창순: 그 연극 할 때 뭐 그 놀보 역할이라든가 나 애기 때 이제 학교 다닐 때 그 인자 공연하신 것얼 보면은 그랬든 거 같구. 저 신관 사또 역할, 뭐 그런 거, 그러신 거 같고. 그 저 박후성씨라구 연극 잘하고 그 분도 고인이 되셨습니다만 절 보고 아버지 목이 안나온 걸 소원 풀었다고 인자 이러면서 날 보고 칭찬을 해주고 인제 그런 일이 있습니다만. 목이 경장히 나쁘셨든 거 같애요.
노재명: 네, 부친께서 창극 활동을 하셔서 국악인들 많이 집에도 놀러 오시구요.
성창순: 그렇죠. 그러고 인자 정남희씨라구 그러던가.
노재명: 가야금 하시는.
성창순: 그 저 월북하는, 응 저 가야금. 그런 분이라든가, 오태석씨라든가, 소리하는 저 김연수 선생이라든가, 또 임방울 선생이라든가 이런 분들이 다 형님이라고 그러고 뭐. 박동실씨, 한애순씨, 김소희 선생, 그 공부했던 그런 분들, 그 인자 형님 동생하고. 애기 때 심부름 가면 큰아버지 집이라고 그러고 형제 같이 이렇게 사셨든 거 같더라구요.
노재명: 그리고 이제 판소리 인간문화재 한승호씨.
성창순: 예, 한승호씨, 한갑득씨.
노재명: 그리고 아쟁.
성창순: 한일섭씨.
노재명: 네, 그런 분들이 부친의 영향을 많이 받으신 후배님들이 되시겠죠.
성창순: 예, 그렇게 되겄지요.
노재명: 특히 한일섭씨 같은 경우는 친척간이시구요.
성창순: 예, 저 양자로 왔어요. 외가가 아들이 없어요. 그래서 삼춘이라구 아이고 그 냥반두 너무 너무 재주가 아까워. 너무 머리 좋고 못하는 것이 없어요. 연극에, 연극도 잘하시고 작곡도 잘하고 전부 <동백꽃타령>이다 뭐이다 민요, 신민요덜얼 거의 다 하다시피 했고 아쟁을 그렇게 잘 타고 정말 참 깜짝 놀랠 참 좋은 분덜이 결국은 모다 병환으로.
노재명: 예, 그러면 그 한일섭 명인께서는 성창순 선생님의 외삼촌 되시구요.
성창순: 그렇죠. 예.
노재명: 그러면 15, 16살 때 국악에 본격적으로 입문하신 것은 어디서 어느 분한테 배우기 시작하셨을까요?
성창순: 배운 것이 아니고 조선창극단을 들어갔는데 들통이 나서 인자 잡혀 왔고 그 뒤로 김연수 선생님이 단체를 만들어서 흥행을 하러 다녔을 때 거기를. 그러고 중간에 박후성씨가 만들은 거기도 조끔 다녔고 그렁개 그 때는 인자 주연 역할이 아니고 어리니까 장화홍련전의 단심이 같은 거, 춘향전의 향단이 같은 거, 뭐 그랬을 거에요.
노재명: 그러면 맨 첫 번째 은사님, 스승은 누구라고 볼 수가 있을까요?
성창순: 어, 우리 동네 거 북동에서 공기남.
노재명: 아, 월북하신.
성창순: 월북하신, 예.
노재명: 판소리 명창 공기남씨요.
성창순: 예, 예, 예. 그 으른한테 어머니가 인자 공부를 시켜 볼라고 본격적으로 어머니가 나를 데리고 가서 인제 무엇을 시켜 보았든가 보죠. 그랬드니 인자 그러구는 나는 나왔는데 어머니허구 말씀 대화 중에 쟤는 소질 없으니까 그냥 시집 보내라구 이렇게 된 거에요.
노재명: 아이고 예.
성창순: 그니깐 얼마나 어린 마음에 충격이 컸겄어요. 증말로 그냥 참, 참 송곳니를 갈았지. 아직 해보지도 않앴는데 소질 없다고 저런 소리를 하는지 정말로 그냥 종일 울었지요 그 소리 듣고. 그래서 더 마음이 굳었든 거 같애요.
노재명: 그 말씀이 아마 선생님이 성격이 화통하시니까 이렇게 솔직하게 말씀하시지만 평생에 이렇게 응어리가 됐던.
성창순: 그렇지요.
노재명: 막 이를 악물게 했던.
성창순: 그럼요.
노재명: 아마 추억이신 거 같습니다.
성창순: 그럼요.
노재명: 네, 그래서 이제 공기남 선생님한테는 잠깐 배우시구서.
성창순: 단가 하나 허고 창극단에 들어갈라문 소리를 해야 허니까 단가 하나 허고 그 저 심청가의 유언 대목, 진양 하나 허고 그 두 대목을 갖고 창극단에 들어간 셈이죠.
노재명: 예, 그러니까 공기남씨가 월북하기 직전에 아마 40년대쯤에 아마 배우신 것 같습니다.
성창순: 예, 그랬을 거에요.
노재명: 예, 그러구 이제 공기남 선생님한테 배우시구 나서 그 다음 스승님은 또 누구실까요?
성창순: 그리고 김연수 선생님.
노재명: 동초 김연수 명창님이요.
성창순: 예, 예. 근데 인자 그 배우는 과정이 정말 옛 어른덜은 참 지혜가 있으시구 교육두 그렇게 빤듯허게 해주실 수가 없어요. 왜 그냐하면 첫날은 한 사람이 공부하는 목소리가 들렸고 그도 그냥 흘려 보냈고 그 이튿날 두 사람 목소리가 들리드라구요. 그래서 보니깐 모다 다 고인 됐네요. 처음에는 박옥진이가 했고 그 이튿날은 오정숙이가 “왼갖 생각~” 그 정정렬 바디로.
노재명: 그 <이별가>요.
성창순: 예, 그 춘향가를 배운 때고 그래 갖고 인제 3일만에 가만두라고 인제 그러신 거에요, 알고 찾아 오두록. 그래 가지구 3일만에, 근데 내가 제일 빠져요. 그 때에는 오정숙이가 명창이었어요. 그 막간으로 연극 하고 나면 거 막 내리고 앞에 가서 그 뭐, 어깨를 위에 얹고 헌 것이 <사랑가>를 했든 거 같애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렇게 참 소리를 잘했어요. 그 어른들이 하는 거 다 듣고 헝개 정말로 오정숙씨만 해도 애기 때 참 고생허고 아버지 등에서 참 컸어요. 그렇게 음, 했다가 인자 정말 죽마고우 친구지요. 박옥진이도 그 때 결혼하기 전인데 키도 가는 먼저 크고 지금 김성녀가 딸이네요. 그 때 애기 뱄을 때에 얼마나 흉을 보고 막 그랬, 흐하하 지금 생각허니 어이가 없네요.
노재명: 예, 지금 중앙대학교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녀씨 모친.
성창순: 예, 큰딸이지요. 모친 얘깁니다. 네. 참 그렇게 모두 일찍 갈 것 같으문 쪼금 빨리 옛날 얘기하면서 한번이라도 만나볼 걸 시간에 쫓겨 가지고 아휴 정말 참.
노재명: 네, 그러면은 그 분들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다 친구로.
성창순: 그렇지요. 죽마고우 친구는 세 사람밖에 없었어요.
노재명: 네, 오정숙씨는 동초 김연수 명창의 수제자신데.
성창순: 그 공부허게 된 동기가 나 땀에 한 거에요.
노재명: 아, 그러셨어요.
성창순: 긍개 “소리, 판소리 배우는 거는 친구 자네 땀새 시작을 했네” 그렇게 얘기를 헌 것얼 내가 들어서 인제 알고 박옥진씨는 그냥 완전히 그 사람은 인물도 예쁘고 연기도 좋고 형제들이 많이 있지요, 성녀 지 형제들이. 그래서 지금도 “이모! 이모!” 그래요. 애기 때 이모라고 해 놓으니까.
노재명: 그 박옥진씨는 이제 국극 세계에서 아주 여왕으로.
성창순: 아, 그랬지요. 아조 화려했지요. 예.
노재명: 네, 그러시구요. 그러면 동초 김연수 명창께는 어떤 소리 배우셨을까요?
성창순: 그니까 “왼갖 생각~” 그 춘향가를 배왔죠.
노재명: 예, 춘향가를.
성창순: 그러문요. 애기 때 인제 그것만 하구는 그 뒤로는 안하고 그러고는 인자 단체 생활을 하면서 그래도 그 춘향가를 제법 배웠던 것 같애요. 긍개 그거를 광주에 또 공.
노재명: 공대일씨요.
성창순: 공대일씨!
노재명: 예.
성창순: 그 어른이 “김연수 선생한테 배운 춘향가럴 가리켜 도라. 나는 박동실 선생의 그 심청가럴 가리켜 주마.” 이렇게 된 거에요. 그래 갖고 그 어느 한 대목을 아마 그랬을 거에요.
노재명: 아, 공대일씨한테 배우셨어요?
성창순: 예. 공대일 선생한테 그 심청가, 거 물에 빠진 대목 아마 그럴 거에요.
노재명: 예, 인당수에 빠지는 대목.
성창순: 예.
노재명: 배우셨구요.
성창순: 예, 예.
노재명: 광주에서는 공대일씨가 많은 제자들을 양성하신 것으로.
성창순: 그랬지요.
노재명: 알려져 있습니다.
성창순: 정말로 참 고생도 많이 허시고 그렇게 정확허고 이를테면 고지식하고 정직헌 분이 없었어요.
노재명: 예, 양심적이시고.
성창순: 아, 그럼요. 그니깐 없는 것이 죄지 거 참 고생 많이 허셨네요 정말. 인제 그러고는 김소희 선생님한테. 그러고 인자 소리가 싫어져 가지고 중간에 아이 이거 안허고 싶다 이래 가지고 가야금을 좀 했고 거문고럴 그 때 인자 막 해산되고 단체덜이 모도 슬 자리가 단원덜이 없을 때에요. 그 때가 50년대 자유당 때, 그 무렵에 다 모도 뻐그러졌을 때에요 그 때. 그래 인자 부산으로 내가 친구 따라서 가서 팀이 돼서 그렇게 불려 대니고 그렇게 아르바이트럴 했어요.
노재명: 그리고 장영찬씨한테는 혹시 어떤.
성창순: 단가, 단가 하나 저, 저 <적벽부>라는 단가 하나 배운 것 같네요.
노재명: “임술지~” 하는 단가요.
성창순: 예, 예, 예. 많이 불렀지요.
노재명: 그러면은 혹시 고거 가능하시면 기억 나시는 만큼 잠시 부탁을 드릴 수 있을까요?
성창순: 예, 예, 괜찮애요.
(성창순 단가 <적벽부> 창, 중모리, 무릎 장단) “임술지(壬戌之) 추칠월(秋七月) 기망(旣望)으 적벽강(赤壁江) 배를 띄어 임기소지(任其所之) 노닐 적으 청풍(淸風)은 서래(西來)”
성창순: 이렇게 나가죠.
노재명: 예.
성창순: 알지요. 많이 배웠고 모도 좋아해요 그 단가럴 모도.
노재명: 예, 이 단가가 정정렬 명창이.
성창순: 에서 나왔을 겁니다.
노재명: 작곡하셨다고 이렇게 알려져 있는 그런 유명한 서편제 단가가 되겠습니다.
성창순: 예, 그렇습니다.
노재명: 장영찬 선생님 이렇게 말씀 나누다 보니까 그 생각이 나는데 예전에 세종상, 그 성창순 선생님께서 수상하실 때.
성창순: 그랬죠. 아휴 그 68년도.
노재명: 예, 그 장영찬씨, 한애순씨, 김준섭씨
성창순: 예.
노재명: 이렇게 나오셔 가지고 그 때 성창순 선생님께서 1등.
성창순: 그렇지요.
노재명: 하셨지요.
성창순: 예. 그 때 한참 소리를 막 잘했을 때그든요. 그랬으니까 내가 1등을 했지요.
노재명: 그 때 선배 되시는 김준섭씨, 장영찬씨, 한애순씨.
성창순: 으으음, 한애순씨나, 김준섭씨는 그 때 인자 건강이 나뻐서 그랬을 때에요. 그래 인자 그런 분덜이 막 자존심 상허지요. 까마득한 사람이 올라오니까. 그래서 한승호씨는 그냥 기권해 버렸다니까요. 그 때 참 서울에서 처음 그 세종상을 만들었을 때네요.
노재명: 그래서 그 쟁쟁한 선배들을.
성창순: 흐허하하 그러니깐.
노재명: 어떻게 경쟁이 붙으셨는데요.
성창순: 앞의 전망을 보고 줬겠죠.
노재명: 그렇게 1등을 하셨던 영광스러운 기억이 되겠습니다.
성창순: 예, 예.
노재명: 그러면은 이제 공대일씨한테 광주에서 소리를 배우시다가 서울 오신 것은 몇 살 때신가요?
성창순: 20살, 21살 때 부산에서 김원술씨라고 계셔요.
노재명: 예. 판소리 명고수.
성창순: 아조 멋쟁이, 예. 그 어른이 국악협회장도 허시고 소리도 배왔다고 근데 영락없이 거 흉도 내고 허신 분넨데 그 분이 국악인덜얼 아끼는 마음은 누구 못지 않하게 컸어요. 저 사람이 성공얼 할 수 있겄다 허면은 뒷바라지라도 해서 참 키울라고 하는 그런 참 고마운 그런 마음을 갖고 계신 분이거든요. 긍개 그 냥반이 “내가 뒷바라지해 줄 테니까 서울 올라가서 본격적으로 공부 좀 하시요.” 날 보고 막 그래요. 그래서 뭐 이제 20이 넘었는데 뭘 그러고 저러고 해. 그러고서 이제 마음이 늙은 거야. 그냥 그 때 인자 슬 자리도 없고 국악인이라고 뭐 대접 받을 수도 없고 뭐, 뭐 아조 그랬었어요. 긍개 소리는 그냥 안하고 악기로만 했제. “에이 소리 고만해야지. 뭐, 대접도 안하는데” 그렇게 포기럴 헌 거요. 그러고 있을 때 인자 그 김원술씨가 부산에 오시게 되어 가지고 저한테 그래요, 올라오시라고. 서울 가서 계셔야 헐 분이 여가 있다고 안된다고. 그래서 충동질을 헌 거지요, 얼른 말을 허자먼. 그렇게 올라와서 박초월 선생님이 어느 그 저, 법관 허셨던 어른이 판소리럴 그렇게 좋아허신다고 어느 자리를 만들어 가지고 제자들을 좀 데리고 오라고 했는데 인자 내가 거기럴 끼게 됐는데 그 때 인자 소리는 죽은 한농선이, 또 박봉선이, 성우향이, 세 사람이고 다 내 또래잖아요. 나는 인제 소리는 안하고 거문고를 탔을 때거든요. 그 때 거문고럴 아주 잘 탔어요. 그래 저를 먼저, 제일 먼저 거문고산조럴 시키더라구요. 그래서 경장히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너무 너무 거 자존심이 상해서 역시 그, 소리가 제일이구나.
노재명: 예전에는 실력별로 이렇게 순서를 매겨서 했으니까요.
성창순: 그렇죠, 그렇죠. 그니까 나는 아예 악기럴 헌 사람으로 치고, 속에서 부글부글 끌어서 살 수가 없는 거에요. 그 이튿날 당장에 양단 저고리에 한감 딱 떠 가지고 김소희 선생님 찾어 갔지요.
노재명: 아, 예.
성창순: 그래 가지고 선생님 저 공부헐랍니다. 그래 갖고 거문고 내땡겨 버리고는 소리럴 그 때부터 인자 막 시작얼 해서 심청가 그 또 인제 뭐 흥보가도 배우고 정말로 그런 명창이 없어요 정말.
노재명: 그래서 서울 올라오시게 된 계기가 김원술씨, 권유하셔 가지고.
성창순: 그렇죠. 그런 영향이 있었지 싶으네요.
노재명: 그리고 서울에 오셔 가지고 거문고를 처음에 하실 때는 김난주씨한테 처음, 맨처음에 배우셨나요?
성창순: 그렇지요. 김난주, 부산에 계신 분. 인제 한갑득 선생님의 수제자라구 그러시두만.
노재명: 그리고 나중에 한갑득 선생님한테 서울에서도 배우셨구요.
성창순: 그니까 서울에 와서 그 짧은 산조럴 배왔어요. 너무 참 이뻐허시구 좋아 가지구, 인자 약주를 좋아하시니까 딱 주안상 딱 봐서 놔놓고 인제 드시게 하고 아 그냥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셔.
노재명: 그리고 그 때 원옥화씨한테 강태홍류 가야금산조를 배우신 거구요.
성창순: 예, 그렇죠. 아주 가락두 좋을뿐더러 그 바디가.
노재명: 그러고 김영철씨한테 또 철현금을 배우셨는데요.
성창순: 부산서 배웠지요.
노재명: 아, 부산에서 배우신 거구요.
성창순: 예.
노재명: 김영철 선생님, 줄타기 인간문화재셨는데요 그 분한테 철현금을 배우셨는데 철현금은 하와이안 기타를 한국식으로 좀 개조를 해 가지고.
성창순: 처음에 그 어른이 키타럴 가지고 줄을, 산조 줄을 맞춰서 연구를 허시면서 이 저, 저 구르무곽인가 뭐 그런 거 있어요. 그걸로, 술대는 만년필, 그, 그걸로 허면서 그 청얼 맞추고 그래 가지고 그걸 연구럴 해서 산조럴 만드셨는데 그 악기를 김영철 선생님이 만드셨어요. 키타 파는 그 악기점에 가 가지고.
노재명: 예, 그러면 제가 그 성창순 선생님의 일대기 책에도 보면은 이 철현금 연주하시는 사진이 나와있고 그런데 아쉽게도 음반이나 방송에서 거의 한번도 공개가 안됐습니다. 그래서 오늘 철현금산조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성창순: 그런데 안타 가지구 거, 흉이 안될라나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노재명: 예, 그 점을 좀 감안하셔서 청취자 여러분들께서 판소리 인간문화재신데 오늘 특별히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이 철현금산조를 연주를 해주시겠습니다. 장고 장단은 제자 되시는 정주리씨께서 맡아 주시겠습니다.
2012.6.28.13:00~18:00.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국악방송 스튜디오. 김영철류 철현금산조 다스름-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철현금:성창순, 장고:정주리) 녹음.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오늘은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국악방송국에서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예능보유자인 성창순 명창 방송 편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예, 방금 그 성창순 명창의 김영철류 철현금산조를 들어봤는데요 소리가 기가 막히게 좋습니다, 선생님.
성창순: 흐흐흐흠 근데 그 좀 더 잘 탈 수가 있었는데 요즘 통 손 못댔거든요. 그래서 쪼끔 엉성헌 것 같네요. 흐하하하하.
노재명: 예, 지금 그 엄지 손가락이 이렇게 멍드셔 가지고.
성창순: 예, 어제 다쳤어요.
노재명: 굉장히 상태가 안좋으신데도 즉석에서 부탁을 드렸는데 연주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성창순: 예, 감사합니다.
노재명: 마치 그 기타줄에 판소리가 흐르는 듯한 굉장히 깊이 있고 소리가 아주 신비한 듯한 그런 소리가 납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악기도 배우시고 두루 섭렵을 하셨는데요 특히 그 철현금산조. 거문고하고 철현금을 좋아하셨던 것 같습니다 성창순 선생님께서.
성창순: 네.
노재명: 그래서 철현금을 생각하시면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성창순: 그니깐 거문고넌 웅장하고 어른스럽고 또 가야금언 여성스러운 것 같으면서도 매력이 있는 악기고 철현금언 그냥 이 마음을 쥐어 짜요. 기냥 표현을 다 해버려 이 산조가. 그니까 가야금에 있는 가락, 거문고에 있는 가락, 그것이 다 들어있어요 이 철현금 속에. 제가 실은 그랬거든요. 그냥 철현금은 내가 좋아서 배왔든 거니까, 세상에 꼭 알리고 이거 이것 보덤은 내가 귀중허게 생각허고 안잊어 버리고 그저 나만 좋아해야지 기냥 이랬는데, 오늘 좀, 마음이 좀 바뀌네요. 달리 생각이 됩니다. 김영철 선생님이 지금 저 세상에서도 듣고 계실 겁니다. 너무 아끼어 주셨고 빨리 잘 받으니까. 그니까 아무래도 제자 욕심이 있으시고 근데 제가 생존시에 잘 못했어요. 내가 내 일이 바쁘니까 언제 한번 차분히 뵙지도 못허고 죄스러운 마음도 지금도 갖고 있고 그래서 이거를 해야 되겠습니다. 할랍니다.
노재명: 예, 감사합니다. 그 끊임 없는 공부 욕심, 노력, 참 감탄스럽습니다.
성창순: 흐허하하하하. 고맙습니다.
노재명: 예, 그렇게 인제 그 선생님께서 판소리에 처음에 좀 환멸을 느끼셨다가.
성창순: 많이 느꼈지요, 75년도에 특히.
노재명: 거문고로 가셨다가 다시 판소리로, 그 오기. 또 공부 욕심과 끈기로 이렇게 결국에는 명창이 되셨는데요.
성창순: 긍개 대접두 없고 특히 정말 보성 공부를 갔는데도 애기덜이 보고 기생 쩌그 간다 이렇게 내 귀에 들어와 가지고 음, 아이고 이거. 그러고 인자 막 어설프잖허게 하니깐 나를 쥐뜯구 이러나 부다. 그냥 없는 말만 맨들어서 사람 막 괴롭히고 그래서 정말 75년도에 안해 볼라 그랬어요. 했다가 안해 불라고 며칠이 지났는데 취입이 들어왔어요, 레코드 취입이. 운명적으로 헐 수밖에 없구나, 그러고 다시 시작헌 것이 긍개 모든 걸 다 내버리고. 그런 고초가 없을 수가 있겠냐, 쩝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겁니다.
노재명: 그렇게 해서 성창순 선생님 일대기 책에 보면은 책 제목이 ‘자네는 도둑인이다’ 이런 이제 표현을 하신 명창 분이 계십니다.
성창순: 흐흐흐흐흐흐.
노재명: 그런 말씀을 해주신 은사님은 누구신가요?
성창순: 박록주 선생님이요.
노재명: 아, 춘미 박록주 명창께서.
성창순: 긍개 그 삼막사에 백일 공부 들어갔을 때 어느 대목에 우조를 하시는데 도저히 그 흉이 안돼요. 안되드라구요. 선생님 한번만 더 해주세요. 아무 말씀이 없드니 이 양반이 안경 쓰셨거든요, 눈이 하나가 그러셔서. 그냥 눈치를 이렇게 허시면서 “니가 소리 도둑년 아니가!” 경상도시거든요. 그래서 인자 그 책을 쓸 때 그 말을 쓰는 게 재밌겄다 그래 가지고 소리 도둑년이라고 그렇게. 참 무궁무진허신 분이고 좌우간 여류로, 다 떨어놓고 최고의 명창이에요. 깨끗허고 정직허시면서 티 하나 묻지 않게 정말 참 곱게 사셨던 분이에요. 소리 음도 처음에는 남자 같애 가지고 별로 그렇게 매력을 못느꼈는데 배와 볼수록 이 흥보가는 성음으로 허기 때민에 더 어려와요. 막 기교를 부리고 그런 게 아니에요 흥보가는. 그래서 참 특이해서 우리 애들한테 가르킬 땍에는 이건 성음으루 허니까, 그러니까 더 어렵다고 지기덜도 참. 그래서 지금 11월 달에 흥보가 완창얼 애덜 데리고 발표할 겁니다 보성서.
노재명: 아, 올해 11월에 전라남도 보성에서 흥보가 발표회를 하시구요.
성창순: 예.
노재명: 그 때 안양 삼막사 백일 공부가 판소리계에서는 아주 전설적인 그런 백일 공부로 회고가 되고 있습니다.
성창순: 예, 흐하하.
노재명: 그 때 한농선씨도 같이.
성창순: 그랬지요. 그 때 한농선씨가 보성 공부 들어갈 땍에 왜 나는 안데리고 갔냐고 그냥 얼마나 나럴 진천을 하던지. 그래서 요, 요번에넌 저 삼막사 백일 공부 들어가는데 당신 들어가, 안들어가 하니까 내가 왜 안들어가냐고. 그래 가지고 들어가서 백일 공부를 하는데 서울이 그리워서 못견디고 결국은 먼저 내려가고 나는 저 백일도 못채왔다고 왔다고 그 말 안들을라고 고생이 돼도 안가고 그러고 박록주 선생님도 그 때 환갑이셨어요. 내려가시고 육십 하나셨던가벼 그 때. 그래 갖고 우리들이 내려가 갖고 환갑 새드리고 그랬네요.
노재명: 그래서 그 때 그 안양 삼막사에서 백일 공부하실 때 성창순 선생님하고 한농선씨 이렇게 찍으신 사진을 보면은 공부에 너무 열중하시다 보니까 아주 그 때 다 미인 그런 명창들이신데 머리가 이렇게 산발머리에 옷차람이 아주 남루한 그런 상태로 이렇게.
성창순: 흐하하하하하하. 그렇죠. 그 뭐냐 적삼에다가 통초마 해서 그렇게 입고 뭐 그런 것이 뭐 문제가 안됐고 요는 그러자 거, 고시 공부하는 학생덜이 같이 좀 얘기도 허고 밥도 같이 좀 먹고 싶고 하는데 그냥 말도 못붙이게 하고 이러니까 소리 듣기 싫으니깐 저 사람덜 내보내라고 막 그냥 얼마나 막 데모를 하고 그랬다니까요.
노재명: 하하하하하하하. 그러셨어요? 예, 그래서 지금은 산공부를 해도 한 보름, 뭐 한달 이렇게 짧게 하는데요 예전에 이렇게 백일 공부하셨다는 거는 굉장히 큰 공분데요 그 당시 백일 공부를 어떤 방식으로 하셨는지 좀 회고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성창순: 그렁깨 그 땍에 삼막사가 이 쪽 서울대 있는 데로 가는 데는 삼십리를 그냥 평범하게 걸어서 이렇게 올라갔는데 그 안양에서는 석산이에요. 가팔러요 그냥 넘어질 정도로. 긍개 그리 가면은 음, 삼십리는 아니고 한 이십리 쪼끔 정도. 그렇게 인자 박록주 선생님은 사람 한나 사 가지고 업고 올라가고. 그 선생님이 스물한살 때 거기를 정정렬 선생 모시고 공부럴 들어갔는데 그렇게 밑에도 절이 있었지만은 자꾸 바깥에 이제 나간다고 시내 나가니까 그 못나오게 할라고 깊숙이 들어가신 절이 삼막사 절이었어요. 그래서 인자 그렇게 걸어서 모시고 들어갔지요. 긍개 방이 이렇게 차례차례로 있는데 선생님 방, 그리고 우리, 이렇게 좌우간 그 저, 공부를 시작을 하면서 칠성당이 상당히 거리가 있어요. 보니깐 할아버지도 산신제를 모실라고 공들이러 오신 어른이 계시고 아주 유식한 할아버지였었어요. 그러니까 내가 모르는 거 있으문 인자 가서 뜻이 뭣이냐고 <천자 뒷풀이> 같은 데, 그 할아버지한테 여쭤 보면은 일러주문은 그냥 쓰고 그렇게 참. 그러니까 박록주 선생님이 너네 소리 공부하러 왔제 뭐 글 공부 왔나. 치아라 그러고 막 야단 치고 그러신 일이 있고 그러네요.
노재명: 네.
성창순: 그런 분이 계신가 하면 또 할머니는 칠성당에 또 공을 들이러 오신 할머니였어요. 그 할머니가 인자 나는 혼자서는 무서우니까 나를 깨워 달라고 허면은 문 앞에서 ‘똑! 똑!’ 이래도 제가 알아들어요. 그니까 한농선씨하고 같이 자지만은 몰라. 그러문 나 혼자서 나와 가지고 할머니 혼자서 정화수 떠 가지고 가서 인제 막 빌면서 좌우간 건강만 지켜 주시면 노력은 제가 허겠습니다. 그러고서 그렇게 간절히 빌었든 게 아무 탈 없이 그 학생덜허구도 입씨름 없이 그 사람덜이 먼저 나갔어 결국은. 그래 갖고 참 멋지게 백일 공부를 마쳤네요.
노재명: 그러면 그 안양 삼막사에서 백일 공부하실 때 박록주 선생님한테 그 흥보가를 집중적으로 배우신 거지요?
성창순: 네. 흥보가는 이렇게 짧아요. 짧게도 하고 짧게, 짧게 이렇게 해서 참 학생덜, 어린 애덜 가리키기는 아주 좋아요. 좋고 근데 인자 그 음이 “대장군방 벌목허고, 삼살방에~” 그, 저, 흥보가 처음 머리 그, 저, 심술 하는 데 있잖아요. 긍깨 “대장군방~” 이것이 안쉬어요. 쉽지 않애요. 그냥 “대장군방~” 이게 아니고 “대장군방 벌목~” 이게 능청능청 허잖아요. 근데 그 선생님은 속에 알맹이가 들어있어요. 음이 달라요. “대장~” “아니다. 다시 해라!” 그거를 몇 번얼 해도 그 흉을 못내겠더라구요. 가사 그거 한나만 찝는다 하드래도. 긍개 그렇게 깊이 있게 공부럴 하셨더라구요. 근데 그 어른이 공부할 땍에 좌우간 그 돌을 이고 했답니다. 요 고개를 흔들면은 쌍스럽다고 그 아버지가 머리에다가 돌 이고 벽에다가 등을 이렇게 기대고, 긍개 “뼈가 붓드라!” 그렇게 말씀을 허셔요.
노재명: 아이고, 네.
성창순: 그랬다고 인자 그런 말씀, 공부 그렇게 참 독허게 하셨단 말씀을 그 쪽에서 듣고 긍깨 그 인격을, 당신 몸에 다 나와요 그 성품이.
노재명: 그래서 말씀해 주신대로 박록주 선생님께서 물 흐르듯이 말 하듯이 하는데도 그 안에 뼈가 있고 공력이 있다.
성창순: 아이구, 아으 그럼요. 그 내용이 다 있어요.
노재명: 네, 그런 말씀해 주셨구요. 그래서 그 박록주 선생님한테 배우신 흥보가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눈대목 어떤 소리를 좋아하십니까?
성창순: 그니깐 제비 후리는 데 있잖아요. “제비 몰러 나간다. 제비를 후리러 나간다~” 요런 음이 쉽지 않거든요. 긍개 그런 데가 그냥 분명해요, 그 음 색깔이.
노재명: 예, 그 덜렁제로 하는 그 대목이요.
성창순: 예, 예.
노재명: 그러면 그렇게 고생해서 백일 동안 배우셨는데요 흥보가 가운데 청취자 여러분들한테 짤막한 한 대목 좀 여기서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성창순: 뭐 저, 셋째 박 타던가 그런 대목.
노재명: 네.
성창순: “또 한 통을 들여 놓고 이렇게 시르렁 실건 톱질 으흐어흐어허 시리렁~” 요런 거 타루 같은 것얼 참 몽글몽글하게 그렇게 하셨다니까요. 그러고 “이 박 속에 나오는 보화는 김제 만경~” 요런 것도. “김제 만~” 이게 아니고 “김제 만경~” 내용이 있지요. “오배미 뜰을 억십만금을 주고 사자.”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오늘은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예능보유자인 성창순 명창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예, 그렇게 이제 서울에서 만정 김소희 선생님, 또 춘미 박록주 명창한테 심청가, 흥보가 이렇게 두루 배우셨구요 보성의 그 정응민 명창한테 소리 배우신 것은 언제쯤이신가요?
성창순: 그 때 63년도에 성우향씨하고 같이. 인제 어느 날 김소희 선생님이, 그 때 공부허고 있을 땐데 정권진 선생님이 오셨어요. 정응민 선생님의 아드님 되시지요. 그랬는데 그 선생님이 훌륭한 선생님이니까 나한테는 나중에 배우고 수궁가를 좀 배우자. 그러셔서 그게 인연이 돼서 때는 이 때다 하구는 언제 간다구 이제 약속을 어느 날짜에 했는데 그 때 막 겨울인데 섣달 스물 여드렛날이었어요 음력으로. 그래 갖고 그냥 눈이 무릎 위에까지 올라와서 리어카에다가 거, 쇠가 막 큰 거에 사철 옷을 집어 넣고 이불하고 이러니까 짐이 상당히 많지요. 긍개 못가 가지고 지게에다 짊어지고 우리가 거, 뒤에 따라서 이제 보성을 들어갔는데 할아버지가 병환으로 모다 가족덜이 다 모였드라구요. 유언 같이 그런 것얼 한다고 그래서 큰 일 났더라구요. 공부할려고 들어갔는데 그래서 나는 그냥 정권진 선생 계시니깐 그렇게만 생각을 했는데, 할아버지가 공부하러 왔습니다 했더니 다시 회생이 되신, 되신 거에요.
노재명: 네.
성창순: 그래 가지고 참 제가 인자 법을 좀 어겼지요. 냄비에다가 주사 바늘 끓여 가지고 이제 이렇게 저, 숨 가쁜 거, 천식이 이렇게 있어서 인자 그 천식을 가라앉히는 그런 약이었던 거 같애요. 긍개 이제 너무 말르셔서 이렇게 손으로 붙들어야 이렇게 잡어야 바늘이 들어갈 정도로 그렇게 말르셨었어요. 그렇게 인자 병환을 해드리면서 공부를 어렵게 했어요 정말.
노재명: 그러면 1963년에 들어가셔 가지고 기간은.
성창순: 64년에 나왔죠.
노재명: 예, 한 1년 정도 배우셨구요.
성창순: 예, 예. 그러고 인자 우향씨허고도, 선생님이 어려우니까, 뜰이 높아요 집이. 옛, 옛 집이라. 별호가 성우향씨가 우렁이에요. “우렁!” 그러면 “어이!”
노재명: 하하하하하하.
성창순: 가까이 서로 이렇게 그, 저, 담 하나밲에 없었으니까 내가 방을 하나 얻어서 자취한 집하고 선생님 집하고 그래 인제 오라 해 갖고는 만나서 이제 장터 가서 우동 한 그릇씩 먹세. 소주 한잔 먹고 오세. 그러고 인제 가서 대체 누구나 보면 그거 흉 보니까 두꺼운 그 소주잔이 아니고 물잔이에요. 그 두껍게 생긴 찻잔이 있었네요. 거기다 소주 한잔씩 다 먹고 우동이 어찌도 그렇게도 맛있었을까 몰라요. 못잊어요 지금도.
노재명: 하하하하하하. 예.
성창순: 그래 먹고 그런, 그렇게 참, 참 못잊어요. 그래도 저는 지금 생각해 보면 공부할 때가 제일 행복했다 이렇게 생각이 들어요.
노재명: 그래서 지금 판소리계에서 그 보성의 정응민 명창 하면은 고향에 은거하셔 가지고 젊은 제자 분들을 많이 양성하셔 가지고 오늘날에 아주 기품이 있고 그 고제 판소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신 아주 그 전설적인 명창이자 훌륭한 그런 판소리 지도해 주신 분으로 회고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 정응민 명창이 이렇게 소리를 가르쳐 주시고 나면은 제자 분들이 그 선생님 집 주변에 전부 흩어져서 하루 종일 소리를 연마했던 그런 회고 말씀 많이 하시는데요. 거기가 전라남도 보성군 회천면 도강재.
성창순: 도강마을.
노재명: 예, 그 동네 분들이 워낙 이 정응민 명창이나 제자 분들이 소리를 많이 하니까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제 다 귀명창들이시구요.
성창순: 귀명창, 아, 처음에는 저는 그랬어요. 공부 들어갈 땍에 전부 다 선생인 줄 알았다니까요.
노재명: 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성창순: 전부 추임새허며 요 북 치는 거며. 긍개 그 시커먼이 그, 저, 중후 적삼 입고 막 쟁기질하고 막 이래서 흙 투성이로 볼 때는 저 사람들이 정말로 머슴 같이 보였지 그랬거든요. 근데 딱 저녁 참이 되면은 무명 옷이라도 풀 빳빳허니 다려 가지고 깨끗허니 해서 조끼 입고 딱 오면은 그런 한량이 없어요.
노재명: 예.
성창순: 정말 선생인 줄 알았다니까요. 그렇게 참.
노재명: 그래서 그 보성에는 지금도 박유전 명창, 정응민 명창의, 그 계보의 유적지가 잘 보존이 되어 있구요. 또 성창순 선생님의 건물도 보성에 이렇게 지어져서 군에서 잘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성창순: 네.
노재명: 그리고 이제 보성 서편제 소리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죠. 올해도.
성창순: 예, 올해도 10월 20, 21일에 있습니다.
노재명: 예, 그래서 많은 분들이 많이 참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예, 그렇게 해서 보성에서 정응민 명창한테 배우신 소리가 수궁가 <약성가> 배우셨구요. 그 다음에 춘향가, 심청가 배우셨구요. 그러면은 정응민 선생님께서 배우러 딱 가셨을 때 엄하게 강조하신 말씀이 있다, 책에서 본 적이 있는데요 기억에 남으시는 말씀, 선생님의 가르침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성창순: 예, 예, 예. 선생님이 음식이 너무 달면 쓰다 이러시드라구요. 그 말을 처음에는 못알아 들었지요. 근데 대체 그러거든요. 음식을 너무 달게 하면은 쓰, 쓰단 말씀이 그니까 소리를 너무 맛있게 한다고 너무 만들고 하게 되면은 원형을 없어지게 한다. 긍개 너무 만들고 그러지 마라 그런 말씀인 것 같고 배운 대로 그냥 거기에서 살이 붙도록 하라 인자 그런 말씀인 것 같고 그, 저, 아무나 가르켜 주지 마라 그러시더라구요. 그 당시에 그 말 들었을 땍에는 왜 여러 사람한테 모다 가르켜서 발전적으로 이렇게 선전이 되고 그래야 될 텐데 왜 그러실까. 그 땐 이해를 못했지만은 이제 점점 계보 있는 소리고 귀한 소리를 아무나 가르켜 주면 병창에도 올려 불고 그래분다고 소리 그 형태가 부서진다 해서 못가르키게 했든 것 같애요.
노재명: 네, 그러면 여기서 잠깐 그 보성의 정응민 명창한테 춘향가, 심청가 이렇게 배우셨는데요 그 심청가 가운데 인제 가장 대표적인 눈대목입니다. 심청이가 선인을 따라서 인당수에 죽으러 가는 그런 대목인데요 여기 이 현장에서 좀 소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성창순: 흐흐흐흑흑흑 목이 될랑가 모르겄네요. 그냥 안풀리고 막 그랬는데, 예.
노재명: 여기서 이제 부탁을 드리는데요 북 장단은 제자 되시는 정주리씨께서 맡아 주시구요 판소리 인간문화재 성창순 명창께서 이 현장에서 심청가 가운데 <심청이가 선인을 따라 인당수로 죽으러 가는 대목>을 불러 주시겠습니다.
2012.6.28.13:00~18:00.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국악방송 스튜디오. 정응민제 판소리 심청가 중 <심청이가 선인을 따라 인당수에 죽으러 가는 데>(소리:성창순, 북:정주리) 녹음.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오늘은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국악방송국에서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예능보유자인 성창순 명창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예, 방금 정응민 명창한테 배우신 심청가 한 대목 들려 주셨는데요 심청가, 춘향가를 전집 음반으로도 제작을 하시고.
성창순: 예, 그랬었습니다.
노재명: 또 박록주 선생님한테 배우신 흥보가도 음반으로 발표를 하셨습니다. 그러고 수궁가는 <약성가>를 음반으로 내셨는데요 정말 우직하게 공부를 하시고 아주 집념을 가지고 이렇게 소리를 맥을 이어 오셨습니다. 그래서 뒤늦게 나마 무형문화재 1991년에 심청가 분야에 지정을 받으셨는데요 여기서 잠깐, 그 여러 관계자 분들이 계시는데 성창순 명창에 대해서 잘 아시는 원로 선생님들의 말씀을 듣고 다음 순서 이어갈까 합니다. 정회천 선생님은 보성소리 명창 정응민 선생님의 손자 되시구요 판소리 고법, 그리고 가야금 연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국악인입니다. 그리고 판소리 고법 인간문화재이신 정화영씨 인터뷰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정회천: 안녕하세요.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교장 정회천입니다. 오늘날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로 지정, 전승되고 있는 보성소리는 이제 강산 박유전 선생에 의해서 처음 시작된 그런 유파가 되겠습니다. 박유전 선생님은 서편제를 창제하신 분이니까요 또 그러면서도 대원군에 의해서 발탁돼서 ‘천하 제일 강산’이라고 하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그 때 이후로 강산이란 호를 쓰기 시작했는데 오늘날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 보성소리 심청가는 그런 연유로 강산제 심청가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성창순 선생님의 소리는 맑고 또 판소리의 공력이 느껴지는 그런 힘 있는 소리를 함께 하고 계시는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보성소리를 전승하시는 분들은 여류 명창이다 하더라도 굉장히 그 저음의 힘 있는 소리와 함께 또 굉장히 높은 고음의 영역까지를 구사할 수 있어야 됩니다. 어, 성창순 선생님은 보성소리가 요구하는 이 통성의 다양한 음악 어법을 모두 구사하실 수 있는 그런 매우 찾아보기 어려운 그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창이라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어, 성창순 선생님께서 이제 아주 젊은 시절이었죠. 제가 한 여섯 살 무렵이었는데 선생님께서 보성, 우리 도강부락에 공부하러 오셨어요. 여러 제자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할아버님께서 야 누구 공부하러 오라고 얘기해라 그러면 제가 인제 다름박질로 건너가서 선생님들을 모셔 오고 했습니다. 그 때 그 선생님께서 공부하시는 여러 가지 모습이 지금도 뭐, 가끔 기억이 납니다. 매우 학구적이고 너무나 열심히 공부하시고 할아버님께서는 그 때 해수로 굉장히 그 병세가 심했기 때문에 어, 성창순 선생님께서 주사를 놓는 법을 배워 가지고 오셔 가지고 기침이 계속 나오고 하면은 그 약을 직접 할아버님께 주사를 놔드리면서 병환을 좀 진정시키고 이런 모습을 볼 수가 있었는데 아, 선생님께서 공부하시고자 하는 그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는가를 지금도 생각을 해보면은 이렇게 당시가 좀 떠오르고 그러곤 하지요. 매우 세련되신 분이다 그런 생각을 갖지요. 현대적인 예술 분야에서 이렇게 예술 활동하시는 분처럼 느껴집니다. 또 그런가 하면 매우 정이 많으시고 인정이 많으신 거죠. 제자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깊고 또 국악계에 대한 애정과 걱정도 많이 하고 계십니다. 후배들이나 제자 분들에게도 아닌 분야에 대해서는 바로 그 자리에서 그건 아니다라고 그렇게 얘기하고 충고를 합니다. 그래서 이런 선생님의 교육법이라든지 인품은 매우 존경스러움을 느끼는 그런 점을 많이 발견합니다. 성창순 선생님 안녕하세요. 정회천입니다. 방학 때가 되면 선생님께서 보성에 오셔서 산공부도 하시고요 또 선생님의 판소리 전수관에서 여러 가지 행사가 많이 열리는데 올 여름에 도와드리지 못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에, 무엇보다도 건강에 조심하셔서 오랫동안 많은 제자 분들과 우리 판소리 전승자들에게 큰 힘을 주셔야 될 걸로 생각을 합니다. 올 여름도 건강에 유의를 하시구요. 또 오래오래 무대에서 선생님의 좋은 목소리, 귀한 판소리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실 것을 부탁 말씀 드립니다. 건강하십시요.
정화영: 저는 정화영입니다. 현재 무형문화재 25호 판소리 고법 보유자구요 또 국립국악원의 원로사범으로 지금 있습니다. 판소리를 엄청나게 사랑하시는 분이에요. 아마도 지금 현재 그렇게 연세 높으신 분 중에서 목을 아직도 건재하게 갖고 계신 분이 한 분이시다. 참 대단하시다 하면서 항상 그 감탄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예. 물론 선생님 뵌지는 뭐 한 50년이 됐습니다만 그 당시에 비하면 좀 깐깐하셨구 깔끔허셨어요. 상당히 지적인 면두 있으시구. 그 무대에서는 성품대루 지적으루 허시지요. 그런 걸 노력을 많이 하세요. 자기의 그 품위를 저버리지 않는 평상시에 어딜 가시드래두 항상 그 갖춰 입으시구. 저런 성품을 나두 좀 배워야 되겠다 할 정도로. 왜냐하면은 남의 말을 안하세요. 자기 헐 일만 꿋꿋이 허시구, 또 제자들 엄청나게 사랑허시구. 자기 제자두 잘못허문 절대 용납이 안돼요. 자기 제자라구 더 주구 아무리 친하다구 더 주구 이런 거 없습니다. 그런 것은 우리 후배들이 본받아야 되지 않나. 선생님 저 정화영입니다. 아직도 공연이 좀 많으신데 없는 거보다 있는 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선생님 건강하시구요 자주 전화두 못드리구 못찾아 뵈서 죄송합니다. 하이튼 판소리계에는 큰, 큰 어머니로서 건강이 제일이라구 생각합니다. 선생님 곧 전화 드리고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노재명: 예, 성창순 명창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성창순 선생님께서 1975년에 남원 춘향제, 그리고 또 전주 대사습놀이, 거기서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보다 그 당시는 1970년대 판소리 대회가 열리면은 관중들 반응도 굉장히 뜨거웠었구요.
성창순: 카, 그 때 굉장했습니다. 네.
노재명: 그리고 인제 그 때 그 친구, 선후배 분들 조상현씨, 성우향씨, 한농선씨, 오정숙씨, 남해성씨, 안향련씨, 이런 분들 그 때 치열하게 이렇게 같이 하실 때 굉장히 그리우실 것 같습니다.
성창순: 그렇습니다.
노재명: 예.
성창순: 정말 참 아쉽고 아깝고 귀한 사람덜 그럼요. 그래서 지금 보면은 후배 중에 인자 안숙선, 김영자, 요런 우리 후배덜 너무 고맙고 귀중하고 소중하고 그 어려운 길얼 지금까지 걸어 왔는 것이 고맙고. 긍깨 인자 또 우리 후배덜이 나를 보는 눈이며 대해 주는 그런 것이 그 전하군 또 달라구. 그래서 서로 보면은 소중하니까 어쨌든 건강 챙겨라. 특히 건강이 있어야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이런 거고. 또 내가 도와줘야 할 입장이 되면은 앞장서서 도와 주고 싶고 제가 음, 나이가 많이 됐어요. 그래서 더욱히 더 우리 후배덜 건강에 더, 꼭 지키라고 이러고 만나기만 허면은 그런 얘기를 많이 헙니다. 참 열심히 저는 요즘은 건강만 생각허고 어, 그러네요.
노재명: 선생님께서 판소리를, 지금 79세이시니까.
성창순: 흐흠, 흐흐흐흐흐흠.
노재명: 그 동안 한 65년 동안 판소리 이렇게 활동을 해오시면서 그 자신감, 그리고 집념, 끈기, 또 자상하시고 후덕한 그런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계시고 아주 미인이세요.
성창순: 하하하하이고 별 말씀.
노재명: 그래서 이렇게 딱 보면은 완벽해 보이시는데 혹시 본인이 생각하실 때는 여태까지 아무한테도 얘기 안했지만은 내 단점이, 혹시, 이런 걸 느끼고 있다 하는 부분이 혹시 있으세요?
성창순: 있지요. 아이들한테, 제자들한테 요런 점이 참 피곤하겠구나. 긍깨 쫌 모자란 듯해야 하는데 너무 완벽하게 그냥 빤듯허게 하기를 원하고 으, 이러니까 피곤하지요. 애기들이 말은 못해도. 틀림이 없으니까 이대로 해야 된다, 해서 안되는 게 있드냐, 내가 내 좌우명이 뭣인 줄 아냐, 하면 된다, 해라, 노력해라, 그것을 많이 강조를 하지요. 대회 나갔을 땍에나 어디서나 무대 할 때도 자신감이 없는 것은 복습이 부족해서 그런 거 아니냐, 원인이 있는데 그걸 누굴 원망하냐, 해서 되는데 왜 안돼. 인제 그렇게 애들한테 그러죠.
노재명: 네, 지금 대표적인 제자 분들 누구 누구 계실까요?
성창순: 긍까 모도 박사들도 한 대여섯명 되고 전임교수가 된 사람도 한 둘 되고 고등학교 인제 교사로도 들어가 있고 우리 애덜 보면은 빤듯허게 걸어가고 있어요 지금.
노재명: 제가 옆에서 뵐 때 제자 분들이 선생님 옆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단정하고.
성창순: 예, 정말 이뻐요. 거, 뭐 흉 볼 거 하나도 없어 우리 애기덜언. 참 보람이 있어요.
노재명: 그러면 여기서 잠깐 성창순 선생님의 제자 분들은 스승의 가르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말씀을 듣고 다음 순서 이어갈까 합니다. 오늘 국악방송에 함께 오셔서 선생님의 북 반주를 맡아 주고 계시는 정주리씨, 그 다음에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인 박인혜씨 이렇게 두 분의 말씀을 듣고 다음 말씀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성창순 명창 제자 정주리, 박인혜 인터뷰 내용 녹음 삽입.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오늘은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예능보유자 성창순 명창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국악과 판소리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 해오셨습니다. 그런 활동 중에 하나가 새한전통예술보존회, 이렇게 설립을 하셨는데요 함께 하신 분들 소개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성창순: 그 땍에 법인체를 갖는다는 게 쉽지 않앴거든요. 참 어려왔어요. 뭐 그러자 인자 제가 결혼을 가로 늦게 했어요. 제가 서른 넷에 봤든 분이 그 때는 유부남이드라구요. 그래서 도저히 그 안될 일이구나, 애기가 셋이나 있고. 그래 인자 일본 공연얼 6개월 있으니까 쪼끔 잊어졌고 그랬든 그 인연으로 다시 25년만에 나를 찾은 거에요. 인자 그 쪽에서도 보고 틀림 없이 빤듯허니 걸고 있구나 허고 흐뭇허게 생각얼 했는데 상처를 했드라구요. 그래서 인자 합허게 됐지요. 해서 결혼얼 91년도에 급한 적에 결혼얼 했지요. 하, 그런데 한번쯤은 여자로서 잘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인자 서로 거기까지 뿐이니까. 17년간으로 끝낸 거죠. 운명이 여기까지가 뿐인가 보다 허고 포기를 하고 해서 지금은 아조 가볍고 홀가분하고 우선 내 건강이 먼첨 있어야 되겠다는 인자 그런 생각으로 지금은 아조 편하고 좋습니다.
노재명: 그러면 자녀 분은 현재 안계신가요?
성창순: 네, 못낳습니다. 긍깨 결혼을 너무 늦게 했고 결혼하고 소리하고 안돼요 따로는. 그래서 항시 인터뷰할 때마다 판소리하고 결혼했다고 그냥 이러고 인자 그랬었습니다만은 긍개 운명적으로 또 그렇게 만나야 될 운명이 되면은 무리가 없고 피할 수가 없는 거 같애요. 그래서 즉 말해서 인간으로 좋은 경험을 했고 또 여자로서는 한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뭐, 후회 없습니다.
노재명: 그러니까 선생님께서 거의 청춘, 젊음을 여기 판소리에다가.
성창순: 그렇지요.
노재명: 다 희생을 하신 거네요.
성창순: 그렇죠. 예, 그랬다 해도 틀림이 없습니다.
노재명: 그래서 이제 새한전통예술보존회, 그렇게 낭군님하고 같이 왕성하게 활동을 하시다가 혼인하고 헤어진 그 말씀을 어렵게 이제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보존회 활동을 통해서 공연이라든지, 음반 제작, 그런 큰 일들을 많이 하셨구요. 판소리나 국악 활동 안하실 때 혼자 계실 때는 취미 생활이 어떤 걸 가장 좋아하시나요?
성창순: 흐음, 여행 가는 것이 참 좋아요. 맛있는 음식 잘하는 디 가서 먹고 요런 환경 달른 데 가서 같이, 애기덜도 그런 것얼 좋아하드라구요. 저그 애기 난 애덜 다 데리고. 지금은 인자 제자 속에서 나온 놈이 지금 벌써 다섯 살인데 임지현이에요 이름이. 근데 고 놈한테 폭 빠져 가지고 내가 하루만 넘어가도 그냥 보고 싶어서 아주. 아무 관계가 없는 애기 제자 딸인데도 어찌 그렇게 이쁜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시간만 있으면 인자 여행 가는 것이 제일 좋고 그렇습니다.
노재명: 예. 인제 성창순 선생님께서 올해 79세이신데요 인생을 돌이켜서 생각을 해보면은 인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성창순: 아, 아무 것도 없어요. 별 것이 아니여.
노재명: 아하, 그러세요.
성창순: 아무 것도. 돌이켜 보면은 별 거 아니에여. 탈탈 떨어 버리고 맘 비워 버리고 현실을 중요하게 알고 그렇게 살면은 쩝, 되는 거지요 뭐. 하이구 거 뭐, 애 터지게 헤헤헤 하하, 그렇게 살 거 뭐 있습니까.
노재명: 예, 만일에 선생님께서 다시 태어난다. 선생님께서는 다시 이 판소리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하고 싶으신 다른 무엇인가 있으신가요?
성창순: 아니에요. 판소리 할 거에요. 예.
노재명: 예.
성창순: 이런, 이런 소리가 있어요? 이건 신이 만든 거에요. 이건 사람이 만든 거 아니에요. 저는 하면서 그걸 느껴요. 정말로 참 훌륭한 예술이에요. 이건 이렇게 찝어서 얘기를 할 수가 없어요.
노재명: 네.
성창순: 그 가사에 따라서 박자, 음, 아휴 이거 참 좋은 거에요. 좋은 예술이에요.
노재명: 예, 그래서 아마 청춘을 바쳐서 이 외길 인생 걸어오신 것 같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또 이렇게 하고 싶은 그런 판소리라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아쉽게도 마칠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요, 내년이 팔순이십니다. 그래서 혹시 내년에 팔순 계획이라든지 포부 말씀을 좀 부탁드릴까 합니다.
성창순: 예, 그니까 인자 건강이 있는 한은 문화재청에서 원한 거 뭐 거, 지키면서 인자 때 봐 가지고 참 안헐 소립니다만은 인제 조용허니 좀 살아야죠. 그냥 쫌 놓고 마음 놓고 뭐 꼭 해야 될 일, 그런 것이 없이 인자 팔순 되면은 또 마음이 바까질 겁니다. 긍개 지금 현재로서는 내 책음을 지어서 해야 될 일, 요런 거는 꼭 지켜서 빤듯하게 끝내고 팔십 되면은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쪼끔 바까지지 싶은데요.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어느덧 마칠 시간이 다 됐습니다. 오늘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인 성창순 명창과 함께 했습니다. 예술을 완성하는 것은 타고난 재능, 요령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한발 한발 꿋꿋하게 내딛는 발걸음이라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노력이 개인의 영광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왔다는 점에서 성창순 명창께 존경과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성창순 선생님 오늘 긴 시간, 귀한 말씀과 음악 대단히 감사합니다.
성창순: 네, 고맙습니다. 긴 시간 어, 어색하고 참 그래지 않앴을까 싶어서 좀 걱정은 되네요. 그래도 좌우간 건강하시구요 판소리를 들어보시면은 안좋든가요? 좋죠? 이 소리 속에가 온 모든 게 들어있다고만 생각허시면 됩니다. 끝까지 이 판소리 많이 사랑해 주시고 국악인들 아껴 주세요. 고맙습니다.
노재명: 예,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서울 상암동 국악방송국에서 보내드린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예능보유자 성창순 명창 편,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명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2012.6.28.13:00~18:00.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국악방송 스튜디오. 살풀이 구음(소리·장고:성창순)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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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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