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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한국음반학 제22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2012년) 187~257쪽에 실린 글의 초고입니다.
국악 유성기음반 관련 명인명창 주요 증언자료 해제<3>
글/노재명(한국고음반연구회 회원, 국악음반박물관 관장)
◯ 판소리 명창 조상현 증언
조상현(1938년 전라남도 보성군 겸백면 평호리 출생): 여섯 살때부터 이제 제가 인제 축음기가 있어 가지고 손으로 이렇게 막 돌려요, 밥 주는 태엽이 있어 가지고. 쪼깐한 통 속에서 이렇게 소리가 나와요. 너무너무 신기해 갖고 우리가 어른들한테 물어보면은 그 안에 사램이 들어서 노래를 부른다는 거에요.
노재명: 예, 하하하하하.
조상현: 그래서 뭔 사램이 저렇게 쬐깐한 사램이 저 안에 들어가서 저렇게 소리하나 해 갖고 너무너무 어렸을 때 신기해 가지고 그걸 사달라고 얼마나 졸라서 그걸 하나 샀어요. 우리 동네는 그게 둘이었어요, 부잣집에 하나 있었고 우리집에 하나 있었고. 밤나 그거 사기 전에는 그 집에 가서 들었어요, 양씨 집인데. 거가 듣다가 애기가 밤나 그걸 들으러 오니까 하하하.
노재명: 하하하.
조상현: 어른들도 이상했는가 “야 이놈아 느그 집도 살 만치 사니까 그거 하나 사달라고 느그 부모한테 그래 봐라” 그래 갖고 그걸 사달라고 해 갖고 그걸 샀다니까요.
노재명: 그때 그 들으셨던 판소리 유성기음반 뭐뭐가 있으셨나요?
조상현: 유성기는 그때 그 창극존데요 ‘춘향전’ 춘향이는 지금 가만히 요새 그 와서 들어보니까 어머니(박록주)가 저의 생모가 아니고 서울의 박록주씨, 저가 수양아들로 들어갔으니까. 말이 좀 너무 앞뒤가 없이 너무 건너 뛰네요, 예. 박록주씨, 그 저의 수양어머니신데 그 어머니가 그 춘향이를 허셨더라구요, 보니까. 이도령은 인자 임방울씨가 하고 그라고 도창은 정정렬 선생님이 주로 인자 하셨고 이화중선씨, 인자 이런 분들이 이제 춘향이도 했고요.
노재명: 그러니까 아마 1937년도 빅타레코드 춘향전 전집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조상현: 네, 아마 그때 제작이 일본서 제작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그 정정렬 선생님의 뭐 출도 대목이랄지, 또 인자 이동백 선생님이랄지, 송만갑 선생님의 그 뭐...
노재명: <진국명산>이라든지.
조상현: <진국명산>이랄지, 저 <십장가> 뒤에 뭐...
노재명: 그 <남원 오입쟁이>
조상현: <남원 오입쟁이> 허허허. 그런 대목들을 어렸을 때 너무 많이 듣고 특히나 제일 많이 들었던 것은 그냥 솔직히 말씀드린다면 임방울씨 <쑥대머리>가. 옛날 어른들 소리도 너무 신기했지만 그건 신기했고, 듣기가 어렸을 때 너무 좋았던 소리는 사실 임방울 선생님이었거든요. 그 <쑥대머리>를 많이 들었지요. 그래 갖고 <쑥대머리>를 듣고 집에서 그걸 해버렸다니까요.
노재명: 아, 그러세요.
조상현: 네. 여섯, 입곱 살 먹었을 때. 그래 갖고 인자 학교에서 뭐 인제 그.
노재명: 학예회 같은 거요.
조상현: 학예회 안헙니까.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전부 학교에서 뭐 학교종이 땡땡 친다고 뭐 이런 거 하지만 나는 꼭 그걸 안시키고 그 선생님이 그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그 팝송이나 랩이 이런 게 잘 안들어왔을 때 아닙니까.
노재명: 예.
조상현: 그래서 학예회 때 그걸 했고 또 12개 그 면에서 모여서 각 면에서 싹 한번에 군에서 모여 가지구 대회를 헙니다. 그러면 나는 꼭 그 가요를 안시키구 학교에서 배운 그 노래를 안시키구 꼭 특이하게 그 판소리를 시켜요, 이상하게. 그 냥반들이 너머 신기해서 그랬든가, 어린 애가 하니까 귀여워서 그랬든가. 그래 갖고 인제 그 보성군 전군 대회에서 우리 학교가 1등 먹었다니까요, <쑥대머리> 한나 가지고. 열 한, 두 살이나 열한 살이나 됐을 거에요. 아주 어렸을 때거든요.
노재명: 초등학교 한 5학년쯤, 예.
조상현: 예, 그랬을 그 정도 됐을 때. 그래 가지고 인제 또 내가 또 얘기 좀 해볼께요 오늘 하하. 인자 선생얼 화순에 가서 뭔 소리 선생이 한나 있다 그래요.
노재명: 화순이 아주 유명한 국악 고장이었죠 예전에.
조상현: 예. 근데 보니까 이양이에요 이양. 이양 도림이라는 데가 있어요. 그라니께 보성하고 화순하고 이렇게 경계라구 할까. 거그 최종기씨라고 있어요 최종기씨. 정식 북 놓고 배운 정식 선생은 최종기씨가 첫 번째 선생이에요. 오늘 여그 처음으로 내가 공개를 다 하네.
노재명: 예, 처음 듣는 거 같습니다 저도.
조상현: 그러지요? 예, 하하하하하하. 그때 제가 학교 댕기면서 방학 때는 꼭 그그 냥반한테 가서 배왔으니까요. 보성으로 가기 전까지는 방학 때 거기 가서.
노재명: 아, 그러면 아주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판소리를 배우셨네요?
조상현: 예, 그랬어요. 그니까 최종기씨가 유명허지 않으니까 항상. 그런 얘기는 오늘 처음 방송 허잖아요. 아버지하고 친교가 있어서 사실 우리 아버지가 술 좋아하고 풍류 좋아하잖아요, 원래. 그래 갖고 인제 그분을 옛날에 어떻게 알었든가, 형님 동생하고. “어이 동생 여 요놈이 축음기” 그때는 유성기라 그랬어요 축음기라 안코. “유성기를 듣고 노래를 하는데 아 이 사람 동네서 모도 배우면 쓰겄다는디 동생이 한번 시켜 보소 잉.” 요렇게 하드라고. 그래서 그 앞에서 노래 한나 하라 그래서 <쑥대머리> 고놈 했지요. 그래 “하이고 이놈 목 좋다”고. “형님 여 집에다 놔두고 가”라고 그래서 그게 인연이 돼 가지고 심봉사 뭐 그 <황성 올라가는 데>, 그라고 인자 뺑덕이네 거 <밥 잘 먹고> 거기하고.
노재명: 예, <심술타령>
조상현: 그라고 나서 <황성 올라가는 데>, 그 다음에 가다가 <심봉사 목욕하는 디> 있잖아요. <눈 뜨는 디>도 모르시는 것 같애. 그 <목욕허는 디> 거까지만 딱 인자 배우고 <토끼 화상 그리는 데> 있잖습니까?
노재명: 예.
조상현: 예, 몇 대목. 그것 배우러 다녔어요.
노재명: 그러면 그때 배우신 심청가가 나중에 배우신 보성소리 하구는 좀 다르던가요?
조상현: 그러니께 인자 참 우스운 것이 보성으로 열 세 살 먹어서 갔잖아요? 가서 선생님이 니가 뭣 좀 헝 거 배운 거 있담서 한번 해봐라 이래요. 그래서 인자 처음에 “<쑥대머리>를 할까요?” 항깨 “뭐 <쑥대머리>? 으응 니 맘대로 해라.” 그래서 <쑥대머리> 한나 허고. “니 목구녕은 참 쓸 만하다 잉! 참 근래에 참 묘한 놈 한나 왔네.” 인자 선생님이 그러시길래, “그러고 또 다른 것 배운 거 있냐?” 그래서 “정식 선생한테 배운 것이 한나 있습니다.” “이름이 누구냐?” 항깨 “최종기씨”라 항깨 잘 모르시더라구요. 우리 선생님은 모르실 거 아닙니까? “그 최종기 선생님한테 배운 거 한번 해볼까요?” 그럼 한번 해보라 해서 거 인자 했어요. 그래 다 들으시고 나서 “니 목만 필요하지 다른 것은 싹 내부려라.” 싹 버리라고.
노재명: 예. 그러면은 그 초등학교 5학년 때쯤에 학생들이나 학교에서 아주, 그 유성기음반 들은 걸로 소리하셔서 아주 명성을 날리셨던 그 <쑥대머리> 아까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저희가 <이산 저산>이라든지, <심봉사 눈 뜨는 데> 평소에 선생님 특기로 하시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는데요 <쑥대머리>는 사실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방송에 가장 먼저 익히셨던 그 소리 <쑥대머리>를 잠깐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조상현: 아, 제가 그 뒤로는 그 선생님(정응민)이, 왜 우리 선생님(정응민)이 시골로 내려 가셨는고는 임방울 선생님으 소리가 사람들 취향에 너머 맞어서 옛날에 정도로 걸어온 소리가 멕혀 들어가지 않으니까 “아, 지금은 내가 소리헐 때가 아니로구나” 시골로 가서 농사를 지어야 되겠다 하구 그래서 내려 가셨던 거지요 시골로. 그래서 그 임방울씨는 목이 좋아서 이렇게 거침새 없이 막 옥 굴리듯끼 너머 잘 굴러가는 소리지, 이면을 가려서 허는 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소리는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허셨기 때문에 그 후로는 <쑥대머리>를 불러본 역사가 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임방울 선생님얼 먹고 찢고 까부는 그런 얘기는 아닙니다. 목이 좋다는 얘기는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걸 애당초 안했던 거에요. 그리고 우리 원래 보성소리는 <쑥대머리>가 없습니다.
노재명: 그러면 그 <쑥대머리>를 저희가 가능하시면 부탁을 좀 드리겠습니다.
조상현: 가사만 있으면 좀 할 수가 있지요.
노재명: 그러면 준비해서 저희가.
조상현: 어렸을 때 내가 여섯 살 때 하두 많이 불렀던 음이니까 지금도 귀에 쟁쟁합니다.
노재명: 예, 그러면 그거 기억 나시는 만큼만 잠깐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조상현(소리·북)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조상현이 임방울 유성기음반 듣고 익힌 소리) 시범 창.(2012.7.25.17:00~23:00.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국악방송 스튜디오에서 노재명이 조상현 명창을 인터뷰하고 2011.8.26.19:30~21:00.국악FM방송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진행:노재명’에 방송된 내용 정리)
* 해제: 조상현 명창이 어려서 임방울 등의 유성기음반을 듣고 감명받고 영향을 받은 사연 등이 담겨있는 증언자료이다. 이 증언 때 국악음반박물관과 국악방송에 의해서 조상현 명창의 소리하고 북반주를 한 임방울제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가 최초로 녹음, 동영상 기록이 되었다. 이 조상현 명창의 증언과 판소리 기록은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비디오테입(DVC) 관리번호 MI6V-0887로 보관되어 있다. 조상현 명창이 어려서 듣고 방창한 임방울 명창의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 녹음은 다음과 같은 유성기음반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038, MISP-1214, MISP-1808(1929년 녹음)
Columbia 40085-A(20844) 短歌 湖南歌 林방울
Columbia 40085-B(20827) 春香傳 쑥대머리 林방울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178(1933년 녹음)
Okeh 1620(K862) 短歌 湖南歌 林방울 長鼓金宗基
Okeh 1620(K863) 春香傳 쑥대머리 林방울 長鼓金宗基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207, MISP-1765(1933년 녹음, ‘임방을’은 임방울의 오자)
Okeh 1620(K862) 短歌 湖南歌 林방을 長鼓金宗基
Okeh 1620(K863) 春香傳 쑥대머리 林방을 長鼓金宗基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031(1933년 녹음)
Okeh K.1620-A 短歌 湖南歌 林방울 長鼓金宗基
Okeh K.1620-B 春香傳 쑥대머리 林방울 長鼓金宗基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2076(1933년 녹음)
Okeh Record 1620(K862) 短歌 湖南歌 林방울 長鼓金宗基
Okeh Record 1620(K863) 春香傳 쑥대머리 林방울 長鼓金宗基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194(1934년 녹음, <쑥대머리> 일부 수록)
Okeh 1724(K1322) 新作春香傳 春香讚賀歌 林芳蔚編 唱林芳蔚 伽倻琴吳太石 大琴朴鐘基 亥琴金宗基 長鼓金素姬
Okeh 1724(K1323) 新作春香傳 新獄中歌 林芳蔚編 唱林芳蔚 伽倻琴吳太石 大琴朴鐘基 亥琴金宗基 長鼓金素姬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195(1934년 녹음, <쑥대머리> 일부 수록)
Okeh K.1724-A(1322) 新作春香傳 春香讚賀歌 -林芳蔚編- 唱林芳蔚 伽倻琴吳太石 大琴朴鐘基 亥琴金宗基 長鼓金素姬
Okeh K.1724-B(1323) 新作春香傳 新獄中歌 -林芳蔚編- 唱林芳蔚 伽倻琴吳太石 大琴朴鐘基 亥琴金宗基 長鼓吳翡翠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196(1934년 녹음, <쑥대머리> 일부 수록)
Okeh 1724(K1322) 新作春香傳 春香讚賀歌 林芳蔚編 唱林芳蔚 伽倻琴吳太石 大琴朴鐘基 亥琴金宗基 長鼓吳翡翠
Okeh 1724(K1323) 新作春香傳 新獄中歌 林芳蔚編 唱林芳蔚 伽倻琴吳太石 大琴朴鐘基 亥琴金宗基 長鼓吳翡翠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922(1933년 녹음)
Chieron 118-A 短歌 皐皐天邊 林방울 伴奏朴綠珠
Chieron 118-B 春香傳 쑥대머리 林방울 伴奏朴綠珠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DAT-0063~0064(1937년 5월 5일 녹음)
Victor KJ-1108(KRE235) 春香傳 쑥대머리 林芳蔚
Korai 1040-B(C118B) 春香傳 쑥대머리 唱林방울 伴奏金鍊守
◯ 경기민요 명창 이희완 증언
이희완은 1938년 음력 3월 6일(호적:7월 9일) 경기도 화성군 매송면 어천리 426번지 부친 이중식과 모친 차간난 사이에서 무녀독남으로 태어났다.
이희완은 어려서부터 국악에 흥미가 있어 유성기음반이나 라디오를 통해 민요를 익혀 따라 부르곤 했다 한다. 그러다가 그의 나이 10대 후반에 본격적으로 경기민요를 배우기 위해 수소문끝에 수원의 권재옥(여자)을 찾아갔다. 권재옥은 수원 화성권번 출신으로 지금 생존시 약 72세 가량되는 사람인데 약 4년 전에 작고하였다. 그런 권재옥에게 이희완은 수개월 동안 경기민요를 두루 익혔는데 권재옥은 인간문화재 이상의 실력가였으나 소리제가 이희완이 만족할 만큼의 수준은 되지 않아 그 문하를 나와 다시 고민끝에 명창 김옥심(의정부 사람)을 찾아갔다.
그런데 김옥심은 당시 병으로 몸이 불편하여 가르쳐줄 수 없다며 대신 자신의 친구를 소개해 주었다 한다. 그 친구는 다름아닌 한성권번에서 김옥심과 동문수학한 김정희였다. 김옥심이 이희완의 소리를 듣고 칭찬하며 웬만한 사람한테 배워선 안되겠고 기량이 높은 실력가한테 배워야겠다며 은거 생활 중이던 김정희를 소리 선생으로 특별히 주선해준 것이었다. 김정희에게 이희완은 만 1년 동안 경기민요 전반을 두루 사사했다. 이희완의 나이 20여세 때의 일이다.(1999.10.24.07:30~08:20. 노재명이 이희완 명창을 인터뷰한 내용 정리. '우리 시대의 숨은 명창 소리집' 음반 해설서 5~6쪽 노재명 글, KBS영상사업단/신나라뮤직 NSC-019, 1CD, 1999년 12월 제작. 2000년 1월 발매)
* 해제: 원로 국악인들이 예전에 유성기음반을 듣고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실증 자료이다.
◯ 판소리 명창 신영희 증언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오늘은 판소리 명창 신영희 선생님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예, 그렇게 인제 열 두살 때부터 서른 네 살까지 목포에 사시다가.
신영희(1942년 음력 2월 6일 전라남도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 출생): 예, 목포에 살았죠.
노재명: 서른 네 살 때 이제 서울에 오셨는데요.
신영희: (서른) 다섯 살 때, (서른) 네 살 때. 예, 예.
노재명: 그때 이제 김소희 선생님을 처음 만나신 건가요?
신영희: 선생님이 목포 오셨었어요.
노재명: 예.
신영희: 오셔 가지고 중앙극장에서 공연을 하시는데 단가를 하시다가 그때 감기가, 몸살 들어 가지고 눈을 이렇게 못뜨시더라구요.
노재명: 예.
신영희: 카, 무대에 막 넘어질 듯이 넘어질 듯이 가셔서 단가 하시다가 “제가 판소리를 하겠습니다” 그러고 단가를 끝도 못맺고 처음만 하시다가 “판소리로 바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판소리도 <춘향이가 여짜오되>를 하시는데 그거를 또 못하셨어요.
노재명: 예.
신영희: 그러고 “내가 오늘은 소리를, 도저히 목이 전혀 안나온다.” 너무 아프시니까 목이 안나와 버리시더라구요.
노재명: 예.
신영희: 그래 가지고 못하겄다고 나오시는데.
노재명: 예.
신영희: 나도 소리 하는 사람으로 참 안타깝더라구요 선생님이.
노재명: 예.
신영희: “저희 집으로 가십시다.” 그래 갖고 그때 처음 뵌 거에요. 그래 갖고 모시고 가서 온돌방에다가 땃땃한 데다가 해가지고 산낙지를 사다가 탁탁 다져 가지고 양념을 해서 마시게 하고 그러고 인제 주무셨어요. 그리고 일어나더니 정신이 바짝 드시는 거에요. 인제 괜찮다고 그래 갖고 여관으로 가셨거든요.
노재명: 예.
신영희: 그런 뒤로 뭐 이제 절더러 “지방에서 이렇게 후학들을 양성하는 것도 좋지마는 중앙에서 좀 커볼 생각 없냐?” 그래서 그때 당시는 목포 뜨면 죽을 거 같드라구요. 그래서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노재명: 예.
신영희: 그 뒤에 75년도 3월 1일 날 무조건 상경해 가지고 선생님 댁으로 간 거죠. 그래 가지고 선생님 하고 한 방에서 인자 밥 같이 먹고 같이 자고 시중 들면서 그라고 75년도에 전수생이 저 국비 장학생이 되고 76년도에 국립창극단에도 입단하고 열심히 인제 공부하면서 선생님한테 온지 한 4~5년 됐을 때도 “니가 가르쳐라” 그래 가지구 제가 가르쳤구 80년도에 이수하고.
노재명: 예.
신영희: 예, 그러구 조교로 이제 있다가 92년도에 선생님이 이제 후보로 올려놨는데 그때 인제 서울에 올라와서 고생은 좀 했지마는 보람은 있었죠.
노재명: 예.
신영희: 이제 79년도부터 또 연극을 하자 그래 가지고 또 허규 선생님 하고 ‘진도 다시라기’도 하고 뭐 그때부터 연기 생활도 좀 했어요, 정통 연극.
노재명: 예.
신영희: 창극이 아닌 정통 연극을. 뭐 ‘물보라’라든지, 뭐 ‘주라기 사람들’, ‘해곡’,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뭐 ‘춘풍의 처’, ‘태’ 이런 거 많이 또 했죠.
노재명: 그때 또 ‘메밀꽃 필 무렵’도 하시고 ‘봄봄’
신영희: ‘봄봄’도 하고 예.
노재명: ‘불의 나라’ 그런 작품도.
신영희: ‘불의 나라’ 일본 가서 아주 굉장했죠.
노재명: 예, 그런 연극 공연도 많이 하셨구요. 김소희 선생님의 판소리 그 후계자로 현재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그분이 <범피중류>라든지, <옥중가>, <추월만정>, 흥보가 중에 <박타령> 이런 소리를 잘하셨는데요 신영희 선생님께서는 오바탕을 통틀어서 가장 좋아하시는 소리는 어떤 대목입니까.
신영희: 흥보가에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 그것 좋아하고.
노재명: 아까 들려주신 소리요.
신영희: 예, 춘향가는 <스물 치고>, <갈까보다> 그거를 좋아하고 그러고 인제 <옥중가>.
노재명: <옥중가>요.
신영희: 예, 그거는 정말 선생님 소리는 정말 그건 참말 좋은 소리가 “옥방 형상”이에요.
노재명: 그것이 송만갑 명창의 소리 유성기음반으로도 남아있고 또 김소희 선생님께서도 영향을 많이 받으신.
신영희: 예, (송만갑 <옥중가> 유성기음반) 들어봤어요. <스물 치고>는 그 송감찰(송만갑), 그 할아버지 소리제가 거의죠. <스물 치고>
노재명: 예, 그래서 제가 고등학교 3학년 입시 때 유파 발표회 갔을 때 만정 김소희 선생님께서 이 춘향가 가운데 “스물 치고” 하는 그 <십장가 뒤의 풍경>을 소리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만정 김소희 선생님께서 송만갑 선생님 유성기음반을 들어보신 것 같다 하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신영희: 아, 그러셨어요? 둘이 들어봤어요, 선생님(김소희) 하고 둘이.
노재명: 예, 만정 선생님 하고요.
신영희: 한번은 이렇게 “어이 보배야.” 그래요. 우리 딸이 이제 보밴데 “보배 엄마” 그래서 “예” 그랬더니 “이리 좀 와봐” 해서 금방 가니까 유성기판이 있드라구요. 그래서 참 옛말이네요, 유성기판이라고. 판을 돌리면서 저도 “좀 들어볼랑가?” 그래서 “어떤 소린데요?” 했더니 “아, 송감찰! 저기, 스물 치곤데 나는 열을 치고 하잖아.” 그 박동실제는 “열을 치고” 해요. 근데 원래 옛날에 넣던 거(녹음 넣은 음반에)는 40대 때 넣던 거는 “열을 치고”로 하셨거든요. 근데 들어보시더니 “요놈 한번 들어보소” 해서 들어봤더니 “스물 치고 짐작헐까” 이래요. “송감찰 할아버지 저 선생님 젠데 내 것보다 더 좋단 말씨. 여그를 같이 배울까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노재명: 예, 하하하하하.
신영희: 하하하하하. “그러십시다” 그래서 (그 송만갑 명창 판소리 춘향가 중 <스물 치고> 유성기음반을 김소희 명창과 함께 듣고 익혔습니다.) 지금 제자들은 모르죠 아무도. 이 역사를 모르죠. 그 전에 그래요 한번 해보실까요 그러는데 그 “이방 호장”을 잘 못하시는 거에요.
노재명: 예, 그 가사 부분이요.
신영희: “이방 호장”(실제 시범으로 창을 하며 설명) 이걸 잘 못하시더라구요.
노재명: 예, 경기도 경드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예.
신영희: 올라가지도 않고 내려가지도 않고 갖다 놓지도 않고 올라가도 “이방 호장” 이렇게 내려가야 되는데 이 선생님 소리는, 감찰 할아버지(송만갑)는 “이방 호장” 이렇게 하는데 이 소리를 못하시는 거에요. 몇 번얼 못해요. 둘이 선생님(김소희) 하고 같이 송감찰 할아버지 소리럴 배워 가지고 저는 저대로 써먹고 선생님(김소희)은 선생님대로 제자덜얼 가르치셨죠.
노재명: 예, 그러면 그 소리를 이 현장에서 신영희 선생님께 부탁을 드릴까 합니다.
신영희: 하하하하하.
노재명: 송만갑 선생님의 축음기판을 앞에 놓고 익히셨던 송만갑 명창제 춘향가 가운데 <십장가 뒤의 풍경>
신영희: 네, 감히 그렇게 하겠습니까마는 흉 한번 내보죠. 하하하.
노재명: 네, 그러면 신규식씨의 북반주로 이 현장에서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영희: 예.
신영희(소리) 신규식(북) 판소리 춘향가 중 <십장가 뒤의 풍경>(송만갑 유성기음반 참고, 김소희 사사) 시범 창.(2012.7.17.13:00~18:00.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한양아파트 신영희 명창 자택에서 노재명이 신영희 명창을 인터뷰하고 2011.8.19.19:30~21:00.국악FM방송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진행:노재명’에 방송된 내용 정리)
* 해제: 김소희 명창이 판소리 춘향가 중 <십장가 뒤의 풍경>을 박동실 명창의 서편제로 소리하다가 송만갑 명창의 동편제 춘향가 중 <십장가 뒤의 풍경> 유성기음반을 듣고 감동받아 송만갑의 동편제로 바꿔 부르게 된 내력 등이 담겨있는 귀중한 증언자료이다. 상기 신영희 증언에서 언급된 송만갑 춘향가 중 <십장가 뒤의 풍경> 유성기음반은 1930년에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에서 취입된 다음과 같은 녹음이다.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095, MISP-1845
Columbia 40145-A(21005) 短歌 鎭國名山 宋萬甲 鼓韓成俊
Columbia 40145-B(21008) 春香傳 十杖歌 宋萬甲 鼓韓成俊
◯ 판소리 명창 김영자 증언
명창 김영자(본명)는 1949년 2월 28일(음력) 경상북도 대구시 서구 평리동에서 부친 김정일과 모친 박종순 사이의 4남 2녀 중 셋째, 장녀로 태어났다. 부친은 전라남도, 모친은 경상도 하동 태생이다. 김영자의 부모, 형제들은 모두 예술을 하지 않았다.
김영자의 부친은 옛 명창들의 판소리 유성기음반을 좋아하여 즐겨 들었고 그래서 김영자는 어려서부터 그런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다.(2002.10, 2010.10.5.10:00~11:00.노재명이 김영자 명창을 인터뷰한 내용 정리)
* 해제: 국악 유성기음반이 당대와 후대 국악인들에게 음악 영향을 주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실증 자료.
◯ 판소리 명창 오비취 딸 박옥희 증언
오비취는 1910년 6월 26일(음력), 마산에서, 아버지 오상섭(吳相燮)과 어머니 염자현(廉子玄) 사이에서 1남 4녀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한다.
오비취의 본명은 오선초(吳仙楚)이며, 오비취의 아버지는 오비취가 아주 어릴 때 작고했고 오비취의 어머니는 오비취가 13세 때(1923년) 작고했다 한다.
조실부모한 오비취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국악인의 길로 들어섰다 한다. 오비취는 판소리 외에도 가야금, 거문고, 아쟁, 북, 장고로도 명인이었다 한다.
오비취는 딸 박옥희에게 국악에 대해서는 거의 말이 없었다 한다. 그래서 박옥희는 어머니 오비취로 부터 국악 학습 내력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다 한다. 그런데 오비취와 친했던 방금선이 오비취의 학습 내력에 대해서 박옥희에게 말해준 적이 있다 한다. 방금선의 말에 따르면 오비취는 송만갑, 이선유, 박중근에게 판소리를 배웠고 김종기와 정남희에게 가야금산조와 병창을, 한갑득에게 거문고산조를, 남원 사람 정중권에게 국악을 배웠다 한다.
오비취는 1932년 11월 초에 일본으로 가서 콜럼비아 회사에서 음반을 취입한 일이 있다 한다. 오비취가 1932년에 콜럼비아에서 음반을 취입할 당시 진주에서 살고 있었다 한다. 오비취가 진주에서 살다가 서울로 간 것은 콜럼비아에서 음반을 내고 유명해진 후라 한다. 오비취가 1932년에 일본 콜럼비아 회사에서 음반을 취입할 당시, 박옥희(1932년 양력 7월 26일 출생)는 태어난지 백일이 좀 지났을 때였는데 어머니 오비취를 따라 일본 콜럼비아 회사에 갔다 한다.
그리고 오비취가 1937년에 모(某) 음반회사에서 음반을 취입한 일이 있다 한다. 오비취가 1937년에 음반을 취입하러 갈 때 박옥희는 따라가지 않았다 한다. 오비취가 1937년에 음반을 취입하고 돌아오는 길에 딸 박옥희에게 줄 장난감을 사왔다 한다.
오비취의 오빠 오영문은 바이올린 연주자였으며 사진관을 경영한 바 있고 1946년에 작고했다 한다. 오비취는 진주 사람 박두안과 혼인하여 슬하에 외동딸 박옥희를 두었다 한다. 오비취의 손녀는 장홍심(한성준 제자)에게 무용을 배운 바 있으며, 손자는 현재 대학 교수라 한다.
오비취는 박록주, 방금선, 조소옥, 장홍심, 김농주, 성추월과 같은 국악인들과 친했다 한다. 오비취는 약속을 정확하게 지키는 성품이었고 바느질, 요리 등 손재주가 좋았다 한다. 오비취는 과묵한 편이었고 부지런했으며 강직했다 한다. 오비취는 150센티의 키에 몸이 외소한 편이었고 젊어서 고생을 하여 건강이 늘 안좋았다 한다.
박옥희는 오래 전에 집에 가야금이 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그 가야금이 어디에 있는지 알 길이 없다 한다. 박옥희는 어머니 오비취가 집에서 판소리나 가야금 연주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한다.
오비취는 이미 20대에 명창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광복 후에는 자손의 장래를 위해서 국악 활동을 하지 않고 은둔 생활을 했다 한다. 국악을 천시하는 사회 풍조 때문이었다 한다. 오비취가 국악을 했다는 이유로 딸 박옥희가 사회에서 받은 설움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한다. 오비취는 1984년 손녀 혼인식 때에도 사돈 식구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볼지 모른다는 생각에 양가 기념 사진은 끝내 찍지 않았다 한다. 박옥희는 어머니 오비취가 손녀를 혼인시키면서도 얼굴 한번 자신있게 들지 못한 심정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한다.
박옥희는 뒤늦게라도 어머니 오비취의 생애와 예술을 올바로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재명에게 연락을 했다 한다. 박옥희는 어머니 오비취에 대한 증언을 마치고 나서, 뒤늦게 나마 어머니 오비취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드린 것 같다며 기쁘다 했다.
오비취는 작고하기 몇 해 전부터 젊어서 취입한 유성기음반들을 다시 들어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 한다. 오비취는 자신이 일제 때 유성기음반에 취입한 소리들을 다시 듣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다. 박옥희는 요즘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으로 복각, 제작된 ‘김창룡 도창 창극 춘향전’ 컴팩트디스크(1934년 녹음, 1995년 노재명 기획·고증·집필·사설 채록·자료 제공/엘지미디어 제작 음반)을 매일 듣다시피 하며 어머니 오비취를 생각한다고 한다.
엘지미디어에서 복각된 ‘김창룡 도창 창극 춘향전’에 담긴 오비취의 음성은 제대로 복각된 것이라 하며, 그 이전에 다른 음반회사에서 복각된 오비취의 녹음은 오비취의 본래 음성과 다르게 변질되어 복각되었다 한다.
오비취는 불교 신자였으며 녹번동 보현사에 자주 다녔다 한다. 오비취는 1986년 음력 6월 26일(양력 8월 1일)에 연신내에 있는 모(某) 병원에서 작고했다 한다. 박옥희가 오비취 작고 후 시신을 화장하고 녹번동 보현사에 모셨다 한다.(1995.7.31, 1995.8.30, 1995.8.31, 1996.5.28.11:30~12:30, 1998.6.12.21:05~21:20, 2001.3.10.08:50~09:20.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대림경동아파트 박옥희 자택과 서울시 성동구 한양대학교 후문 진입로에 있는 한식점에서 노재명이 명창 오비취 딸 박옥희를 인터뷰한 내용 정리)
* 해제: 박옥희는 어머니 오비취와 가까웠던 국악인 방금선에게 안부 전화를 자주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필자는 박옥희를 통해 방금선에게 궁금한 것을 묻고 전해 받는 식으로 오비취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 수 있었다. 상기와 같은 박옥희 증언에 의해서 명창 오비취 인적 사항이 많이 밝혀졌다. 오비취 명창의 유성기음반 취입 당시 상황 등 귀중한 증언 내용이 들어있다.
김연수의 [창본 춘향가](서울:문화재관리국, 1967년) 335쪽에 오비취는 송만갑에게 판소리를 배웠다는 기록이 있다. 송만갑이 오비취의 스승이라는 것은 이 문헌 기록과 박옥희의 증언이 일치되며 오비취의 녹음을 들어보더라도 송만갑제의 특징이 발견되므로 오비취가 송만갑에게 배운 것은 확실하다고 하겠으며 송만갑제 위주로 학습했다고 생각된다.
오비취는 1932년과 1934년에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 1934년과 1935년에 오케이음반회사, 1937년 일본 빅타음반회사에서 창극 춘향전, 단가, 판소리, 가야금병창, 민요, 가야금 반주, 장고 반주 유성기음반을 취입한 바 있다.
박옥희의 증언에 의하면 오비취의 오빠 오영문은 바이올린 연주자였다 하는데 오비취 집안이 본래 음악적 재질이 있었던 것 같다. 오비취는 뛰어난 미모와 고운 목을 타고 났으며 애원성 있는 소리에 단단한 공력까지 겸하여 일제 때 인기가 대단했다. 일제 때 오비취는 그 인기를 등에 업고 음반 취입, 공연, 방송, 영화 출연을 활발하게 했다.
박옥희는 “어머니(오비취)가 1932년 11월 초에 일본으로 가서 콜럼비아 회사에서 음반을 취입한 일이 있다”고 한다. 필자가 오비취의 음반을 고증한 결과 1932년에 오비취가 일본 콜럼비아에서 취입한 일이 있음을 확인했다. 박옥희가 어머니 오비취의 1932년 음반 취입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박옥희(1932년 양력 7월 26일 출생)가 오비취의 1932년 음반 취입 당시에 태어난지 백일이 좀 지났을 때였다는 말을 어머니 오비취로 부터 전해 들었기 때문이라 한다.
오비취는 1932년에 처음 음반을 취입했는데 단가 <초한가>(Columbia 40422-A)가 그의 첫 녹음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오비취의 1932년 녹음 가운데 <초한가>의 녹음번호(21616)가 가장 앞서기 때문이다. 박옥희의 증언대로 오비취가 1932년 11월 초부터 일본 콜럼비아에서 녹음을 시작했다면 <초한가>는 오비취의 첫 녹음인 만큼 1932년 11월 초에 취입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박옥희는 “어머니(오비취)가 1937년에 모(某) 음반회사에서 음반을 취입한 일이 있다”고 했는데 그 기억은 1937년 일본 빅타에서의 음반 취입일 가능성이 높다.
◯ 민요, 신민요 등의 명창 손금홍 딸 신성희 증언
손금홍은 일제 때 민요, 신민요, 대중가요 등의 유성기음반을 취입하고 라디오 방송, 공연 등의 활동을 한 당대에 무척 유명한 명창이자 인기가 많았던 대중가수였다.
그의 딸 신성희의 증언에 따르면 손금홍(본명:손순덕)은 1916년 2월 25일(음력, 양력/주민등록상:1916년 4월 21일) 서울시 종로에서 태어났고 본적은 서울시 종로구 묘동이다.
손금홍의 부친 손모씨는 예술을 하지 않았고 고향은 서울(?), 37세에 작고하였다. 그리고 손금홍의 모친 신문정(가정주부)의 고향은 평양이고 1946년에 환갑을 치루고 1953년경에 작고하였다.
손금홍 언니 손자덕은 평범한 가정주부였고 손금홍보다 5세 연상이었다. 손금홍은 형제가 언니 손자덕과 함께 그렇게 자매 단둘이었다. 손금홍은 10대 때 서울에서 예술학습소에 들어가면서 음악을 하게 되었다 한다.
손금홍은 19세 때 일본 빅타음반회사에 가서 대중가요 <무정>을 취입했다고 생전에 말했다 한다. 손금홍은 전수린이 발탁하여 가수가 된 것이라 한다. 손금홍은 젊어서 많은 음악 활동을 하다가 대부호 한모씨와 혼인한 후 예술 활동을 모두 중단하였다.
손금홍 시할아버지 한모씨가 유명한 고관대작이었는데 손금홍 혼사 직후 시중에 나돌던 손금홍의 유성기음반을 모두 사들여서 없애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손금홍의 유성기음반이 그 후 아주 귀해졌다 한다.
그러다가 신성희 초등학교 때쯤 서울의 모 라디오방송국 공개홀에서 열린 옛 노래 특집 방송시 손금홍이 초청가수로 출연하여 노래한 적이 있다고 한다.
손금홍은 초혼과 재혼으로 슬하에 1남 2녀를 두었는데 큰딸과 그 아래 아들은 어려서 사망하고 막내딸 신성희는 노년까지 다정하게 같이 지냈다. 손금홍의 딸 신성희는 1947년 4월 13일(음력, 양력:1947년 6월 1일) 서울 성북동에서 태어났다.
신성희는 이상훈과 혼인하여 슬하에 2녀(이진희, 이교희)를 두었다. 손금홍의 딸과 외손녀들은 모두 예술을 하지 않았다. 이중 이교희가 2007년 5월 4일 낮 12시 국악음반박물관에 맨처음 손금홍 후손을 대표하여 손금홍 명창에 대한 제보를 해주었다.
손금홍은 2007년 3월 24일(양력) 오전 5시 50분 무렵에 인천 계양병원에서 92세, 노환으로 타계하였다. 반신마비로 입원한지 일주일만에 하루 혼수 상태가 된 후 별세한 것이다. 손금홍 작고 후 시신은 화장하여 인천 납골당에 모셨다고 한다.
손금홍은 노년에 노래를 즐겨 불렀고 특히 <목포의 눈물>이 18번곡이었으며 친구가 아주 많았다 한다. 친목회, 생일 등 무슨 계모임 때 보게 되면 김소희, 묵계월, 안비취 등의 국악인들과 같이 많이 모여 놀곤 하였다 한다.
손금홍은 영화 감상, 스케이트, 수영, 베이비골프(미니골프), 자전거 타기를 좋아했고 노래뿐 아니라 전통춤, 사교춤도 잘 추었고 다방면에 재능이 있었다고 한다.
신성희는 금년 봄 모친 손금홍이 세상을 떠난 후 장수하셨는데도 불구하고, 평상시 늘 노래를 부르고 사셨는데도 목소리 녹음 하나 남겨 놓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다가 국악음반박물관이 제공한 처녀 시절 손금홍 명창의 유성기음반 녹음을 대하고 눈시울을 적셨다.(2007.8.8.14:00~15:00.서울시 양천구 신정3동 음식점에서 노재명이 명창 손금홍 딸 신성희를 인터뷰한 내용 정리, 2007년 8월 9일 신성희 소장 손금홍 사진 일부→국악음반박물관 기증)
* 해제: 손금홍 명창에 대한 인적 사항이 이 증언자료에 의해 처음으로 자세히 밝혀졌다. 손금홍 혼인 후 시댁에서 손금홍 유성기음반을 보이는 대로 사들여 없앴고 그리하여 손금홍 유성기음반이 희귀해진 사연 등 소중한 증언 내용이 담겨있다.{"국악 유성기음반 관련 명인명창 주요 증언자료 해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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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유성기음반 관련 명인명창 주요 증언자료 해제" 각주
1>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 전집, 1937년 일본 빅타음반회사 Victor KJ-1111~1129, 19SP, 소리:정정렬·임방울·이화중선·박록주·김소희, 고수:한성준)
2>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 전집, 1937년 오케이음반회사 Okeh 12018~12037, 20SP, 소리:정정렬·임방울·이화중선·김소희·신숙, 고수:정원섭, 거문고:신쾌동, 해금:지용구, 대금:박종기)
3> 실제는 정정렬의 경우엔 박록주와 같이 1937년 창극 ‘춘향전’ 유성기음반 전집(일본 빅타음반회사 SP)을 취입하였다.
4> 이 박록주의 유성기음반 취입 기억은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에서의 녹음이 아니고 제비표조선레코드(일동음반회사)에서 남긴 녹음을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유성기음반 초창기 취입 방식인 나팔통 녹음은 박록주가 제비표조선레코드에서만 하였기 때문이다.
5> 김해 김록주 명창.
6> 김해 김록주 명창은 1926년에 제비표조선레코드회사에서 여러 단가, 판소리, 남도민요 유성기음반 녹음을 남겼고 박록주와 함께 병창으로 남도민요 유성기음반을 취입하기도 했다.
7> 노재명, ‘빅타 유성기 원반 시리즈(13) 30년대 판소리 걸작집-이동백·임방울·임옥돌·방진관·심상건·정광수’(노재명 기획, 서울:서울음반 제작, 1994) 장시간음반(SXCR-101, 1LP) 해설서, 콤팩트디스크(SRCD-1142, 1CD) 해설서.
노재명, “정광수의 유성기음반에 관한 연구” [한국음반학 제5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1995년) 251~257쪽.
8> 화중 선생: ‘이화중선 선생’의 오류.
9> 화중 선생: ‘이화중선 선생’의 오류.
10> 1930년대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에서 제작한 김소희 유성기음반(SP)을 방송한다고 소개하였으나 실제는 1960년대 김소희 장시간음반(LP)이 방송되었다.
11> 손으로 태엽을 감아서 유성기음반을 들을 수 있는 기계. 개 그림 마크 새겨진 빅타(Victor) 회사 유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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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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