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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한국음반학 제22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2012년) 187~257쪽에 실린 글의 초고입니다.
국악 유성기음반 관련 명인명창 주요 증언자료 해제<2>
글/노재명(한국고음반연구회 회원, 국악음반박물관 관장)
◯ 판소리 명창 김소희(1917~1995년) 증언
여자 아나운서: ‘이 사람에게 듣는다’ 오늘도 판소리 춘향가로 인간문화재 지정을 받은 김소희씨의 얘기 들어봅니다. 대담엔 이규영 아나운섭니다.
이규영: 네, 이를테면 그 연예 가족이시겠습니다.
김소희: 그렇죠.
이규영: 형제들이요, 하하. 그러니까 여덟살 되면서 이제 고향을 떠나오셨군요?
김소희: 네.
이규영: 네, 그 고향을 떠나서 이제 어떻게 됐습니까?
김소희: 광주루 갔어요.
이규영: 광주요?
김소희: 네. 광주루 가 가지구 저 형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규영: 네.
김소희: 어릴 때부터 길러낸 형이 있었는데
이규영: 네.
김소희: 그 형이 출가를 해서 광주에 가 살고 있어서 그 형을 찾아갔죠.
이규영: 네.
김소희: 그 형 집에 가서 있는 동안에 이화중선씨가 그 포장을 치구 한 군데 들어오면은 한 일주일 열흘 이렇게 공연하는데
이규영: 아니, 그럼 가족이 전부 이사한 게 아니구요?
김소희: 네, 저만.
이규영: 아, 혼자 가셨단 얘기군요. 네, 언니댁에.
김소희: 네, 그 집에 가서 이제 학교 다니던 것도 인제 중단하게 되니까
이규영: 네.
김소희: 광주에 가서 학교나 좀 다니고 그럴까 하구. 이제 그 언니댁이 잘 살았어요.
이규영: 네.
김소희: 이리 보내라구 해서 제가 어릴 때에 그 조끔 이, 영리하다고 할까
이규영: 네.
김소희: 기억력도 좋구 집안에서 뭘 잃어 버리면 애기 때부터 저를 불러댔어요.
이규영: 네.
김소희: 너 그거 못봤느냐면 반드시 그, 건성으로 보지 않고 그걸 찾아내주고 하니까
이규영: 네.
김소희: “이 애 참 그냥 내버려두기 아깝다” 해서 “그럼 너는 언니집에 가서 공부를 해라.” 그래서 언니가 책임을 맡아서 가르키기로 하고 광주를 내려갔던 거에요.
이규영: 네.
김소희: 근데 화중선 씨 그 노래를 듣고는 금방 그냥 흉내를, 흐하하 냈죠.
이규영: 네.
김소희: 그래서 여러날 하니깐 그 포장 뒤에서 노상 그 소리를 듣고 콧노래처럼 흥얼거려 보고 허니까 그 하루 이틀 아니고 날마다 보니까 그 포장직이라는 거 바깥에서 빙빙 도는 남자들 있잖아요?
이규영: 네.
김소희: 그걸 들켰어요.
이규영: 네, 하하.
김소희: 그래서 “이 얘가 참 이상하게 그 콧노래를 부른다”고 해서 화중선씨한테 직접 가서 이렇게 문초 받듯이 “니가 뭐 뭔일로 날마다 이렇게 와서 이러느냐?” 그래, 말 대답도 잘 못하고 이러니까 “니가 내 노래 숭을 냈다니 한번 해봐라.”
이규영: 네.
김소희: 그래서 그, 그 냥반 노래가 이 레코트도 있습니다만은 저 심청전에서 이 “추월은 만정허고 산호주렴에 비춰 있고” 그런 노래가 있어요.
이규영: 네.
김소희: 그게 인제 아버지한테 심청이가 황후가 된 다음에 기러기를 보고 편지를 써서
이규영: 네.
김소희: 아버지한테 전해 달라는 장면이에요. 그 노래가 그렇게, 잘도 허셨지만 좋았어요.
이규영: 네.
김소희: 그래서 숭내를 내니깐 놀래잖아요.
이규영: 네.
김소희: 그래서 “너는 소질이 있으니 좋은 선생님을 내가 정해 주마.”
이규영: 네.
김소희: 그때 마침 또 송만갑 선생님이 광주에 와서 계셨거든요.
이규영: 네.
김소희: 그래서 거기 가서 공부를 허게 됐어요.
이규영: 그러니까 화중 선생이라8> 그러면 그 어떤 특기입니까?
김소희: 그 냥반은 그 창이
이규영: 네.
김소희: 유창합니다.
이규영: 네.
김소희: 성대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고
이규영: 레코드 지금 가지고 계세요?
김소희: 네, 있습니다.
이규영: 언제 좀 가져 오셔서 청취자들한테
김소희: 옛날 판이 돼서요.
이규영: 뭐 그런데로 쪼끔만 들어보면은 아마 청취자들한테 도움이 될 거 같군요.
김소희: 네.
이규영: 그러면 그 화중 선생한테9> 노래를 불러본 적이 그때가 몇 살 때십니까?
김소희: 한 그러니깐 아홉살이나 됐나요?
이규영: 아홉살이요?
김소희: 네.
이규영: 네, 그, 이제 그 선생이 들어보시고 에, 앞으로 좀 재능이 있으니까 송만갑 선생을 추천해 주셨군요?
김소희: 네, 그러면서 그때 그랬어요. 얘는 선생님한테 맡겨도
이규영: 네.
김소희: 으, 나중에 제가 데려갈 테니깐 그걸 좀 절충을, 예상을 하고 가르키라 그랬었 거든요.
이규영: 네, 그래서 찾아가셨나요?
김소희: 그럼은요.
이규영: 송만갑 선생을.
김소희: 찾아갔죠.
이규영: 네.
김소희: 찾아가서 그 송만갑 선생님한테 처음 스타트를 했는데 에.
이규영: 그 양반이 몇 살 쯤 되셨습니까? 그 당시.
김소희: 송 선생님이요?
이규영: 네.
김소희: 한 사십, 한 사십, 오십?
이규영: 네, 한참 그, 지금도 송만갑 선생의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그분은 그 특기가 어떤 것입니까? 송 선생님.
김소희: 송 선생님 특기는 물론 창을 잘하시니깐 인제 국창으루 나라에서 벼슬까지 내려서 감찰이라 그럽니다, 송 감찰.
이규영: 네.
김소희: 네, 그런데 그 분 창이 다른 사람들과 특이한 것은 고음이면서 아주 그냥 그 허스키 목이 나오면서도 고음이고
이규영: 네.
김소희: 단단하죠.
이규영: 네, 송 선생 그 레코드는 안가지고 계세요?
김소희: 있어요.
이규영: 흐하, 그것도 언제 좀 흐하흐하,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소개를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제 송 선생을 찾아가 뵙는 것으로 오늘 얘긴 마치기로 하겠습니다.
김소희: 네.
여자 아나운서: 오늘도 판소리 춘향가로 인간문화재 지정을 받은 김소희씨 얘기를 이규영 아나운서와의 대담으로 들으셨습니다.(동아방송 1971년 10월 2일 라디오 방송 - 이 사람에게 듣는다, 판소리 명창 김소희 편 제2회 창을 시작하게 된 사연 방송, 주식회사 동아닷컴 자료실 소장 녹음, 노재명 채록)
여자 아나운서: ‘이 사람에게 듣는다’ 오늘도 판소리 춘향가로 인간문화재 지정을 받은 김소희씨의 얘기 들어봅니다. 대담에는 이규영 아나운섭니다.
이규영: 전라북도 고창에서 태어나신 김소희씨는 여덟살에 이제 언니가 사시는 광주로 올라가셔서 이화중선씨의 공연을 매일 가 보시다가 이제 이화중선씨한테 추천을 받아서 송만갑씨를 찾아간단 얘기를 하셨습니다.
김소희: 네.
이규영: 송만갑씨를 찾아가서 뵈니깐요, 송만갑씨가 이제 어떻게 말씀을 하시던가요?
김소희: 첫번 음, 창에 대한 음성을 한번 들었으문 싶으다고 그랬어요.
이규영: 네.
김소희: 그래서 목소리를 내 봤죠.
이규영: 네.
김소희: 그랬더니 한번 배와 보라고.
이규영: 네, 송만갑씨 그때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김소희: 한 40여세요.
이규영: 네, 송만갑씨는 뭐 그 판소리 중에서도 어떤 특기를 가지고 있습니까?
김소희: 다 잘하시죠.
이규영: 네.
김소희: 뭐든지, 판소리 하면 뭐 오바탕. 그 외에도 뭐, 장기전이니...
이규영: 네.
김소희: 옹고집이타령이니 이런 걸 직접 그 선생님이 허셨으니깐요.
이규영: 네, 당대의 그 명창이라 그러면 이제 송만갑씨라던지 이화중선씨, 어떤 분들이 계셨을까요? 그 밖에.
김소희: 이화중선씨는 여류 명창이구요.
이규영: 네.
김소희: 에, 그 당시에는 송 감찰, 송만갑씨가 최고로 엄지 손 안에 꼽았고
이규영: 네.
김소희: 그 다음에 김 의관이라고 김창환씨가 있었습니다.
이규영: 네.
김소희: 또 고, 이름대로 이동백씨
이규영: 네.
김소희: 또 김창룡씨
이규영: 네.
김소희: 정정렬씨가 그 후에 제가 서울에 와서 춘향전을 다시 또 정정렬씨한테 공부를 했습니다만
이규영: 네.
김소희: 음, 정정렬씨는 송 감찰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후배죠.
이규영: 네, 송 감찰, 송 감찰 하시는데 그, 그러니까 벼슬입니까?
김소희: 네.
이규영: 감찰이라는 게.
김소희: 네, 감찰 벼슬을 나라에서 있을 때.
이규영: 네, 그러면 저 송만갑씨는 그 광주에 사셨나요?
김소희: 사신 게 아니고 그 당시는 에, 인간, 지금에 와서 국악원이라구 했는데
이규영: 네.
김소희: 그 당시는 권번이라는 데가 있어요.
이규영: 네.
김소희: 그래서 거기서 일부러 그 분을 초청해다가 이 창을 지도허는 선생님으로 모셨어요.
이규영: 네.
김소희: 그래서 원 고향은 전라남도 구례.
이규영: 네.
김소희: 구례, 아마 출생지가 구례란 말씀을 들었어요.
이규영: 네, 그러면 그때가 이제 아홉살쯤 되셨나요?
김소희: 예.
이규영: 네.
김소희: 근데 거 광주서 소학교를 다니면서 이제 창을 배우면서 그랬죠.
이규영: 네, 언니가 뭐 말린다든지 그러지 않았습니까?
김소희: 아니, 그건 에, 제가 하고 싶어하고
이규영: 네.
김소희: 또 가정 형편도 그런데다가 여, 쩝, 내가 소원을 하는 바이니까. 그러면 니가 원하는 대로 한번 해봐라 해서 이, 제의를 좀 받들어 줬죠.
이규영: 네.
김소희: 그때 월사금이 한달에 1원이었습니다.
이규영: 네, 그때 배우는 사람이 많았습니까?
김소희: 수 십명이죠.
이규영: 네.
김소희: 송만갑씨 제자가 전국적으로 수 천명입니다.
이규영: 네.
김소희: 아마 창의 제자는 제일 많이 가지신 분이 송만갑씨.
이규영: 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이제 지도를 받으시게 되나요? 처음에.
김소희: 처음엔 인제 그 음얼 올리고 내리고 그런 연습부터 해요.
이규영: 네.
김소희: 그 다음엔 인제 음계를 쪼끔 맞출 줄 알게 되면은 단가.
이규영: 네.
김소희: 단가라 그러면은 이 판소리와 달리 어느 경치를 읽는다든가, 또 어느 역사를 한 토막을 말한다든가 그러헌 줄거리로 4~5분 내에 끝내는.
이규영: 그러니까
김소희: 네.
이규영: 그 문자 그대로 짧은 노래죠.
김소희: 네, 그 문자대로, 네, 단가죠.
이규영: 단가. 단가부터 이제 시작을 허는군요.
김소희: 예.
이규영: 근데 인제 처음에 발성 연습이 좀 길 거 같애요.
김소희: 근데 발성을 어느 정도 해보면은 이게 헐 건지, 안헐 건지 그냥 알아버리죠.
이규영: 네, 그러니까 적성을 인제 가려낼 수 있겠군요.
김소희: 네.
이규영: 앞으로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
김소희: 네, 이 또 소질이 있어서 앞으로 명창 노릇을 하겠다던가.
이규영: 네.
김소희: 이거는 아무리 노력해도 이거는 영 되지 않겠다든가.
이규영: 네.
김소희: 또 성대가 괜찮은데 고음이 없어서 이건 안타깝게도 더 나갈 길이 없겠다던가. 이런 여러 조건이 나오죠.
이규영: 네, 근데 이게 처음에 그 판소리를 공부하는 건지, 그 뭐 남도민요, 민요를 시작한다든가 어떻게 구분을 하게 되나요?
김소희: 판소리 배우는 사람하고 민요 배우는 사람하고는 좀 다릅니다.
이규영: 근본적으로
김소희: 네.
이규영: 네.
김소희: 판소리를 허는 사람은 민요를 해서는 안된다고 송만갑씨 그 분이, <육자배기> 그런 거 있잖아요?
이규영: 네.
김소희: 못하게 해요.
이규영: 네.
김소희: 남이 하는 거 숭내만 내도 야단 맞아요, 흐하하하.
이규영: 네, 그건 격이 낮대는 거죠?
김소희: 격이 낮다기 보담도 쓰는 질이 달라서 그러 거 같애요.
이규영: 네.
김소희: 그거야 뭐 민요는 민요대로 또 맛이 있으니까.
이규영: 네.
김소희: 판소리 보다는 다소 격이 차이가 있다고 으, 할 수도 있죠.
이규영: 네, 근데 이제 발성 연습도 한 다음 일정한 나이가 되면 변성기가 오잖아요?
김소희: 네, 옵니다.
이규영: 그때에 이제 발성 연습이 좀 지장이 있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어릴 적부터 시작한 사람하고.
김소희: 네, 어릴 적에 아마 시작했어도요.
이규영: 네.
김소희: 변성기에 와서 노래 못하고 고만둔 사람이 많아요.
이규영: 네.
김소희: 많습니다.
이규영: 그러니까 변성기가 아마 중요할 거 같습니다.
김소희: 여자한테두 있구 남자한테두 있는데
이규영: 네.
김소희: 여자는 뭐 그렇게 많은 타격을 안받아도 남자들한테는 참 커요.
이규영: 네.
김소희: 못허고 말아 버리니까.
이규영: 그 첨부터 송 감찰께서 지도를 하시면서 어떻게 장래성이 있다구 얘기들을 하시던가요?
김소희: 네, 헤헤헤. 장래에 노래 하겠다 그러데요.
이규영: 하하하.
김소희: 흐하하하하.
이규영: 그때 기초를 얼마 정도 배우셨습니까? 기간으로 따져서.
김소희: 기간이 단가를 끝내고 바로 그냥 판소리로 들어갔는데
이규영: 네.
김소희: 심청전을 제일 처음에 배왔어요.
이규영: 네.
김소희: 그래서 그 나중에 배운 다음에 이유를 듣자니까 처음 이 창을 배우는 사람은 심청전에서부터 시작해 가지고
이규영: 네.
김소희: 어느 정도 연령이 찬 다음에 인자 흥보전.
이규영: 네.
김소희: 또 쪼끔 더 나가서는 철이 좀 알 만할 때에 가서 춘향전을 배운다. 그렇게 배웠어요.
이규영: 네, 춘향전이 제일 아마 어려운 작품이라구 생각이 드는군요.
김소희: 그렇죠, 네.
이규영: 그러니까 이제 과정을 거쳐서 춘향전을 한다. 지난번 시간에 그 이화중선씨 허구 송만갑씨 이 축음 레코드를 저 소개해 주신다구 그랬는데요.
김소희: 네.
이규영: 오늘은 미쳐 못가져 오셨죠? 이 해방전 일정시대에 김소희씨가 노래한 그 판을 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만은 역시 그 해방 전의 그 레코드 기술이라는 게 말이죠.
김소희: 예, 유성기판.
이규영: 잡음이 굉장히 심하구 한 30년 전 노래가 되죠?
김소희: 그렇죠. 스물 하나, 둘 때니까요.
이규영: 네, 확실히 그 노래하는 창법이라든지 음성은 좀 다르겠습니다. 그런데 아마 잡음이 심할 거 같은데요? 청취자 여러분 같이 들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김소희 판소리 심청가 중 <범피중류> 1960년대 장시간음반(LP) 방송.10>
이규영: 확실히 그 지금 목소리보다는 어, 젊은, 흐하하흐하하하.
김소희: 젊기두 젊겠습니다만은
이규영: 네.
김소희: 아주 어린 애 같은, 흐하하하하하흐.
이규영: 네, 근데 그 비 오는 소리가 나는 것이, 많이 잡음이 굉장히 있어요.
김소희: 네, 너무 많어서.
이규영: 그 일제시대 때 그 콜럼비아 회사에서 만든 판인데요.
김소희: 네.
이규영: 지금은 이제 롱 플레이라고 그래 가지구 참 레코드 잘 나오는데, 그때만 해도 축음기죠?
김소희: 네.
이규영: 지금은 뭐 전축이라고 하지만 그땐 축음기로 해서
김소희: 네, 축음기죠.
이규영: 예, 헤헤헤. 째지는 소리도 나오구 신기하다고 야단했었는데요?
김소희: 그럼은요.(동아방송 1971년 10월 4일 라디오 방송 - 이 사람에게 듣는다, 판소리 명창 김소희 편 제3회 송만갑 선생의 가르침 방송, 주식회사 동아닷컴 자료실 소장 녹음, 노재명 채록)
* 해제: 김소희가 1970년대에도 송만갑, 이화중선 등의 판소리 유성기음반을 지니고 평소 참고했음을 알 수 있는 증언자료이다.
◯ 서도소리 명창 이은관 증언
나(이은관, 1917년 강원도 이천군 이천면 회산리 출생)의 스승인 이인수 선생님은 나보다 20세 가량 연상으로서 1890년대 후반에 평남 용강에서 태어나셨다. 이인수 선생님은 용강, 진남포, 황주 등지에서 활동하셨고 특히 진남포에서 오랫동안 사셨다.
이인수 선생님은 인정이 많았고 성품이 무척 너그러웠다. 그 선생님의 부인은 기생 권번 출신이며 소리를 잘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인수 선생님은 얼굴이 약간 얽었으나 소리 실력 만큼은 당대 최고의 서도소리 명창으로 꼽힐 정도로 대단했다. 이인수 선생님의 특기는 <배뱅이굿>과 <병신 난봉가>였다. 그리고 개소리 흉내, 장고 돌리기, 꼽추춤 등의 짓거리를 잘하셨다. 내가 장기로 삼고 있는 짓거리들은 거의 모두 이인수 선생님에게서 배운 것이다. 이인수 선생님은 자손이 없어서 만년에 외로워 하셨다. 그리고 나이 들어서도 공연을 하여 생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자신의 처지를 자주 한탄하셨다.
내가 이인수 선생님 문하에서 소리를 배울 당시는 1930년대 후반, 대동아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사람들이 심한 경제고에 시달렸다. 그런데 당시 황주는 사람들이 대체로 잘 살았고 소문난 부자들이 많았다. 나는 당시 황주에서 이인수 선생님을 모시고 부자집에 다니면서 함께 공연을 하곤 했다.
이인수 선생님과 비슷한 연배인 김종조 씨, 최순경 씨 같은 명창들은 여러 장의 유성기음반을 남겼다. 그런데 이인수 선생님은 단 한장의 음반도 남기지 못하고 작고하셨다. 나는 그 분의 제자로서 이 점이 가장 안타깝게 생각된다. 이인수 선생님도 음반을 취입하지 못한 것을 만년에 아쉬워 하셨다. 이인수 선생님은 40대 후반(1940년대 중반)에 작고하셨다.
서도소리 명창 김칠성 씨는 나보다 10세 가량 연상(1907년 무렵 출생)이며 황해도 출신이다. 김칠성 씨는 사리원, 개성권번 등에서 소리 선생을 했고 유성기음반을 여러 장 취입했으며 인천에서 작고하였다. 김칠성 씨는 약간 쉰 듯한 성음으로 소리하는 것이 특색이다.
나는 <배뱅이굿>의 경우에는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신세기레코드, 대도레코드, 지구레코드, 오아시스레코드 등 여러 음반회사에서 15차례 가량 취입한 바 있다.(1992.7.14.20:00∼20:20, 1996.1.27.17:30∼20:00. 서울시 종로구 장사동 130-1 삼성빌딩 4층 민속예술학원-이은관 서도소리 전수소에서 노재명이 이은관 명창을 인터뷰한 내용 정리)
* 해제: 서도소리 명창 김종조, 최순경, 김칠성이 유성기음반을 취입한 점과 이은관 스승 이인수가 유성기음반을 남기지 못한 점 등에 대한 귀중한 증언이 담겨있다.
◯ 가야금 명인 함동정월 증언
목포 무안에 목우암이라는 절에서 판소리 백일 공부 또 했어. 나(함동정월, 본명:咸金德, 아호:昭芸, 1917년 음력 8월 25일 전남 강진군 병영면 지로리에서 출생)는 오수암 선생하고 판소리 (공부하러) 가고 (중략) 오수암 선생한테 춘향전, 심청전 배웠어. 다는 못 배왔지.
목우암서 백일 공부하고 와서 한 두어달 쉬니까 광주에서 콩쿨 열린다고, 동경 콜럼비아 회사에서 콩쿨 연다고 해. 콜럼비아 회사 문예 부장이 한국 사람이었어. ‘다를 이’자 이하윤 씨였어. 동국대학 학장으로 계셨어, 나중에. 그래서 콩쿨 나가라고, 권번에서 꼭 나 혼자만 가래, 광주로. 그래 광주로 갔더니 광주에서 뭐 훌륭한 사람들 죄 나왔잖아? 신광원인가 큰 방, 손님 많이 와서 연회하는 데럴 다 치워 놓고 거기서 콩쿨 했어. 열아홉살 먹던 봄이야. 공부 시작한 지 칠년 만이지. 그러더니 광주 사람 하나도 안 뽑히고 제일 어린 내가 뽑혔대. 그래서 일본 간 거야. 울며 겨자 먹기로. 난 공부 더해 갖고 간다 그랬어. 지금은 어리니까 안하겠다고. 그랬더니 안된다고 꼭 좀 하러 가야 한다고. 그래서 할 수 없이 갔어.
열아홉 가을에 일본에 가서 취입했어. 일본에 가니께 여관 있지. 기누꾸니아 라는 호텔이 있는데, 내가 제일 인상이 남는 거는 목욕탕에 가서, 인자 독탕에서, 목욕얼 하고 있는데 웬 남자 노인이 푹 불거러져. “이까까데쓰까, 도오쏘?” 그라먼서. 때 밀어줄까 그런 말인가 봐. 아유, 얼마나 놀래? 오지 말라고, 가라 그라먼서 목욕 않는다고 그랬더니 히히히 웃고 나가. 혼탕이 아니고 독탕인데 노인들이 때럴 밀어줘. 일본은 그게 보통이래. 그게 써비스래. 여자탕만, “때 밀어 주랴?” 그러면서 들어오는 거야. 그런디 내가 여잔디 남자로 봤는지 몰라, 노인네라서. 머리 모양이 남자 같기도 하고 여자 같기도 했어. 무서워서 벌벌벌 떠니까 가 불더라고.
일본에서 취입할 때 오십일 있었어. 정금도, 김인숙, 고재덕이, 이중선이, 여럿이 갔었어. 취입한 건 춘향전, 심청전 다 했지. 주로 판소리. 삼분짜리, 그 때는 삼분이야. 가야금도 산조 중중머리하고 자진머리 좀 넣어주고. 근디 고수가 맘에 안 들었어. 거기 심바시 가니까 아사쿠사 공원 뒤에 한국촌이 있었거든. 거기 있다 하면서 여기서 고수럴 못 데려 가게 하더니, 가 보니까 그 사람이 치기는 친디 너무 호흡이 안 맞어. 그래서 애 먹었어.
한국인 사는 촌에 가니까 한국인들이, 음식점이 쭈욱 늘어섰어. 그란디 매운탕이 먹고 싶어 갔더란 말이다. 된장하고 매운탕이 먹고 싶어 갔는디, 매운탕이 먹고 싶어 많이 먹을 껄로 알고 갔는디, 워매, 입에다 대노니께 매와서 못 묵어. 아이고, 그래서 마음은 다 먹겄는데 시켜놓고 쪼끔 입맛 보다 어찌 입이 에린지 못 묵고. 그때 한 이십일 넘었을 거여. 된장도 먹고 싶고 풋고추도 먹고 싶더라.
레코드 판에는 내 독소리만 넣었어. 춘향가, 심청가, 가야금산조, <육자배기>, <흥타령>까지, 병창까지 다 했어. 병창은 <청산얼 가만히 바라보니> 그거 넣었지. 춘향이가 이별 다 하고 혼자 앉아서 청산 바라보고 임 그리며 우는 대목이여. 그때 그거 나와서 참 힛트했대. 나도 아직 갖고 있는데 누굴 빌려 줬드니 안 주데. 그러니 어쩌겠어?(함동정월 구술, 김명곤·김해숙 편집 [물은 건너 봐야 알고, 사람은 겪어 봐야 알거든] 서울:뿌리깊은나무, 1991년, 49∼52쪽)
* 해제: 이 증언자료를 통해서 함동정월이 일본에 유성기음반을 취입하러 갔을 때 상황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상기와 같은 함동정월의 증언에 의해서, 그가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가 광주에서 개최한 콩쿨 대회에 참가하여 판소리로 입상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콜럼비아에서 유성기음반을 취입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 녹음 시기는 1936년이었다. 당시 유성기음반에 녹음된 실제 곡목, 유성기음반 가사지에 적힌 기록을 검토해 볼 때 유성기음반 취입에 대한 함동정월의 기억은 거의 정확했다. 녹음 시기를 비롯해서 함께 취입하러 간 사람들, 취입 곡목이 기록과 일치했다.
상기 증언에 의하면 함동정월은 콜럼비아에서 음반을 취입할 때 일본에 살던 사람이 고수를 맡았는데 별로 마음에 안 들었다고 한다. 콜럼비아 회사 측에서 일본에 고수가 있다고 하면서 한국에서 고수를 못 데려 가게 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취입 경비를 줄이려고 그리 한 것 같다. 함동정월의 유성기음반에 장고 반주자로 참가한 사람은 김성채와 정금도 두 사람이다. 그 가운데 함동정월이 호흡이 맞지 않았다고 말한 고수는 김성채일 것이다. 왜냐하면 두 사람의 고수 가운데 함동정월이 말하는 고수는 당시 일본에 살았다고 하는데 정금도는 함동정월과 함께 일본에 음반을 취입하러 갔다고 했기 때문이다.
김성채(金成彩)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김성채는 함동정월의 유성기음반에서만 이름이 나타나며 함동정월이 가야금산조, 병창, 판소리, 남도민요를 취입한 7장의 유성기음반 가운데 남도민요 음반 1장을 제외한 나머지 6장의 음반에 장고 반주자로 참가했다. 함동정월의 남도민요 유성기음반 1장은 정금도가 장고 반주를 맡았다.
함동정월은 가야금산조, 병창, 판소리, 남도민요 유성기음반 7장 외에도 2장의 유성기음반에 장고 반주를 녹음한 바 있다. 함동정월은 일제 때 콜럼비아에서만 음반을 취입했고 다른 회사에서는 유성기음반을 내지 않았다. 따라서 함동정월의 일제시대 녹음은 콜럼비아 유성기음반에만 남아있다. 1936년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에서 함동정월 명인이 취입한 유성기음반 목록은 다음과 같다.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084, MISP-1401
Columbia 40750(1 22446) 春香傳 春香別恨 咸洞庭月 長鼓金成彩
Columbia 40750(2 22445) 春香傳 滿庭月色 咸洞庭月 長鼓金成彩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SP-1821
Columbia 40754(1 22432) 南道雜歌 六字백이 咸洞庭月 長鼓鄭錦桃
Columbia 40754(2 22435) 南道雜歌 興打鈴 咸洞庭月 長鼓鄭錦桃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DAT-0212
Columbia 40755(1 22429) 西道雜歌 黃海道山念佛 鄭錦桃 細笛高載德 奚琴李忠善 長鼓咸洞庭月
Columbia 40755(2 22440) 西道雜歌 자진배따라기 鄭錦桃 細笛高載德 奚琴李忠善 長鼓咸洞庭月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DAT-0213
Columbia 40758(1 22427) 民謠 豊年歌 鄭錦桃 細笛高載德 奚琴李忠善 長鼓咸洞庭月
Columbia 40758(2 22428) 民謠 京興打鈴 鄭錦桃 細笛高載德 奚琴李忠善 長鼓咸洞庭月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SP-1849, MISP-2032
Columbia 40759(1 22455) 伽倻琴散調 굿거리 咸洞庭月 長鼓金成彩
Columbia 40759(2 22456) 伽倻琴散調 중모리 咸洞庭月 長鼓金成彩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SP-1022, MISP-1303, MISP-1743
Columbia 40764(1 22430) 短歌 (伽倻琴竝唱) 世上事 咸洞庭月 長鼓金成彩
Columbia 40764(2 22431) 春香傳 (伽倻琴竝唱) 相思歌 咸洞庭月 長鼓金成彩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DAT-0213
Columbia 40774(1 22443) 沈淸傳 泛彼中流(上) 咸洞庭月 長鼓金成彩
Columbia 40774(2 22444) 沈淸傳 泛彼中流(下) 咸洞庭月 長鼓金成彩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DAT-0214
Columbia 40779(1 22450) 春香傳 離別歌 咸洞庭月 長鼓金成彩
Columbia 40779(2 22451) 春香傳 嘆息歌 咸洞庭月 長鼓金成彩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SP-0105
Regal C434(1 22452) 沈淸傳 沈淸行船 咸洞庭月 長鼓金成彩
Regal C434(2 22453) 沈淸傳 盲人皇城行 咸洞庭月 長鼓金成彩
◯ 은률 삼현육각, 서도소리 명인 김영택 증언
김영택(金永澤:본명, 1919년 음력 4월 8일 황해도 은률군 일도면 농림리 차유동 출생)의 말에 따르면 김관준과 그의 아들 김종조는 산이가 아니라 한다. 김영택은 평남 용강군 귀성면 원당리 김관준의 집에 두번 가본 바 있다 한다. 김영택은 그때 김관준의 <수심가>를 한번 들어보았는데 소리를 기가 막히게 잘했다 한다. 당시 김영택의 나이는 약 15세, 김관준은 50세 정도였으며 그때 김관준은 이가 하나 빠져있었다 한다. 김영택이 김관준을 만난 것은 당시 김영택이 평남 증산군의 우편 배달부였던 큰형 김영춘과 귀성면 대룡리에서 염전일을 했던 셋째형 김영록을 보러 갔다가 이루어진 것이라 한다. 대룡리와 원당리는 7리 정도의 거리라 한다. 김관준의 출생지는 평남 용강군이라 한다.
김종조는 김영택이 목격했을 당시 총각이었는데 상처한 부친 김관준을 모시고 원당리 외딴 곳에서 함께 살았다 한다. 이 부자가 마을에서 동떨어진 곳에서 살게 된 것은 광대라고 손가락질 받는 것을 피해서 마음껏 장고치고 소리하기 위해서였다 한다. 김종조는 처음엔 부친 김관준이 하는 소리를 어깨 넘어로 듣고 익혀서 불렀는데 김관준이 어느날 우연히 아들 김종조가 하는 소리를 듣고 대견하게 여겨 본격적으로 가르쳐 주었다 한다. 김종조는 일제 때 서도소리 <발림엮음>을 작곡했고 이를 유성기음반에 취입한 바 있다 한다. 김종조는 김영택보다 15세 가량 연상이며 고향은 평남 용강군 귀성면 원당리라 한다.
최순경은 평안남도 사람이며 목성음이 탁성이었고 1948년에 황해도 황주군 괴면포에서 아편으로 작고했다 한다. 최순경은 김영택보다 15세 가량 연상이었다 한다.
김영택은 1940년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에서 봉산탈춤 음악을 녹음한 김경석, 방영환, 김영찬, 김학원, 김성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한다. 그리고 김영택은 1930년대 후반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에서 서도 탈춤 음악을 취입한 임성운, 안명환, 김재호에 대해 아는지 물었을 때 임성운과 안명환은 모르는 사람이고 김재호는 김영택의 팔촌형이라고 하였다.(혹시 동명이인일지도 모른다.) 김영택의 팔촌형 김재호는 김영준보다 1∼2세 연하인데 피리 실력은 잘 모르겠으나 해금을 매우 잘했다 한다.(1998.9.19.16:00∼23:00, 1999.1.6.12:00∼13:50, 1999.6.22.20:20∼20:40, 1999.7.3.11:00∼11:20, 1999.7.9.14:00∼16:00, 1999.7.10.14:30∼21:00, 1999.7.16.18:30∼18:40, 1999.8.26.18:30∼19:30. 노재명이 김영택 명인을 인터뷰한 내용 정리)
* 해제: 유성기음반 시대 서도소리 명창 김종조, 최순경 등에 관한 귀중한 증언이 담겨있다. 특히 상기 김영택의 증언 가운데 김종조가 일제 때 서도소리 <발림엮음>을 작곡했고 이를 유성기음반에 취입했다는 것은 해당 곡의 작곡자를 입증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김종조가 소리를 한 <발림엮음> 유성기음반(Taihei C8622-B)에는 ‘崔三蓮案’이라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최삼련이 작사를 했다는 의미라 하겠으며 이 유성기음반에 창을 한 김종조 이름은 명시되어 있으나 김종조가 작곡했다는 표시는 없는 상태이다.
◯ 가야금, 판소리 명인 박귀희 증언
우제근: ‘추억의 스타 앨범’ 이제는 영원히 가버린 세월. 청춘의 화려한 낭만과 감상이 번져있는 그리운 추억. 세월은 흘러 갔지만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있는 정다운 노래와 함께 그 시절 그 사람의 얘기를 더듬어 보는 ‘추억의 스타 앨범’ 오늘은 박귀희 편입니다.
김록주, 배설향, 이화중선 등 여류 명창의 뒤를 이어 등장한 박귀희의 본명은 오계화. 1921년 2월 6일 생으로 경상북도 칠곡이 그의 고향입니다.
손광재의 소개로 이화중선과 함께 무대에 서서 인기를 독차지했던 박귀희는 그 후 1년 동안 부산, 경주, 울진을 비롯해서 전국을 순회함으로써 소녀 명창의 기반을 굳혔으며 이듬해에는 본격적인 창의 수련을 쌓기 위해 대구 화원에 있는 용인사에서 조학진씨의 사사로 백일공부를 했습니다. 어떤 때는 쏟아지는 폭포 밑에서 어느 때는 파도치는 바다를 향해서 소리치며 피를 토해야만 했던 쓰라린 추억을 박귀희는 다음과 같이 회상하고 있습니다.
박귀희: 아침밥 먹고 나면은 한 시간 쉬고 점심밥 먹고 들어올 때까지 하고 또 점심 먹고 한 시간 쉬고 저녁밥 들어올 때까지 소리하고 또 저녁밥 먹고 한 시간 쉬고 밤 좌정 12시, 1시까지 소리를 하고 또 잠시 한 서, 너 시간 자고 4시부터 일어나서 아침밥 들어 오기까지 소리합니다. 그럼 하루에 적어도 5번이나 4번 허는데 그 소리가 3시간, 2시간 계속해서 공부를 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난중에 배가 붓고요, 눈이 붓고 역시 목구녕에서 피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고 가래에 뭉쳐서 피가 묻어 나오, 나옵니다. 그러면 인제 백일공부를 하게 되면은 목이 쉬다가 쉬다가 인제 지치지요. 그랬다가 인제 그 목이 쉰 고 사이에 실성음 막 하면 이렇게 나오는 그 성음에서 구성이 붙어 나온단 말이에요. 그러면 인제 그 구성 소리에 자기 소리에 자기가 반해 가지고 시간 가는 줄 몰르게 그냥 몇 시간씩 달아서 할 수가 있단 말이에요.
우제근: 열여덟 살 때까지 이화중선과 함께 전국 각지의 무대를 누비던 박귀희는 다시 한번 자신의 목소리를 다듬기 위해서 전남 담양에 있는 재실 산중으로 입산, 당시 함께 명성을 떨치던 김소희와 더불어 또 한번 백일공부를 했습니다.
담양 산중에서 백일공부를 마친 박귀희는 곧 상경해서 오케레코드에서 단가와 심청가를 취입했으며 다음 해에는 한양창극단에 입단한 후 다시 3년 동안 단체 생활을 하고 22살 때 스스로 동일창극단을 창립했습니다.
그 당시 오케레코드의 전속단체이던 조선악극단은 국내 뿐만아니라 멀리 만주, 일본, 중국 등지에서도 인기를 모았으며 그 밖에 성보가극단, 약초악극단 등이 기세를 벌이던 시절 스물 두 살의 경상도 아가씨인 박귀희는 당시에 명창이던 임방울, 박초월, 한영숙, 강남중 등과 함께 동일창극단을 만들고 만주 지방으로 진출했습니다.(동아방송 1971년 12월 5일 라디오 방송 - 추억의 스타 앨범, 슬픈 소리조로 심금을 울려 주었던 명창 박귀희 편 방송, 주식회사 동아닷컴 자료실 소장 녹음, 노재명 채록)
“나는 한양창극단에서 활동하던 열여덟살에 레코드를 취입했다. 레코드사는 일본의 빅타레코드사였는데, 일본식 발음으로는 ‘비꾸다레코드사’로 기억된다. 내가 취입한 음반은 춘향가와 흥보가였다. 그때 나는 레코드사에서 취입료로 1천1백원을 받았다. (중략)
그리고 이듬해인 19살 되던 해, 지금의 예음홀 자리인 동양극장에서 공연을 가졌었는데, 당시 오케이레코드사 한국 지점장인 이기세씨가 공연을 보고 찾아와서 레코드를 취입하자고 해서 그해 3월에 일본까지 가서 레코드를 취입했다. 그때 취입한 노래는 단가 ‘천하가 태평하면’과 심청가 중 ‘심봉사가 눈 뜨는 대목’이었다.
오케이레코드사는 그로부터 삼년 후에 우리나라에 녹음시설을 다동에 마련했는데, 후에 녹음할 때 고인이 된 임유앵 선배와 함께 스튜디오에서 취입한 기억이 난다.”(인간문화재 박귀희 자서전 [순풍에 돛 달아라 갈길 바빠 돌아간다] 서울:도서출판 새소리, 1994년, 73~74쪽)
“(박귀희가) 해방 전, 일본에 레코드 취입하러 갔을 때”(김명곤 등 공저 [명인 명창] 서울:동아일보사, 1987년, 150쪽 박귀희 편)
“(박귀희가) 열여덟살 때는 전남 담양군 남면 지실 정송강 누각 부근에 김소희의 남편인 박석기가 광주의 박동실 명창을 모셔다가 판소리 학습을 할 때 김소희, 장흥 김녹주, 박귀희, 김비연, 박수길, 박후성과 함께 심청가와 흥보가를 공부했다. 그런 중에 일본 레코드회사의 취입 요청이 있어 단가 ‘천하가 태평하니’ 대목과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음반에 취입하기 위해 한애순과 함께 일본으로 갔다.”(정범태 저서 [명인 명창] 서울:깊은샘, 2002년, 269쪽)
* 해제: 이규원 지음, 정범태 사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전통 예인 백사람](서울:현암사, 1995년) 55쪽 박귀희 편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박귀희는) 18세 때는 담양 지실에 있던 박동실(朴東實, 납북)씨를 찾아가 춘향가, 흥부가, 심청가를 떼받았다. 담양에서는 김소희(金素姬, 인간문화재)씨와 함께 공기남(孔基南, 납북), 박후성(朴厚性), 김녹주(金綠珠, 장흥), 김비연(金飛燕), 김명옥(金明玉), 박농옥(朴弄玉), 박수길(朴秀吉, 박동실씨 장녀)씨 등이 박씨 소리제를 익혔다고 기억해 낸다.”
상기 기록들을 종합해 보면 박귀희가 18세 때 일본 빅타레코드, 19세 때 오케이레코드에서 유성기음반을 취입했으며 박귀희가 김명옥 등과 함께 박동실 문하에서 판소리를 익혔고 박귀희가 박동실 제자인 한애순과 같이 일본에 유성기음반을 취입하러 간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셈이다.
그런데 박귀희가 일본 빅타레코드와 오케이레코드에서 취입했다고 한 음반물은 당시 신문의 음반 광고, 음반 신보 책자, 음반 실물, 음반 가사지 등 어떠한 관련 자료에서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귀희가 한애순과 같이 일본에 유성기음반을 취입하러 간 것이 맞다면 그 무렵 한애순이 빅타가 아닌 콜럼비아 음반회사에서 녹음한 적이 있으니 혹시 콜럼비아 음반회사에서 박귀희가 음반을 냈나 싶어서 콜럼비아 자료를 찾아 보았으나 박귀희 관련 음반은 발견하지 못했다. 한애순은 박귀희와의 일본 음반 취입 동행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였다.(2011년 10월 25일 한애순 증언)
박귀희가 일제 때 유성기음반 취입을 했는데 아직 음반이 발견이 안되었을 수도 있고 장영심, 오계화, 박귀희가 아닌 다른 성명으로 음반을 냈을 수도 있겠다. 장영심, 오계화, 박귀희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음반을 냈을 만한 것을 콜럼비아레코드, 빅타레코드, 오케이레코드 자료에서 세밀하게 찾아보았는데 그러한 가능성이 있는 음반을 발견하지 못했다.
박귀희가 말한 취입 시기와 음반회사가 1938~1939년 빅타레코드와 오케이레코드라는 점, 취입 곡목이 단가 <천하태평>·판소리 심청가 등이라는 점, 박귀희가 김명옥 등과 박동실의 판소리를 학습했다는 점으로 봐서 1938년에 오케이레코드에서 단가 <천하태평>, 판소리 심청가 등의 유성기음반을 박동실의 북반주로24) 소리를 취입하고 김명옥과 함께 남도민요 <육자배기>를 녹음한 김순희가 혹시 박귀희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김순희 유성기음반도 들어보고 수소문해 보니 한애순의 말에 의하면 김순희는 판소리 인간문화재 김소희의 여동생으로 형제 중 가장 국악 재능이 뛰어났는데 아깝게 일찍 요절하고 말았다 한다.(2011년 10월 25일 한애순 증언) 한애순에게 김순희에 대해 처음 물었을 때 기억이 안난다고 하였으나 몇 시간 후 생각이 난다며 이처럼 제보해 왔다.
조순애는 ‘김순희가 아마도 김소희의 여동생일 것’이라 하였으며(2011년 10월 25일 조순애 증언) 박송희는 ‘김순희가 김소희와 관련이 있는 사람’일 것이라 하였다.(2011년 10월 25일 박송희 증언)
박윤초는 김순희에 대해서 김소희한테 들은 바가 없지만 박석기, 박동실, 김소희, 박윤초와 가까웠던 한갑득, 한홍매, 한애순 일가인 한애순의 증언에 믿음이 간다고 하였다.(한애순이 박윤초 아기 때 돌봐 주었다 함) 박윤초의 말에 의하면 김소희(아명:김옥희, 본명:김순옥)는 오빠가 3~4명, 여동생 김경희·김정희, 남동생 김천수가 있었으며 김소희의 모친과 김소희가 양아들, 양딸 삼은 이가 셀 수 없이 많았고 친딸과 분별이 안될 정도로 양딸을 길렀기 때문에 박윤초가 1944년 태어나기 이전에 별세한 김소희의 안알려진 동생 중 김순희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다.(2011년 10월 25일 박윤초 증언)
그리고 1940년 3월 29~31일 [동아일보] 광고에 의하면 동아일보 인천지국 주최로 열린 1940년 4월 1일 인천 공회당 ‘독자 위안 명창 대회’에 김순희가 김창룡, 한성준, 강장원, 김여란, 박초월, 김소희, 임유앵, 조금옥, 김록주(장흥)와 함께 공연했다 한다. 이 김순희에 대해서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는데 박보아, 정철호는 김순희가 누군지 모른다고 하였으며 한애순, 조순애, 박보아, 정철호는 박귀희의 또다른 이름이 있는지 여부는 모른다고 했다.(2011년 10월 25일 한애순·조순애·박보아·정철호 증언)
김순희와 박귀희의 목소리를 비교해 보면 다른 점이 있다. 한애순의 증언 등으로 봐서 이 김순희는 박귀희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향후 김순희 유성기음반의 가사지가 발견된다면 거기에 실려있을 김순희 사진으로 좀 더 명확히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
◯ 판소리 명창 한애순 증언
한애순(1924년 출생)이 말년에 보유하고 부른 판소리 춘향가는 정정렬제와 박동실제가 섞여 있는데 예전에 전남 광주에서 김여란이 춘향가 공연하는 것을 목격하며 습득한 점, 김소희 춘향가 음반을 참고하는 등의 노력으로 정정렬제 춘향가를 부르게 되었다 한다.
한애순은 말년에 심청가의 경우 박동실제, 적벽가는 박동실제와 임방울제, 수궁가도 박동실제와 임방울제, 흥보가는 박록주제로 부른다고 한다. 한애순은 젊어서 창극 국악 단체에 소속되어 전국으로 활동하고 다니면서 어려서 박동실한테 배운 바탕소리를 많이 잊어 버렸다 한다.
한애순은 11세 때부터 5~6년간 박동실에게 단가 <강상풍월>, <장부가>, <초한가>, <사절가>(때 마참 봄이로다:박동실 작곡), 판소리 다섯바탕 대부분을 배웠다. 한애순이 박동실에게 가장 먼저 익힌 소리는 <강상풍월>이라 한다.
한애순은 13세 때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에서 단가 <뒷동산>, 춘향가 중 <이별가>, 수궁가 중 <산신제 지내는 데>~<녹수청산>, 남도민요 <진도아리랑>, <쾌지나 칭칭> 유성기음반을 취입했다.
당시 한애순은 김소희, 신숙과 함께 서울에서 녹음을 하였고 당시 고수는 한성준이었다 한다. 남도민요의 경우는 정남희(가야금), 박종기(대금) 등의 기악 반주자도 함께 녹음을 했다 한다.
한애순이 그때 받은 녹음 사례비는 100원이었고 그 음반 취입은 김소희, 박석기의 추천으로 성사된 것이라 한다. 한애순이 콜럼비아음반회사에서 유성기음반 취입을 마친 직후 부친 부고를 들었다고 한다.
한애순이 유성기음반에 남긴 단가 <뒷동산>은 오수암 제자 임춘앵이 광주에 왔을 때 한애순에게 가르쳐준 것이다. 임춘앵과 한애순은 동갑 죽마고우로서 서로에게 소리를 가르쳐 주었다 한다.
한애순이 유성기음반에 취입한 춘향가 중 <이별가>, 수궁가 중 <산신제 지내는 데>~<녹수청산>은 박동실 문하에서 배운 소리라 한다. 그리고 한애순이 유성기음반에 취입한 남도민요 <강강수월래>, <쾌지나 칭칭>의 경우 메기는 소리는 신숙이, 받는 소리는 김소희와 한애순 등이 담당하였으며 한애순은 상청, 김소희와 신숙은 하청으로 불렀다고 한다.(1995.5.15.16:40~17:10, 1995.12.12.18:00~18:10, 1995.12.15.10:00~10:30. 노재명이 한애순 명창을 인터뷰한 내용 정리)
* 해제: 이 증언으로서 한애순 명창의 유성기음반 취입 내력이 자세히 밝혀졌다. 한애순은 13세 때인 1936년에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에서 유성기음반을 녹음했다고 기억하였으나 이는 1940년 녹음이다.
한애순이 당시 유성기음반에 취입한 춘향가 중 <이별가>, 수궁가 중 <산신제 지내는 데>~<녹수청산>은 오늘날 전승이 위태로워진 박동실제 판소리 춘향가, 수궁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음원인데 바로 상기와 같은 한애순의 증언에 의해서 최초로 확인된 것이다. 이 소리들은 한애순이 박동실 문하에서 학습하는 도중에 녹음된 것이라 박동실제에 매우 충실한 음원이라 판단된다.
그리고 유성기음반에 한애순이 남긴 <뒷동산>은 임춘앵이 가르쳐 준 단가라는 사실도 한애순의 상기와 같은 회고에 의해 입증되었다.
한애순이 김소희, 신숙과 함께 취입한 남도민요 유성기음반의 경우 반주를 리갈고악단이 했다고만 기록되어 있는데 한애순의 상기와 같은 증언에 의해서 한성준(장고), 정남희(가야금), 박종기(대금) 일행이 반주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한애순이 취입한 유성기음반 목록은 다음과 같다.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2108
Regal C-2011(1 22841) 湖南民謠 珍島아리랑 金素姬·愼淑 伴奏리-갈古樂團
Regal C-2011(2 22839) 湖南民謠 강강수월래 金素姬·愼淑·韓愛順 伴奏리-갈古樂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356, MISP-0580
Regal C-2013(1 22842) 南道民謠 둥가타령 金素姬·愼淑·韓愛順 伴奏리-갈古樂團
Regal C-2013(2 22840) 南道民謠 괘지랑칭칭 愼淑(合唱付) 伴奏리-갈古樂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2228
Regal C-2015(1 22820) 水宮歌 溪邊岩上 韓愛順 長鼓韓成俊
Regal C-2015(2 22823) 水宮歌 綠水淸山 韓愛順 長鼓韓成俊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DAT-0227
Columbia C2035-A(22821-2) 短歌 뒷東山 韓愛順 長鼓韓成俊
Columbia C2035-B(22822-2) 春香傳 離別歌 韓愛順 長鼓韓成俊
◯ 판소리, 가야금 명인 김차돈 증언
김차돈(본명:김채돈)은 1924년 12월 28일(음력) 충남 홍성군 갈산면에서 부친 김세준과 모친 정용분 사이의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김차돈은 조부 김창룡을 어려서 보았는데 김차돈 나이 6세부터 오랫동안 한 집에서 함께 살았다 한다. 김창룡, 김세준, 김차돈 가족은 서울 권농동 자택에 거주했다 한다.
김차돈은 9세 무렵 1년간 서울 종로구 익선동 조선성악연구회와 학원에서 강태홍한테 가야금산조와 병창을 사사했는데 가야금산조는 맨처음부터 중중모리까지 배우다가 학습을 중단했다. 이때 가야금병창은 단가 <객래문아>, <공도난이>, 춘향가 중 <쑥대머리>,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 등을 사사했다 한다.
김차돈은 10세 무렵에 수개월 동안 조선성악연구회 바깥채에서 이동백한테 단가 <초한가>와 <죽장망혜>를 사사했다. 이때 5명 정도가 함께 배웠는데 <백발가>(젊어 청춘)는 이동백한테 못배웠다 한다. 이동백은 기골이 좋고 미남자였는데 김차돈은 이동백의 성격이 괄괄하고 급해 무서워서 많이 못배우고 조금 사사하다 중단했다 한다.
김차돈은 11세부터 2년간 조선성악연구회 안채에서 송만갑한테 단가 <진국명산>, <편시춘>, 판소리 흥보가 한바탕을 사사했다.
그리고 김차돈은 13세부터 1년간 정정렬한테 판소리 춘향가 한바탕을 사사했다. 임소향도 정정렬의 제자라 한다.
김차돈은 1934년 11세 때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에서 여러장의 유성기음반에 단가 <만고강산>, <명기명창>, <초한가>, 춘향가 중 <쑥대머리>를 취입하였다. 이때 고수는 한성준이었고 김차돈은 그 취입 대가로 약간의 돈을 받았다 한다.
그 가운데 <만고강산>과 <쑥대머리>는 정정렬한테, <명기명창>과 <초한가>는 강태홍한테 사사한 것인데 이는 가야금병창 배운지 석달만에 취입한 것이라 한다.
이 유성기음반들을 취입하게 된 계기는 그 당시 소녀 명창으로 이름이 나서 녹음에 발탁이 된 것인데 이때 박록주와 같이 취입을 하러 갔다고 한다. 그때 박록주가 어린 김차돈을 무척 예뻐했다고 한다.
유성기음반에는 김차돈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후 김차돈은 오랫동안 예명을 김선초라 하여 활동했기에 국악인들은 김선초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고 있다. 그런데 김차돈 중년에 무명의 여동생 김채숙이 잠깐 국악 활동을 하겠다고 하여 생김새도 서로 닮고 해서 김차돈 자신의 예명인 김선초를 김채숙에게 빌려 주어 활동하도록 했다 한다.(필자 주 → 이런 연유로 필자는 김차돈과 대담을 나누기전 현장 조사시 여러 사람들한테 김차돈과 김선초가 자매라는 얘기를 들었던 것이고 그리하여 ‘판소리 명창 김창룡과 그 손녀 김차돈’이라는 복각 음반 해설서에 김차돈과 김선초를 자매로 기록하게 되었는데 본 조사에 의해 그 오류와 진실이 명확히 밝혀졌다. 따라서 1960년대 중반에 대도레코드회사에서 창극 ‘흥보전’이라는 3장짜리 장시간음반 TLM-515∼517에 후반부 흥보처 역할을 취입한 김선초는 김차돈과 동일 인물인 셈이다.)
김차돈과 1934년에 유성기음반을 같이 취입한 김성화는 김차돈과 비슷한 나이인데 한 집안 사람은 아니라 한다. 현재 서울에서 살고 있는 판소리 명창 김옥련이 김차돈 집안 사람이라고 한다. 김옥련은 김차돈보다 많이 연하라 한다.
김차돈은 자신의 첫 독집 유성기음반을 취입한 시기(1934년)를 전후로 하여 조선성악연구회에서 5∼6년간 승무, 가야금병창, 판소리 공연 활동을 했다 한다.
김차돈은 한성준한테 춤을 배웠는데 발디딤 기초와 <승무>만 사사했다 한다. 김차돈은 춤을 배우기만 하고 무대에선 잘 하지 않았다 한다.
김차돈은 어려서부터 국악을 익혔고 남달리 음악 습득 속도가 빠르고 재능이 있어 10세부터 이미 선생 노릇을 했다. 그리고 16세 무렵 김차돈은 전국명창대회에 참가하여 1등을 수상했는데 이때 2등은 김경희였다고 한다.
그러나 김차돈은 17세에 혼인한 후 20년간 국악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다가 김차돈의 나이 37세에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 다시 국악계로 나왔다 한다.
김차돈은 35세부터 3년간 포목업을 하였고 38세에 박초월에게 판소리 수궁가를 사사했다. 이때 김차돈은 박초월 학원에서 가야금 사범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서울 낙원동에서 국악 학원을 차려 4∼5년간 가야금을 가르쳤고 박귀희와 쌍벽을 이루었다 한다.
김차돈은 39세 무렵부터 1년 넘게 성금연에게 가야금산조를 사사했다. 그리고 김차돈은 41세 무렵에 약 1년간 유대봉을 김차돈 자신의 집으로 초청하여 가야금산조 한바탕을 배웠다 한다.
김차돈은 40대 때 서울 명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전국국악대회에 충남 대표로 참가하여 가야금병창으로 특상을 수상했다 한다.
그러나 김차돈은 국악 하는 걸 자식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방송국에 전화, 출연을 못하게 하여 중년 이후 국악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았다 한다.
김차돈은 김창룡, 송만갑, 김차돈 등의 국악 유성기음반을 많이 소장하고 있었는데 6.25 한국전쟁 때 모두 분실하고 지금은 복사본 조차 전혀 없다고 한다. 김차돈은 김창룡, 김세준 등 가문의 옛 사진들을 꽤 가지고 있었는데 며느리가 다 없애서 지금은 옛 사진이 전혀 없다고 한다.
김차돈은 1980년대 중반에 딸들과 함께 일본 오사카로 이주하여 지금까지 그곳 이마사또신끼의 산께만숀(김홍주 집 근처)에서 살고 있다 한다.(1999.1.6.09:25∼10:25, 1999.4.2.09:05∼09:10, 1999.5.19.17:40∼17:45, 1999.6.22.17:00∼17:30. 노재명이 김차돈 명인을 인터뷰한 내용 정리)
* 해제: 1990년대 초반 필자는 현장 조사를 통해 중고제 판소리 대가 김창룡 명창과 그 손녀 김차돈의 가족 관계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1995년 필자는 ‘콜럼비아 유성기원반(2) 판소리 명창 김창룡과 그 손녀 김차돈’이라는 복각 음반(엘지미디어 LGM-AK002, 1CD)을 기획하였고 이 음반의 해설서에 이들의 혈연 관계와 관련자료를 최초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때 김차돈의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직접 만나지 못하였다. 그후 4년간의 추적 조사 끝에 1999년 일본에 살고 있는 이 김차돈과 극적으로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고 수차례 이 가문과 옛 국악에 대한 대담을 나눌 수 있었다.
상기 증언에 의해서 김차돈 인적 사항, 김차돈 유성기음반 취입 과정 등이 소상히 밝혀졌다. 1934년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에서 김차돈이 취입한 국악 유성기음반 목록은 다음과 같다.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021
Columbia 40590(1 21991) 短歌 萬古江山 金차돈 鼓韓成俊
Columbia 40590(2 21998) 伽倻琴竝唱 楚漢歌 金차돈 金成花 鼓韓成俊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DAT-0197
Columbia 40539-A(21997) 伽倻琴竝唱 名妓名唱(명기명창) 金차돈 鼓韓成俊
Columbia 40539-B(21992) 春香傳 쑥대머리 金차돈 鼓韓成俊
◯ 판소리 명창 김효순 증언
김효순(金孝順:본명)은 1924년 6월 6일(음력) 평안남도 평양 시내 신의마을에서 부친 김하연과 모친 최행준 사이의 1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부친 김하연은 평양 출신으로 농부였고 모친 최행준은 전남 장성 태생이라 한다.
김효순은 18세 무렵 1년간 첫 국악 스승 이명석한테 전라도 광주 이명석 자택에서 단가 <인호상이>, 판소리 수궁가 초입부터 <상좌 다툼>까지 등을 익혔다. 김효순은 19세 무렵부터 1년간 성금화(성금연 언니)한테 가야금산조 한바탕을 익혔다.
김효순은 19세 무렵부터 3년간 전라도 광주 임방울 국악 단체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임방울 문하에서 단가 <호남가>,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 <이화춘풍>, 적벽가 중 <고당상>~<이내 설움 들어봐라>, <새타령> 등을 사사했다. 임방울 부인 김산호주는 바로 김효순의 이복 언니이고 김산호주의 친어머니 이름은 모르는데 국악인은 아니라고 한다.
김효순은 임방울 단체에서 3년, 동일창극단에서 1년간 활동하였고 그후 여성국악동호회에서도 활동하였다.
김효순은 20대 중반에 몇 달 동안 공기남, 공대일, 정권진 단체에서 무료 봉사로 사무일을 본 적이 있고 그 보답으로 김효순은 정권진한테 단가 <어화청춘>을 배웠다.
김효순은 33세 무렵에 신세기음반회사에서 유성기음반을 취입하였다. 이때 조순애, 성우향이 김효순의 음반 취입 장소에 함께 갔었다. 당시 김효순은 김소희한테 배운 단가 <천생아재>,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어사와 장모> 등을 유성기음반에 넣었는데 이것이 김효순의 첫 녹음이다. 이는 신세기음반회사 사장의 권유로 서울 무교동 어느 빌딩에서 취입한 것이고 당시 김효순 판소리 유성기음반의 고수는 김세준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한다.
김효순은 김소희한테 6.25 전쟁 직전부터 1950년대 후반까지 띄엄띄엄 단가 <천생아재>,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십장가>~<옥중가> 등을 사사했다.
김효순은 전라도 광주 박영구(임춘앵 스승) 문하에서 <살풀이춤> 등을, 전라북도 이창조 문하에서 <승무> 등을 사사했다. 그리고 김효순은 강도근을 판소리 사범으로 서울에 초빙하여 한농선과 함께 강도근 문하에서 단가 <홍문연>, 판소리 흥보가를 배웠다.
조상선이 월북하여 조상선의 남도민요 원제를 영구 보존으로 남기기 위해 1950년대 후반 신세기음반회사에서 강경수가 프로듀서로 담당할 때 김효순, 조순애, 한농선이 함께 조상선제 남도민요 <남원산성>, <오월 단오놀이>, <칠석놀이>, <농부가>를 유성기음반에 녹음한 바 있다.
김효순은 33세에 혼인했고 남편 반대로 국악 활동을 뜸하게 했고 김효순 나이 50세 무렵에 남편이 별세한 뒤로 다시 국악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였다.(1998.7.18.20:50~21:35, 1998.7.20.22:10~22:30, 1998.7.21.10:00~12:30, 1998.7.23.22:10~22:20, 1998.7.24.10:00~10:25. 노재명이 김효순 명창을 인터뷰한 내용 정리)
* 해제: 김효순 판소리 유성기음반(신세기음반회사)에 고수 이름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데 상기와 같은 김효순의 증언에 의해 그 음반의 고수가 김세준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밝혀졌다. 그리고 김효순 판소리 유성기음반은 김소희한테 배운 소리이고 김효순·한농선·조순애 남도민요 유성기음반(신세기음반회사)은 조상선제라는 것이 상기 김효순 증언에 의해서 입증되었다. 김효순 명창이 취입한 국악 유성기음반 목록은 다음과 같다.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2260(김효순·한농선·조순애 민요 <새타령> 수록)
Sinseki N201 南道民謠 새打令上 唱金孝順·韓弄仙·曺順愛 伴奏新蓄國樂團
Sinseki N202 南道民謠 새打令下 唱金孝順·韓弄仙·曺順愛 伴奏新蓄國樂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2116(김효순·한농선·조순애 남도민요 <남원산성>, <오월 단오놀이> 수록)
Sinseki N205 南道民謠 南原山城 唱金孝順·韓弄仙·曺順愛 伴奏新蓄國樂團
Sinseki N206 南道民謠 五月端午놀이 唱金孝順·韓弄仙·曺順愛 伴奏新蓄國樂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248(김효순·한농선·조순애 남도민요 <칠석놀이> 수록)
Sinseki N213 南道民謠 七夕노리 上 唱金孝順·韓弄仙·曺順愛 伴奏新蓄國樂團
Sinseki N214 南道民謠 七夕노리 下 唱金孝順·韓弄仙·曺順愛 伴奏新蓄國樂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249(김효순·한농선·조순애 남도민요 <농부가> 수록)
Sinseki N217 南道民謠 農夫歌 唱金孝順·韓弄仙·曺順愛 伴奏新蓄國樂團
Sinseki N218 南道民謠 자진農夫歌 唱金孝順·韓弄仙·曺順愛 伴奏新蓄國樂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443(김효순 단가 <천생아재>, 춘향가 중 <상봉가> 수록)
Sinseki N225 南道唱 天生我才(短歌中에서) 唱金孝順 伴奏新蓄國樂團
Sinseki N226 南道唱 相逢歌(春香歌中에서) 唱金孝順 伴奏新蓄國樂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297(김효순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수록, 김효순·노재명 대담시 김효순 명창이 이 음반 레이블에 친필로 사인한 ‘김효순 1998.7.21’이라는 기록 있음)
Sinseki N227 南道唱 사랑가上 春香歌中에서 唱金孝順 伴奏新蓄國樂團
Sinseki N228 南道唱 사랑가下 春香歌中에서 唱金孝順 伴奏新蓄國樂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298(김효순 판소리 춘향가 중 <춘향모 상봉가> 수록)
Sinseki N229 南道唱 春香母相逢歌上(春香歌中에서) 唱金孝順 伴奏新蓄國樂團
Sinseki N230 南道唱 春香母相逢歌下(春香歌中에서) 唱金孝順 伴奏新蓄國樂團
◯ 전통춤·경기민요 명인 이경자 증언
전통춤·경기민요 명인 이경자(李京子, 본명:李蓮順)는 1927년 서울시 중구 다동 141번지(본적)에서 피리·단소·대금·해금·태평소·양금 명인 이충선의 장녀로 태어났다.
이경자의 큰아버지는 가야금 명인 이일선이고 이경자의 조부 이덕준과 국악인 한성준은 절친했다. 이경자의 큰외삼촌은 해금·장고 연주자 김광채(김한국 부친)인데 이경자의 증언에 의하면 김광채는 생존시 중요 국악 공연의 중추적인 책임자였다고 한다.
이경자는 9세 때부터 수개월 동안 한성준에게 한량무, 승무를 배웠는데 승무의 경우는 총 16일만에 익혔다. 이경자의 소감에 따르면 한성준의 춤사위는 화려하거나 복잡하지 않고 담백하며 별 기교가 없었다고 한다. 이경자의 증언에 의하면 한성준이 구음을 잘했다 한다. 한성준은 구음으로 무용 가락을 가르쳤고 간혹 장고 반주를 하면서 춤을 지도하기도 했다 한다.
이경자는 11~12세 때 부민관에서 임소향이 춤 추는 것을 보고 반했고 그리하여 이경자는 서울 봉익동 부근에서 살던 임소향에게 무용을 배우게 되었다. 이경자의 증언에 의하면 임소향은 춤사위가 매우 다양했고 여러 무용 중에서도 특히 승무를 가장 잘했으며 춤보다 판소리로 더 유명했다고 한다. 임소향과 조상선은 북한으로 납치되었으며 조상선은 판소리, 가야금병창 명인이었다 한다.
이경자는 10대 초반의 나이에 가설무대에서 명창 박춘재와 함께 발탈 공연을 한 바 있다. 당시 이경자는 박춘재와 재담 <생선 사는 것>을 하기도 했으며 박춘재는 단가 <고고천변>을 잘 불렀다 한다.
이경자는 15세 때부터 2년간 대중가수 고복수가 이끌던 악극단에서 일하며 일본으로 공연을 가기도 했다. 그리고 최승희한테 무용을 학습했고 라디오에 출연하여 민요를 방송하기도 하였다.
이경자는 21세 때 현동섭과 혼인하였는데 현동섭은 유도, 레슬링, 씨름 운동을 하였고 윤보선 대통령의 비서, 경찰관으로 활동하였다. 이경자는 결혼 후 국악 활동을 중단하고 가정 살림에 전념하다가 41세에 다시 국악계로 복귀하여 무용, 민요 활동을 하였다.
이경자는 1950~1960년대 이은관과 함께 활동한 바 있는데 신신레코드에서 이경자, 이은관이 함께 민요 유성기음반을 취입하기도 하였다.(1993.9.29.19:30~20:30.서울시 도봉구 쌍문6동 현대아파트 이경자 자택에서 노재명이 이경자 명인을 인터뷰한 내용 정리)
* 해제: 이경자 명인의 이 증언자료에는 유성기음반 시대 명인명창에 대한 귀중한 기억이 많이 들어있다. 이경자 명인이 취입한 국악 유성기음반 목록은 다음과 같다.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962
Sinsin (N115) (民謠) 아리랑 作詞張笑八 編曲朴天福 唱李殷官․趙白花 伴奏新新國樂團
Sinsin (N119) (民謠) 노들江邊 作詞張笑八 編曲朴天福 唱李京子 伴奏新新國樂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522
Sinsin N117(117) 國樂(民謠) 뽕따러가세 唱李殷官·李京子 長鼓朴天福 피리李忠善 解琴金奉業 伴奏新蓄國樂團
Sinsin N118(118) 國樂(民謠) 太平歌 唱廉弄玉 張笑八作詞 朴天福編曲 伴奏新蓄國樂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1093
Sinsin N117 (民謠) 國樂 뽕따러가세 唱李殷官·李京子 長鼓朴天福 피리李忠善 解琴金奉業 伴奏新蓄國樂團
Sinsin N118 (民謠) 國樂 太平歌 張笑八作詞 朴天福編曲 唱廉弄玉 伴奏新蓄國樂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2117
Sinsin (N125) (民謠) 國樂 新늴니리야 作詞張笑八 編曲朴天福 唱李京子 伴奏新新國樂團
Sinsin (N126) (民謠) 國樂 銀실打令 作詞張笑八 編曲朴天福 唱李殷官 伴奏新新國樂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299
Sinsin N118(138) 國樂(民謠) 陽山道 作詞張笑八 編曲朴天福 唱李京子·廉弄玉 伴奏新新國樂團
Sinsin N136(136) 國樂(民謠) 白頭山 作詞張笑八 編曲朴天福 唱李殷官 伴奏新新國樂團
◯ 판소리 명창 박송희 증언
주난향씨는 주마담병으로 요절하였는데 그 어머니가 딸 주난향이 죽은 후 딸의 유성기음반을 들으며 무척 슬퍼하였다.(1995.8.31.15:00∼15:30, 1997.6.9.13:00∼15:00, 1998.7.7.14:30∼18:00, 1998.7.22.14:00∼18:00, 1998.7.27.17:50∼19:30, 1998.8.27.13:45∼15:00, 1999.3.22.20:00∼22:00, 2000.6.1.14:00∼19:00, 2000.6.2.16:30∼17:00, 2001.1.15.10:00∼10:20, 2001.1.17.13:20∼14:30. 서울 박송희 판소리 전수소와 그 근처 식당, 전화 통화, 한국방송공사 KBS 본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노재명이 박송희 명창을 인터뷰한 내용 중 발췌)
* 해제: 박송희 명창은 1927년 음력 7월 28일 전남 화순군 화순면에서 출생하여 10대 때 같은 화순 태생인 성우향과 함께 성우향의 큰아버지 성차옥한테 단가를 배웠다. 이러한 인연 등으로 박송희는 성우향의 고종 사촌 언니인 주난향에 대해서 익히 잘 알았다고 하겠다.
◯ 판소리 명창 김화선(김여막) 증언
김화선(예명)은 1928년 1월 14일(음력) 전라남도 함평군 대동면에서 김안식(김해 김씨, 함평 태생)과 김모씨(광산 김씨, 무안 태생) 사이의 무남독녀로 태어났다.
김화선의 본명은 김여막, 옛 예명은 김해선이고 8세 때 부모를 따라 함평에서 정읍으로 이사하였으며 12세 때부터 정읍권번에서 국악을 학습하기 시작했다.
김화선은 14~15세 무렵에 1년간 서울 다옥정 임춘앵 집에서 임춘앵한테 한국 무용 <승무>, <살풀이춤>, 단가 <천생아재>, <편시춘>, <공도난이>,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남도민요 <육자배기>, <흥타령>, <새타령> 등을 익혔다. 임춘앵과 임유앵은 자매간이고 임유앵, 임춘앵의 모친이 김화선의 고모(김화선 부친의 누나)이다.
김화선은 14~15세 무렵에 서울 임춘앵 집에서 김화선 친구 한명(성명 미상)과 함께 김소희한테 판소리 수궁가 초입~<고고천변> 등을 사사했다.
김화선은 15세부터 3년간 정읍권번에서 강장원한테 단가 <백발가>(젊어 청춘), <초한가>, 판소리 춘향가 중 <기산영수>~<이별가>, 심청가 중 <집이라고 들어가니 방안은 텅 비어있고>, 적벽가 중 <군사 설움타령>(부모 생각), 흥보가 초입~첫째 <박타령> 등을 배웠다.
김화선은 15세 경에 정읍권번에 정가 사범이 없어서 정읍의 한량을 찾아가서 가곡, 시조를 배웠다. 김화선은 15세 때 한달 동안 김수정(당시 50대 후반, 장성 사람, 가야금·양금·피리 명인)을 김화선 집에 스승으로 모셔다가 가야금풍류 48장과 가야금산조 한바탕, 양금 풍류를 익혔다.
김화선은 15세 무렵에 최막동에게 판소리 수궁가 중 <왕왈 연하다>~<고고천변> 등을 사사했다. 김화선은 15세 무렵에 김안식(당시 40~50세, 김화선 부친과 동명이인)한테 김안식 집에서 정계선, 임춘앵, 배화봉과 함께 남도민요 <새타령> 등을 사사했다.
김화선은 17세 때 함평에 자주 온 임방울에게 단가 <호남가>와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를 사사했다.
김화선은 18~19세 무렵부터 2~3년간 목포권번에서 최막동(당시 50대 나이)에게 판소리 춘향가 초입~<이별가>, 심청가 거의 전판, 적벽가 중 <군사 설움타령>, 흥보가 초입~<흥보 제비노정기>(흑운 박차고), <놀보 제비노정기>(안남산), 남도민요 <육자배기>, <자진육자배기>, <삼산은 반락>, <개고리타령> 등을 배웠다.
김화선은 18세 때 두달 동안 목포권번에서 한성기에게 가야금산조 한바탕을 배웠다. 김화선은 20여세 때 정모씨에게 단가 <백대영웅>를 배웠는데 참으로 맛있는 소리라 한다. 그리고 광복 직후 김화선은 함평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김선일이라는 한량에게 판소리 안중근 열사가를 배웠다.
김화선은 후손의 장래를 위해서 일찍이 국악계를 떠났다 한다. 그러다가 중년 이후에 서서히 국악 활동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김화선은 이동백, 김창환, 정정렬, 김봉이가 명창이라는 말만 들었고 보지는 못했다 한다. 김화선은 이화중선, 임방울은 본 적이 있고 정정렬, 이화중선, 임방울의 유성기음반을 들은 적이 있다고 한다.(1998.7.16, 1998.8.30, 2000.12.21, 2005.9.25, 2009.8.10. 노재명이 김화선 명창을 인터뷰한 내용 정리)
* 해제: 이 김화선 명창의 증언자료에는 유성기음반 시대 명인명창에 대한 귀중한 기억이 많이 들어있다.
◯ 판소리 명창 김용준 증언
김용준(1929년 전북 완주군 삼례읍 해전리 502 출생)은 말하기를 전북에는 이기권, 신영채와 같은 판소리 명창이 있었고 잡가 명창 김봉문이 있었고, 정오동 채상 잘 하는 이도 있고 박창얼, 송영주와 같은 고수가 있었다 한다. 이기권은 서천인가 어디 사람으로 나중에 김제 살았으며 동생이 이기준이고 이기준의 딸이 지금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명창 이일주라 한다.(이기권은 함열 사람으로 정정렬 제자로 밝혀졌음. 조사자 주)
신영채는 본디 엿장사를 하던 이로 자작으로 소리하였는데 목이 좋았다 한다. 만년에 전도성에게 소리를 배웠다 한다. 목이 좋아 구성이 있어 방안소리는 당시에 신영채를 덮을 사람이 없었다 하며 임방울도 못 당했다 한다. 그러나 극장 무대에서는 신영채가 임방울을 당하지 못했다 한다.
신영채는 유성기판을 취입한 적이 있었다.(전주 고로가 쇼직크판에 취입된 신영채 음반을 본 적이 있다고 하여 이 방면 학자들이 찾고 있으나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조사자 주 / 국악학자 이보형이 김용준 명창을 인터뷰한 내용 정리. 이보형 조사·집필 [판소리 流派] 서울: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92년, 94~96쪽)
* 해제: 판소리 명창 신영채 유성기음반이 제작되었다는 사실은 상기와 같은 원로 증언 이외에는 흔적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일제 때 신문의 유성기음반 광고, 유성기음반 광고 책자, 유성기음반 가사지, 유성기음반 실물로는 신영채 명창의 유성기음반 존재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 판소리 명창 성우향 증언
“주난향씨 어머니가 (나의) 고모, 그 고모가 (나의) 셋째 고몬가 되아. 그렇지 세 번째 고모. (주난향이 그 고모) 외동딸. (주난향 고향) 화순이제. 근데 그 때 서울 살았어. 서울에서 살았는디 인제 그 언니 죽고 인자 고모가 광주로 내려왔제. (주난향이) 웃어른들한테 배왔는가 봐. 5명창이나 그런 냥반들한테.
(주난향을) 난 못만나 봤어요. 내가 어려서 그, 그 전에 일찍 죽었다고 허더라고. 소리는 들어 봤어 기가 맥혀 소리가. 토막소리 어디 잠깐 들어본 거 같애요 춘향가 같은 거 (음반) 들었어요. (송만갑 같은 분) 그때는 몰랐어. 나도 저렇게 나가서 (음반에 소리를) 했으문 좋겄다 하고 항시 한이 맺혔어. 유성기판 들어가고 싶고.
(주난향이 성우향 고모 딸) 응. 젊어서 돌아가셨어, 스물다섯살. 주난향 언니는 죽은 후 별호가 ‘달속의 언니’였어요.
(주난향 본명은) 모르지, 나 어렸을 때여. 그 냥반 있을 때는 내가 태어나지를 않앴어. (1930년대 중반 기록을 보고) 아 그 이름이 살아있네 잉, 응. (당시 주난향 판소리 활동 많이) 그럼 응.
(주난향) 소리 그 때 나도 어렸을 때 들어 봤는디 유성기판으로 들어봤응깨. 이케 이렇게 돌려 갖고 그거 개, 개 그려진 거 있잖아 그거.11>
그랬는디 저기 모이냐 (주난향이) 참 싸납게 허고 그 때 소리 정말 잘하고 그랬는디. 아 모도 거 신숙씨(판소리 명창) 모도 이런 분들 그 소리를 또 <육자배기> 해 논 것도 있고 판으로, 백락준씨(거문고산조 명인) 거문고, 또 저 박종기씨(대금산조 명인) 대금, 또또 그런 시대 소리. 그 (유성기음반들을 엿장수 주고) 애기들 엿 사 먹어 부렸어.
신숙씨라고 있잖아 신숙씨. 그 냥반은 늦게까지 살아있었어. 그 때 단체 다니고 그랬거든. 근디 그 냥반이 나중에 소리가 변천이 되았더만은, <육자배기> 같은 것도 그 때 “공산 명월아 뭐 말 물어보자” 그런 것도 내가 들었다고.
(그 유성기음반들 들었던 곳이) 고모네 집. 그 땍에는 나 어렸을 땍에는 축음기가 있는 집이 별로 없어 유성기. 조여 갖고 태엽 감아 갖고. 그 때 인제 내가 들은 기억이 백락준씨 거문고, 저 박종기씨 대금, 유성기판으로 또 거시기 저 언니(주난향) 소리, 거 저 신숙씨랑 같이 넣은 데 있고 또 토막토막으로 이렇게 소리 넣은 데 있어.”(성우향 구술, 노재명 대담·정리 [국보 인간문화재 성우향 판소리 인생 80년사 - 판소리에 팔린 판례] 경기 양평:국악음반박물관, 2011년, 19~21쪽)
* 해제: 상기와 같은 성우향의 증언에 의해서 주난향의 인적 사항이 많이 밝혀졌다. 주난향은 1932년 태평레코드(기린레코드), 1935년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에서 판소리 유성기음반을 취입한 바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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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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