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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사진 설명: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사진자료.
2011년 4월 9일 전라남도 순천시 대룡동 오룡 455번지 순천 삼설양굿 인간문화재 박경자 명인 자택겸 전수관에서.
국악방송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프로그램(방송 진행:노재명) 순천 삼설양굿 인간문화재 박경자 명인 현장녹음 장면.
박경자 명인 일행 순천 삼설양굿 중 <봉사 혼신이 부르는 강타령>(징:하규남, 장고:노영래)과 남도민요 <진도아리랑> 장면, 박경자 명인 친필사인.
아래 우측 사진은 왼쪽부터 차례로 박경자 명인, 노재명 방송 기념 촬영 모습.
* 2011.4.9.15:30~19:30.전라남도 순천시 대룡동 오룡 455번지 순천 삼설양굿 인간문화재 박경자 명인 자택겸 전수관에서 노재명이 박경자 명인을 인터뷰하고 2011.4.23.19:30~21:00.국악FM방송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진행:노재명)에 방송된 내용 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좋은 말씀 많이 들려주신 박경자 명인께 깊이 감사드립니다.(2011.6.7 정리/국악음반박물관 인터넷 홈페이지 명인실에 발표)
순천 삼설양굿 인간문화재 박경자 명인 증언 내용
대담ㆍ채록/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안녕하십니까. 노재명입니다. 요즘은 혼인식, 회갑 잔치, 장례식 등이 모두 간소화 되고 다소 인정이 메말라 간다고 할까요 그런 생각이 좀 들기도 합니다. 전통사회에서 한국인의 그 따뜻한 인정, 멋스러움이 가득한 문화 중에 하나가 바로 굿예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전라남도 순천의 삼설양굿 인간문화재 박경자 명인 순서를 마련해 봤습니다. 박경자 명인을 만나기 위해서 순천시 대룡동에 있는 오룡마을을 찾아 왔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박경자: 예, 안녕하세요.
노재명: 예, 평소 굿판에서 선생님의 아주 그 따뜻한 춤사위와 무악을 평소에 굉장히 감명 깊게 봤었습니다. 이렇게 직접 뵙게 되니까 굉장히 반갑습니다.
박경자: 예, 감사합니다.
노재명: 90년대 제가 굿판에서 뵜을 때 아주 그 정열적으로 정말 마음에서 우러난 그 병든 사람을 고쳐 주는 그런 굿, 또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을 씻어 주는 씻김굿을 본 기억이 나는데 그 뒤에 인간문화재 지정이 되셨어요 최근에. 그래서 2008년도에 전라남도 무형문화재로 이렇게 인정을 받으셨는데 아마 감회가 좀 새로우셨을 거 같애요.
박경자: 저는 꿈도 안꿨어요. 문화재를 준다고 문화재가 지정이 됐다고 말을 해싸도 누가 날 문화재 줄랴드냐, 내가 뭔 실력이 있어서 문화재럴 받을라느냐고 생각도 안했어요. 그랬넌디 옆에서 문화재가 곧 된다고 해쌌고 그래싸도 아이고 누가 나 문화재 줄까, 뭐 뭣을 나 한다고 문화재 줄까 그랬는디 뜬금없이 문화재가 됩디다. 긍깨 좀 이 아닝 게 아니라 방갑고 내가 젊어서는 쫌 이 나가 해 먹어도 이 직업을 싫어 했거등요. 으쩌다가 나는 이렇게 못된 직업을 가지고 이런 짓거리 허고 댕기고 내가 항상 원망도 많이 했어요. 하하, 긍깨 문화재를 또 받아농깨 욕심이 생기능갑데. 인제 나이가 들어가고 하니까. 아 그래도 요거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닌 거구나 싶은 생각이 들데요. 그래도 인정을 해 주니까 날 문화재럴 줬지 인정얼 안해 주먼 문화재럴 줬으리야. 그런 생각이 들어서 내가 우리 제자덜얼 가르쳐요. 글 안하먼 안갈쳐요.
노재명: 네.
박경자: 젊어서 한참 막 댕기고 그럴 땍에 학생들도 더러 배운다고 갈쳐 주란 사람도 있고 우리 순천대학교의 최덕원 교수, 교수님이 작년에 돌아가셨지만은 그 교수님이 제일 처음에 발굴을 했거든요. 그래 갖고 많이 그 학생들이 그래도 내가 학생들 불러 앉혀 놓고 자네들 좋은 머리를 갖고 좋은 공부해서 다른 공부를 허지 왜 해필이먼 무당 공부럴 헐라 그러냐. 이건 아조 헐 공부가 아니다 그렁깨 절대 오지 말라 허고 가르치도 않고 그랬어요. 근디 아 인자 나이가 들어가고 가만 봉깨 이것도 그렇게 뭐 반대헐 것언 아닌디 내가 그랬구나 싶은 후회가 좀 나데요. 좀 젊어서 누구 한나라도 좀 뚜렷허니 잘 갈쳐 놀 것인디 절대 이거 못쓰는 직업이라고, 무당 직업은 못쓰는 직업이라고 내가 그것얼 안갈쳤그든요. 근디 이거 영 반대헌 것인디 우리 딸이 어쩔 수 없이 저렇게 되네요. 그래서 기냥 딸도 갈치고 또 옆에 우리 제자덜이 모도 배우겠다 그래서 갈쳤더니 다 그냥 쫌 잘하는 사람이 잘 받아 갖고 다 잘해요 제자들이 모도가.
노재명: 네.
박경자: 우리 장고 치는 분도 아무리 국악인들이 국악 장고럴 잘 쳐도 무가 장고, 국악 장고 가락이 틀리거든요. 그렇기 때미로 장고 칠 수가, 못치는 것이 아니라 장단얼 아니깨 치기는 치되 맞지를 안해요, 잘 안맞애요. 옛날에넌 무가덜이 이렇게 전수럴 받어서 쳤잖애요. 근디 직끔은 무가 자식덜이 그런 거 헐라는 사람덜이 한나도 없어. 그래 무가덜이 배울 사램이 없어요. 장고 칠 사램이 없어. 그래서 노영래라는, 저 노 선생님얼 그 전에 쪼끔 무가 그 장구 쫌 서툴어도 따박따박 잘 친단 말이에요 나하구 같이 이렇게 만내서 일얼 허게 되면. 그래서 인자 노 선생님얼 내가 불러 갖고 이러고 이러고 허니까 어치케 한번 배와 볼래 나가 잘 치나 못 치거나 내가 시키는 대로 한번 해볼라냐니깨 두 말도 안하고 그런다 그래요. 그래 갖고 직끔은 장고 잘 칩니다. 잘 치시고 인자 쩌 하규남씨라고 저 분언 나이가 많애요, 인제 팔십이 넘었어요. 그래도 징언 옛날 무가덜얼 징얼 다 그렇게 잘 치는 게 아니에요. 근디 (하규남씨가) 잘 쳐요. 이거이 옛날에 새면육갑(삼현육각)이라 했거등. 장고, 북, 깡쇠, 잽이, 잽이가 이 신앙에서 부는 잽이 하고 틀리거등요 무가 잽이넌. 말이 구신얼 불러 들이고 구신얼 불러낸다고 그래. 초적에는 오라고 부르고 새벽에넌 가라고 부른다고 그랬거든요. 근디 그 피리 부는 사램이 없어. 근디 옛날에넌 젓대가 들어갔는갑 싶다. 그런디 그래서 육갑이라고 했어. 육명이 맞차야 씻김굿얼 해 옛날에넌.
노재명: 삼현육각이라고 해서.
박경자: 음, 새면육갑이라다 그래 갖고 근디 직끔은 인자 그런 사람덜이 다 없어져 불고 직끔은 그 진짜 인자 무가집 피리넌 없어져 뿌렸어요. 부넌 사램덜이 쫌 옛날에 갈쳤으면 했는디 옛날에넌 또 갈칠 줄 알애요, 누가 또 그걸 배울라고 해야지. 그니까 인자 다 못불었지. 그래 갖고 다 없어져 부리고 인자 장단도 다 많이 없어져 뿌렸어요. 장단 친다고 허먼 다 무가 장단 친다 그래도 진도 모다 장단 배와 갖고 또 요러고 순천, 여수, 시방 고흥으로 해서는 우리 노 선생밲에 없어. 구례, 곡성 그런 디도 없고.
노재명: 네, 그러면 지금도 아마 예전에 굿 할 때 울려 퍼지던 그 삼현육각의 대금, 피리 소리가 지금도 막 귀에 쟁쟁하실 텐데.
박경자: 그러지요.
노재명: 그 남편 되시는 김순태 선생님도.
박경자: 네, 우리 김 선생도 피리 잘 불었어요. 봄이먼 교섭을 해 갖고 불러내고 또 불러들인다고 구신이 또 팔월달이 되면 또 구신얼 불러다 가둔다고 그러거든. 그래 갖고 다 여가 재각 모두 지어 놓고 뭐 김해 김씨네, 뭔 김씨네 양반덜이 딱 그렇게 혼신얼 재각에다가 모셨잖아요. 그래 갖고 그런 디로 많이 불려 대님시로 피리럴 불어 줬어요. 그랬는디 그때 누가 뭐 피리 분다는 사램도 없고 배운다는 사램도 없고 긍깨 당신 혼자 불다 당신 혼자 가부링깨 모르지. 근디 인자 내가 우리 영감님 돌아가셔 뿔고 뭣이 한가지 것이 아쉽냐 그러먼 장고, 장고럴 누구럴 한나 갈쳐 놓고 갔으먼 좋을 거인디 그걸 안갈쳐 놓고 갔다 싶응깨 그거이 좀 아숩데요.
노재명: 네. 아무래도 뭐 민요나 판소리의 자진모리 장단하고 또 이 무악의 자진모리가 좀 다르고.
박경자: 네, 우리 긍깨 김 선생 말씀이 전에 나 들을 때 그렇게 저 말을 해요. 사박자에 육가락이먼언 우리 무가 장단이 딱 맞다고. 그런디 국악 장단도 그렇게 들어가는갑데요. 근디 그 장단으로 노상 갖고 해도 제가 틀리다. 서울 사램은 서울 사램 가락이고 경상도 사램은 경상도 사램 가르치고 전라도 사램은 전라도에서도 진도 가락 달르고 순천 가락 달르고 고흥 가락이 달라. 그렇게 옛날에는 그랬어요. 근디 시방언 다 없어져 뿌링깨 인자 그냥 순천 사램, 고흥 사램 막 보태 갖고 그냥 이 가락도 붙이고 저 가락도 붙이고 긍깨 잘 안되데요.
노재명: 네. 그러니까 아무래도 좀 마음도 알고 그 장단 조시가 맞는 그 남편 되시는 분이 딱 잡아 주셔야 춤도 이제 아무래도 편안하게 나오고.
박경자: 네, 긍깨 인자 우리 김 선생 헐 때 노 선생님 쪼끔썩 쫌 같이 있으면서도 영리허니까 그걸 배와 놨제, 가락얼 좀 알지.
노재명: 그 남편 되시는 분이 피리 가락을 잘 부시고 이 순천 이 지역의 세습 그 아주 유명한 당골 이제 출신이시고.
박경자: 예.
노재명: 아주 명수셨는데 안타깝게 93년, 94년도 그 당시에.
박경자: 네, 뜬금 없이 그러고 가 버리셨제. 아프도 안허고 그냥.
노재명: 94년도에 이제 작고하셨는데 그러구서 95년도에 서울에서 이제 그렇게 영정 사진 걸어 놓고 씻김굿도.
박경자: 네, 두레극장에서.
노재명: 공연도 하신 걸 직접 봤었습니다 그 당시에.
박경자: 우리 영감님 젊어서 영감님이랑 또 서울 국립극장에럴 제가 한번 갔었어요.
노재명: 네.
박경자: 그때 누구 때미로 갔냐먼언 순천서 살다가 서울로 올라갔다는 박봉엽이, 봉엽씨. 봉선이라고 그러던가 봉설이라 불렀는가 몰라. 순천 무굿얼 한번 헌다고 극장에서로 아침 프로에는 거리 혼 맞는 석얼 해주고 저녁 프로에는 집 닦음 프로럴 해주고 그랬거등요. 그래서 제가 한번 갔는디 그 땍에만 해도 김 선생이 가서 피리랑 잘 불었거등요. 돌아가셨뿐 성창렬이라고 요 벼랑 살다가 돌아가셨뿐 그 분도 국악 했어요. 근디 국악이라도 그 분이 무가럴 잘해. 그래 갖고 우리 집 이 냥반도 서울 김연수 그런 사람덜 단체에 댕기다가 참 중간에 나가 무가럴 맨든 거요. 그래 갖고 억지로 그렇게 허다가 잘했어요. 그란디 그 땍에는 피리도 불고 그랬는디 두레극장에럴 갈라고 거시기럴 해 놓고 돌아가셔 뿌렀어.
노재명: 네, 맞습니다. 그래서 아마 오래도록 부부간에 금슬도 좋으시고 같이 사셨으면 이렇게 문화재 지정도 되고 참 흐뭇해 하셨을 텐데 그런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이 김순태 선생님 집안의 씻김굿, 이 삼설양굿이 여타 진도 섬이라든가 다른 지역의 씻김굿 하고 다른 그런 내륙의, 복색도 약간 더 화려하고 또 장단이라든가 무가도 좀 다르구요, 그런 문화가 더 잘 널리 퍼지지 않았을까 이제 그런 생각도 해봤어요. 그 이제 다른 진도 씻김굿이나 동해안 별신굿 이런 것은 이제 그 방송에서도 종종 나오고 이 순천 삼설양굿은 아마 국악 좋아하시는 청취자 분들도 아 그런 굿이 있었나 이렇게 처음 접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어떤 굿인지 선생님 말씀으로 한번 직접 설명을 해 주시면 아 그 굿이구나 이렇게 좀 이해가 될 것 같애요.
박경자: 네, 저도 인자 옛날 분들 따라댕기면서 노인덜 따라댕기면서 인자 이거 배운 굿인디 제가 인자 각시 때 댕김시로 보면 이 순천에는 삼설양이 아조 심했어요. 근디 중간에 가다가 삼설양얼 안해 부렀지. 왜 그냐문 인자 내가 생각헐 때 그 집에 굿하러 딱 들어가문 이 인자 각시질 해서 걸고 이렇게 해서 인자 마당에 옛날에는 여물얼 진다 말입니다. 다 촌에 사니까 그래 여물 지어 놓고 인자 조왕굿, 방에 또 성주 들어와서 앉인굿, 선굿, 제석굿, 노적굿, 성주굿, 다 인자 허고 바깥에 나가서 인자 전부 거리굿 허고 거리 혼맞이굿 허고 오구굿 허고 또 씻금 허고 고 풀고 고놈얼 인자 풀어 갖고 씻금 허지. 고 풀고 씻금 허고 인자 길닦이 헌다 말입니다. 길닦이럴 허문 인자 혼신네덜 가라고 길 안닦아 줘뿌요? 긍깨 길닦이 딱 허고는 벼랑 딱 치어 부리고 인자 삼설양얼 시작해. 그래 삼설양얼 허문 옛날 사람덜한테 들어보면 뭔 말인고 허면은 저녁 내 모도 잔치 헌다고 아무개 집에 동동 뚜드리고 굿 허는디 밥도 못 얻어 먹고 거리에 돌아댕기는 우리 산 사람 같으면 바깥에 있는 손님덜이 전부 뭣 좀 얻어 먹을까 그러고 와서 딱 들여다 보고 섰다 그 말이여. 그렁깨 웃담 밖에 산담 치고 산담 밖에 웃담 섰다 그랬거등. 그렁깨 그런 영혼덜얼 아침에 불러 미긴다 그래 갖고 삼설양얼 아침에 시작해요. 인자 에라 종천 불러서 저기 인자 귀신 불러 갖고 인자 거그서 인자 귀신이 나와. 그래서 옛날에 무당 거리밥 먹는다 그랬거등. 인자 밥을 못먹고 갔다 그래서 배고프다 그래서 밥 막 많이 먹는 그 행동을 다 하잖아요. 삼설양얼 인자 막 밥얼 먹어 거리밥. 그거 먹고 인자 거그서 구신이 차근차근 이 한량 죽은 구신이 오고 뭐 총 맞어 죽었네, 또 뭐 총각 죽어 몽달이네, 또 뭐 소동파 혼신이네, 또 애기 낳다가 애기 못낳고 죽은 혼신이네, 또 벙어리 혼신이네, 봉사 혼신이 인자 제일 끝으리에 나오지. 그런 혼신이 나와서 행동을 다 해요 인자. 그것이 그게 인자 삼설양이라.
노재명: 예, 그러면 여기서 잠깐만 순천 삼설양굿 중에서 <봉사 혼신이 부르는 강타령>, 그것을 한번 여기 박경자 선생님 일행 분들의 소리와 악기 반주로 이렇게 감상 한번 해보고 또 다음 말씀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순천 삼설양굿 중 <봉사 혼신이 부르는 강타령>(소리:박경자, 징:하규남, 장고:노영래) 즉석 현장 녹음.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오늘은 전라남도 순천에 있는 박경자 선생님 자택에서 순천 삼설양굿에 대한 인터뷰와 음악을 들어보고 있습니다. 여기 아주 그 자택 정경이 앞에가 탁 트이고 멋진 풍경이 펼쳐지고 있구요 오늘 제자분들과 그 관계 되신 악사분들이 오셔서 직접 즉석에서 순천 삼설양굿을 들려 주셨습니다. <봉사 혼신이 부르는 강타령>이었습니다. 무가에는 박경자 명인, 징은 하규남씨, 또 장고는 노영래씨. 그렇게 담당을 해 주셨습니다. 말씀 듣기로는 이제 그 김순태 명인, 남편 되시는 분께서 순천 낙안이 고향이시고 거기서 세습 무악을 담당을 하셨는데 시어머니께 정주라든지 사슴뿔, 이런 거 이제 물려 받으셔서 씻김굿 같은 거 할 때 연주도 직접 하시고 그러는데 특이한 것은 지금 다른 국악기에는 안보이는 사슴뿔로 이렇게 정주를 친단 말이죠. 그 사슴뿔로 치게 되는 뭐 특별한 그 이유가 있을까요?
박경자: (사슴뿔로 정주를 치면서 설명) 그거는 인자 나가 해보니까 이렇게 가만히 서서 헐라문 저기 해서 그렇게 치는디 이거 이거이 제석굿 헐 때만 이것얼 쓰거든요, 이거 사심뿔이고. 제석굿 헐 때 이것얼 허고 인자 옛날에는 애기 못난 사람덜이 애기럴 타러 저 깊은 산속에 개소리, 잡소리, 사람소리 안나는 데 가서 애기럴 탄다고 깊은 산중에 들어 가거든요. 삼신 앞에 가서 이거럴 쳐. 이거이 하늘의 옥황상제한테까지 들린다고 옛날 말이 그럽디다 그래서 하고. 또 인자 산굿, 산에 가서 굿얼 허게 되먼언 산신에 가서 요걸 쳐요. 그러고 용왕에 가서 용왕굿 헐 적에 요것얼 치고 아무 데 가서 치는 거 아니여. 거리 혼 맞고 뭐 오구풀이 허고 저 고 풀고 뭐 씸금 허고 길 닦고 그럴 때는 이거 안쳐, 안쓰고 이거 쓰는 디가 있어 이거이. 네, 그래 갖고 써요 이거.
노재명: 네, 그러니까 지앙맞이 같은 데서 사용하고.
박경자: 네, 지앙맞이에서, 삼진자. 또 애기덜 저기 허고 그럴 땍에 쓰고 그러제. 뭐 풀고 생일 때나 그런 거 헐 적에만 쓰지 이거는 아무 데라도 쓰는 거 아니에요.
노재명: 네, 그래서 예전부터 이 사슴뿔로 정주를 치게 되면 하늘 멀리까지 소리가 닿는다.
박경자: 네, 듣는다 그래 갖고, 네.
노재명: 네, 그런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이야 굿을 하는 일이 별로 없고 또 인제 1970년대에 무속을 못하게 하는 시절이 있어 가지고.
박경자: 네, 옛날에 그랬답디다.
노재명: 예, 인식이 많이 또 굿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상도 한때 있었습니다만은 한참 선생님 어리실 때 이 동네에서 씻김굿이라든가 삼설양, 또 성주굿 같은 게 있으면은 그 때는 막 잔치 내지는 인제 어떤 풍류를 이렇게 구경하는 그런 어떤 공연 형태 같은, 이제 특히 삼설양굿 같은 경우는 연극처럼 좀 흥미있는 부분도 많이 있고 그래서.
박경자: 그렇죠.
노재명: 아마 많이 재밌게 구경을 오고 그랬을 것 같은데.
박경자: 예, 밤새도록 씻김굿 보고 아침에 삼설양굿 허는 거 본다고 가서 일찍 새벽 같이 가서 밥 해 놓고 또 온 사람도 있고 그 삼설양굿얼 허먼 막 사람덜이 재미지게 봐쌌그등요. 근디 인자 중간에 가다가 너무 거시기 되니까 우리 무가덜이 삼설양굿얼 안해 뿌러. 인자 봉사 나와서 그런 걸 안허고 그냥 잠꽌 도랑만 쳐 갖고 그냥 아픈 사람만 이렇게 칼로 이렇게 물려 주고 이런 것만 해줘 뿌리제 혼신덜 나오고 그런 것언 싹 빼 뿔고 안했어.
노재명: 네.
박경자: 그런디 인자 이 순천대학교의 최덕원 교수님이 들을 직에 삼설양굿얼 헌다고 인자 그렁깨 삼설양굿이 뭐인고 그러고 고흥에럴 가서 인자 발굴을 헐라고 갔는가 그랬십디다. 그랬넌디 거 가서 못허겠다고 인자 아 여수 진남제럴 제가 거길 댕겼어요. 근디 진남제럴 갔는디 제가 가서 이 굿얼 허니까 순천 살아도 순천대학 교수가 나럴 모르는 거여. 그런깨 저 무가넌 어디 사냐 그렁깨 순천서 왔다고 무가가 순천서 왔다고 그랬거등요. 그렁깨 순천 어디 사냐 그렁깨 인제 도서 산다 그래 갖고 우리 집얼 찾어 왔어요. 찾어 와서 날 보고 삼설양굿얼 어치게 허냐고 갈쳐 주라고 처음에 삼설양굿이 뭣이냐고 묻는디 내가 삼설양이 뭣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 땍에는 나도 이렇게 삼설양굿얼 허고 댕겨도 그냥 삼설양굿인가 보다 구신덜얼 불러 미기는 굿인가 보다 그랬제. 몰랐넌디 인자 우리 집 양반이 그러더라고 전에 누가 혼신이 오먼 백혼신이 있고 홍혼신이 있고 또 청혼신이 있다고 그래. 우리 몸에가 구신이 혼이 서이라. 그 청혼, 백혼, 홍혼얼 불러 믹이는 말이 삼설양이지 않은가 그렇다고 최덕원 교수님 허고 그렇게 얘기럴 허더라고요. 삼설양이 뭐인지 인자 잘 몰라 그러나 그냥 발굴을 해 갖고 인자 최덕원 교수님이 이걸 발굴한 거에요.
노재명: 네.
박경자: 그래 갖고 인자 나럴 이걸 허라 그랬제 삼설양굿얼 인자 허라고 허라고 해서 인자 남도 문화제럴 나갔지 광주로. 그래 갖고 가서 인자 또 개인상도 타고 그 땍에는 정홍수라고 여수에 계시는 그 우리 회장님 그 분 때미로 인자 내가 여수럴 진남제럴 댕기기 때미로 여수로 진남제 가서 용신풀이도 나가고 여러 인자 많이 풍어제도 가고 또 인자 우리 순천에넌 최덕원 교수님이 기냥 순천대학교에 안계셔 갖고는 이거 삼설양을 안해 뿌렀어. 그 교수님이 이러고 저러고 했제 순천에 누구 헐 사램이 없고 그렁깨 삼설양 안했넌디 인자 저렇게 선생님덜이 모도 허자 그래싼깨 내가 순천에서 인자 삼설양굿얼 했는디 이렇게 문화재럴 고맙게나 줘서 인자 진도 가서도 공연 허고 제자덜하고 하고 또 서울 까서도 허고.
노재명: 네, 여기 순천의 박경자 명인의 자택이자 삼설양굿 전수관 여기 장소에서 인터뷰 중인데요. 여기에 국악방송 중계차가 도착하자마자 박경자 명인께서 직접 상을 차려 가지고 이렇게 먹을 거리를, 일단 먹고 시작하자 이렇게 주셨는데 저희가 굉장히 피곤해 보이고 안되었던지 그래서 아마 그 삼설양굿에서 귀신들한테 막 배불리 먹이는 그런 장면처럼 아주 인정있게 이렇게 베풀어 주셨는데 그 아마도 순천에서는 인물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그 인물이라는 것이 이렇게 박경자 명인처럼 인정있고 인심있는 그런 부분을 바로 말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박경자: 흐흐흐.
노재명: 아까 말씀 중에 이게 참 괄세받고 고된 일이었기 때문에 후회도 하고 원망도 이렇게.
박경자: 후회 많이 했어요. 하하하.
노재명: 예, 피눈물 많이 흘리신 것 같은데 어떨 때 가장 서럽고 이게 참 그러시던가요?
박경자: 싸움도 많이 허고 그 옛날에는 당골네 당골네 그러거등요. 그러면 그 당골네 소리가 그렇게 듣기가 싫네. 듣기가 싫어. 그러면 인자 여름이면 이렇게 동네 가면 당산이 있잖아요 동네 밖에가. 그리 가먼 나서는 동네는 오룡이고 저 건네가 대동이요. 근디 보통 대동이라 그러시거등요. 대동 당골네 가니깨 저녁에 굿 보러 가자 그런단 말이여. 그러문 왜 그 소리가 그렇게 듣기가 싫은가 몰라. 그래 갖고는 나 욕도 잘해요. 지내가먼 아무 말도 안하고 지내가먼 될 거인디 기어코 돌아서고 그 사람 보고 따지네. 나 보고 당골네니깨 당골네라 그랬는디 뭘 따질 거이냐 그 말이여 시방 생각허먼. 근디 막 이놈 저놈 허고 따지네. 니가 당골네 밥 먹여 살렸냐, 당골네 당골네 허냐고. 니가 뭐인디 날 보고 당골네 당골네 허냐고 하하하하하하하.
노재명: 하하하하하.
박경자: 그래 갖고 싸움도 많이 했어요 댕김수로 호허허허허허. 그래 후회럴 많이 했제 긍깨. 그렇게 싫어했응깨 후회럴 얼마나 했겄어요. 그래서 저얼대 이거 내가 뿌리 안뻗칠라 그랬넌디 이거이 뿌리가 뻗어 가네.
노재명: 예, 다른 지역의 무녀 분들 뵈어도 그 분들도 이렇게 설움 받을 거를 막 싸우기도 하고 그런 인제 설운 말씀을 하셨는데 아마 비슷한 경험을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면은 뭐 지탄을 받기도 하고 참 이렇게 손가락질을 하고 하기 싫은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또 사람 죽어서 씻김을 청하면.
박경자: 그래도 오라면 싸움박질 하고 가.
노재명: 네, 그러면 가서 아 저 사람이 나한테 옛날에 그렇게 뭐 못되게 했는데 나쁘게 할 수도 있고 안갈 수도 있고 그런데 가면 또 정성껏 해 주신단 말이에요.
박경자: 정성껏 해야 되요.
노재명: 그러면 그 마음은 어떤 마음으로 하시는 걸까요?
박경자: 그러고 헐 적에는 재밌어 흥도 나고 또 젊어서는 좀 목도 좋고 힘도 좋으니까 막 춤도 잘 취고 또 내가 술도 잘 먹어요. 그래 술 한잔 먹고 기냥 아는 듯, 모르는 듯 또 시부렁거리먼 다 잘헌다고 해. 대동댁이 잘헌다고. 그러먼 그냥 또 신이 나서 더 잘하제 잉. 또 잘한다고 치사럴 하먼 더 잘해. 그래 갖고 그냥 춤도 잘 췬다고 야단이고 그래쌌는데 시방언 안되아 뿌렸제. 숨가뻐 암 것도 못해. 드러 누워 있으먼 가만히 생각해 보먼 참 우째 그새 이렇게 돼 부렀을까 싶어. 허든 가락언 훤했고.
노재명: 네, 이렇게 말씀을 듣다 보니까 우리나라의 그 참 좋은 문화 중에 하나가 그 씻김굿이라든가 성주풀이라든가 이런 것처럼 사람을 씻어 주고 뭔가 맺힌 걸 풀어주고 이런 것처럼 평소에 동네에서 서로 안좋았던 감정도 이런 굿판을 통해서 관계도 원만하게 풀어지고 또 맺힌 것도 좀 씻어지는 그런 효과가 있었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 여기서 잠깐 청취자 여러분들께서 그러면 어떻게 씻어주고 어떻게 풀어줬을까 좀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 이번에 혹시 가능하시다면 무반주로 <성주풀이>를 잠깐 좀 부탁드려 보겠습니다.
박경자: 해보먼 되겄소? 시방 허먼 되겄소?
박경자 <성주풀이>(무반주 독창) 즉석 현장 녹음.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오늘은 순천 삼설양굿의 인간문화재 박경자 명인 편 감상하고 계십니다. 즉석에서 <성주풀이> 무악조로 이렇게 불러 주셨는데 한국 민족은 일제시대 일본 사람들이 왜곡했던 것처럼 한의 민족이라기 보다는 흥도 많고 또 어떠한 슬픈 일이 닥쳐도 그것을 좋은 것으로 승화시켜서 받아들이려고 노력을 했고 이렇게 방금 들으신 것처럼 <성주풀이>랄지, 씻김굿을 통해서 맺힌 한도 풀어주고 서로 의지하면서 인정있게 따뜻하게 살았던 민족이 아닌가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렇게 김순태 명인, 남편 되시는 분이 판소리 명창 송만갑씨가 태어난 전라남도 순천 낙안 태생이시고 아주 그 전문 이런 국악 집안 출신이신데 설움도 많이 받으시고 부부간에 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가급적이면 자녀분한테는 이 일을 안시키셨을 것 같은데 따님께서 가업을 잊고 계세요. 성함이 김명희씬데 처음에 반대하셨을 거 같고.
박경자: 십년간얼 눌렀어요. 십년 동안얼 눌렀어요. 나한테 매도 많이 맞고 욕도 많이 묵고 어디 나댕겨요. 나댕긴다고 오직했이먼 정제(‘부엌’의 사투리) 도마럴 갖다 여 방 가운데 놓고 부엌칼얼 갖고 와서 발하고 손하고 내 오늘 짤라 불란다고 내가. 못대니게 짤라 불란다고 그렇게 설움 받았어요. 아 근디 결국언 입에서 인자 그냥 구신 말얼 해 버린 거요 지가. 그렁깨넌 하루넌 사위가 왔대요. 그래서 왜 왔는가 하닌깨 마당에가 웃고 댕겨. 그래서 아 왔이면 들어오제 왜 그러고 댕기냐 헝깨 아 엄니 맹희럴 저리 놔둘 거요 그래. 그래서 아 맹희럴 그리 놔두제 그럼 어째. 그렁깨 저렇게 그냥 너머 남자덜얼 보먼 젊은 사람덜얼 보먼 그냥 내일 어쩐다 그런다고 그러고 말얼 허고 그러는디 난중에 아 저 여자 미쳤다고 그럴 것 아니요 그러니 어치케 해봐야제 가만 놔둬요 그래. 아 몰라 나는 그렁깨 기냥 사우가 가 불드라고요. 냅둬 부렀어. 그 뒷날 쩌 광양 굿당에서 굿얼 하러 오라 그래. 그래서 굿얼 허러 가서 가만히 헌 거 생각얼 해봉깨 내가 이레 놔두서는 안되겄다 싶어. 우리 여그 여 사진 있넌 아덜이 마흔 두 살 때 하늘나라로 가 부렀어.
노재명: 아이고, 네.
박경자: 그리서 내가 아 자석 한나 죽은 것도 그런디 또 죽이먼 큰 일이다 싶은 생각이 나더라고. 그래서 전화럴 헝깨 전화럴 받걸래 저녁에 니그 신랑허고 니하고 날 좀 대니러 오니라. 그렁깨 두 말도 안코 그런다 그래. 그래 인자 굿 다 끝나고 인자 차에 오다가 아 이 꼭 내림꿋얼 해야 되겄냐. 내 말이 긍깨 굿 헐라고 날 받어, 나한티 물어보도 안허고 날 받았다 그래. 그래서 가만히 생각헝깨 도시 이거 내가 안되겄다 싶어서 그럼 그냥 굿얼 허든지 떡얼 허던지 니 알어서 해라 내가 그랬단 말이요. 그랬드니 그 때 인제 내림굿얼 해 갖고 시방 오늘또 누구 고사 축원 해주라 그런디 또 아츰에 여그 온다 왔다 또 갔다 허고 난리가 났었어. 흐흐하하하.
노재명: 그러면은 이제 우려를 많이 하시고 참 나도 고생했는데 딸까지 그렇게.
박경자: 하하 그렁깨 내가 그걸 안뻗칠라고 그랬제.
노재명: 네.
박경자: 긍깨 내가 항상 우리 영감허고 둘이 갔다 오먼 일얼 허고 오먼 그래요. 우리 딱 요거 둘이 허고 땅 속으로 딱 갖고 가 버립시다 잉, 항상. 그러먼 영감님이 아 그러지 누가 그런 거 헌당가. 애기덜이 다 그걸 안헝깨 누가 그런 거 헌당가 그랬는디 딱 즈그 아버지 말하자문 돌아가시기 전에부터 신이 왔는디 그 때까지넌 발설이 안됐어요. 그랬는디 즈그 아버지 딱 돌아가시고 저녁이먼 즈그 아부지 피리 소리 난다고 피리 소리 찾어간다고 읍내 밤새도록 시내 돌아대니다 아침에 이실(이슬) 맞고 후추근해 갖고 들어와. 누가 좋아라 헐 거여. 긍깨 벨 짓거리 뻘 다 해뿌네 딸이. 나한테만 맞인 것만 해도 말도 못허고 그렁깨 저가 나한테 호통 많이 당했제. 긍깨 결국언 구신이 입에서 터져 뿡깨 내가 내림굿얼 허랑 거여. 내가 죽어도 못허게 했어요. 그랬는디 그 구신헌테는 못이기겠데요.
노재명: 그래서 지금은 이 무속 문화가, 무속 음악이 다행히 70년대 이후에 중요성을 인정받아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도 받고 전승 보존의 길이 열렸습니다만은, 그러지만 고대시대로 올라갈수록 이 무속 음악은 지배 계층의 중요한 의식, 그런 음악으로 인정을 받은 시절이 있었고 이런 무악이 국악의 또 뿌리가 되는 것이고 그래서 집안으로 봤을 때는 따님까지 그렇게 가업을 잇는 것에 대해서 우려도 하셨지만 한국 문화 전체로 봤을 때는 굉장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었나.
박경자: 괜찮애요?
노재명: 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경자: 흐허하하하하하. 그래요? 하하하하하. 감사헙니다 좋게 생각해 줘서.
순천 삼설양굿 중 <지왕풀이>(소리:박경자) 과거 녹음자료 방송.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오늘은 전라남도 순천에 있는 박경자 선생님 자택에서 순천 삼설양굿에 대한 인터뷰와 음악을 들어보고 있습니다. 좀 궁금한 것은 그렇게 이제 친정 쪽에서도 또 이런 일을 가업을 하셨던 분들이시잖아요.
박경자: 예, 우리 친정에서 인자 그 웃대 할무이, 할아버지넌 몰른디 나로에서 할무이가 여수의 그 율촌, 전에넌 그 부락얼 밤촌이라 그랬답디다. 근디 시방언 부락이 이름이 다 틀리니까 몰른디 거그서 살았는디 우리 할무이가 그렇게 굿얼 잘했대요. 긍깨 인자 내가 어디 가서 굿얼 허게 되먼 우리 친정 동네 사람덜이 보먼 그래요. 옛날의 저그 할무이 탁했어(‘닮았어’의 사투리). 우리 아부지가 삼대 독신인디 나럴 첫딸얼 낳었는디 아덜얼 낳을 거이라고 아덜 태어나라 아덜얼 바래고 있는디 딸얼 낳어 부러 갖고 우리 할무이가 서운허니까 나럴 서운아, 서운아 그러고 이름 진 거여. 이름이 그것이 촌에서 이름 불른 것이 서운이라. 그래서 서운이가 즈그 할무이 탁해서 굿얼 잘헌다고 그래요. 근디 우리 어무이는, 친정어무이는 굿얼 안허고 벨라 못했어요. 우리 시어무이도 큰 굿 못해 벨라 안허고. 그랬는디 인자 나가 이렇게 여그 와서 누가 뭐 갈쳤을까. 굿이 좋아, 나 보고자와. 처녀 때는 아주 싫어했어요 큼시롬은. 근디 우연히 시집 와서 그렇게 굿 허는 것이 좋데요.
노재명: 네.
박경자: 긍깨 순천시에서 굿얼 허먼 전에넌 막 뭐 라지오 소리, 테레비 소리 그렁 게 없잖아요. 뭔 소리가 없잖아요. 그렁깨 시도 전에넌 초가집이 많애 나 다닐 적에넌. 그러먼 조용허단 말이요. 그러문 징 소리 이 밤에 들으먼 얼마나 아조 멋있고 좋은지 몰라. 먼 데 사람 듣기 좋고 가차운 사람 보기 좋다 했어. 그러먼 인자 그 소리 듣고 애기럴 업고 가네. 가서 밤새도록 애기 젖꼭지 물리고 앉어서 보먼 나 금방 해뿌릴 것 같애. 근디 그리도 대가리가 그 때넌 이렇게 멍청헌 대가리라도 좀 저기 했는가 뭘 들으문 듣고 와서 딱 외불문 돼.
노재명: 예.
박경자: 그러문 인자 거기서 인자 우리 시어무이 농이 이렇게 있는디 막 농에가 먼지가 있걸래 작대기에다 이렇게 막 걸레질 허다가 걸레럴 감어 갖고 내가 집에서 헐 일이 없응깨 이렇게 먼지 딲는다고 농얼 썩썩 딲응깨 시커먼 책이 두 개가 뚝 떨어져. 이렇게 이렇게 적은 꺼먼 옛날에 참종이로 갖고 껍뚝 맨들었잖애요 잉. 그런 책이 두 개가 떨어져. 요거 뭐인고 바깥에다 탁탁 떨어 갖고 딱 봉깨 앞전에넌 동글백이 한나 쳐 갖고 점 한나 찍어 놨어. 또 기억자 써 놓고 점을 한나 찍어 놓고 아이고 천상 뭐인 줄을 모르겄드라고. 근디 저녁에 인제 어무이가 어데 갔다 오셨길래, 놀러 갔다 오셨길래 어무이 이 농에서 이런 책이 떨어진 게 이 책이 뭐이다요, 그런디 이 글이 뭐이다요? 그렁깨 우리 어무이, 시어무이가 깜짝 놀래. 오매 내가 그 책이 없어져 부렀더니 누가 가져가 부렀다드니 으서 나왔냐 그래. 그래서 이러고 했어요 그렁깨 이거는 ‘아’자고 이거는 ‘가’자다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그거를 내가 책에서 배운 거에요. 그래서 오구풀이도 다른 사람덜 오구풀이는 오서럴 많이 옇었지만은 우리 오구풀이넌 진짜로 뿌리가 나오넌 오구풀이에요. 그래서 오구풀이가 에로와. 긍깨 우리 오구풀이 배운 사램이 없어요. 벨라 드물어요. 그러지만 이 학자덜언 알아. 근디 무식헌 사람덜언 뭔 말인지 잘 못알아 듣거등요. 그래서 거기 책에서 오구럴 저녁이먼 허고 낮이먼 또 허고 저녁에 한 두줄만 외. 그러먼 내일 아침에 인나서 부엌에 가서 밥 험스로 외고 뭐 싹 들어가 머리 속으로. 그래 갖고 그걸 배운 거에요 굿도. 그래서 많이 따라댕기문수로 인자 굿얼 많이 배왔고 나 따라댕김스로 설움도 많이 받고 굿도 못허넌디 순태 각시 누가 오랬냐고 야단이먼 울고 그랬어요, 뒤 안에 가 울고.
노재명: 네, 뒤늦게 시작을 하셔 가지고.
박경자: 네. 나 서른 세 살 먹어서부터 했어요. 서른 세 살에 했넌디 갈치넌 선생이라고, 시방 갈쳐 주지넌 안했어도 내가 굿얼 허러 가먼, 그 분 돌아가셔 뻐렸어요. 우리 딸이, 이 이름이 시방 서른 두 살인디 명숙이여. 명숙이네 어깨 폐. 명숙이네 목에다 힘 주고 사람덜 많이 있는데 그 소릴 허먼 그냥 더 지독히 내려 가 갖고 더 목구녕이 더 오구라 들어가네. 더 발발성이 나오고 더 오구라 들어가. 그러고 막 이렇게 무가럴 허먼, 춤얼 추먼 어깨 피고 손도 쪽쪽 피고 춤얼 추고 발도 띠고 막 그러고 다 갈차요 앉아서. 난중에 생각헌깨 그 분이 선생이야. 그 분이 그렇게 했싱깨 내가 그러고 배왔지, 넘한테 잘한다는 소릴 들었지. 그 분이 그래 안했으먼 잘한다는 소리 못들을 거 아니여.
노재명: 그 분 성함은 어떻게 되시나요?
박경자: 그 분이 성이 이간디 이름얼 잊어 부렀어 오래됭깨 인자 내가.
노재명: 그 분은 선생님 보다 몇 살 위세요?
박경자: 멫 살 위에 됐죠. 직끔 백살이 넘었을 거인디.
노재명: 그 별호는 뭐를 쓰셨어요? 그 분이 별호가.
박경자: 벨호는 인자 몰르고 영감 성이 최가라 최선댁이라고 인자 불렀제.
노재명: 네.
박경자: 예, 이 아래 해롱면 살았었어요. 근디 우리 육십대에 그 분이 더 많앴어요 나이가. 칠십이 넘었었어요. 그렁깨 시방 구십, 백이 됐을 거요. 백살 됐을 거이요.
노재명: 예, 그렇게 호되게 막 학습을 하시고 현장에서.
박경자: 야.
노재명: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말문도 트이고 춤도 그냥 매끄럽게 되고 그러시던가요?
박경자: 그렁깨는 인자 그 분이 막 그렇게 막 뭐라 그러고 순태 각시 굿도 못허넌디 뭘라 오라 그랬냐고 그런 소리 허먼언 내가 그것얼 거시기 생각 안코 하 내가 이것얼 어찌케 배와 갖고 저 사람 앞에서 내가 굿얼 꼭 한석 내가 탁 출중허니 해부러야겠넌디 이걸 어치케 배울까. 그걸 딱 생각허먼 우리 집 와서도 내가 밭얼 그 땍에넌 땅얼 짓거든요, 이렇게 밭에 가서 밭고랑에 밭 매먼서도 나가 굿얼 해. 직끔도 저녁이문 잠이 안오먼 요거럴 많이 잊어 뿌리게 된단 말입니다, 인제 나이가 들어가니깨 정신이 가물가물헝깨 잊어 뻐리닝깨 직끔도 내가 우리 제자덜 갈칠라고 저녁이문 잠이 안오먼 한석씩 해요. 쫙 풀어 봐 혼차. 제석풀이도 해 보먼 다 잊어 부러. 빠져서 아까 우리 제자가 허넌디 제자넌 다 허넌디 나는 빼 갖고 엄한 소리허네. 제자넌 요 대목허넌디 나는 저 앞에로 가 부러 엄한 소리 허니라고. 그런 오기가 있응깨 나가 배왔제 글 안하먼 못배와요. 상당히 이거 에로와요.
노재명: 그러니까 그 만좌 중에 망신을 당하시구서.
박경자: 망신 당하는데 어쳐겄소.
노재명: 오기가 나셔서.
박경자: 오기가 낭깨 막 그렁깨 한번은 그러데요 그 분이. 인자 같이 굿얼 허러 갔넌디 어머 명숙이네 저 것이 선생 잡아 먹는다고 허허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 소리도 듣고 그랬어 흐하하하하하하하하.
노재명: 그럼 몇 년만에 그런 소리를 들으신 거에요? 칭찬을.
박경자: 내가 서른 세 살에 이것얼 했넌디 바로 기냥 금방 잘헌다 그러고 댕겼어요. 서른 넷, 서른 다섯, 내가 마흔째 될 제는 진짜 대동 때 한참 날렸어요. 판이 막 두 군데, 세 군데썩 오라 그러고 했는디 인자 늙어 붕깨 못해 인자 다 헛것 돼 뿔고.
노재명: 예, 그러고 인제 사람이 죽었을 때 씻김굿, 곽머리도 하시고 이렇게 다니시다 보면.
박경자: 네, 시체도 눕혀 놓고 허고 막 저런 철뚝에 가서 그냥 철뚝에서 갈려 죽은 거 혼신덜 갖다가 그냥 구신덜 등치도 이렇게 갖다 놓고 앞에다 평풍 치고 해 놓고 허고 교통사고로도 또 돌아가신 분도 그러고 물에 빠져서 또 그 놈얼 가서 물에 가서 용왕제도. 그 땍에는 그걸 보고 곽머리 씻끔이라. 곽머리 씻끔 헌다고 송장을 놔두고 해. 그래 갖고 허고 부자덜언 곽머리 씻끔 허고 또 보내 뿔고 난중에 사십구일 제도 허고 글 안하먼 또 샘일굿도 허고 백일굿도 허고 그 땍에넌 한 집에서 가먼 굿 들어가먼 멫 차례썩 허는 집도 있고 그랬어요. 그러고 한참 허고 대니고 그럴 적에넌 그 땍에넌 굿도 많이 해. 쪼끄만 어촌에도 굿 허는디 시방언 사람 죽어도 굿 안해. 그 때넌 죽으문 무조건 굿얼 허는 줄 알아. 헐 줄 알아. 그러고 정월이문 신수 됙경을 허먼언 우리 이 도사 여그 뺑뺑 돌려서 내가 다 댕겼어요. 하루에 다섯 집도 할 때가 있어요. 됙경얼 아침 새벽부터 나서서 열두시까지 허먼. 글케 허고 그랬넌디 직끔언 그렁 거 안해도 다 살고 전에넌 제석얼 다 모시잖아요. 시방언 제석 안모셔도 뭐 암시롱도 않넌디 옛날에넌 왜 그런 짓거리럴 다 했는가 몰라 잉.
노재명: 하하하.
박경자: 애기 또 낳으면 다 푸님하고.
노재명: 네, 그러면 이제 물에 빠지면 혼도 건져서 굿을 하고.
박경자: 네, 혼 건지기.
노재명: 그 다음에 젊은 사람 죽으면, 결혼 못하고 죽은 사람 영혼 결혼식도 굿을 하시고.
박경자: 예, 교통사고 나면 또 그 자리에 가서 혼맞이썩 굿 허고.
노재명: 네, 그렇게 하시면은 물론 부잣집에서도 청이 들어오지만 또 형편이 안된 분들도 또.
박경자: 크아, 또 곤란한 집에서도 들어오고 그런 집도 있어요.
노재명: 네, 그러면 쌀 얼마 안되는 거 주시는 분도 계시고 기억에 남는 그런 경우가 또 기억 나시는 게 있으면.
박경자: 하하하 내가 가끔 들먹여요. 쩌기 어디로 굿을 허러 갔넌디 남편이 아팠어. 남편이 아파서 인자 굿얼 허넌디 아무 것도 없다 그래. 근디 산이 시아버지 산이든가 시할아버지 산이든가 산이 걸렸다고 가서 굿얼 허라고 산굿얼 허라고 그러넌디 산이 아조 멀어요. 그래 인자 산굿얼 아조 멀게 갔어. 멀리 가서 산굿얼 허고 온깨 얼마나 곤란했던지 저녁에 밥 채려 줄 반찬이 없다고. 여름이여. 팥얼 과 갖고 팥죽얼 써 놨어. 흐허허허허허허허. 팥죽얼 써 놨넌디 나 젊어서넌 팥죽얼 안묵어요. 팥 같은 거 밀가루 같은 그런 음식얼 제가 젊어서넌 안먹었어요. 그런디 늙응깨 변해 갖고 잘 먹거등요. 근디 흐허허허허허 팥죽얼 쒔는디 어특해 부해가 나는지 히하하하하하. 다리는 아파 죽겄고 더운 디 가서 땀은 찍찍 흘리고 와서 집얼 둘러 보니 어디서 땀 씻칠 데도 없어. 집 쬐간한 오두막에 정제 한칸, 방 한칸 계우 들여 놨넌디 남자가 키도 커. 아랫목에가 기여이 아프다고 뻐태고 둔눠뿡깨 여 웃목에 발 디디면 궁뎅이 닿을 정도라. 이래 갖고 있넌디 죽얼 써 주넌디 부해가 나 죽겄어. 기냥 밥상얼 들여다 보고 죽 사발얼 들여다 보고 숫구락얼 집고서 땅얼 쇠(혀)럴 차. 우리 영감언 영 죽얼 좋아하거덩. 꼭 맥 없넌 서방언 이래 묵는 거여 막. 우리 서방언 막 묵어 맛있응깨. 그래 막 숫구락얼 집고 막 안들어가고 죽얼 뒤쩍뒤쩍해 갖고 떡 만들어다 놔두고. 긍깨 옆의 사램이 어이 자네 죽 안묵는가. 여그 죽 잘 묵어요. 걱정하지 마쇼. 또 와서 그래요. 그러먼언 그러문 막 죽겄어 배가 고파서. 나 그거 항상 들멕여요.
노재명: 예.
박경자: 그래 아랫깨 언젠가 한번은 그 동네 앞으로 가민서 저기 저 골짜기로 굿 하러 갔어. 퐅죽 얻어 묵고 굿 헌 디가 저기 동네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노재명: 하하하. 그래서 요즘은 뭐 병원에 가도 돈 없으면 치료도 못받고 또 돈 없으면 장례도 못치루고 이러지만은 선생님 그렇게 일 다니신 거 보면 참 돈 없는 사람도 일단 살려 놓고 보자는 마음으로.
박경자: 빚을 내 갖고 그 때넌.
노재명: 네.
박경자: 보리로 뭐 두 가마니럴 빚얼 냈네, 쌀얼 한 가마니럴 빚얼 냈네 그래 갖고. 그 적에는 쌀로도 주고 여름에 가먼 보리로 기냥 가마니채 보리채 주는 디가 있어. 하이고 그것도 옇어 갖고 이고 올라문, 갈라 갖고 이구 올라문 쐬가 빠지네. 시방언 차, 차가 있으니까 그러지만은 십리, 이십리럴 크아, 그 놈 짓거리 허고 댕기문서로 골벵이 들어서 이렇게 아픈가 몰라. 흐하하하하하.
노재명: 하하, 그래서 요즘처럼 병원이나 뭐 장례식장처럼 야박하지 않게 그래도 없는 분들한테도 십리라도 멀리라도 가서 그렇게 한을 풀어 주시고.
박경자: 예.
노재명: 그 삼설양굿이라는 게 순천 씻김굿에서 종천멕이까지 마치고 나서 거리의 연극처럼.
박경자: 네, 굿 다 마치고 인자 거리굿이 삼설양굿이에요.
노재명: 예, 그래서 아까 그런 삼설양굿을 잠깐 들려 주셨구요 이번에는 아까 잠깐 언급해 주신 <제석굿>. 씻김굿 할 때 나오는 중요한 대목인데 요 <제석굿>을 아까 그 언급해 주신 정주, 사슴뿔 그걸로 한번 들려 주시면 어떨까. 지금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 분들이 집안에 화목하고 번창하고 평안할 수 있도록 이렇게 라디오지만 음성을 들려 주시면 이 방송 들으시는 모든 분들이 아주 행복해지실 것 같애요.
박경자: 흐하하하하하하하. 근디 장단이 없잉깨 영 소리가 안맞는디 장단얼 치면 또 시끄럽다고 마다 할 거인가.
노재명: 아 그래도 이게 정주 이거로 단촐하게 하는 것도.
박경자: 정주로 단촐허니 하라고, 응.
노재명: 굉장히 그 감동적일 거 같애요. 예, 그래서 한번 정주와 사슴뿔로 해서 순천 씻김굿 가운데 <제석굿>을 박경자 명인의 소리와 연주로 감상해 보고 싶습니다.
박경자: 네, 인자 시작헙니다 잉?
순천 씻김굿 중 <제석굿>(소리·정주:박경자) 즉석 현장 녹음.
노재명: 순천 씻김굿 박경자 명인의 소리와 정주, 그 다음에 사슴뿔로 반주된 <제석굿> 감상해 보셨습니다. 좋은 국악을 들으면 태아, 태교에도 좋고 또 정신병도 고칠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좋다. 이런 말이 옛날부터 있고 또 그러한 연구 결과도 최근에 방송을 통해서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박경자 명인 순천 삼설양굿의 인간문화재신데 이렇게 <제석굿>을 들으니깐 이 굿이 집안의 번창과 평안을 기원하는 그런 노랜데 이렇게 듣고 있노라니까 저의 마음도 굉장히 차분해지고 정신이 그렇게 맑어지는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이 음악이 전통사회에서는 삼현육각 반주로 해서 대금, 피리, 징, 북, 장고.
박경자: 네, 의미를 알고 들으면 참 좋은 말이에요.
노재명: 예, 그런 삼현육각 반주로 대규모로 반주가 되면 굉장히 웅장하고 참 멋스럽구요.
박경자: 네, 참 멋시럽게 아조 진짜 이거 왱간한 국악언 안본다 한 이 굿이에요 옛날에넌. 근디 직끔 이걸 다 묵하 부리고 썩하 부리고 없어. 다 사램이 없어져 뿌니까 다 묵어져 부리고 들어가 뿡깨 그러제 옛날에넌 참 이거.
노재명: 예, 그래서 특별히 이제 집안 대대로 내려 왔던 시어머니가 간직하셨던 그 정주와 사슴뿔로 이렇게 반주를 해 주셨는데 그러면 그 악기가 대략 어느 정도 된 악긴가요? 한 몇 백년 된 건지.
박경자: 인자 그거는 잘 모르겄지. 인자 이거를 옛날에넌 이걸 애기덜얼 인자 이렇게 이렇게 가서 점얼 허게 되먼언 애기가 맹(명)이 짜르네, 복이 없네, 뭐 액운이 많네 그러문 인자 징얼 해서 팔아라, 장구를 해서 팔아라, 경쇠럴 해라, 깡쇠를 해라 옛날에넌 또 이 무가덜 입넌 옷이 있잖애요? 무가덜 입넌 옷도 해 주라 그런 법이 있었거등요. 그렁깨 인자 이런 것이 하나만 갖고 쓰먼 안돼. 여러 개가 들어와. 여기서 저기서 들어오먼 여러 개럴 갖고 쓰넌디 나도 이거이 많애 갖고 보살님덜 갈라 줬어요 쓰시라고. 내가 인자 시방언 인자 나이가 많애져 뿌니까 인자 다 인자 줘 뿔고 없지만은 그런디 이거이 저 멫 백년 된 사람도 있지. 이것도 상당히 오래된 정주에요.
노재명: 예, 그러면 그 정주는 그거는 시어머니가 물려 주신 거 맞으시구요?
박경자: 시어머니가 물려 주신 거는 어어, 어디로 갔어. 누가 또 가져가 뿌리고 없어.
노재명: 아, 그건 없구요 지금은. 네.
박경자: 음, 없어지고 인자 이거 또 다른 사램한테서 구한 거에요 이건. 근디 이것이 시어매가 가져간 것언 이렇게 막 가지가 이렇게 번져서 있었거등요. 그랬넌디 그걸 나가 어디 가서 일얼 보고 놔뒀넌디 훔쳐 가뿐 거 같애.
노재명: 아 네.
박경자: 근디 그리도 필요헌 사램이 가져 갔제. 필요 안헌 사램언 안가져 갔을 거란 말이여. 그래 불고 인자 다른 디서 인자 집에가 있넌 늠얼 인자 다른 걸로, 다른 사람 거인디 이것이 여가 이렇게 붙였넌디 어째서 그랬든고 짤라져 뿌렀어. 지금 이 사슴뿔 없어요. 내가 이걸 구헐라고 남원 거시기까지 가서도 없십디다. 막 기대랜 거 요새 거 신걸로 나온 거 그런 거 있제, 요런 거 옛날에 구해도 사슴뿔이 없어 시방언. 이거 상당히 구하기 에렵더랑깨요.
노재명: 예, 그렇게 참 험한 세상, 막 사람들 이 동네에서 사람들이 참 무시하고 뭐 손가락질 한다는 게 그게 무슨 넓은 세상도 아니고 이 동네에서 그런다는 게 참 힘든 얘긴데.
박경자: 그래도, 예, 그래도 씻김굿 하먼 굿 보러 오문 전에넌 툭하문 보리술얼 한잔썩 잡수시고 좋다고 춤얼 벌렁벌렁 취고 막 그냥 우리 저런 섬에 가먼 각시, 이쁜 각시덜이 곱게 입고 막 춤 추고 굿 허니까. 막 상돈도 막썩 놔 주고. 돈도 많이 놔 주고 막 돈도 놓고 당신덜또 춤도 추고 그러고 해쌌넌디 인자 직끔언 집이서도 안허고 저 굿당에 가서 산골짜기에 산중 꼴차기에 가서 그냥 굿당에 가서 해 뿔고 그렁깨. 그러고 또 이런 굿언 없고. 이거이 제석풀이가 뭐인지도 모르고 시방 보살님덜언 모르는 사램덜이 많애요. 인자 법문으로 그냥 책 놓고 이렇게 뚜드려서 또 허는 사람덜또 있고 인제 이런 굿얼 아는 사람언 또 불러. 인제 꼭 불러요. 그래서 또 같이 허고.
노재명: 그래서 그렇게 좀 일상 생활에서는 상당히 외면도 당하고 뭐 무시도 당하기도 하셨지만 막상 또 굿판이 열리면 꼭 필요한 존재고.
박경자: 아, 그러넌 말은 인자 없고 굿판에 들어가먼 누구한테 무시당하고 그런 건 소용 없고 굿만 잘헐라고 정신얼 쓰제 인자. 인자 그러고 또 어디로 가 불고 없고 오늘 저녁 일얼 잘해서 넘한테 잘헌다 소리 듣고 일 정성껏 잘해 주고 그러고 인자 아픈 사람이면 아픈 사람 낫어야 우리가 뒤에 또 명예가 있다는 거를 알기 때미로 그거에 애쓰고 헐 그것만 허제. 인자 무시당했다, 안헌다 그런 거넌 없제.
노재명: 그러고 굿판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고.
박경자: 예, 그래도 오다 가다 길에서 들으먼 또 듣기 싫고.
노재명: 네, 하하하.
박경자: 흐하하하하하.
노재명: 그래서 본인들이 아쉬울 때는 부르고 또 이제 일상 생활에서는.
박경자: 일상 생활에서는 자기덜은 보통말로 허는 것이에요. 그거 인자 뭐 유감이 있어서 허는 것이 아니고 보통말씨로 내가 인자 기니까 기다고 불른 거이제. 근디 이제 내가 안들라 하는 나가 나쁘제.
노재명: 그래서 아마 이렇게 평상시의 그런 설움을 굿판에서 이렇게 노래도 힘차게 하시고 춤사위도 이렇게 뿌리시고 하시면서 한도 푸시고 또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박경자: 엉, 허다 보면 이렇게 새면육갑 딱 쳐서 장단이 맞어 불먼 흥도 나고 또 굿도 또 안나올 말도 다 나와 부러. 근디 인제 장단이 안맞고 또 좀 고인이 좀 서툰 고인이 인자 이무롭지 않은 고인이 치잖아요 그러먼 조끔 서로 안맞으먼은 좀 비위가 안맞, 안닿거든. 긍깨 인자 그 때 쪼끔 좀 사램이 좀 기분이 안좋제. 그래도 인자 딱 새면육갑 잡고 아넌 고수 딱 고인덜 손발 맞어 뿔먼 진짜 재밌어요 이거이.
노재명: 그래서 아마 일상 생활에서 그런 어려움도 굿판에서 그렇게 흥도 나고 하니깐 이겨내신 거 같고 또 그 분들도 또 평소에는 뭐 이렇게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가도.
박경자: 했다가도 인자 즐겁고 또 좋다고 야단이고.
노재명: 즐겁고 그러니까 이제 예, 그렇습니다. 아 그렇게 이제 고난의 인생도 보내셨고 참 어려움도 많으셨겠지만 이제 이렇게 인생을 돌이켜 보시면 아 제자들은 나보다 좀 더, 지금은 윤택한 세상이 됐고 대접도 받고 그러지만 제자들이 좀 더 어떤 기능이라든가 이런 굿을 좀 더 발전시켰으면 좋겠다. 이런 당부 좀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 것 같애요.
박경자: 있어요. 그렁깨 인자 내가 제자덜 놓고 앉이면 그러거등요. 옛날에는 이걸 우리 무당으로 취급을 허고 무당 취급얼 했넌디 직끔은 그거이 아니다. 긍깨 이왕 느그가 나한테 배울라먼 꼭 뿌리가 있게 잘 배와라. 배와 갖고 잘해 갖고 느그덜이 앞으로 인정얼 받게 해라. 도시로 나가 옛날에 젊었을 때는 이거이 나쁜 거이라고 내가 배우려는 사람도 안갈쳐 주고 못허게 했넌디 직끔 내가 갈쳐 주고 싶어. 갈치고 싶은디 또 사회 사람덜이 안묵어 주고 안배우는 사램덜이 많애. 그런디 이 가정 사람덜언 못배와. 우리 보살덜이나 배울까. 가정 사람언 배울 사램이 없어. 우리 보살님덜언 잘 배와야 된단 말이여. 근디 또 보살님덜도 이걸 뿌리럴 몰르넌 사람덜언 배워도 이걸 안묵어 줘. 뭐인지 몰라. 저거 무당덜언 저 옛날 무당덜언 저 무당 굿이다 이렇게 생각해 뿐 사람덜이 없는 거 아니라 있어요. 있지만은 또 이걸 아는 사람덜언 핼라 그라니깨 나가 우리 저길 보고 나가 하는 그 말이 아 오늘도 내가 그랬어. 아니 내가 죽을란가 어쩔란가 그냥 말이 꺼꿀로 갔다 옳게 갔다 금방 듣넌 말도 잊어 뻐리고 금방 녹을 잊어 뻐리고 이렇게 정신 없는 짓거리럴 허는디 나 죽기 전에 좀 느그덜 쫌 많이 쫌 갈쳐 놓고 죽어야 되넌디 어쩔까 몰르겄다. 나 그 소리럴 아까도 했어. 옛날에넌 이거이 무당 굿이다고 내가 아조 싫어했넌디 직끔 내가 가만히 이것얼 해 보먼 그렇게까지 반대헐 것이 아니여. 근디 내가 반대럴 했더라구요. 인자 뭐 제석풀이 직끔 풀이 허는 말도 몰르는 사람언 모르지. 말얼 못알어 듣는 사람은 저거 뭐인고 저 무당이 허는 소리다 이렇게 생각허는데 이걸 학자덜이 딱 허먼언 아조 우리 긍깨 저 최덕원 교수님언 항상 그렇게 날 만내먼 그렇게 유식허니 허신다고, 아니 거 유식헌 말얼 어디서 배왔냐고 그래쌌거등요. 근디 이걸 가만히 말얼 들어보면 이거이 참 무시헐 말이 아니야. 직끔 이런 말이 없어요. 오구풀이나 뭐이나 그런 거이 직끔 없어. 그런 말 들어 볼라먼 아조 귀해요 인자 앞으로넌.
노재명: 그래서 제자들이 그런 귀중한 소리를 잘 앞으로도 보존하고 발전해 줬으면.
박경자: 예, 우리 제자가 시방 제석풀이럴 잘해요. 인자 막 이 진양조가 순천 진양조여. 아, 옛날의 순천 진양존디 우리 여수 정홍수 그 회장님이 항상 날 보고 그러거든요. 아줌씨 순천 장단 잊어 불지 마씨요 잉, 순천 장단 잊어 뻐리지 마씨요 그랬넌디 순천 장단언 바라지럴 뒷바라지럴 잘 맞차야 되넌디 바라지 해 줄 사램이 없어. 그렁깨 순천 장단하고 인자 우리 이 제자덜이랑 배운 장단언 또 우리가 중간에 가다가 장단얼 맨든 거여. 고흥 장단, 장단하고 순천 장단하고 합해 갖고 또 허는 장단이 있어. 또 그것도 진양조 장단 참 재밌고 좋아. 그러고마.
노재명: 네.
박경자: 근디 우리 또 이거이 보살님이 제자가 여 제석풀이 안땅얼 한석얼 엄청 잘해 부러. 또 거리넋 허는 사램언 거리넋 그렇게 각각 갈쳐 놨어요. 인제 또 그러고 삼설양 헐 때도 니넌 뭔 굿얼 해라 뭔 굿얼 해라 니는 뭔 굿얼 해라 해서 다 거 구신 형용덜또 다 잘허고.
노재명: 예, 그래서 이렇게 여기서 인터뷰 말씀을 나누다 보니까 여기가 동네도 참 조용하고 이 앞에 전망도 탁 트여서 기분도 좋구요. 또 박경자 명인께서 젊어서 참 고생도 하셨지만 제자분들도 이렇게 막 씨 뿌려 놔서 나무가 자라듯이 주변에 지금 많이 있으시고 아주 복이 말년에 많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평소에 그 제자분들, 또 주변의 악사분들은 이 인간문화재 박경자 명인을 어떻게 생각하실지 그 분들의 말씀을 통해서 박경자 명인에 대한 또 새로운 부분을 조명해 보겠습니다. 따님 되시는 김명희씨의 말씀, 그 다음에 벌교 요 인근 지역에 사시는 악사분이신데 올해 82세 징이라든지 타악을 담당하시는 악사분이십니다 하규남 명인, 그 다음에 아까 언급해 주신 장고를 담당하고 계시는 노영래씨. 이렇게 세 분의 말씀을 통해서 박경자 명인이 어떤 분이신지 말씀 들어 보겠습니다.
박경자: 예, 흐하하하하.
김명희: 안녕하세요. 순천 삼설양굿 무형문화재 받으신 박경자 선생님 막내딸 김명희입니다. 지금 현재 굿 배우고 있구요. 사실은 얼떨결에 신 받고 하다 보니까 인제 엄마가 굿을 잘하시고 문화재고 그러니까 그 딸이 좀 받아 보는 게 어떻겠느냐, 더 잘해야 되지 않겠느냐. 이러는데 사실 지금도 자신이 없구요. 근데 그냥 암튼 내가 가는 길이고 가야 할 길이라면 그냥 최선을 다해 볼 생각이에요. 안먹어야지 하면서도 계속 입에서 땡기듯이 그런 게 좀 있는 거 같애요. 표현을 못하겠는데 아 내일 되면 너무 힘드니까 안해야지 그러는데 또 그 다음날 되면 또 하고 있어요. 그건 거 같애 그냥. 저희 같은 경우는 이런 소리굿이나 예술굿이 아니고 무굿이잖아요. 사람들이 무굿 자체에 대해서도 크게 관심도 없지만 이런 굿 자체가 또 흔하지가 않기 땜에 알아봐 달라고 하는 건 아닌데 약간의 관심, 가다가 한번쯤 뒤돌아 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뭐. 너무 무관심하고 이런 데서 좀 힘든 부분은 있죠. 존중받고 존대받진 않지만 아 저런 것도 있구나라고 한번쯤은 아 그렇구나라고 사람들이 생각해봐 줬으면 하는 부분이에요. 어느 어머니들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다 똑같애요. 근데 굿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눈빛 달라지죠, 소리 달라지죠, 몸짓 달라지죠. 전혀 남 같고 타인 같은 그러신 분. 어찌 보면 자식들 보다는 굿을 위해서 태어나신 분 같다. 사람들은 아 엄마니까 잘하겠다, 잘 가르켜 주겠다 뭐 특별하게 딸이니까 더 많이 가르켜 주겠다 이러는데 그렇진 않구요. 저흰 이렇게 딱 두가지로 나누어져 있어요. 개인적으로 엄마 딸로 왔을 때는 가족들 얘기 애기들 얘기, 근데 저희 이렇게 굿으로 모였을 땐 전혀 가족 얘기나 집안 얘기 일체 안해요. 남들이 봐서 엄마 딸이라고 얘기를 하지 실질적으로 그런 대화는 안나누거든요. 그래서 엄마일 때는 평범한 엄마와 딸, 그러고 인제 일 관계로 굿을 한다거나 저희가 인제 뭐 공연이 잡혀 있어서 연습을 한다거나 이러면 정말 스승 제자 딱 이렇게 구분이 정확하게 선이 지어져 있기 땜에. 오랜 세월 피를 섞고 살아온 사이라서 그런가 몰라도 남들은 못알아 먹는 단어 있잖아요. 그래선 거 같애. 저는 한 단어만 얘기를 해도 흡수가 된다던가 그 다음에가 뭐가 나오겠다 뭐 이런 느낌. 그래서 때로는 편한 점도 있고 이익 보는 점도 있는데 불이익 한 게 더 많아요. 제가 똑같이 공부하는데 뭐 딸이니까 더 잘해야지 이런 소리 들으면 굉장히 부담스럽거든요 실질적으로. 근데 암튼 그냥 열심히 멀리서 한번 쫓아가 볼려구요. 일단 타고난 끼거나 이렇게 물려받은 유전자 보다는 반복 학습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냥.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거대하신 분의 딸이니까 더 잘해야겠지, 더 잘해야지 이러시니까 그게 때로는 채찍이 되긴 하는데 채찍 삼아서 열심히 해볼려구요. 저기 박경자 선생님보다, 엄마보다 더 잘했으면 좋겠지만 그런 날이 언젠가는 오겠죠. 사실은 그런 욕심밖에 없어요. 큰 욕심, 잘해야지 더 잘해야지 소리. 제가 사실은 해드릴 거는 없구요 가지고 계신 모든 걸 좀 뺏어 갈려고 사실은 제가 해드릴 건 없고 뺏어 오는 게 해드리는 거 같애. 그걸 다 내가 흡수해서 내 걸로 가지는 게 가장 좋은 거 같애요. 해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거 같애. 지금도 짱짱하시지만 늘 본인은 아프다 그러시는데 앞으로 한 백살 넘게까지는 소리 지르시고 저희들 후려치시고 그러실 거 같애요. 그래도 더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좋은 공연도 좀 가지고 여러분들한테 보여줄 수 있게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하규남: 예, 하규남입니다. 에 박경자씨하고 같이 지금까지 몇 십년 동안얼 시방 지내고 있습니다. 예, 연세넌 팔십이세가 됐어요. 박경자씨넌 영감님이 안계십니까. 계시는데 제가 조카 사우가 되요. 거기에서 그 삼촌님 살아계시실 때 같이 다녔었넌디 삼촌님이 별세허신 다음에 제가 장고럴 가졌어요. 바통을 받기럴 제가 받었지요. 지금까지도 하여튼 여전허지요. 그럼 연세가 있기 땀에 쪼끔 좀 미비헌 점이 있지만은 나이가 많게 되먼 정신이 흐려지잖아요. 그래도 어딘가는 모르게 암튼 그 만큼 담대허다는 것언, 흥이 나지요. 첫채가 가서 같이 에 숙모님하고 삼촌이 계실 때나 인자 저하고 했일 때나 바란스 맞치는 것이 흥이 지대루, 뭐 뻗치도 않고 여전히 하여튼 지금까지 유지허고 있어요. 숙모님께서는 지금 팔십이 되도록까지 이렇게 지내 나왔었는데 그 만큼 화통허고 뭐 여전허니 하여튼 그대로 하여튼 간직얼 하기 땀새 찬사를 하여튼 생각을 허고 있지요 저넌. 박경자씨, 숙모님언 오래오래 살아 계심과 동시에 번창해서 널리 하여튼 번창해지시는 것이 하여튼 좋을 거 같습니다.
노영래: 안녕하세요. 저는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사십삼호 순천 삼설양굿 보존회 장고를 담당하고 있는 노영래입니다. 저희 박 선생님하고 만나게 된 계기는, 제가 원래 민속예술연구원 전라남도 지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고하신 김순태 선생님께 제가 한 살아 계셨을 땍에 한 일년 정도 장고를 좀 배웠어요. 박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농에서 귀중한 책을 꺼내서 그 걸로 해서 아까 배왔댔잖아요. 그 책을 김 선생님께서 배워 보라고 저한테 건네 주시고 난 다음에 한달 있다가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그게 계기가 돼 가지고 삼설양굿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또한 그 박경자 선생님의 예술적인 혼, 여러 무가나 세습무가 계실 겁니다만은 특히나 박경자 선생님께서는 뿌리 있는 명인.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박경자 선생님을 존경하고 또 우리 것 잊혀져 가는 전통 문화 배우기 위해서 박경자 선생님하고 손을 잡게 되었던 것입니다. 선생님(박경자) 같은 경우에는 연세가 드셔도 역시 그 무대 체질이신 것 같애요. 몸이 그렇게 편찮으시다가도 무대에만 서시면은 어째 그렇게 건강하시고 힘이 넘치시고 참 잘하시는지 모르겠어요. 특히나 그 제석굿 같은 데서 제석신에게 복 빌 적에 복 빌 때 딱 하는 거 보면은 진짜 저 만큼 나갔던 복도 자동으로 이렇게 굴러 오는 것처럼 그렇게 그 제석신에게 이렇게 복을 잘 빌어 줘요. 그런 거 진짜 닮고 싶습니다. 박 선생님 같은 경우는 어느 가정이나 어느 행사를 가시더라도 특히 없는 가정에 가서 그 행사를 하고 일을 보실 적에는 모든 혼신의 힘을 다해 가지고 진짜 저런 아퍼 눕워 계신 분덜이 꼬옥 살아서 일어나야겠구나 허는, 그런 열정적인 마음이 굉장하시거든요. 박 선생님께서도 몸이 아프셔 가지고 거동을 잘 못하실 땍에도 일을 가셔서 그런 환자분들 눕어 있는 거 보시고 안타까워 하면서 열과 성의를 다 허셔 가지고 나서 일을 끝내고 나서 삼사일 있다가 아이고 우리 박 선생님 다녀 가시고 난 뒤에 낫네 이런 소리 들었을 적에 제일 뿌듯하고 진짜 행복합니다.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굿입니다. 박경자 선생님께서도 건강을 쭉 허셔 가지고 오래오래 사시면서 삼설양굿이라는 것을 여러 사람들이 배우고 널리 좀 보존도 헐 수 있고 특히 전통 민속예술 세계화로 돼 가지고 널리널리 알리고 또한 박경자 선생님의 그 삼설양굿이 진짜 오래오래 갈 수 있게끔 다 도와주시고 우리 시청자 여러분들도 순천 삼설양굿 진짜 많이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노재명: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오늘은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순천 삼설양굿 예능보유자인 박경자 명인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따님 되시는 김명희씨, 그 다음에 함께 악사로 활동하시는 벌교에서 오신 하규남씨, 그리고 장고 장단을 담당해서 평소에 순천 삼설양굿을 같이 하시는 노영래씨의 말씀을 통해서 박경자 명인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어 봤습니다. 이렇게 이제 여러 제자분들, 또 이 동네 악사분들하고 순천 삼설양굿을 평소에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시고 이분들하고 이제 굿을 활동을 하시지만 청취자 여러분들은 또 색다른 감상을 하고 싶어하실 것 같애요. 이렇게 남도분들이시니까 아 남도민요도 잘하실 거 같다.
박경자: 흐하하하하하.
노재명: 그래 가지고 아까 여기 오자마자 부탁을 드렸는데 지금 소개해 드린 이 박경자 명인과 그 제자분들이 청취자 여러분들을 위해서 준비를 했습니다. 남도민요 <진도아리랑> 들려 드리겠습니다.
남도민요 <진도아리랑>(소리:박경자·김명희 일행, 징:하규남, 장고:노영래) 즉석 현장 녹음.
노재명: 순천 삼설양굿의 인간문화재 박경자 명인과 제자분들의 노래로 남도민요 <진도아리랑>. 장고 장단에는 노영래씨가 담당해 주셨습니다. 평소에 이렇게 젊으셨을 때 굿일을 하시면서 참 괄세도 받고 참 험난한 인생이었다. 하지만 어디서 굿을 하든 그 마음가짐이 만인들이 잘 됐으면, 이 집이 더 좀 번창했으면, 죽은 이 집안이 한이 풀렸으면 이렇게 평생을 남의 한을 풀어 주고 잘 되라고 빌어 주시고 그렇게 사셔서 그런지 얼굴이 고생은 하신 얼굴이지만 굉장히 이렇게 편안하시고 넉넉한 그런 웃음, 인정이 넘치시는 얼굴이세요. 올해 이제 81세신데 남들 보다도 이렇게 특별한 인생을 사셨기 때문에 인생에 대해서 좀 남다른 생각 그런 게 있으실 것 같애요. 그래서 청춘, 젊은이들에게 내가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살아 봤으면 좋겠다, 손자나 손녀한테 아 인생이란 이런 것이다, 이런 말씀 해주고 싶으신 부분 있으면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박경자: 그래요 내가 인자 나는 또 뭣이 우리 자손들한테 나가 한가지 죄라, 죄목이라 이것이, 내가 이 직업 허는 것이. 그러기 때미로 손자덜한테나 우리 인자 아들, 딸덜언 나이가 또 들어가고 어려서 다 보고 컸고 그러기 때미로 인정얼 허넌디 우리 손자덜언 아직 몰르는 손자덜이 많아. 그래 테레비에 혹시 할머니가 나왔다 그러먼, 우리 큰 아들이 서울 살거등요, 할머니가 무용으로 한국 무용얼 잘해 갖고 무용으로 테레비에 나온단다. 그러먼 어째 할머니넌 무용얼 그렇게 허냐고 인자 애기덜이 그런 갑소요. 그러먼 그거이 할무이 특기다, 그 무용이 특기다 인자 그렇게 얘기럴 해 갖고 할무이가 무당인지 몰라 지금 서른살이 넘어도 우리 손지덜이. 긍깨 손지덜이 내가 잘 못오게 해요. 긍깨 잔치럴 가도 내가 우리 손지덜 예우넌 디 가서 곌혼식에 가서도 한번도 사진 안찍어 봐. 저 무당 저 할매 나왔다 그럴까 싶어서 내가 절대 사진 안찍거든요. 우리 친척덜 집에 가서 사진 찍자 그러문 절대 안찍어요. 우리 집에서는 나 환갑 잔치 허고 그럴 때 찍제 친척덜 잔치 끝에 가서 곌혼, 자손덜 여울 때나 가기는 가. 가기는 가도 사진언 안찍어 내가. 우리 손지덜도 서이나 서울에서 곌혼식 했어도 안찍고 그렁깨 그거이 참 죄송시러워. 우리 애기덜한테 나가 할머니가 좋은 직업얼 못가진 것이 쪼끔 미안허다. 내가 좀 그런 생각이 들어요.
노재명: 끝으로 이제 앞으로 어떤 좀, 건강한 동안 제자들도 많이 기르고 삼설양굿을 좀 더 세계 무대에 내가 좋은 연극으로.
박경자: 네, 나가 그거 시방 그것이 저기에요. 우리 제자덜 잘 가르쳐 갖고 긍깨 나가 맨날 즈그들 보고도 느그들이 잘해야만 앞으로 남덜이 인정얼 해 준다. 이거 인정받기 에렵다 인정받기가 수월헌 줄 알아도. 순천 어느 누가 나 보고 저 교수님덜이 문화재럴 줬다고 교수님덜이 줘서 문화재럴 받었다고 그래서 나가 그랬어요. 교수님덜한테 그 만한 인정받기가 수월헌 줄 아냐고 나 그런 소릴 했거든요. 교수님덜한테 인정받기가 수월 않지. 우리 집에 교수님덜이, 교수님덜언 박경자 모르는 사람 없을 거여. 교수덜도 와서 많이 거쳐 가고 우리 집에서 주무시고도 가고 참 막 별 짓거리 다 했지. 그러고 또 일본도 따르고 내가 그 김영환씨 그 분이 한 삼년간얼 나한테럴 케비에스 방송의 그 기자님이 따라 댕겼어요. 그래 갖고 외국 있다고 그 소리럴 들었거등요. 그란데 한번 나한테 전화가 왔데요. 전화가 와서 나가 꼭 박경자 선생 한번 만내 보먼 쓰겄다고 해서 만내 봅소, 나도 보고 잡소 그랬넌디 외국에 산깨 얼른 못보제 잉. 그 저 박흥주 교수님 그 분 장개 안간 총각 때부터서 날 봤어, 산골에 댕겼어.
노재명: 네, 두레극장에 할 때.
박경자: 네, 두레극장에 오고 저기 저저 예술의 전당에 거그도 두 번이나 나 공연 나오게 해 주고.
노재명: 네, 맞습니다.
박경자: 시방도 메칠, 메칠만에 한번썩 전화 해. 저녁으로 꼭 나한테 건강하시냐고 그러고 설 때먼 전화 허고 명절 때 되먼 꼭 전화 오고 또 목포대학교의 이경엽이 그 사램이 순천대학교의 최덕원 교수님하고 있을 때부터서 같이 댕기 갖고 직끔까지도 참 어무이, 어무이 허고 우리 막둥이 아덜하고 동갑이에요. 그래 갖고 시방도 꼭 그 교수님도 건강허시라고 전화 오고 나한테 항상 그렁깨 내가 나 속으로 공얼 많이 들여요. 우리 교수님덜언 어디 가든 내가 빌어 주거든요. 우리 교수님덜 건강하시고 다 뭐이든지 성심허니 잘해서 남한테 큰 대접얼 받으라고 나가 늘 그렇게 빌어 줘요. 근디 그 분덜 참 오래됐어요 그 분들하고 안 제가. 흐흐흐. 그 분덜언 나 심리럴 알 거에요. 박경자 할무이가 어치케 생겼다고 심리, 나 성질도 알고.
노재명: 98년도에 그 말씀하신 그 예술의 전당 공연 밖에서 야외에서 할 때 봤었습니다.
박경자: 야외에서 할 때 허고 또 무대에서 또 한번 했고 두 번 했고 두레극장에 허고 박 교수님이 해 갖고.
노재명: 그래서 이제 끝으로 그 미국이라든지 일본이라든지 이런 데서 우리 그 전통 연극, 지금 삼설양굿 이런 거를 제자들하고 내가 한번 멋있게 한번 보여주겠다 이런 계획을 말씀 부탁드릴께요.
박경자: 하하 그런 계획얼 나가 직끔 그런 계획 세울, 들을 줄 몰랐넌디 직끔 우리 제자덜 가르치면서 내가 속에 그런 거시기 들어와요. 이 사람덜얼, 나가 쪼간 젊었이문 좋겄다 나 속으로. 내가 한 직끔 팔십인디 내가 칠십만 묵었어도 우리 제자덜 잘 갈쳐 갖고 진짜 외국 바램도 좀 쐬고 한국 바램도 좀 쐬고 많이 한국에서 인정얼 해주고 헝깨. 우리 제자덜 내가 맨들어야 되겄넌디 인자 나이가 이렇게 들어뿡깨 오늘 죽을랄지, 내일 죽을지, 저녁에 죽어뿔지 모르거등 사람 일얼, 노인 일언. 그러니까 좀 아숩다 나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어요.
노재명: 네, 이제 거의 방송 시간이 다 됐습니다.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43호 순천 삼설양굿 예능보유자인 박경자 명인과 함께 했습니다. 긴 시간, 이렇게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박경자: 감사합니다.
노재명: 네, 항상 건강하시구요 오래도록 좋은 굿 많이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박경자: 예, 먼 데서 이렇게 별 것도 아닌 나럴 찾어 오셔서 이렇게 해 주고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잉. 건강하시고 복도 명예도 많이 타시고 그러세요.
노재명: 네, 좋은 말씀, 좋은 음악도 감사하구요.
박경자: 예, 하하하하하.
노재명: 네, 항상 건강하십시오.
박경자: 네.
노재명: 네, 감사합니다. 요즘은 회갑 잔치도 이제 가족끼리만 한다든가 또 장례식에서도 상여가 요즘은 나가지가 않고 이렇게 모든 것이 단촐하고 인정이 이렇게 참 메말라 가는 그런 세상인 것 같습니다만은 전통사회에서는 사람이 죽어도 그 집안의 한풀이만 해주고 그 사람들만 축원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문간에 찾아온 그런 여러 잡귀, 잡신들까지도 음식을 먹이고 한을 풀어주고 그렇게 주변까지 다 둘러볼 수 있었던 그런 여유, 그런 마음가짐, 이러한 그 넉넉한 한국인의 따뜻한 인정, 인심, 그러한 것을 느낄 수 있는 아주 가슴 따뜻한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소리의 힘, 명인명창 100’ 다음주에는 판소리 인간문화재 송순섭 명창에 대해서 준비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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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6-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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