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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국악 음반 총평 - 신작국악·비매품·DVD 증가, 제작량 감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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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국악원 논문집 제22집](서울:국립국악원, 2010년 12월) 167~173쪽에 실린 글의 초고입니다.
2010년 국악 음반 총평 - 신작국악·비매품·DVD 증가, 제작량 감소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1.국악 음반 제작량 감소
2010년에 제작되어 출시됐거나 연말까지 나올 예정인 국악 음반은 모두 150여종이다. 2장짜리로 만들어진 음반 등의 총 매수를 합산하면 210여장 되는 분량이다.
컴팩트디스크(CD)로 제작된 음반이 125종(매수:180장), 디브이디(DVD)로 제작된 음반이 25종(매수:30장) 가량 된다. 이는 국악음반박물관이 모두 수집, 정리하고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hearkorea.com)에 데이터베이스화 하여 검색이 가능하도록 한 상태이다. 음반에 국악기 연주가 약간이라도 들어있거나 국악이 한 곡이라도 수록되어 있으면 모두 구입, 정보화 한 수량이다.
근래 몇 년 동안 국악 음반이 1년에 200여종(매수:260~300장) 이상 꾸준히 제작되었던 것에 비하면 금년에는 국악 음반 제작이 50여종 감소한 상황이다. 주요 원인은 금년에 국악인과 국악 단체에 대한 예술 활동 지원 공금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악계가 공연 관객, 방송 청취자, 음반 구입 소비자 등의 예술시장 속에서 자생력을 가지지 못하고 아직 공적 자금에 많이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허나 세계적인 불황과 국악에 대한 소비자 외면 속에서도, 다소 감소했지만 한 국가의 전통음악이 그 정도 제작되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경이로운 일이다. 전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현상이라 하겠다.
제작량이 많이 줄어들었는데도 금년 2010년에 2~3일마다 1장 이상은 새로운 국악 음반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악인과 관계자들이 얼마나 피땀 흘려 노력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점이다.
2.국악 디브이디(DVD) 제작 증가
요즘 국악 음반은 거의 대부분 컴팩트디스크(CD)나 디브이디(DVD)로 만들어지고 그 외에 카세트테입(MC), 비디오테입(VHS), 시디롬(CD-Rom) 등은 거의 제작되지 않고 있다. 여러 음반 매체 중에서도 2010년에는 디브이디(DVD) 매체에 의한 국악 음반 제작이 증가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국악 관계 자료관, 아카이브 등에서 디브이디(DVD)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아직 이에 대한 체계적인 수집, 분류, 정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편인데 의외로 국악 디브이디(DVD)가 지금까지 많이 나온 상황이다.(2010년 현재 국악음반박물관 수집 국악 DVD 총 236종, 매수:344장)
디브이디(DVD)는 녹음뿐 아니라, 동영상, 사진, 문자 등도 많이 담을 수 있고 다양한 기능을 부여하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매체이므로 국악의 입체적인 기록과 감상, 교육 교재로서 매우 유용하고 우수한 점이 많다. 앞으로 이에 대한 학계, 관계 기관의 관심과 학술적인 수집, 정리, 활용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곧 디브이디(DVD)에 이어 새로운 음반 매체가 또 나올 태세이고 이에 대한 국악 연주자와 음반 기획자, 제작사, 관계 기관이 대비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신작국악 음반 제작 증가
근래 몇 년 동안 신작국악 음반 제작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올해 2010년에는 정통국악에 비해 그 비율이 더 증가한 상황이다. 2010년에 제작된 국악 음반이 150여종인데 그 가운데 신작국악 음반이 80여종으로서 절반이 넘는다.
진정한 정통국악 음반은 점차 보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신작국악 중에서는 국적이나 정체성이 모호한 퓨전국악이 급증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악 음반뿐 아니라 국악 방송, 국악 공연장에서도 마찬가지 상태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앞으로 몇 년간은 계속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통국악은 우리 한국인 스스로 식상하고 고루하고 어쩐지 외국에 가지고 나가면 신선하지 않을 것 같고 하여 요즘 신작국악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많이 소개하고 있는 듯하다.
2010년 10월 8일 판소리 공연장 분장실에서 신영희 명창이 필자에게 이런 말을 한 바 있다. “퓨전국악은 한국에서 인기가 있고 외국에서는 정통국악을 더 선호한다.”
그리고 오래전 한국에 내한한 외국의 유명한 무용가가 한국 전통춤 <승무>를 보고 한 말이 생각난다. “저렇게 현대적이고 전위적인 춤이 또 어디 있나. 놀랍다.”
4.미숙하게 제작되는 일부 국악 음반 실태
근래에 제작되는 신작국악 음반의 상당수는 음반 표지의 제목, 곡명, 부수적인 설명을 다 읽어 보아도 포장을 뜯어 열어보기 전에는 어떤 방향의 음악인지를 파악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수출도 염두에 둔 듯 국악 음반에 영어가 일부 기록되어 있기도 하지만 그 영문 기록을 영어권 외국인이 봐도 거의 대부분 무슨 음반인지 알 수 없게 제작된 사례가 많다.
누구나 알기 쉽도록 사용된 악기, 음악 성향 등을 표지에 표시해 주는 것은 음반 기획의 기본이며 거금을 주고 음반을 구입해야 하는 소비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다. 특히 국악을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에서 국비 지원까지 받은 음반의 경우는 수록된 음악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더욱 친절하게 표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악 음반에 녹음 시기와 장소, 수록곡 순서, 각 곡의 연주자 표시가 안되어 있고 내부에 들어있는 해설지 또한 오자가 많거나 너무 복잡하여 보기가 힘들게 만들어진 경우도 자주 목격된다. 또 각 곡목의 수록 시간도 음반에 표시를 해주어야 감상자나 방송국에서 분량을 감안하여 감상하고 방송 소개를 할 때 참고할 수가 있는데 이러한 기본적인 표시가 안된 국악 음반도 많다.
심지어 산조, 판소리 같은 긴 음악을 음반으로 제작할 때 중간중간 장단별, 대목별로 트랙을 부여해야 하는데 한 시간 정도의 녹음을 하나의 트랙으로 컴팩트디스크(CD)를 제작하여 중간 부분을 골라 듣기가 매우 어려운 음반도 종종 나오고 있다.
곡목 트랙 순서를 해설지 안에서 열심히 찾아야만 겨우 볼 수가 있고 음반 표지와 컴팩트디스크(CD) 알판 표면에는 공간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명시되어 있지 않은 상식 이하의 국악 음반도 많다. 곡목 수록 트랙 목차를 음반 표지와 컴팩트디스크(CD) 알판 표면에 기본적으로 명확히 인쇄해 주어야 감상자가 사용이 편리할 것이다. 국악 음반은 이처럼 제작 경험 미숙으로 소비자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경우가 최근 너무 많다.
5.국악 비매품 음반 제작 증가
2010년에는 판매용 국악 음반 수에 비해서 비매품 국악 음반 제작 비율이 증가했다. 2010년에 제작된 국악 음반이 150여종인데 그 가운데 국악 비매품 음반이 50여종으로서 전체의 ⅓이 비매품인 셈이다. 작년 2009년에는 200여종의 국악 음반 중에서 ¼이 비매품이었다.
지금까지 제작된 국악 음반 상당수가 비매품이고 이는 발행 당시에도 구하기가 어렵다. 지금까지 비매품으로 제작된 국악 컴팩트디스크(CD)가 740여종이고 작년 2009년에만 50여종의 비매품 국악 음반이 나왔다. 끊임없이 비판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올해, 그리고 2011년에도 각종 비매품 국악 음반들이 대거 제작을 기다리고 있다.
국악 비매품 음반이 많이 발행되는 주된 이유는 행정 편의주의 때문이다. 지원금으로 음반을 제작한 후 안팔고 수익금 안받고 무료로 다 배포하고 나서 신경 안쓰겠다는 것밖에 안된다. 국악 비매품 음반이 계속 증가하는 흐름은 외국 기업이 오래전부터 한국 전통음악을 적극적으로 상품화하여 한국과 전세계 시장에 열심히 판매를 하고 있는 것과는 많이 대조가 된다.
이미 나왔던 국악 음반을 자꾸 중복해서 비매품으로 재발행하는 경우도 많다. 시중에 이미 많이 배포되어 있고 과잉 생산할 필요가 없는데도 경력과 실적, 과시를 위해 비매품 음반으로 중복 제작되기도 한다.
제작 당대에도 수많은 국악 애호가·학자들에게 원성을 듣고 있는 이런 비매품은 훗날 새로 생겨나는 국악 애호가·학자 등에게 엄청난 고통과 비난을 유발시킬 것이다. 이왕 만드는 거 저작권 문제 해결과 회계 업무 정도만 덧붙이면 비매품이 아니라 국내외 수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판매용 음반으로 탄생할 수 있다. 구입을 하고 싶다고 해도 안판다고 하는 것보다는 일단 판매용으로 만들고 나서 국악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학교 등에 보급하는 것은 그 일부를 무료로 나누어 줄 수가 있겠다. 국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일말의 배려가 없이 비매품으로 만드는 것은 본질에서 어긋나는 일이라 하겠다.
국악을 공짜 음악으로 전락시키고 국악 시장을 황폐화시키는, 지나치게 많은 비매품 국악 음반과 공연장 공짜표 등은 앞으로 많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6.주요 국악 음반(2010년 제작) 10선 소개
* 박홍남 판소리·강순영 가야금 공연 실황 음반
명인명창(6) 국악음반박물관 개관 기념 특별공연, 20세기 국악 100년 자료집 출판기념회(3) 노재명 편저 [한국민속기악 음반 사전] 서적 발간 기념
공연 일시·장소:2001년 7월 7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입1리 국악음반박물관, 공연 주최·음반 기획:국악음반박물관, 음반 제작:2010.3.지구레코드(JCDS-0778, 1CD), 음반 해설:노재명, 총 수록시간:53분 21초.
*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예능보유자 이은관 창작민요집(작사·작곡·노래:이은관)
하나음반 기획·제작 HD-910(1DVD), 2010년 제작. 녹음·촬영:동대문녹음실. 앞표지에 이은관 색소폰 연주 장면 칼라사진 수록.
피리·단소·대금·해금·태평소·가야금·소금·양금·생황·오보에·클라리넷·전통춤 등 명인 이병우의 영향을 받은 이은관 명창의 희귀한 신민요 작곡 모음집. 현대에 맞는 국악 창작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한 원로 국악인들의 고뇌와 흔적을 알 수 있는 귀한 음반물. 2010년에 나온 국악 음반 중 가장 주목되는 작품집.
* 마파람(김주옥의 제주도 민요)
국악방송 기획, 로엔엔터테인먼트 제작 L-100004137(1CD), 1983년 녹음, 2010년 9월 제작. 총 68분 16초 수록. 김주옥 흑백사진·약력, 곡목 해설, 수록곡 가사 등이 실려있는 총 32쪽짜리 국·영문 해설지(글:최상일) 내장. 제작 진행:김연주.
이는 1983년 서울 장충녹음실 녹음, 1983년 11월 15일 제작된 ‘濟州島 民俗民謠 모음집 2枚1組’ 카세트테입(국악음반박물관 소장 관리번호 MIMC-1081~1082, 아세아레코드사 ALC-997~998, 2MC 박스물, 국문 가사·영문 해설 별지 포함, 연출:김정택, 기획:김택근, 구성:강옥순, 지휘:임정호, 자료 고증:진성기·고문승·정인수, 녹음기술 담당:정용원, 후원:제주도 문화공보실, 진행 편집:남양기획실, 노래 지도:김주옥)에서 발췌하여 재편집한 음반이다. 2개짜리 초판 카세트테입을 이 1장짜리 컴팩트디스크로 재발매하는 과정에서 3곡이 수록되지 못했는데 이렇게 재발매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는 걸 생각하면 매우 아쉽다. 초판 카세트테입과 이 컴팩트디스크의 기록이 차이가 있고 이 컴팩트디스크에 연주자 이름 등 중요 정보가 제대로 명시되어 있지 않거나 잘못 기록되어 있다.
* 일란 조창훈 명인의 젓대소리
중요무형문화재 제20호 대금정악 예능보유자 지정 기념 음반
조창훈/예술기획탑 TOPCD-136(1CD), 2010년 5월 21일 서울 유니버살스튜디오 녹음, 2010년 제작. 총 67분 57초 수록. 대금:조창훈, 장고:임영미.
* 정대석 거문고 독주회-신쾌동류 거문고산조(거문고:정대석, 장고:김웅식)
다다미디어/신나라 DDSA-120C(1CD), 2005년 10월 4일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 제463회 화요상설 공연 실황 녹음, 2010년 제작. 총 45분 5초 수록. 국·영문 해설지 내장.
* 김순자 판소리 수궁가(고수:김청만)
국악방송 기획 2CD, 2009년 11월 18~19일 서울 국악방송국 다목적스튜디오 녹음, 2010년 12월 제작 발매 예정. 국·영문 해설서(글·사설 채록:노재명) 내장.
진도 바다같은 김순자 명창, 잘 삭힌 홍어 맛나는 수궁가. 김순자 명창 생애 두 번째 독집 음반이자 자신의 첫 수궁가 완창 음반. 박초월-최난수-김순자로 전승된 판소리.
* 해천 이성희 경기도잡가·서도잡가·각도민요 선별곡집
소리:이성희, 장고:안인순·경기휘몰이잡가보존회원들.
경기휘몰이잡가보존회 DGT-290820(5CD 박스물), 2010년 한정판 제작. 국문 해설서 내장.
* 이용수(작사·작곡·소리) 창작판소리 - 치우천황의 탁록대첩(고수:최광수)
예술단 판 기획·제작, 신나라 제조 NSC-224(2CD), 2010년 제작. 제조사의 실수로 음반 뒷표지에 2008년 제작이라고 잘못 인쇄되어 있는데 실제는 2010년 10월 초 제작 발매. 판소리 사설이 수록되어 있는 총 16쪽짜리 국문 인쇄물 내장.
4700년전 배달한국의 14세 천황에 대한 창작판소리. 근래 나온 국악 음반 중 매우 돋보이는 신작판소리.
* 일헌 김무형 Vol.1 시조(시조창·장고:김무형, 대금:전인근)
그리니시음악공작소 녹음·제작 20100702-2mrcd.co.kr(1CD), 2010년 5월 23일 녹음, 2010년 7월 제작. 녹음 담당:마로. 총 8쪽짜리 해설서(글·사진 촬영:노재명) 내장.
* 풀잎을 따서 가락을 빚다
이진원 저서 [한국 풀피리 음악문화 - 풀잎을 따서 가락을 빚다](서울:채륜, 2010년, 총 301쪽) 부록 음반 CDRR1NNOCRN002(1CD). 음반 제작 협력:노재명 등.
강춘섭 풀피리 음악(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 유성기원반 동판 음원), 오세철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38호 예능보유자 풀피리 음악, 박산일 버들피리 음악, 풀피리를 소재로 한 노래들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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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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