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상기 사진: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음반자료 관리번호 MI12LP-0817
육자배기 唱신영애·박향·박춘경
대금:김동진, 아쟁:서용석, 가야금:박봉술, 장고:정철호, 구상:이용배
유니버어살레코오드社 UL-7808(1LP), 1978년 STEREO 녹음, 1978년 11월 26일 제작. 앞표지와 뒷표지 왼쪽부터 차례로 박향(=박봉술의 조카딸 박춘홍), 신영애(=신영희), 박춘경(박봉술 딸) 사진 수록. 이 음반은 이용배, 박봉술 주선으로 취입하게 된 것. <자진육자배기> 뒤에 <삼산은 반락>, <개고리타령>, <진도아리랑>, <전라도 산타령> 수록. 총 37분 30초 가량 수록.
SIDE 1) 남도민요 육자배기(7803-1114)
SIDE 2) 남도민요 자진육자배기(7803-1115)
* 1997.1.16.19:00~19:30,1997.1.16.22:30~1.17.02:00,1998.6.13.19:40~19:50,1998.7.19.11:30~11:40,1998.8.7.14:50~15:10.국악음반박물관 노재명 관장이 박춘홍 명창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2008.10.31 정리/국악음반박물관 인터넷 홈페이지 명인실에 발표)
박춘홍 명창은 본 인터뷰 후 지금까지 10년 동안 연락이 안되고 있습니다.
판소리 명창 박춘홍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박춘홍은 1936년 1월 5일(음력) 전남 구례군 용방면 중방리에서 박봉채(박봉술 형)와 장공순 사이의 장녀로 태어났다. 박춘홍의 본명은 박갑순이고 박춘홍이라는 예명을 쓰다가 나중엔 박향이라는 예명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박봉채는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면서기를 하기도 했고 40세 나이 9월 16일에, 박춘홍 11세 때 세상을 떠났다. 장공순은 박봉채보다 2세 연하로서 음식, 바느질 솜씨가 좋았는데 33세에 작고했다 한다.
박춘홍은 부친 박봉채 작고 직후 11세 때 순천의 박향산(박봉래 딸) 집에서 잠시 살다가 고흥에 있던 숙부 박봉술 손에 자랐다. 그래서 박춘홍은 박봉술을 아버지라고 불렀다 한다.
박춘홍의 증언에 의하면 박봉래는 33세에 이북 청진에서 작고했고 박봉래와 박봉채 모두 한약방을 경영했다. 박봉채는 중국인에게 침술을 배웠다고 한다.
박춘홍은 오로지 박봉술에게만 판소리를 배웠다 한다. 그 이유는 박봉술 판소리가 이 세상 최고 소리라고 생각하고 그 소리제 하기도 바쁘기 때문이라 한다. 박춘홍이 박봉술에게 배운 소리는 <적벽부>, <동해가 막막허여>, <천생아재>, <어화청춘>, <공도난이>, <천하태평>, <아서라 세상사>, <호남가>, <사창화류>, <죽장망혜> 등 단가 15곡 가량과 춘향가 중 <내 평생 원일러니 이제 한양>, 심청가 중 <봄이 가고 여름이 되니>, <망사대 찾아가는 데>~<방아타령>, 적벽가 중 <조조 비는 데>, 수궁가 전바탕, 흥보가 중 <화초장타령>~<제비 후리러 나가는 데>, 남도민요 등이라 한다. 이 가운데 박춘홍이 현재 기억이 나고 가능한 소리는 적벽가, 수궁가, 흥보가 등의 토막소리 일부와 남도민요 일부라 한다.
박춘홍은 박봉술에게 판소리를 사사한 후 김연수 단체에 잠시 소속되어 활동하다가 박봉술 집으로 다시 돌아갔고 그 직후 여순 사건과 6.25 한국전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박춘홍은 6.25 한국전쟁 발발 때부터 4년간 박록주 단체 여성국극단에서 활동하였다 한다.
그 뒤 박봉술 집으로 갔고 20세 무렵에 혼인 후 한참 동안 예술 활동을 하지 않았고 40대 초반에 서울로 가서 지냈다. 그러다가 박춘홍은 50여세에 소리 활동은 하지 않더라도 박봉술 소리는 배워야겠다 싶어서 박봉술에게 적벽가와 수궁가 전바탕을 사사했고 흥보가를 익히는 도중에 박봉술이 교통사고가 났다. 이 교통사고 1년 전에 박춘홍이 50여세의 나이로 박봉술에게 판소리를 재학습하기 시작했다 한다. 박봉술은 제자인 김일구 판소리 발표회를 보고 귀가하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사족을 못썼고 몇 년 후 타계했다 한다.
박춘홍의 말에 따르면 박봉술은 성품이 꼿꼿하여 싫으면 싫은 거지 싫은데 듣기 좋으라고 꾸며서 말을 못했다 한다. 박봉술은 형편이 어려워도 손 내밀지 않고 깨끗하고 꿋꿋하게 살았다. 박춘홍은 목소리, 성격, 얼굴이 모두 박봉술과 닮았다고 사람들이 말한다고 한다.
박봉술은 어디 좋은 소리 사범이 있으면 제자를 그리 배우라고 보냈다 한다. 박봉술은 우조 위주로 동편 소리를 했고 제자가 제대로 갈 데를 다 가야 다음 소리를 가르치지 설익게 하는 것을 못보았다 한다.
동편제는 소리를 예쁘게 안하고 소리를 만들지 않고 죽 펴서 나가는 특징이 있고 동편제가 남자라면 서편제는 여자라고 비유할 수 있다고 박춘홍은 설명한다. 박초월의 소리는 동편제라 한다.
박봉술은 목이 상하기 전에는 성음이 참 좋았다고 한다. 박만조가 아들 박봉술이 어릴 때 사탕을 먹이며 소리를 가르쳤는데 변성기 때 이성에 눈을 떠서 박봉술의 목이 꺾였다고 박춘홍은 회고하였다.
박봉술은 판소리를 나사가 빠진 거 같지 않고 고저가 잘 맞고 붙임이 좋게, 질서정연하고 알아듣기 쉽게, 잡스럽지 않고 깔끔하게 곧이곧대로 했다고 한다.
박봉술의 부친 박만조는 엄했는데 6.25 한국전쟁 발발 이후 70세가 넘어서 작고하였다 한다.
방금선 친구인 방춘성(?)이 박봉술과 친한 친구였는데 그는 박봉술보다 연상이었고 세검정에 거주하다가 대전으로 이사하여 살았다 한다.
박춘홍은 성우향, 오정숙, 성창순 명창과 친하다고 한다. 성우향은 동,서편제를 섞어서 하고 오정숙은 여백없이 밤톨, 구슬처럼 야물딱지게 소리를 했고 성창순은 주로 서편제로 소리를 기교있게 이리저리 예쁘게 가지고 논다고 박춘홍은 평하였다.
박봉술은 자식들한테 따뜻하게 대했다. 없는 형편에 많은 식구를 거느리다 보니 돈을 옹색하게 구두쇠처럼 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박봉술한테 차 한잔 얻어 먹어 봤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다 한다.
박봉술 기고일은 동짓달 13일이라고 한다. 박춘홍은 슬하에 딸(1967년 출생) 하나를 두었으며 현재 딸, 사위와 함께 일본에서 살고 있다. 박춘홍은 간혹 한국을 방문하는데 서울 장위동에 혼자 쓰는 집이 있다.
박춘홍의 딸은 1남 1녀를 두었다고 한다. 박춘홍은 1980년대 중반부터 국악 활동을 중단했는데 딸이 국악 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한다. 박춘홍의 말에 따르면 이용배가 박봉술을 많이 모시고 다녀서 박봉술에 대해 잘 알 것이라 한다.
박봉술의 조카딸 박춘홍은 박향이라는 이름으로 1978년에 신영애(신영희 예전 이름), 박춘경(박봉술 딸)과 함께 ‘육자배기 唱신영애·박향·박춘경’ 음반(대금:김동진, 아쟁:서용석, 가야금:박봉술, 장고:정철호, 구상:이용배, 유니버어살레코오드社 UL-7808, 1LP)을 냈다. 이 음반은 이용배, 박봉술 주선으로 취입하게 된 것이라 한다.
박춘경은 이 음반 취입 직후 요절하였는데 박춘홍보다 9세 연하이다. 박춘경은 목은 안좋았으나 박봉술과 똑같이 소리를 잘했다. 박춘경은 고흥에서 태어나 순천에서 성장하였고 박봉술한테만 판소리를 배웠으며 오바탕 판소리를 두루 다 잘했다 한다.
박춘홍은 1978년 이용배·정철호·신영희·박춘경과 함께 ‘흥타령·가야금산조’ 음반(유니버어살레코오드社 UL-7810, 1LP)에 <흥타령>을 취입했는데 이 음반에서 <흥타령> 반주자는 김동진(대금), 서용석(아쟁), 박봉술(가야금) 등으로 짐작된다. 박봉술은 가야금, 거문고로 산조도 연주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박춘홍은 1983년 이용배의 주선과 박봉술의 권유로 ‘신바람 육자백이 전집(창:박춘홍·이옥천·홍현숙, 가야금:박봉주, 대금:조병훈, 아쟁:김경환, 철현금:천대용, 장고:이용배)’ 음반(대도레코드사 DC-345, 1MC)을 냈는데 여기에서 가야금 반주자는 명창 박봉술이라 한다.
박춘홍은 “젊어 청춘~”으로 시작되는 <백발가>는 못들어봤고 박록주의 <백발가>는 들어봤다고 한다. 박춘홍의 말에 의하면 박향산은 박록주 문하에서 흥보가를 사사했고 그 소리로서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 한다.
박봉술 문하에서 박춘홍과 함께 동문수학한 선농월은 1998년 순천에 거주하였고 몸이 안좋아서 제자를 안가르친지가 당시 10여년 되었다고 한다. 선농월은 박춘홍보다 2,3세 가량 연상으로서 목이 참 좋다고 한다. 박봉술의 제자 가운데 현재 활동 중인 명창은 송순섭, 이용배, 김일구, 안숙선 등이라 한다.
박봉술은 딸, 조카, 제자들이 자신에게 배우다가 어디 좋은 소리가 있어 다른 사람한테도 배우겠다면 못배우게 하지 않고 잘 배워 보라고 보내는 화통한 성격이었다 한다.
박춘홍은 조금앵한테 고모라고 불렀는데 조금앵은 조농옥의 동생이라 한다. 박봉술의 부친 박만조가 조농옥 모친과 형제간인 사람과 혼인하였다 한다.
조농선, 조농옥, 조농월, 조금앵, 조춘(영화배우겸 방송인) 순으로 형제 관계이고 이들과 조영숙은 사촌(또는 육촌) 사이라고 한다. 그리고 조농선, 조농옥, 조농월, 조금앵은 박춘홍(박봉술 조카딸)의 고모뻘이 되고 박봉술의 모친 조임순은 조농선, 조농옥, 조농월, 조금앵, 조춘의 모친과 형제 사이가 된다고 한다.
박봉술의 부친 박만조는 한약방을 경영했으며 판소리를 무척 좋아했다 한다. 박봉술의 형제는 위로 박봉래, 박봉채, 박삼채(세채), 박봉이(상구) 같은 형들이 있었다.
큰형 박봉래(朴奉來, 1900~1933)는 송만갑의 수제자로서 슬하에 무남독녀 박향산(정례)을 두었다.
박봉채(朴奉彩)는 한약방을 경영했으며 명창으로 행세하지는 않았으나 소리속을 잘 알아서 찾아오는 이들에게 소리를 가르치기도 했다. 박봉채는 슬하에 딸 박춘홍과 아들 박준양(1943년 무렵 출생하여 현재 부산 거주)을 두었다.
박삼채는 훤칠한 키에 잘 생겼고 목이 좋아 소리를 잘했다 하며 환갑을 넘기지 못하고 작고했다 한다. 박삼채는 슬하에 자식이 없어서 박봉술의 세째아들 박점수를 양자로 데려다 키웠다 한다.
박봉이는 슬하에 2녀 박미홍(분임)과 박미순을 두었고 중년에 순천에서 소리 선생을 하다가 환갑을 넘기지 못하고 타계했다 한다.
1941년 박봉술의 나이 19세, 딸만 둘 둔 최동신(대금 명인)이 박봉술의 소리에 반하여 사위로 삼았다. 그리하여 박봉술은 두살 아래인 최업덕과 혼인하여 전남 고흥군 점암면 사정리에서 처가살이를 하게 된다.
그 이듬해인 1942년부터 수년간 박봉술은 둘째형 박봉채에게 소리를 배웠다. 이때 강도근도 함께 배웠다.
그는 목이 꺾였기 때문에 고음이 약했고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서 주경야독하여 희성으로 상성을 가늘게 처리하는 법을 터득하였는데 온힘을 쏟은 희성은 멀리서도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위력이 있었다. 희성으로는 박봉술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 할 정도였고 박봉술이 마이크 없이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소리를 해도 끝에 앉아 있는 사람도 그의 희성이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엄청난 공력을 쌓았다 한다.
박봉술은 술에 취하면 조카딸 박춘홍에게 적벽가 가운데 오림 자룡 출현 뒤에 “바람은 우루루루” 하는 대목을 자주 불러보라고 했다 한다. 젊은 시절 산속에서 판소리와 대전을 벌이면서 소중한 목을 잃고 큰 좌절감을 맛본 박봉술은 자신의 처지를 적벽대전에서 백만대군을 잃은 조조의 초라한 신세나 다름없다고 여긴 것 같다. 적벽대전에서 패배한 조조가 자룡한테 쫓겨가면서 탄식하는 소리로서 비슷한 상황인 박봉술 자신의 서글픈 심정을 위안받고자 했던 것이다.
박봉술은 슬하에 5남 1녀를 두었다. 큰아들 박두지는 4세 때 죽었고 그 아래 딸 박춘경(본명:박순자, 1945년 출생)은 목이 좋지는 않았어도 박봉술제 판소리에 능했는데 35세에 요절하였고 그 밑에 아들 박점수는 1948년에 태어났다.
그 밑에 아들 박금철은 8세 때 죽었고 그 밑에 아들 박홍순은 아버지 박봉술에게 한때 판소리를 배운 바 있으나 밖으로 소리 활동은 하지 않았고 1996년에 심장마비로 작고했다. 막내아들 박영순(철웅)은 아버지 박봉술의 목을 쏙 빼닮았으며 아버지에게 판소리를 익혀 중요무형문화재 적벽가 전수조교로 활동하였으나 1997년 말에 아깝게 췌장염으로 요절하고 말았다.
박봉술은 자신의 아들과 딸 외에도 조카딸인 박춘홍과 박미홍, 그리고 송순섭, 이용배, 선동옥, 선농월, 조중천(박봉술 적벽가 이수자/서울 교사), 김일구, 이옥천, 안숙선을 비롯해서 국립창극단 단원들(1985년 무렵)에게 판소리를 가르쳤다.
박봉술은 모든 제자들에게 똑같이 가르치지 않고 사람에 따라 목구성을 봐서 각기 다르게 가르쳤다 한다. 박봉술의 수업 방식은 우선 1~2분 분량의 소리를 세번 가량 불러주며 연습하라고 한 뒤 밖으로 훌쩍 나간다고 한다. 그리고 그 근방을 맴돌면서 제자들이 연습하는 것을 듣다가 나중에 소리를 시켜보고 잘못을 지적해 주는 식으로 소리를 가르쳤다 한다. 그리고 소리를 할 때는 입모양 예쁘게 하는 데 신경쓰거나 우물우물하지 말고 입을 쫙쫙 벌려서 확실하게 발음하라고 강조했다 한다.
박봉술은 제자에 대한 칭찬이 많지 않았다 하는데 안숙선이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조카딸인 박춘홍에게 꼭 가보라 하며 자신이 가르친 여러 제자 중에서 돋보인다고 하면서 목구성이 정말 좋다고 칭찬했다 한다. 박춘홍은 작은아버지 박봉술을 오랫동안 모시면서 제자에 대해 그렇게 본심에서 우러나서 진하게 칭찬한 것은 그때 단 한번 들을 수 있었다 한다.
일평생 옛 동편제를 고수한 박봉술은 작고하기 3개월 전에 소리를 변질시키는 제자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한다. “강산도 10년이 가면 변하는 법인데 판소리 또한 그와 같아서 곧이곧대로 하는 것도 좋지만 전체 뿌리를 흔들어 바꾸지 않는다면 시대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바꿔 부를 수도 있는 것이다”라고.
박봉술은 매사에 청렴결백하게 행동하였고 동편제처럼 꿋꿋하고 남자다웠으며 고지식했고 인정많은 사람이었다 한다. 그는 판소리, 민요, 대중가요뿐 아니라 가야금, 거문고, 아쟁, 꽹과리, 설장고, 기타, 만돌린 등 악기에도 능했고 재담, 씨름 재능과 여러가지 손재주가 많았는데 글씨 또한 명필이었다 한다.
박봉술은 판소리 다섯바탕에 두루 능했지만 적벽가를 가장 즐겨 불렀고 또 가장 잘했다. 그리고 자진모리 대목을 특히 잘 불렀으며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고 맛있게 소리를 잘 붙여 나가는 점이 특히 좋았다고 박춘홍은 말한다.
박봉술은 꺾인 목, 어려운 가정사 등으로 경제고, 과음, 한이 많아서 정신적인 괴로움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박봉술은 명절 때 찾아오는 제자가 별반 없었고 제자 복이 없다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박봉술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물이 맑으면 고기가 모이지 않는다. 너무 이름이 나면 인심을 고르게 얻기가 힘들다.”
|
| 2008-10-31 |
|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