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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노재명 저서 [명창의 증언과 자료를 통해본 판소리 참모습](서울:나라음악큰잔치 추진위원회, 2006년) 182~190쪽에 실린 글의 초고입니다.
* 상기 사진 설명: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사진자료.
판소리 명고수, 춤과 줄타기의 명수 강경수 일가에 대해 증언하는 전통춤 인간문화재 강선영 명인의 모습(2003년 3월 17일, 촬영:국악음반박물관 노재명).
강선영 명인이 어릴 때 한성준 무용 학원에서 춤을 배우고 있는데 언젠가 이동백 명창이 그 학원에 와서 강선영을 보고 눈물을 글썽이며 무척 반가워하고 예뻐했다 함. 강선영의 큰조부 강경수는 이동백의 초기 수행고수이자 당대 국악계 대부였고 이동백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음.
판소리 명고수 강경수의 손녀 강선영 증언 내용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다음은 필자가 명고수 강경수의 후손 강선영(전통춤 인간문화재) 명인을 찾아가 직접 들은 증언 내용들이다. 강경수 일가와 명창 이동백, 명고수 한성준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소중한 제보가 많이 담겨있다.
“강선영(姜善泳, 본명:姜春子, 아호:明嘉)은 1923년(호적:1925년) 12월 25일(음력) 경기도 안성군 양성면 명목리 207번지에서 부친 강병학(姜炳學)과 모친 박춘매(朴春梅) 사이의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강선영이 어릴 때 집안 사람들은 대부분 농사를 짓고 평범하게 살았다 한다.
강선영의 큰조부 강경수는 명고수이자 명무였고 밑에 남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그 강경수의 동생이 바로 강선영의 친조부(성명 미상)이다. 강경수는 이동백과 비슷한 나이라고 한다.
강경수 동생은 강경수가 광대라고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강경수는 이동백처럼 화통하고 대범한 성격이었고 강경수 동생은 꼼꼼하고 무섭고 깐깐한 성격으로서 그렇게 형제간에 대조적이었다고 한다.
강경수는 큰 부인과의 사이에서 차례로 딸, 아들을 하나씩 낳았는데 아들이 정신 박약아였다. 그래서 큰 부인과의 사이에서 아들 둘, 작은 부인과의 사이에서도 아들 둘을 낳은 강경수 동생이 자신의 장남과 강경수의 아들을 바꿔 길렀고 호적에도 그렇게 바뀐 상태로 올렸다. 이렇게 해서 강선영의 부친 강병학은 어려서 큰아버지 강경수의 양자로 갔다 한다. 강경수의 딸은 진천, 죽산, 장호원 어딘가로 시집을 갔고 일찍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강선영이 어릴 때 집에 강경수가 뿔갓 쓰고 그의 작은 부인과 함께 찍은 가로 25cm, 세로 40cm 정도의 큰 사진이 있었다. 그런데 6.25 한국전쟁 중 1.4 후퇴 때 강선영의 양동생이 군에 입대하고 그 부인이 그 강경수 내외 사진을 가지고 피난을 다니다가 분실하였다. 강선영의 부친 사진도 다 잃어 버리고 지금은 전혀 없다고 한다. 강경수와 그의 작은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은 없다 한다.
강경수의 작은 부인(성명 미상)은 진주 기생 출신이라 강선영이 ‘진주할머니’라 불렀다. 이 진주할머니는 강경수 작고 후 한때 강선영 집에서 살다가 강선영의 둘째 언니가 모셔 가서 천안에서 살다가 작고했다 한다.
강선영의 둘째 언니가 진주할머니를 모셔 가서 천안에서 함께 산 것은 그 이전에 진주할머니가 남편 작고 후 어린 강선영의 둘째 언니를 데려다가 한동안 키운 일이 있기 때문이다. 강선영의 둘째 언니는 강선영보다 일곱 살이 많고 첫째 언니는 강선영보다 열 살이 많다. 강선영의 오빠들은 태어나자 마자 불행하게도 모두 사망했고 언니들은 수 년 전에 모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강선영은 어릴 때 진주할머니가 쓰던 천연 진주로 만든 예쁜 뒤꽂이를 물려받았다. 진주할머니는 그걸 강선영에게 주면서 ‘이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대단한 거다’ 하며 말했다. 강선영은 지금도 그걸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한다.
강선영 집안은 진주 강씨이다. 본래는 강경수 일가가 경상남도 진주의 진양에서 살다가 충청북도 진천의 99칸짜리 집으로 이주, 그 후 다시 서울로 상경하고 경기도 안성에 적을 두었다. 강경수 고향 역시 진주의 진양이고 현재 이 집안의 선산은 진천에 있다고 한다.
강선영은 부친이 큰조부 밑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큰조부를 할아버지 또는 큰할아버지라 부르고 친조부는 작은할아버지라고 불렀다. 강선영의 부친은 강경수 밑에서 자라다가 안성의 친부(강경수 동생) 집으로 다시 가게 되었다 한다. 강경수 동생은 국악을 하지 않았고 선비 타입으로 호랑이처럼 무서운 시골 양반이었으며 4개 국어에 능통했다 한다.
강선영이 부모한테 들은 바에 의하면 강경수는 궁에 드나든 이였고 광대들이 왕한테 벼슬 받는 걸 뒤에서 자문, 총괄했다 한다. 강선영이 모친한테 들은 바에 의하면 강경수는 서울에서 한참 국악 활동을 할 때 봉익동에서 살았는데 그 집에 한성준 등이 자주 드나들었다 한다.
강선영의 부친 강병학은 배재학당을 다녔고 얌전한 성격이고 법 없이도 살 사람이며 국악은 못했지만 협률사 단장을 했다. 강병학은 45세 무렵에 작고했다. 강선영의 말에 따르면 강병학의 아명이 강원삼일 것이라 한다.
강병학의 바로 밑에 동생 강병화(姜炳華)는 얌전했던 강병학보다는 무척 활달한 성격이었고 한량끼가 있었으며 사교성이 많았다. 강병화 역시 국악은 하지 않았으나 원각사, 협률사, 토월회 일에 관여했다. 강병화는 똑똑했고 6.25 한국전쟁 이전에 50대의 나이로 작고했으며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이 아들도 일찍 사망했다 한다.
12세 8월에 아버지를 여의고 완고한 친조부와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강선영은 소학교 6학년 때 우연한 계기가 있어 춤을 배우게 되었다.
강선영은 소학교 6학년 때 학교에서 열린 ‘신식 어머니, 구식 어머니’ 학예회의 노래 부르는 주연을 맡았는데 3개월 동안 연습해도 뜻대로 잘 안됐다. 그래서 김복순 선생님이 ‘그럼 너 무용이나 해라’ 하며 춤 추는 배역으로 바꿔 줬는데 강선영이 그 역할은 단 30분만에 해냈다.
그리하여 그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후 선생님이 강선영의 모친에게 ‘이 다음에 따님 무용 시키세요’ 하고 권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선생님의 권유와 모친의 도움으로 강선영은 춤을 배우게 되었다 한다.(필자 주: 이처럼 노래보다는 춤에 재능을 보인 강선영의 면모는 그의 큰조부 강경수가 창보다는 판소리 북반주, 춤, 줄타기 명인으로 활동한 것과 닮은 점이라 하겠다.)
그런데 강선영의 조부는 여자에게 신학문은 필요 없다고까지 생각하는 엄하고 고지식한 분이었기에 거기다 춤 춘다는 건 말 조차 꺼내기 어려운 일이었다. 허나 평소 여자도 뭔가 뚜렷한 인생의 목표를 갖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강선영의 모친은 춤을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강선영은 13세 3월 서울로 상경하여 한성준한테 춤을 배우게 되었다. 처음엔 주말과 방학 기간을 이용해 한성준에게 춤을 학습했는데 이 사실을 뒤늦게 조부가 알고 노발대발하며 강선영 모녀를 집에서 내쫓아 버렸다.
강선영의 모친은 딸들을 데리고 아예 집을 나와 평택에서 삯바느질을 하고 하숙을 치며 강선영이 춤을 계속 배울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당시 강선영은 평택중학교에 다녔다. 이후 강선영은 춤을 제대로 익히기 위해 15세 때 한성준 학원의 기숙사로 아주 들어가 본격적으로 한성준에게 춤을 배웠다.
강선영의 모친은 온갖 힘든 일들을 마다 하지 않고 돈을 벌어 딸의 무용 수강료를 냈는데 당시 한성준에게 강선영이 무용을 배우면서 낸 월사금은 쌀 한 가마니와 5원이었고 강선영의 모친은 이 돈을 내느라 종종 힘들어 했다고 한다.
집안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춤을 추며 오늘의 강선영이 있기까지는 전적으로 모친의 덕이라며 강선영은 조부 역시 오늘 자신의 모습을 보면 대견해 할 것이라 한다.
강선영의 모친 박춘매는 장호원 사람이고 1980년대 후반에 89세 정도의 나이로 타계했다. 강선영의 모친은 음식 솜씨가 좋아 청주에 이승만 대통령이 가 있을 때 요리사로 초빙되어 음식을 하러 가기도 했다. 강선영의 외조부는 한의사였다 한다.
한성준의 부인은 배려나 아량이 없는 사람이었다 한다. 그러나 한성준은 젊어서 강선영의 큰조부와 같이 궁중을 드나들었기 때문에 서로 친분이 있었고 그래서 강선영에게 늘 각별한 신경을 써주었다. 강선영은 한성준에게 선생님이란 말 대신 할아버지라고 불렀고 친조부처럼 여겼다.
한성준은 종종 강선영에게 ‘밥 비벼 오너라’ 하고 심부름을 시켰다. 그래서 강선영이 밥을 비벼 가면 한성준은 ‘난 네가 밥 비벼다 주면 맛이 좋더라’ 하고 말하면서 늘 반공기만 먹고 배 부르다면서 ‘먹던 거 누구 줄 수도 없고 너 먹거라’ 하고 주었다.
강선영은 지금 생각하면 한성준이 강선영을 다른 수강생과 너무 표나게 차별할 수는 없고 한참 배 고프고 클 나이인 강선영을 생각해 한 숫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그런 식으로 인정을 베푼 것 같다고 한다. 강선영은 그 땐 그런 걸 잘 못느꼈으나 지금 생각하면 눈물겹도록 고맙다고 한다.
당시 한성준 고전 음악 무용 연구소는 서울 종로구 경운동 교동초등학교 맞은편에 있었고 2층 한옥이었는데 1층은 살림집과 기숙사, 2층은 연습실이었다.
한성준은 충남 홍성 사람으로 춤과 장단에 능했던 명고수이자 명무였으며 아주 재주있고 춤과 음악이라면 뭐든지 잘하는 이였다. 강선영의 말에 따르면 한성준은 타악 장단, 그리고 대금과 피리 연주도 잘했는데 피리 스승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짐작하기로는 어디서 배운 것이 아니라 워낙 재주가 있는 사람이니 교류하는 이들의 연주를 유심히 보고 자득하여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한다.
강선영이 처음 한성준에게 춤을 배우러 갔을 때가 한성준이 학원을 낸지 2년 된 시점이다. 한성준 학원에는 김창환, 이동백, 송만갑, 김창룡, 정정렬, 강장원, 임방울, 김소희, 김광식, 성금연 등 수많은 명인 명창들이 자주 들렸다. 강선영은 이런 점을 보더라도 일설에 한성준이 조선성악연구회 회원들과 불화가 있어 따로 학원을 차려 단독으로 활동했다는 건 틀린 말임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한성준은 이동백과 정정렬한테 유독 어렵게 대했다 한다. 그 외 다른 사람들이 한성준 학원에 찾아오면 한성준은 담담하게 대하고 계단 위에서 인사를 주고 받았지만 이동백과 정정렬이 오면 계단을 막 뛰어 내려가 반기고 갈 때도 계단 아래로 내려가 반듯하게 인사를 했다 한다.
언젠가 한성준 무용 학원에 이동백 명창이 왔는데 강선영을 보고는 자신의 친구 강경수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어디서 들었는지 끌어 안고 눈물을 글썽이며 무척 반가워하였고 ‘할아버지라 불러라’ 했다 한다. 이후 이동백은 강선영을 만날 때마다 아주 예뻐했고 ‘뿌리를 잘 내려야 할 텐데. 대를 잘 이어라. 잘 배워라’ 하고 말했다 한다. 강선영이 부모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이동백과 강선영의 부친은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필자 주: 이에 대해 강선영은 본 인터뷰시 두차례 회고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강선영은 서울 상경 후 2~3간 이동백을 보았고 그 후 이동백이 평택으로 내려간 것까지 알았다고 한다. 여러 국악인들 중에서도 이동백이 유난히 마음에서 우러나 강선영을 귀여워 했다고 한다.
강선영은 이동백이 공연하는 걸 여러번 목격했다. 이동백은 잘 생기고 키가 크고 풍채가 좋았으며 소리를 아주 잘했고 관객의 반응은 늘 열광적이었다 한다.
강선영은 13세부터 19세까지 한성준 학원에서 춤을 배웠다. 강선영은 이때 춤, 그리고 가야금과 양금을 조금 학습했다. 강선영이 당시 한성준에게 배운 춤은 40여 가지로 태평무, 승무, 한량무, 훈령무, 장군무, 즉흥무, 검무, 신선무, 학춤 등 한성준 춤의 거의 모든 것이었다. 강선영의 말에 의하면 예전엔 살풀이를 즉흥무라고 했다 한다.
강선영은 박상근에게 가야금을 배웠는데 조금 사사하다가 손가락이 너무 아파 도저히 할 수가 없어서 그만 두었고 양금은 지금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어떤 노인한테 약간 배웠다. 그래서 그 때 한성준이 신선무를 출 때 강선영이 양금을, 한영숙이 해금을 반주하곤 했다.
태평무 장고 반주는 시대별로 한성준, 김광채, 이태평(이정업 부친)이 각각 주도하여 맡았다. 한성준은 말년에 태평무를 특히 아꼈다. 한성준이 작고하기 직전엔 태평무 의상으로 수의를 해달라고 당부할 정도로 큰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한성준 생존시 태평무를 공연하게 되면 한성준 스스로 출 때도 있고 한영숙이 왕, 강선영이 왕비가 되어 추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 학춤을 무대에 올릴 경우엔 대개 아비학은 김광철, 어미학은 김명숙, 새끼학은 주로 강선영이 맡았다 한다.
강선영과 동문수학한 한성준 수제자로는 한영숙, 박학심, 김동희, 장홍심, 이강선, 박연화, 김천흥 등을 들 수 있고 현대무용가 조택원, 최승희(월북인)도 잠깐이지만 한성준 밑에서 춤을 배웠다 한다.
한영숙은 한성준의 손녀로 강선영과 함께 한성준 학원 기숙사의 같은 방에 기거하면서 동거동락했는데 한영숙은 후일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고 1989년에 타계하였다.
장홍심은 함흥에 있다가 조택원이 서울로 올 때 같이 왔다가 한성준에게 2년간 승무, 바라춤 등을 사사하고 공연을 같이 다녔는데 장홍심은 체격이 커서 바라춤이 적합하여 그 춤을 많이 공연했다 한다.
박학심은 김성녀의 사촌이모이고 이강선은 한성준의 양딸이다. 강선영의 말에 따르면 이강선이 정말 춤을 잘 추었는데 종로에서 금은방을 경영하던 사장한테 시집 가서 춤은 작파하고 아주 순탄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김숙자는 강선영이 1980년대에 알게 됐다고 한다.
대체로 한성준에게 몇 년은 배우고 인정을 받아야 무대에 설 수가 있었는데 강선영은 한성준한테 춤을 배운지 1년 반만에 서울 부민관에서 공연을 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한다. 이는 다른 사람에 비해서 무척 일찍 데뷔한 셈인데 아무래도 한성준의 특별한 배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강선영은 1943년 3월 서울 부민관에서 열린 한성준 무용 발표회에 참가하여 태평무, 승무, 살풀이, 학무 등을 추었다. 그 후 1944년 강선영은 한성준 문하생과 함께 일본 전국, 만주 순회 공연을 하고 나서 이를 끝으로 혼인, 무용 활동을 잠시 중단했다. 그러다가 1951년 서울 을지로에 강선영 무용 연구소 간판을 걸고 활동을 재개하였다.
강선영이 한성준 무용 학원에서 춤을 배울 당시 그 곳에서 방응규가 2년간 판소리를 가르쳤다. 방응규는 충남 서산 사람으로서 판소리 명창이고 춤은 추지 못했다 한다. 강선영은 방응규가 방진관하고 동일 인물인지는 모른다고 한다.
방응규가 한성준 학원에서 강선영이 춤 추는 걸 보더니 ‘씨 도둑은 못해. 그래도 (강경수가) 맥은 남겼구나. 그렇지 이제 한성준 있고 너 있고. 그래 그분(강경수)은 그래도 뭔가 남기고 갔어’ 하고 말했다.
방응규는 한성준보다 몇 살 연상이었다. 예전엔 1,2살만 차이가 나도 선배로 깎듯이 대우해서겠지만 한성준이 방응규를 아주 정중하게 모셨다 한다. 당시 이동백, 방응규 모두 흰머리였고 한성준은 검은 머리였다고 한다.
백점봉은 장호원 사람으로 한성준 학원에서 1년 정도 판소리를 가르쳤고 강선영이 어릴 때인데 언젠가 강선영의 안성 자택에 찾아와 강선영 집안 사람들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한 적이 있었다 한다.
강선영이 한성준 학원에서 춤을 배울 때 이동안, 이정업 등은 그 학원에서 여러 스승들한테 국악 등을 사사했다. 당시 한성준 학원의 사범으로는 한성준(춤과 장단), 박종기(대금), 김덕진(해금), 심상건 박상근(가야금), 오태석(가야금병창) 등이 있었다. 지영희가 이때 김덕진에게 해금을 익혔다 한다.
1992~1996년 강선영은 제14대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활동하였다. 그 무렵 1990년대 중반 심재덕이 강선영에게 전화를 하여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실로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심재덕은 강경수 등 강선영의 국악 선조에 대해 이제 세상에 밝히자고 말했다. 강선영은 그 점에 대해 별로 중요성을 못느끼고 아는 것도 별로 없고 해서 그냥 지나쳤다. 그로부터 강선영은 3년 뒤 본인도 자신의 집안 내력에 대해 궁금해지고 심재덕이 무언가 아나 보다 해서 다시 심재덕을 만나야겠다 마음 먹고 전화를 했는데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한다.
강선영의 말에 따르면 심재덕은 1997년경에 작고했다 한다. 심재덕은 심상건의 사촌 동생으로 평양권번에서 가야금을 가르치다 한성준을 찾아와 3년간 장단을 배웠다. 강선영은 어려서 심재덕을 ‘아저씨 아저씨’ 하며 잘 따랐다. 심재덕은 강선영이 13세 때 30여세였고 가야금을 잘했다고 한다.
강선영은 슬하에 딸 하나를 두었는데 국악은 하지 않고 현재 미국 뉴욕에서 살고 있다. 강선영은 1945년 정신대에 가지 않으려고 충남 천안군 수신면 한산 이씨 가문으로 서둘러 시집을 갔다. 강선영의 남편은 고혈압으로 50세를 못넘기고 일찍 세상을 떠났다 한다.
강선영은 그간 초혼, 12무녀도, 수로부인, 황진이, 모란정, 원효대사, 이조여인상 등의 신작 무용을 발표했고 세계 곳곳을 누비며 한국 춤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그리하여 1965년 3월 서울시 문화상, 1973년 4월 국민훈장 목련장 등을 수상했다.
강선영은 1953년 10월 ‘강선영 제1회 신작 발표회’를 비롯해서 그간 100회가 넘는 공연을 했는데 그 중에서 16회 정도는 자비를 들여 크게 개인 발표회를 했다. 이렇게 해서 공연비로 집 세 채를 날렸다 한다.
강선영은 1988년 12월 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고 1990년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회장으로 선임되었다. 그리고 강선영의 제자로는 고등학교 때부터 사사한 이현자, 그리고 이명자, 양성옥, 고선아, 송윤호 등 이수자가 100명 가량 된다.”(2003.3.17 강선영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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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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