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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2007년 2월 4일 13:30~15:30 전남 순천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2006 순천문화인물 국창 박봉술 현창사업 학술세미나에서 발표된
논문집 [판소리의 계승발전과 국창 박봉술 재조명](전남:순천시/유네스코무형유산판소리진흥회, 2007년) 27~77쪽에 실린 글의 초고입니다.
* 상기 사진 설명: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자료. 국악예술인명감편찬위원회 편저 [국악 예술인 명감](서울:국악계사내, 1961년) 149쪽.
국창 박봉술의 일생과 순천 판소리 재조명<2>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 목 차 -
1.순천 판소리의 전통
2.국창 박봉술의 일생과 예술
3.박봉술 명창에 대한 국악인들의 증언
4.박봉술 명창의 순천 활동
5.박봉술 약력(고문헌 발굴 자료)
3.박봉술 명창에 대한 국악인들의 증언
필자는 공연장에서 박봉술 명창을 목격한 적이 있고 20년 전에 단 한차례 잠깐 전화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당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대화가 거의 불가능했다. 박봉술 명창이 타계하기 직전에 재차 연락을 해보았으나 사모님은 대화가 이제 완전히 불가능해졌다며 아들 박영순을 만나 보라고 하였다.
다음은 필자가 지난 20년간 박봉술 명창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여러 국악인들을 찾아 현장 조사 인터뷰를 한 것, 그리고 2002년 6~12월 7개월 동안 국악방송 ‘노재명의 명인 명창 명음반’ 프로그램에서 박봉술 특집시 여러 국악인들과 대담을 나눈 내용 가운데 박봉술 명창 관련 주요 증언 부분을 발췌 정리한 것이다. 박봉술 명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정철호 증언]
나 정철호(1923년 출생)하고 박봉술 그 형님은 형아 동생하고 지냈는데요. 15,16세부터 제가 알고 있었어요.
같이 형아 동생하고, 같이 무대 활동도 했고 그러다가 그분이 물론 잘 아시다시피 구례 출신이신데 그분이 많이 활동하시기를 순천, 여수, 벌교, 광주를 비롯해서.
송만갑 수제자 되시는 박봉래, 그러니까 박봉술씨 바로 친형님입니다. 그라고 김정문씨라고 송만갑씨 모다 수제자신데 이분들이 모두 대명창이셨거든요. 박봉술씨는 그 박봉래 형님한테 하고 김정문씨라고 이분이 기가 막히게 소리를 잘하셨습니다. 인제 그 두분 선생님 슬하에서 판소리를 배우셨지요.
좀 아쉬운 것은 선천적으로 목을 잘타고 나지를 못하셔 가지고 목은 좀 안좋아요. 목은, 청은 좀 안좋지만은 어떻게 그 공력을 들였던가 참으로 그 적벽가, 수궁가를 들어보면 참 어느 누구 못지 않게 적벽가를 참으로 잘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예술적으로나 인간적으로 굉장히 존경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임방울 선생님한테 광주 송정리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그 형님이 놀러 오셨더라구요. 그래 내가 그때 처음 인사를 했거든요. 근데 엄필남이라고 제가 공부한 그 장소에 놀러 오셨어요. 엄필남이 그 형님하고는 친구간이드라구요. 그라고 돌아가신 임준옥씨, 엄필남이도 돌아가셨습니다만은 그 두분들하고는 모두 친구지간이라 아주 절친하게 지내드라구요. 저는 그때는 제 선배들이지요. 친구들 만나러 놀러 왔드라구요. 임방울 선생님 제자 양성소 학원에 놀러 오셨어요. 그래서 같이 그분들이 평상시 모두 약주를 좋아하시니까 서너덧분이 앉아서 술도 마시고 친구들끼리 지내면서 얘기도 하고 절친한 친구시더라구요.
성품은 인자하셨지요. 인자하시고 첫째 남말 잘 안하고 말을 많이 안하시는 편이에요. 그러고 장난을 많이 해요. 이렇게 웃으며 짓거리하고 엉터리 미국말 해요 분위기 조성을 할라고 웃길라고. 그라고 미국 시조를 하고요 중국도 시조를 하고 또 중국 시조, 미국 시조는 없거든요. 근데 그분이 장난으로 그렇게 창작을 하셔 갖고 무용으로 막 잘도 못하는 무용을, 장난 무용을 하면서 그렇게 분위기 꽃을 피워 가지고 웃겨요. 그런 재밌는 분이고 그래서 주위의 국악인들이 참 좋아하고 존경하고 그랬죠.(2002.8.22 정철호 증언)
[한승호 증언]
한승호(1924년 출생)는 아주 어려서부터 박봉술과 가깝게 지내고 함께 많은 활동을 하였다 한다. 한승호의 말에 따르면 박봉술은 목이 상하기 전에도 성음이 썩 좋지는 않았다 한다.(→ 박록주, 김여란 등의 증언에 따르면 박봉술은 목이 손상되기 이전인 아주 젊어서는 송만갑처럼 목이 잘 나오고 기가 막히게 소리를 잘했다고 함)
한승호는 과거에 박봉술, 김동준, 유대봉, 정권진과 가까웠는데 그 벗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 지금은 집밖에 나가고 싶지도 않고 재미가 없고 무척 허전하다고 한다.
한승호는 예전에 그 국악 친구들과 주로 술을 마시고 놀았고 음주시 박봉술은 국악 외에도 <청포도 사랑>(1958년 도미 노래, 이화촌 작사, 나화랑 작곡)이라는 대중가요를 즐겨 불렀다고 한다.
한승호는 유공렬 명창을 목격한 적이 없으며 춘향가 중 <‘궁’자 노래>를 덜렁제로 하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한다.(1993.9.29, 1995.12.13, 1998.7.18, 1999.11.24 한승호 증언)
[박복남 증언]
박복남(1927년 출생)은 박봉술에게 적벽가를 배우고 싶어 다섯 번을 찾아갔으나 가르쳐 주지 않아 포기하였다 한다.(2003.3.28 박복남 증언)
[강순영 증언]
강순영(예명:강순금, 1927년 출생)은 19세 때부터 5년 동안 스승인 신관용과 함께 호남창극단에 소속되어 공연 활동을 했다 한다. 당시 호남창극단에는 박봉술, 강도근, 강사홍, 강종철 같은 남자 명창과 정채란, 최설향, 김명화, 강옥련 같은 여류 명창이 있었다 한다. 당시 창극 공연을 하면 박봉술, 강도근 같은 남자 명창들은 중역을 맡았고 젊은 여류 명창들은 단역을 맡았다 한다.(1996.11.15 강순영 증언)
[박송희 증언]
박송희(朴松熙:세번째 예명, 본명:貞子, 첫번째 예명:弄珠, 두번째 예명:松伊, 네번째 예명:智希, 1927년 출생)는 17~18세 때 박초선 등과 함께 광주 증슴사라는 절에서 김영준(본명, 예명:김억순)에게 적벽가 중 <동남풍 비는 데>~<조자룡 활 쏘는 데> 등을 배웠다 한다.
김영준은 <동남풍 비는 데>를 박봉술하고 사뭇 다르게 불렀고 김영준의 이 대목은 진양조-자진모리로 짜여져 있었다고 한다.
박록주가 1960년대에 박봉술에게 적벽가 좀 박송희한테 가르쳐 주라고 해서 박송희는 박봉술 문하에서 적벽가, 수궁가 중 <용왕 탄식>~<도사 등장> 등을 배웠다 한다.
1980년대 초반에 몇 개월간 허규 주도로 국립창극단 단원이 모두 단체로 정권진 문하에서 심청가를 배울 때 박송희도 함께 그 소리를 익혔다 한다. 당시 국립창극단 단원들이 배운 판소리 특별 강좌로는 이밖에도 정광수 강의 수궁가, 박봉술 강의 적벽가가 있었고 그후 1987년에는 성우향이 심청가와 춘향가를 국립창극단 단원들에게 가르쳤다 한다.
박송희의 말에 의하면 박봉술의 꺾인 목은 짧은 목이라고 일컬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박송희의 증언에 따르면 박록주는 생전에 박봉술을 가리켜 ‘소리왕’이라고 하면서 “나 죽으면 이제 소리 배울 사람 박봉술이밖에 없다”고 했다 한다. 예전에 사람들이 “오바탕은 박봉술밖에 안가지고 있다”고 말들 하였다 한다. 현재 박송희는 적벽가를 박봉술제로 부르고 있다 한다.(1995.8.31, 1997.6.9, 1998.7.7 박송희 증언)
[한농선 증언]
한농선(본명:한귀례, 1933년 출생)은 39세 때(1972년) 박봉술 문하에서 적벽가를 배웠다 한다.(1995.12.15 한농선 증언)
[이용배 증언]
나 이용배(1935년 출생)가 만난 때가 23세 땐가 (박봉술 명창을) 만났어요. 그때부터 박봉술 선생님을 알게 됐죠.
박봉술 선생님이 원래 원 고향은 구례군 용방면 중방리가 고향이에요. 그런데 그 후로 순천에 내려가서 살았습니다. 순천 금곡동에서.
박봉술씨는 소리로 명창이고 또 적벽가로서는 송만갑씨 제자로서 그 양반밖에는 없었고. 그 양반 제자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양반이 딱 마음에 드는 사람만 가르치고 그랬죠.
그때는 적벽가 같은 것도 우리가 먼저 임방울 선생님한테도 했고 박봉술 선생님한테도 내가 한바탕을 했고 그리고 그 양반 한 52세 넘어서 그때 광주에 있는 송순섭이 그 양반도 가르치고 또 여자들도 죽은 한농선 그 양반 가르치고 또 광주 사는 나이 많은 여자 명창들 이금화, 성산옥이라든지 그런 사람들 많이 가르쳤어요.
23세 때 나는 박봉술 선생님하고 단체 생활하며 공부를 했어요. 단체는 그때 국극사, 돌아가신 박록주씨가 그때 단장인데 그 단체에 같이 다녔어요. 그 단체가 한 30~40명 됩니다. 단체 생활도 한 30년 동안 같이 했어요.
그 선생님이 소리는 누구보다 잘하시고 그랬는데 제일 하나 딱한 것은 그 목이 좀 탁목이었어요. 목이 항성이 좀 없고 목이 좀 안좋아서 그렇지 소리로서는 대가고 왕이죠 왕. 소리로서는 그 만큼 소리할 수 있는 분 없습니다.
가르칠 때 선생님도 방법이 옛날 선생님들 그 방법이에요. 소리 쭉 하고 소리는 그렇게 하는 거다 그러고. 그러고 이제 독공을 많이 해야죠. 선생님이 예술가로서 마음이 모질지 않고 아주 마음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또 이제 단체 생활을 많이 했어요. 서울, 부산에서도 같이 지냈고 순천에서도 내가 선생님 댁에 가서 한 1년 동안 같이 생활도 했고 저하고 떨어진 것이 거의 없죠. 꼭 사회 사람들은 그렇게 하면 둘이 꼭 부부지간 같다고. 하루나 이틀 떨어져 못보고 그러면 서로 만나고 그런 사이였어요.
우리 국악인치고는 상당한 그 구한문을 좀 많이 알아가지고 박식해요. 그 집안에서 보면 원래 송만갑씨 제자로서 그때는 친형인 박봉래씨가 있었고 또 남자로 하나는 남원에 있는, 박록주씨가 공부한 정문씨, 김정문 그 선생님이 있었고 박봉술씨는 아버님이 그렇게 소리를 잘하셨어요. 왜 소리를 잘했냐 하면 박봉래씨를 공부 가르치기 위해서 송만갑씨를 인자 순천으로 모셔다가 공부를 할 때 거기서도 그렇게 많이 소리를 박봉술씨 아버님께서 듣고, 또 원래 소리 잘하시는데다 소리를 많이 듣고 그러니까 그 오바탕, 다섯바탕을 박 선생한테 인제, 아버님한테 좀 공부를 하셨죠. 박만조인가 그럴 겁니다.
거기서 많이 했고 이제 그 후로 공부를 다 해갖고 깪이기는, 다시 이제 서울로 가서 서울 성악연구회에서 가가지고 송만갑씨한테 다시 또 그 똑같은 바디니까, 그래서 거기서 닦고 그랬죠.
그 양반이 소리를 어떻게 지르고 그랬던지간에 기운이 역대 장사에요 장사. 근데 돌을 갖다 어깨에다 짊어지고 산에 올라가서 소리를 해야 된다 그러니까 돌을 지고 산에 올라가 소리를 하다가 그러니까 열이, 열기 팍팍 올라오지요, 힘을 콱 주니까 그래서 목이 깨지고 목이 나갔어요.
그 양반이 그때 당시로서도 오바탕, 다섯바탕 소리를 다했습니다. 여하튼 소리로서는 거물입니다 거물. 목이 짧아서 그라지 소리로서는 그렇게 알고 소리하시고 그런 분이 없죠.
아들 삼형제, 딸이 하나. 딸이 박춘경이라고 죽었습니다만 소리를 곧잘 했어요. 죽은 안향련이보다 소리를 더, 공력이 더 좋았어요. 소리를 그렇게 잘했어요. 큰아들도 운전하다가 죽고 그 짝으로 다 가버렸습니다. 자식들 싹 다 죽었어요. 친척은 형님 딸, 조카딸, 여자가 소리 잘하고 아주 잘했습니다. 지금 저 거기도 나이가 70이 좀 넘으니까 조카딸 하나 있고 직계로서는 지금 없지요.
돌아가신 8명창, 5명창 빼놓고는 그 양반(박봉술) 같은 분이 없지요. 소리 잘하셨습니다.(2002.5.30 이용배 증언)
[박춘홍 증언]
박춘홍은 1936년 1월 5일(음력) 전남 구례군 용방면 중방리에서 박봉채(박봉술 형)와 장공순 사이의 장녀로 태어났다.
박봉채는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면서기를 하기도 했고 40세 나이 9월 16일에, 박춘홍 11세 때 세상을 떠났다. 장공순은 박봉채보다 2세 연하로서 음식, 바느질 솜씨가 좋았는데 33세에 작고했다 한다.
박춘홍은 부친 박봉채 작고 직후 11세 때 순천의 박향산(박봉래 딸) 집에서 잠시 살다가 고흥에 있던 숙부 박봉술 손에 자랐다. 그래서 박춘홍은 박봉술을 아버지라고 불렀다 한다.
박춘홍의 증언에 의하면 박봉래는 33세에 이북 청진에서 작고했고 박봉래와 박봉채 모두 한약방을 경영했다. 박봉채는 중국인에게 침술을 배웠다고 한다.
박춘홍은 오로지 박봉술에게만 판소리를 배웠다 한다. 박춘홍이 박봉술에게 배운 소리는 <적벽부>, <동해가 막막허여>, <천생아재>, <어화청춘>, <공도난이>, <천하태평>, <아서라 세상사>, <호남가>, <사창화류>, <죽장망혜> 등 단가 15곡 가량과 춘향가 중 <내 평생 원일러니 이제 한양>, 심청가 중 <봄이 가고 여름이 되니>, <망사대 찾아가는 데>~<방아타령>, 적벽가 중 <조조 비는 데>, 수궁가 전바탕, 흥보가 중 <화초장타령>~<제비 후리러 나가는 데> 등이라 한다. 이 가운데 박춘홍이 현재 기억이 나고 가능한 소리는 적벽가, 수궁가, 흥보가 등의 토막소리 일부라 한다.
박춘홍은 박봉술에게 판소리를 사사한 후 김연수 단체에 잠시 소속되어 활동하다가 박봉술 집으로 다시 돌아갔고 그 직후 여순 사건과 6.25 한국전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박춘홍은 6.25 한국전쟁 발발 때부터 4년간 박록주 단체 여성국극단에서 활동하였다 한다.
그 뒤 박봉술 집으로 갔고 20세 무렵에 혼인 후 한참 동안 예술 활동을 하지 않았고 40대 초반에 서울로 가서 지냈다. 그러다가 박춘홍은 50여세에 소리 활동은 하지 않더라도 박봉술 소리는 배워야겠다 싶어서 박봉술에게 적벽가와 수궁가 전바탕을 사사했고 흥보가를 익히는 도중에 박봉술이 교통사고가 났다. 이 교통사고 1년 전에 박춘홍이 50여세의 나이로 박봉술에게 판소리를 재학습하기 시작했다 한다. 박봉술은 제자인 김일구 판소리 발표회를 보고 귀가하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사족을 못썼고 몇 년 후 타계했다 한다.
박춘홍의 말에 따르면 박봉술은 성품이 꼿꼿하여 싫으면 싫은 거지 싫은데 듣기 좋으라고 꾸며서 말을 못했다 한다. 박봉술은 형편이 어려워도 손 내밀지 않고 깨끗하고 꿋꿋하게 살았다. 박춘홍은 목소리, 성격, 얼굴이 모두 박봉술과 닮았다고 사람들이 말한다고 한다.
박봉술은 어디 좋은 소리 사범이 있으면 제자를 그리 배우라고 보냈다 한다. 박봉술은 우조 위주로 동편 소리를 했고 제자가 제대로 갈 데를 다 가야 다음 소리를 가르치지 설익게 하는 것을 못보았다 한다.
동편제는 소리를 예쁘게 안하고 소리를 만들지 않고 죽 펴서 나가는 특징이 있고 동편제가 남자라면 서편제는 여자라고 비유할 수 있다고 박춘홍은 설명한다.
박봉술은 목이 상하기 전에는 성음이 참 좋았다고 한다. 박만조가 아들 박봉술이 어릴 때 사탕을 먹이며 소리를 가르쳤는데 변성기 때 이성에 눈을 떠서 박봉술의 목이 꺾였다고 박춘홍은 회고하였다.
박춘홍은 박봉술의 판소리가 이 세상 최고 소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박봉술은 판소리를 나사가 빠진 거 같지 않고 고저가 잘 맞고 붙임이 좋게, 질서정연하고 알아듣기 쉽게, 잡스럽지 않고 깔끔하게 곧이곧대로 했다고 한다.
박봉술의 부친 박만조는 엄했는데 6.25 한국전쟁 발발 이후 70세가 넘어서 작고하였다 한다.
방금선 친구인 방춘성(?)이 박봉술과 친한 친구였는데 그는 박봉술보다 연상이었고 세검정에 거주하다가 대전으로 이사하여 살았다 한다. 박춘홍은 성우향, 오정숙, 성창순 명창과 친하다고 한다.
박봉술은 자식들한테 따뜻하게 대했다. 없는 형편에 많은 식구를 거느리다 보니 돈을 옹색하게 구두쇠처럼 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박봉술한테 차 한잔 얻어 먹어 봤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다 한다.
박봉술 기고일은 동짓달 13일이라고 한다. 박춘홍은 슬하에 딸(1967년 출생) 하나를 두었으며 현재 딸, 사위와 함께 일본에서 살고 있다. 박춘홍의 딸은 1남 1녀를 두었다고 한다. 박춘홍은 1980년대 중반부터 국악 활동을 중단했는데 딸이 국악 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한다.
일본의 박춘홍 사돈집에서는 박춘홍 일가가 국악 했다는 걸 모르는데 지금까지 비밀로 하고 있다 한다. 박춘홍은 이런 연유와 국민일보의 옛 오보 기사 때문에 사람 만나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박춘홍의 말에 따르면 이용배가 박봉술을 많이 모시고 다녀서 박봉술에 대해 잘 알 것이라 한다.(1997.1.16 박춘홍 증언)
[송순섭 증언]
송순섭(1936년 출생)이 공대일 문하에서 소리를 학습할 당시 광주공원에서 살던 전행화(작고)라는 이가 박봉술을 독선생으로 모시고 적벽가를 배우고 있었는데 공대일이 그 학습 현장을 늘 왕래하며 박봉술의 소리가 대단하다면서 늘 감탄하고 그 소리를 조금씩 따가지고 와서 제자들에게 가르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송순섭은 박봉술이 얼마나 소리를 잘하길래 공대일이 그렇게 늘 칭찬을 할까 궁금해 하던 차에 우연히 1962년경에 박봉술 흥보가 음반(신세기레코드 제작 10인치 LP)을 듣게 되었고 과연 대명창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제서야 공대일의 감탄이 이해가 되었다 한다.
그리하여 송순섭은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1963년 부산에 박봉술 명창이 있다는 말을 듣고 곧장 거기로 달려가서 그로부터 아주 오랫동안 단가 <사창화류>(엇중모리), <진국명산>, <적벽부>, 적벽가, 수궁가, 흥보가 세바탕을 완창으로 배웠다 한다.
송순섭 왈, 박봉술은 목이 탁한데도 각고의 노력으로 득음을 해서 목이 꺾여 불가능한 고음도 공력으로 극복한 점이 경이로우며 그 공력 만큼은 박봉술을 따를 이가 없고 사설 발음이 매우 정확하다고 한다.
송순섭이 박봉술을 존경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박봉술은 제자들에게 자신의 사설에 오자가 있다면 얼마든지 고쳐서 불러도 괜찮다고 한 점이라 한다. 그래서 송순섭은 여러 학자들을 찾아다니며 일부 잘못된 사설을 많이 수정하였다 한다.
박봉술은 어디 좋은 소리가 있다고 하면 제자들을 그리로 보내서 소리를 배워 보라고 적극 권했다 한다. 그래서 송순섭이 박봉술에게 심청가를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정권진한테 가보라고 하면서 “거기 것도 좋으니라”고 말하였다 한다. 송순섭은 박봉술에게 심청가와 춘향가는 한대목도 배우지 못했고 이점이 지금 생각해 보면 무척 아쉽다고 한다.
예전에 안향련, 신영희가 목포로 박봉술을 소리 선생으로 모시고 가서 적벽가를 배웠는데 송순섭 왈, 신영희의 적벽가는 들어보지 못했고 언젠가 안향련의 적벽가를 들어봤는데 기가막히게 잘했다 한다.(2000.12.3 송순섭 증언)
[김일구 증언]
나 김일구(1940년 출생)가 그 선생님(박봉술)을 1970년도, 1960년대 말이지요 그 선생님을 뵙고 저는 그 선생님한테 적벽가를 공부했는데 저는 공부를 할 적에 30분 정도를 그냥 단번에 배우고 싶은 소리였었는데 선생님은 꼭 5분, 7분, 많이 가르쳐 주면 한 10분 정도밖에 안가르쳐 줘요.
그래서 왜 이렇게 가르쳐 주느냐 그랬더니 그 선생님 말씀이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구슬이지 구슬만 많이 가지면 무슨 소용 있겠느냐. 조금씩이라도 확실하니 배워야 내가 없을 제 박봉술 선생한테 받은 소리라는 말을 니가 들을 것이다. 그러니 하나하나를 침착하게 팍팍 닦아서 배워라. 그때는 섭섭했는데 지금에 와서 인제 제가 또 제자를 가르쳐 보니까 그 선생님의 그 말씀이 굉장한 저에게는 교훈이 되었다. 이제 이런 생각을 하고요.
겉모습이 꼭 시골분 같애요. 시골 그 투가리 된장 끓인 그런 구수한 폼을 가지고 계세요.
그 선생님은 원래 아주 힘이 좋으셔 가지고 뼈가 또 외뼈에요 그 선생님은. 그래서 시골에서 이제 그 난장 텄다구, 시골에 가면 큰 야시장에서 난장을 트고 씨름판이 벌어지고 인제 그런 데서 씨름을 하셔 가지고 상 씨름도 해서 소도 타시고 그런 아주 훌륭한 그 놀이 문화를 소리뿐만이 아니라 굉장하니 민속문화를 아주 즐기신 어르신이시고.
바로 그 저의 선생님 바로 위에 박봉래 선생님이라고 계십니다. 박봉래 선생님은 송만갑 선생님에게 바로 공부를 하셨지요. 그래서 박봉래 선생님이 저의 선생님, 박봉술 선생님을 또 가르치시고.
그때 저의 선생님이 공부를 할 때 목을 얻어야 된다. 이 목을 얻어야 된다라는 얘기는 항성도 좋아야 되고 목이 넓어야 남자가 소리를 할 수 있다. 그러니 아주 힘드는 공부를 해야겠다 해서 박봉래 선생님께서 저의 선생님을 모시고 산으로 올라 가가지고 뱃심을 올려야 된다 그러니까 배 위에다가 큰 돌을 올려 놓고 공부를 너무 심하니 해가지고 우리 그 판소리 용어로 목이 넘어버렸다. 이런 말씀을 들은 적이 있어요.
꼭 피가 나와서만이 꼭 그 목이 틔어지는 것은 아니고 항시 자기가 목을 내서 연습을 아니하더라도 항시 중얼중얼허면서 그 가사는 외우면서 목을 풀어야 그 목이 길이 나서 나중에는 목이 쉬지도 않고 잘할 수가 있다. 이런 말씀을 저의 선생님한테 굉장한 교훈을 받아서 지금도 제 제자들 가르칠 때 꼭 그 선생님 말씀대로 저는 그대로 제자들한테 일르면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박봉술 선생님은 처음에는 목도 좋고 힘도 좋고 아주 청년 광대로서는 최고의 경지를 가지신 분인데 그렇게 참 공부를 하셨으니 안나오는 목을 배에다 힘을 빌어서 막 악을 쓰고 그러니깐 그 선생님이 목이 그렇게 뒤집어졌다 그래요. 그때 당시에가 15~18 이 시대였답니다. 저는 박봉술 선생님이 60이 가차워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돌아가시기 전 그 시대에 제가 공부했을 당시에 그 선생님의 그 오묘한 기교와 그 목재치, 그 성음을 들었을 때는 당대의 최고의 선생님이라고 저는 꼽을 수가 있습니다.
그 선생님의 무형문화재가 된 소리는 특히 적벽가로 무형문화재가 되셨거든요. 근데 적벽가 중에서 화용도 불지르는 대목이랄지, 흥보가 중에서 놀보가 박타는 대목, 이런 부분을 많이 부르셨지요.(2002.7.18 김일구 증언)
[신영희 증언]
나 신영희(1942년 출생)가 13,14세 때 그 선생님(박봉술)한테 공부를 했죠. 그분이 목포에 계신 게 아니고 술을 좋아하시잖아요. 근데 술을 좋아하시니까 저희 집에 자주 오셔서 술도 잡수시고 제가 15,16살 그때였거든요. 그래서 집에다 모셔 놓고 소리 공부를 했지요.
16,17살 그 무렵에 저희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안계시고 그래 가지고 집에다가 모셔다가 술을 좋아하시잖아요, 저희 집에서 소리 가르치시고 집에서 주무시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근데 원체 술을 좋아하셔 갖고, 특히 박봉술 선생님이 목포에 자주 오셨었거든요. 그래 가지고 이준 열사가, 적벽가 하고 배웠거든요.
그러고 또 얼마 있다가 한참 돌아다니시다 몇 년 계시다 또 한번 오셨는데 그때는 술을 너무 좋아하셔 가지고 좀 건강이 안좋으시더라구요. 또 얼마 있다 가셨어요.
그리고 그 딸이 춘경이라고 딸이 제가 친구에요. 딸이 또 한참 있다 거기 왔었거든요. 딸이 한참 있다 가고 그렇게 가족끼리도 딸하고 나하고 친구니까 그렇게 좀 지냈고 그분은 소리도 잘하고 얼굴도 예쁘고 참 키도 훤칠하니 크고 그랬거든요. 근데 병으로 좀 시달렸어요.
그 양반(박봉술) 주로 불지르는 데(적벽가), 흥보전하고 또 춘향가도 물론 잘하셨어요. 춘향가도 송만갑제로, 송감찰 할아버지제로 <백구타령>도 나오는 것 있어요. 그런 데를 수려하게 잘하셨고 적벽가는 당신 지정(무형문화재) 받은 것이니까 물론 하셨겠지만 어찌 됐거나 그분 소리는 전무후무하다, 공력이 그렇게 평을 할 수 있죠.(2002.11.7 신영희 증언)
[이옥천 증언]
이옥천(예명:이등우, 1946년 출생)은 25세 무렵부터 7년 동안 박록주 집에서 박봉술에게 적벽가와 수궁가 전바탕을 배웠다 한다. 박록주와 김길희가 이옥천에게 적벽가를 배워두어야 한다면서 부산에 있던 박봉술을 서울로 데리고 왔다 한다. 이때 귀명창 김길희가 재정적으로 많이 후원해 주었다 한다.
이옥천의 증언에 따르면 김득수가 “박봉술은 예나 지금이나 목이 궂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옥천은 박봉술이 당대 최고의 남자 명창이었다고 회고하였다. 그 꺾인 목을 가지고 기발한 소릿길을 구사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이옥천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옥천이 김명환한테 들은 바에 의하면 “박봉술은 젊어서 목이 좋았으며 목이 꺾인 후에도 공력 만큼은 대단하다”고 말하였다 한다.
이옥천은 박봉술이 술을 퍽 좋아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옥천은 박봉술이 음주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이옥천은 박록주 집 방안에서 박봉술과 마주앉아서 박봉술이 부르는 것을 따라 불러서 배웠다고 한다.
현재 이옥천의 적벽가와 수궁가는 대체로 박봉술의 소리제인데 적벽가 중 <삼고초려>에는 정광수의 소리제를 가미했고 수궁가 중 초입~<약성가>에는 정권진의 소리제를 가미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이옥천은 박봉술에게 배운 적벽가를 즐겨 부른다고 한다.(1994.2.3 이옥천 증언)
[안숙선 증언]
나 안숙선(1949년 출생)이 그 선생님(박봉술)을 만난 건, 박귀희 선생님 계시잖아요 그 선생님 댁에 갈 때 거기서도 뵈었구요.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한 건 국립창극단에 오셔서 우리에게 잘해 주시고 수업을 하실 때 선생님을 본격적으로 뵙게 됐죠. 그때 제가 30대였습니다.
그 선생님은 그냥 음악 하시는 분 같진 않고 그냥 시골의 정말 순박한 그런 아저씨 같은 그런 인상을 받았거든요.
그 선생님이 그때 국립창극단에 저희가 흥보가를 했을 때 흥보가 작창해 주러 오셨고 또 국립창극단 단원들을 흥보가를 수업하러 오셨어요. 그리고 적벽가를 수업을 하셨고 그렇게 오셨는데 박봉술 선생님은 동편제의 거두다 소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저한테 그렇게 많이 하셨어요.
그분을 만나면은 꼭 공부를 해보는 게 좋겠다 늘 권유를 받았었기 때문에 그 박봉술 선생님을 뵙고 꼭 적벽가를 배우려고 했었고 그 선생님하고 약속이 됐는데 그 약속을 연출하시는 허규 선생님이 해주셨죠. 안숙선씨를 꼭 가르쳐 줘라 그래서 그 선생님이 저는 혼자, 다른 사람들은 거의 단체로 배웠는데 저는 선생님 따로 모시고 혼자 배우는 그런 영광을 제가 가졌었었죠.
그 선생님이 속목으로 그 음악 배운 것을 다 지도하실 수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목이 안나와도 가지고 계시는 음악성이 정말 훌륭하시니까 그런 것들을 제가 전수받는 데 큰 불편은 없었지요.
그 선생님의 그 적벽가는요 그 선생님만이 만들어내는 그런 소리의 더늠이 있구 또 소리의 다루치는 방법이랄까 이런 것들이 그 선생님만이 만들어내는 것이 있드라구요.
특히 남원의 강도근 선생님하고 좀 비슷하셨어요. 제가 어릴 때 강도근 선생님께 적벽가를 배웠는데 다행히 그 선생님이 소리하시는 그 음악길이 강도근 선생님하고 비슷하셔서 저는 참 쉽게 배웠지요. (박봉술) 선생님께 적벽가를 한바탕을 배웠었죠.
그때 완창을 하실려고 준비를 하셨다가 그 선생님께서 갑자기 교통사고로 완창을 하시지 못하게 됐어요.(2002.6.27 안숙선 증언)
[왕기석 증언]
왕기석(1963년 출생)은 1980년 국립창극단 연수단원으로 입단했고 1983년에 정단원이 된 후 지금까지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활동 중이라 한다. 왕기석은 바로 이 창극단에 소속되어 활동하면서 아주 값진 인연들을 갖게 되었고 당대 최고 판소리 대가들의 소리와 발림 지도를 받을 수 있었으며 창극 경험도 충분히 쌓을 수 있었다고 한다.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10여년간 국립창극단에서 마련한 특별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왕기석은 창극단 단원들과 함께 정권진에게 심청가, 박봉술한테 적벽가, 정광수에게 수궁가, 성우향한테 춘향가와 심청가, 오정숙에게 흥보가를 배울 수 있었다 한다. 왕기석은 당시 박봉술의 적벽가 지도과정을 녹음한 테입을 현재 소장하고 있다 한다.
왕기석이 창극단 퇴근 후 박봉술, 박후성, 강종철과 같은 대가들을 모시고 저녁식사를 하며 흡수한 판소리론, 구전심수로 터득한 예인관 역시 보배로운 경험이었다고 한다.
왕기석의 증언에 따르면 박봉술은 음주시 기분 좋으면 벽에 기대어 서서 대중가요 <청포도 사랑>을 즐겨 불렀다 한다.
그리고 언젠가 창극 공연시 무대 가까이에 놓여져 있던 가야금을 박봉술이 장난스럽게 연주하여 후배들이 관객들한테 들리니 멈춰 달라고 하자 그럼 집에 간다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고 한다.(2005.9.9 왕기석 증언)
4.박봉술 명창의 순천 활동
박봉술의 모친은 조임순. 그리고 박봉술의 외가로는 판소리 명창 조몽실, 능주 씻김굿 명인 조도화, 국악인 조동선, 조농선, 조농옥, 조농월, 조금앵, 조영숙, 가야금병창 명인 오태석과 같은 친척들이 있다.(노재명, “단가 판소리 창극 명반-박봉술 판소리 네 바탕” [판소리 음반 걸작선] 서울:삼호출판사, 1997년, 180쪽)
조농선, 조농옥, 조농월, 조금앵, 조춘(영화배우겸 방송인) 순으로 형제 관계이고 이들과 조영숙은 사촌(또는 육촌) 사이라고 한다. 그리고 조농선, 조농옥, 조농월, 조금앵은 박춘홍(박봉술 조카딸)의 고모뻘이 되고 박봉술의 모친 조임순은 조농선, 조농옥, 조농월, 조금앵, 조춘의 모친과 형제 사이가 된다고 한다.(1997.1.16 박춘홍 증언)
박향산이 어려서 조농옥에게 판소리를 배운 것 역시 그러한 집안 인맥 관계에서 비롯되었다 할 것이다. 그리고 박봉술이 명창으로 대성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이렇듯 집안의 음악적 재능과 판소리에 대한 가족들의 관심이 충분했기에 가능했다.
박봉술과 그의 형제, 후손들의 상당수가 순천에서 많이 활동하게 된 계기는 박봉술의 외가 국악인들이 순천에 많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봉술의 외가 친척 중에 오태석, 그리고 조도화를 비롯한 조씨 국악인들이 일제 때부터 순천에 많이 있었다.(조도화 등 증언)
박봉술은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순천 등지에서 판소리를 가르친 바 있다.
박봉술의 조카딸인 판소리 명창 박향산(본명:박정례, 1924년 출생:박춘홍 증언)은 전남 구례에서 태어나 전남 순천에서 살았다. 어려서부터 권번에서 가야금, 정악을 배웠고 부친(박봉래)에게서는 판소리를 배웠다. 그러나 부친에게서 배운 판소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14세 때부터 17세까지는 서울에 올라가 조선성악연구회에서 조농옥에게 판소리를 배웠으나 잊어버렸다.
박봉채의 동생 박삼채는 목이 좋아 소리를 잘했으나 빛을 보지 못했다. 박봉래가 공부하던 소리책이 있었는데 이 책은 박봉이가 보관하고 있었으나 박봉이의 타계로 행방을 알 수 없다 했다. 24세 때는 김연수에게 판소리를 잠깐 배웠다. 박향산은 가야금산조도 배웠다고 했다.(이보형 조사·집필, [판소리 流派] 157~158쪽)
그리고 박춘홍의 말에 의하면 박향산은 박록주 문하에서 흥보가를 사사했고 그 소리로서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 한다.(1997.1.16 박춘홍 증언)
박미홍은 1938년 3월 7일(음력) 박봉이(박봉술 형)의 딸로 태어났다. 박미홍의 본적과 출생지는 전남 순천이고 순천에서만 살았다.
박미홍의 조부 박만조는 슬하에 아들만 5형제를 두었는데 이름이 차례로 박봉래, 박봉채(고향:구례), 박세채, 박봉이(호적:박상구), 박봉술(고향:구례)이다.
박미홍의 말에 의하면 박봉이는 국악을 하지 않았고 사진관, 이발소를 경영하였으며 순천에서 태어나고 살았다. 현재 박봉술의 작은아들 박영훈이 송순섭에게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 한다.
박미홍은 16세부터 20세까지 박봉술에게 단가 <사창화류>, <관동팔경>, <진국명산>, <적벽부>, 판소리 다섯바탕 눈대목, 거문고산조, 가야금산조를 사사했다.
박봉술은 순천시내 우무 공장 뒤쪽의 현 아파트 자리에 있던 건물에 전세를 얻어 사설 국악학원을 했는데 거기와 박봉술의 순천시 금곡동 집에서 박미홍은 박봉술에게 판소리를 배웠다. 박봉술이 순천에서 처음 국악원을 세운 것이고 당시 그 학원에는 수강생이 30여명 되었다. 박봉술은 순천에서 제자를 많이 길러냈다. 박향산도 순천에서 숙부 박봉술에게 판소리를 배웠다 한다.
박미홍은 10대 때 순천 박봉술 국악학원에서 강도근(흥보가), 주광덕(심청가), 김영운에게 판소리를 배웠다. 이 소리사범들이 박봉술 국악학원에 몸담고 있었던 것은 박봉술이 그들에게 강사로 오라고 연락하여 오게 되었다 한다.
그리고 박미홍은 순천시내 최영춘(판소리, 가야금 명인) 국악학원에서 가야금산조를 사사했고 순천시 동외동 박향산(판소리, 가야금, 춤 명인) 국악학원에서 가야금풍류와 산조를 배웠다. 박미홍은 춤은 학습하지 않았다 한다.
박봉술은 박미홍의 나이 20여세 때 순천에서 서울로 이사를 했다. 박미홍의 말에 따르면 안향련은 서울에서 박봉술에게 판소리를 배웠다 한다.
박미홍은 23세 때 혼인했고 슬하에 아들 둘, 딸 하나를 두었는데 모두 국악을 하지 않는다. 국악을 한 박미홍의 사촌들은 거의 모두 작고했다.
박미홍은 11년 전 뇌졸중이 와서 투병 중이며 판소리를 비롯한 국악 안한지가 오래됐다고 한다. 박미홍은 젊어서 순천에서 순천인 제자 몇 명을 가르쳤는데 이들 모두 지금은 국악 활동을 안한다고 한다.(2007.1.21 박미홍 증언)
정미옥(본명:정병옥, 1928년 출생)은 30여세 때 전주에 거주하면서 당시 순천에 살고 있던 박봉술에게 다니며 적벽가 <삼고초려>를 조금 배우다가 너무 멀어서 중단하였다.(박봉술 사사는 이게 전부)
그후 전주에 살던 김동준, 이성근이 전주 금산사에 박봉술을 사범으로 모시고 가서 적벽가를 사사했고 정미옥이 30대 초반에 3~4년간 김동준에게 그 박봉술제 적벽가를 익혔다.
김동준은 전주에서 판소리 명창으로 날리다가 정미옥 나이 30대 중반에 전주 완산동에서 살던 김동준이 서울로 이사하였다. 정미옥이 김동준에게 배운 박봉술제 적벽가와 박봉술이 직접 부른 적벽가는 말이 비슷비슷해도 목 제가 좀 다르다고 한다.
정미옥은 박봉술제 적벽가로서 1992년 전북 무형문화재로 인정받았다. 정미옥의 제자 가운데 정민영, 이용선, 장영순이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고 김병애(성창순 사사 중), 김도연은 순천에서 살고 있다 한다.(2007.1.24 정미옥 증언)
판소리 명창 윤석기(1932년 출생)는 1964년 12월 박록주가 이끄는 국극사에 입단하여 창극 활동을 하였다. 이 단체는 박록주, 이용배, 박춘홍 등 창극인과 순수 연극인들로 구성되었다.
윤석기는 1967년 10월 홍갑수가 이끄는 대한국악단에 입단하여 창극 활동을 벌인 것을 비롯하여 많은 단체를 수행하였는데 그 동안에 순천에서 박봉술에게 적벽가를 잠깐 배우기도 했다.
윤석기는 1982년 1월 국립창극단에 입단하여 지금까지 창극 활동에 종사하고 있으며 국립창극단 단체 수업으로 박봉술에게 적벽가, 성우향에게 춘향가, 정광수에게 수궁가를 배웠다 한다.(이보형 조사·집필, [판소리 流派] 67~68쪽)
판소리 명창 선농월(1933년 출생)은 순천 출신으로 박봉술에게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적벽가를 배웠는데 지금 장기는 춘향가의 <이별가>, 수궁가의 <토끼 용궁 가는 데>, 심청가의 <망사대를 찾아서>, 적벽가의 <활 쏘는 대목>이다.(이보형 조사·집필, [판소리 流派] 158~159쪽)
판소리, 전통춤 명인 김명심(1937년 출생)은 13세부터 5년간 순천에서 박봉술에게 단가 <적벽부>, <천생아재>, 춘향가 중 <사랑가>, 심청가 중 <봄이 가고>, <곽씨부인 죽는 데>, 적벽가 중 <불지르는 데> 등을 배웠다. 김명심은 18세 때부터 22세 때까지 임춘앵 단체를 수행하였는데 22세 때 이 단체를 나와 언니 김순례에게 5년간 살풀이 등 춤을 배우며 또 박봉술제 판소리를 복습하였다. 그리고 김명심은 상경하여 2년간 박봉술에게 재수하였다 한다.(이보형 조사·집필, [판소리 流派] 172~173쪽)
판소리 명창, 전통춤 명인 김영애(1946년 출생)는 9세 때 전남 순천으로 가서 3년간 김준섭에게 단가 <편시춘>, <때마침>, <역려과객>, <만고강산>, <죽장망혜>, 춘향가 전바탕, 그리고 심청가 초입부터 <밥 빌러 가는 데>까지, <눈 뜨는 대목>을 배웠다.
김영애는 12세 때 전남 순천에 있는 순천국악원에서 박봉술에게 5,6년간 흥보가 중 <저 아전>, <돈타령>, <박타령> 등 여러 대목을 배웠고 춘향가와 열사가도 배웠으며 수궁가와 적벽가는 배우지 않았다고 한다.
김영애는 19∼20세 무렵에 전남 순천에서 창극 단체에 입단했다고 한다. 이 단체에는 임준옥, 이용배, 성창렬, 박춘홍(박봉술 조카) 등 여러 창극인이 있었다 한다. 창극 흥보전 공연시에는 이용배가 흥보, 성창렬이 놀보, 박춘홍이 흥보처, 임준옥이 도창, 임반춘이 마당쇠, 김봉례가 놀보처 역을 했는데 김영애는 돌남이 역을 했다 한다.
김영애가 판소리를 공부할 때 권번에서는 학채를 쌀 두말, 또는 세말을 받았는데 순천에서 10여명씩 배웠다고 한다. 독공으로 백일공부할 때에는 쌀 한가마니였다고 한다.(이보형 조사·집필, [판소리 流派] 176~177쪽)
5.박봉술 약력(고문헌 발굴 자료)
* 이는 국악예술인명감편찬위원회 편저 [국악 예술인 명감](서울:국악계사내, 1961년) 149쪽에 실린 글이다.(국악음반박물관 소장 문헌)
* 이 고문헌의 본문에 박봉술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아래에 가능한 원문 그대로 옮기고 오자는 수정하였다.
* 박봉술의 고향 등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인적 사항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 박봉술 관계 유적지에 관한 세부적인 주소 등이 실려있어 좋은 참고가 된다.
朴奉述 篇(唱樂)
本籍: 全南 順天市 金谷洞 一八八의 三
出生地: 全南 順天
住所: 서울 鍾路區 慶雲洞 二四
雅號: 靑雲
四二五五年 三月 十八日 生, 當四○歲.
旣婚, 家族數: 七名, 學歷: 漢文 修了.
專攻: 唱樂, 長技: 赤壁歌.
受業處: 朝鮮聲樂硏究會, 恩師名: 宋萬甲.
硏究 年數: 三十三年
經歷 - 四二七○年 渡日 公演, 四二八○年 東日唱劇團 組織, 四二八一年 順興唱劇團 組織, 四二九○年 順天國樂院 組織.
現在: 順天國樂院 院長
趣味: 演劇.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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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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