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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14) 판소리의 전설 5명창' 음반
(명인기획/엘지미디어 LGM-AK014, 1CD, 1929~1932년 녹음, 1996년 제작, 노재명 기획/고증/해설/사설 채록) 해설서 1쪽에 실린 글의 초고입니다.
판소리의 전설 5명창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명창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목을 잘 타고 나야 한다. 기름진 땅에서 곡식이 잘 자라 듯, 좋은 목을 지녀야 맑고 아름다운 소리를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법통있는 대가의 소리를 제대로 물려 받아야 한다. 소리의 법도도 모르고 무작정 혼자 연습하는 것은 미로 속에서 같은 곳을 계속 헤매는 것과 같으니 올바른 소릿길을 익혀야 하는 것이다.
또한 스승으로 부터 물려 받은 소리를 수없이 되풀이 하여 자신에게 맞는 개성있는 소리를 찾아내야 한다. 이리하여 판소리를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능력(공력)과 원하는 소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득음)을 겸비해야만 이른바 명창으로 행세할 수 있다.
구한말부터 일제 때까지 활동한 판소리 명창 가운데 명성을 날린 명창으로 박기홍, 김채만, 이동백, 송만갑, 김창환, 김창룡, 정정렬, 전도성, 유공렬, 이선유, 유성준을 꼽을 수 있다. ‘판소리 5명창’이라 함은 이 가운데 기량이 가장 뛰어난 다섯 명을 일컫는 말이다.
사람의 취향에 따라 각기 달리 5명창을 선정하는데 여기에서는 녹음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이동백, 송만갑, 김창환, 김창룡, 정정렬을 판소리 5명창으로 선정하였다.
오늘날 5명창은 판소리 역사상 가장 중요하게 언급된다. 그 이유는 오늘날 판소리 인간문화재들의 스승이 바로 5명창이며 판소리 녹음이 5명창 시대부터 이루어졌고 따라서 오늘날 실제 녹음으로 접할 수 있는 가장 오래 전의 판소리가 5명창의 육성이기 때문이다.
5명창 시대에는 중고제, 동편제, 서편제가 뚜렷하게 공존했기 때문에 판소리 유파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5명창에 대한 이해는 필수라 하겠다. 또한 5명창 이전의 판소리와 5명창 이후 인간문화재들의 판소리가 어떻게 전승되었는가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5명창의 판소리에 대한 이해는 필수라 하겠다.
일본 콜럼비아 음반회사는 일제 때 5명창의 음반을 모두 출반했던 유일한 회사이다. 이 콤팩트디스크에는 일제 때 콜럼비아에서 발매한 5명창의 유성기음반 녹음들이 담겨있다.
이동백과 송만갑의 콜럼비아 유성기음반 중에서는 원반이 남아있는 녹음을 여기에 모두 수록하였다.
김창환과 정정렬이 일제 때 콜럼비아 음반회사에 남긴 녹음은 이미 ‘콜럼비아 유성기원반(10) 서편제 판소리’ 음반(엘지미디어 LGM-AK010, 2CD)에 모두 복각된 바 있다. 그래서 이 콤팩트디스크에는 김창환과 정정렬의 콜럼비아 유성기음반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녹음을 하나씩 선정해서 수록하였다.
김창룡의 경우에는 그의 콜럼비아 녹음들이 1995년에 ‘콜럼비아 유성기원반(2) 김창룡과 그 손녀 김차돈’ 음반(엘지미디어 LGM-AK002, 1CD)에 모두 복각된 바 있다. 그래서 김창룡 역시 그의 콜럼비아 유성기음반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녹음 하나를 선정해서 이 콤팩트디스크에 수록하였다.
이 음반은 판소리의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는 절대적인 자료일 뿐만 아니라 5명창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그리고 일제 때 콜럼비아 회사에서 녹음된 5명창의 육성이 유성기원반(동판, 유성기음반의 마스터)에 의해 깨끗한 음질로 복각되었다는 점 또한 큰 의의가 있다.
지금까지 복각된 5명창의 판소리는 대부분 원반이 아닌 중고 유성기음반으로 복각되었기 때문에 음질이 매우 열악해서 그들의 판소리를 감상하고 이해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원반에 의해 깨끗하게 복각된 이 음반은 신비로움이나 전설로만 인식되어 온 5명창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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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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