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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정노식, [조선창극사](서울:조선일보사, 1940년) 63~69쪽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의 한자는 한글로 변환하였습니다. 컴퓨터 입력/교정/편집:국악음반박물관(http://www.hearkorea.com)
* 상기 사진 자료: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음반자료 관리번호 MICD-0150
성우향 춘향가 초입~사랑가(1974년 공연 실황) 고수:김명환
명인기획/지구레코드 JCDS-0511(1CD), 1995년 2월 15일 제작. 녹음:1974년 11월 12일 명동예술극장.
총 36쪽짜리 해설서(글·사설 채록:이보형·노재명) 내장.
성우향 명창은 현재 보성소리 춘향가(김세종제)의 최고 권위자.
김세종(金世宗) - 동편
글/정노식(귀명창, [조선창극사] 저자)
김세종은 전라북도 순창군 출생이다. 헌철고(憲哲高) 3대간 인(人)으로 송우룡, 박만순과 병시하여 동파에 속한 대가이다. 당시 음악의 대가인 고창 신재효의 문하에서 다년간 지침을 받었음므로(받았으므로) 문견의 고상함이 다른 광대에 비할 바 아니다.
문식이 넉넉하고 창극에 대한 이론과 비평은 당세 독보로 자타가 공인한 바이었다 한다. 박만순 한참 당년에 누구던지 그 앞에서 감히 개구하지 못하였고 설혹 개구하여 시비장단을 논평하드라도 경청은 고사하고 일언지하에 부정하였다.
그러나 독(獨) 김세종은 능히 그 시비장단을 비평하였고 비평하면 그 적절함에는 박(박만순)도 복응하였다 한다. 김씨 종종 말하기를 ‘창극조는 물론 창을 주체로 하여 그 짜임새와 말씨를 놓는 것과 창의 억양반복 고저장단에 규율을 맞게 하여야 한다. 그러나 형용동작을 등한히 하면 아니된다. 말하자면 창극인 만큼 극에 대한 의의를 잃어서는 아니된다.
가령 우름(울음)을 울 때에는 실제로 수건으로 낯을 갈이고(가리고) 엎디어서(엎드려서) 울던지 방성통곡으로 울던지, 그때그때 경우를 따라서 여실히 우는 동작을 표시하여야 한다. 태연히 아무 비애의 감정도 표현치 아니하고 아무 동작도 없이 그저 우두건히(우두커니) 앉어서 곡성만 발하면 창과 극이 각분하여 실격이 된다. 청중이 하등의 동정과 감격을 받이(받지) 못하면 창극조의 정신을 잃는 것이 아니냐.
가령 ‘죽장 집고 망혜 신고 천리강산 들어가니’로 불늘(부를) 때에는 앉았다가 쪽으리고(쪼그리고) 쪽으리(쪼그린 상태)에서 서서히 기신하면서 손으로 향편을 지시하면서 천리나 만리나 들어가는 동작을 형용하여 창조와 동작형용이 마조(맞아) 떠러저야(떨어져야) 한다. 희노애락의 감정을 발로할 때에 행주좌와의 동작을 표시할 때에 그 창조와 동작이 상합하여서 마조(맞아) 떠러저야(떨어져야) 한다.
‘치어다 보면 천봉만학 내려 구버(굽어) 보면 백사지라’를 불를(부를) 때에는 치어다 보는 앙면과 내려 구버(굽어) 보는 평지를 면(面과) 지(指)로 표시가 있어야 한다.
‘천외무산 12봉은 구름 밖에 멀고 월하동정 7백호는 안하의 경개로다’를 할 때에는 그 운외의 먼 것과 안하의 즉격한 것을 사(辭)와 지(指)로 근경을 표시하여야 한다.
‘금강산 상상봉이 평지가 되면 오랴시오’를 한다 하면 금강산 상상봉이 운공에 용출하여 있는 만큼 상상봉을 세세통상성으로 내질너야(내질러야) 하고 평지는 평저한 음성으로 발하여야 한다.
곡조의 고저장단 억양반복이며 언사의 대소소밀은 물론이고 어음을 분명히 하여야 하며 말씨를 느러(늘어) 놓는 데 조리정연하게 할 뿐더러 특히 어단성장에 실격하지 아니하여야 한다. 어단성장이라는 말은 부르기 좋고 듣기 좋게 하자는 데에서 나온 말인데 소리를 할 때에 호흡의 조절과 성량의 분배를 가장 생리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가령 예를 들면 ‘적성의 아침날은’이란 소리에 있어서 적성은 짧게 하고 ‘의’는 얼마간 길게 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명사나 한문어구 같은 것은 짧게 부르고 형용적 동사나 ‘에’, ‘으로’ 같은 밧침(받침)은 길레 부르란 말이다. 예를 매거(枚擧)키 장황하므로 이에 끝지고(그치고) 독자의 스스로 예를 들어서 판단하심에 막기거니와(맡기거니와) 김씨의 창극조에 대한 이론과 그 포부 여하의 일단을 간단히 소개할 뿐이다.
씨(김세종씨)는 춘향가에 특장하였고 춘향가 중 천자 뛰푸리(뒷풀이)는 당대 독보로 짝이 없이 잘하였다 한다. 이제 그 더늠을 기술하면 여좌(如左)하다.
“이때 도련님이 춘향을 애연히 보낸 후에 미망이 둘대(둘 데) 없어 책실로 돌아와 만사에 뜻이 없고 다만 생각이 춘향이라. ...(중략)... 이리저리 논일(노닐) 적에 부지세월 해 ‘세’, 안해(아내) 박대 못하는 법 대곡통편 법중 ‘률’, 요조숙녀 군자호술 춘향과 마조(마주) 앉았으니 법중 ‘려’자 이 아니냐.” 송만갑 전도성 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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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7-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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