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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한국음반학 제8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1998년) 85~177쪽에 실린 글의 초고입니다.
상기 사진:이동백 명창,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자료. 본문의 국악기록보존연구소는 국악음반박물관의 전신.
판소리 名唱 李東伯 短歌 硏究<2>
글/盧載明(국악음반박물관장, 한국고음반연구회원)
이같은 면모는 말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음악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는데 몽고의 음악 중에는 우리나라의 구음과 같이 모음 위주로 소리를 진행해 가는 유사한 특징을 보이면서 두가지 음을 동시에 내는 ‘후미’ 창법이 있고,주1＞ 이동백이나 송만갑 등의 판소리에서도 미약하지만 ‘후미’와 같이 두 음을 동시에 발성하는 경우를 간혹 들을 수 있다. 여기에서 관심있게 논하고 있는 이동백의 소리에서도 모음의 변화를 민감하게 추구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928년 이동백이 녹음한 <백발가>에서 다음과 같이 한 부분을 떼어 그런 면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 2 3 4 5 6 7 8 9 10 11 12
젊 / 어 / 청 / 춘 / / / 조 / -- / 흔 / 그 / 때 / -- /
-- / -- / 엊 / 그 / 젠 / 줄 / 알 / 았 /더니/ / / /
이 부분을 자음은 빼고 모음만 표시를 해보면 다음과 같다.
1 2 3 4 5 6 7 8 9 10 11 12
어 / 어 / 어 / 우 / / / 오 / -- / 으 / 으 / 애 / -- /
-- / -- / 어 / 으 / 에 / 우 / 아 / 아 /어이/ / / /
여기에서 특히 ‘때’(애)에서 ‘엊’(어)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자세히 들어보면 밑줄 ‘애’ 부분이 미세하지만 모음이 ‘애 / -- /(아-)/(어-)/’로 미묘하게 변화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일부분이지만 여기 제시된 모음 표시편을 보면 마치 구음과도 같이 모음의 변화가 많으며 거기에 얼마 만큼 역점을 두어 소리를 짜나가는지 실감할 수 있다. 이는 물론 이동백만의 특징은 아니며 앞서도 언급했듯이 판소리 등의 한국음악이 모음을 민감하게 활용하는 한국의 언어문화를 기반으로 하여 발생한 것이기에 그러하다 하겠다.
<백발가>는 이동백이 만년에 장기로 삼았던 단가이다. 늙음을 한탄하는 소리지만 무턱대고 구슬프게만 부르지 않고 오히려 통성을 위주로 꿋꿋한 호령조 성음으로 소리를 한다. 그리하여 위풍당당했던 대장부가 백발이 된 모습을 그린 듯한 느낌을 준다. 더구나 가장 기세등등한 면모를 보여준 당대 최고의 명창 이동백이 늙어서 부른 것이니 가사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닿는다. “젊어 청춘 좋은 그 때”가 남달랐던 만큼 늙는 이동백의 심정 또한 남달랐을 것이다. 초반부의 절제된 감정이 점점 표면화되어 후반부에서는 간혹 목이 메이기도 한다. 시종 처량하거나 애수에 젖는 분위기로 일관되는 소리보다 오히려 더 서글픈 심정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주2>
앞서 언급한 이동백의 특기인 호령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옛 기록이 있어 주목된다. 1937년 1월 3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명창에게 듯는 왕사’란 특집기사를 보면 이동백·송만갑·김창룡·정정렬(답변)과 정노식으로 추정되는 당시 조선일보사 기자(질문)가 대담한 내용이 있는데 그 가운데 “界面調니, 羽調니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는 기자의 질문에 명창들은 아래와 같이 답했다.
“號令調로 하는것이 羽調요 哀訴하는듯한 調子로 하는것이 界面調입니다. 그러키때문에 그것을 界面청이니 羽調청이니 합니다. 말하자면 羽調는 우렁차게 노래를 부르는것이요 界面調는 부드럽게 노래를 부르는 것이지요. 자 이러케 말예요.(春香歌의 한마듸를 불러서 實例를 보이면서)”
이동백의 <백발가>는 박록주가 말년에 즐겨 불러 널리 알려져 있는 단가 <백발가>나 <한로가>,주3> 조앵무의 <백발가>,주4> 박봉술의 <백발가>,주5> 김일구의 <신백발가>와는,주6> 사설이나 곡조가 완전히 다르다.
정광수의 증언에 의하면 이동백이 1928년에 일본 빅타음반회사에서 취입한 <백발가>는 일명 ‘오륜가’라고 하는 단가로서 일제 때 지어졌다 한다. 이동백에게서 소리를 배운 충청도 한학자 김석구가 지은 사설에 이동백이 곡조를 붙인 것이라고 한다. 김석구는 <백발가> 외에 <충청가>와 같은 단가도 작사한 바 있다고 한다. 정광수는 김석구가 지은 <백발가> 창본을 애지중지 보관하다가 6.25 전쟁 때 분실하였다 한다. 정광수는 이동백 문하에 있을 때 이 <백발가>를 배우지는 않았으나 익히 들어 그 곡조를 잘 알고 있으며 그 곡이 너무 좋아서 근래에 기억을 더듬어 “젊어 청춘~” 하는 앞부분을 자신이 지은 <인생춘몽>이라는 단가에 삽입시켜 부르고 있다 한다.(1997.6.12.정광수 증언)
상기 정광수의 증언내용을 비롯해서 이동백 문하에서의 정광수 판소리 학습내력과 이동백에 대한 정광수의 증언은 필자가 이미 조사 정리하여 몇차례 발표한 바 있기에,주7> 여기에서는 이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대신 정광수의 증언 조사내용이 담겨있는 녹음테입 등의 자료가 현재 어떻게 기록 보존되어 있는지 관리 현황을 다음과 같이 목록으로 정리하여 그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고자 한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327
정광수의 판소리와 증언에 대한 이보형 소장 녹음테입 복사본
<> 1970년대 초·중반(?) 대담 조사·녹음자:미상
정광수(소리) 미상(북) 판소리 춘향가 중 <과거장>, 흥보가 중 <흥보 제비노정기>
녹음 수록.
<> 1990.5.1.남원.정광수 증언 녹음 수록(대담·녹음:이보형)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02
명인명창 대담록(2) 대담·기록:노재명
<> 1991.2.12.19:00~19:20.전화 통화 정광수 증언내용 수록.
<> 1993.8.6.15:30~15:40.전화 통화 정광수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058
정광수 증언(대담·녹음: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02
명인명창 대담록(2) 대담·기록:노재명
<> 1995.9.14.20:00~22:30.서울시 서대문구 북아현동 176-49(4층)
정광수 판소리 전수소에서의 정광수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077
정광수·한승호·박동진·김성권 좌담(대담·녹음:노재명)
<> 1995.12.13.18:20~18:40.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164-1 두레빌딩 지하
서울두레극장. 정광수·한승호·박동진·김성권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카세트테입(MC) 관리번호 MIMC-0177
정광수에 대한 방송의 수신 녹음자료(방송 녹음:노재명)
<> 1996.10.27.00:00~01:00.KBS-1FM. 국악의 향연-명인명창열전 정광수 방송
정광수의 판소리와 증언 녹음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마이크로카세트테입(Micro Cassette Tape) 관리번호
MIMICRO-0003 정광수 전화 통화 증언(대담·녹음: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08
명인명창 대담록(8) 대담·기록:노재명
<> 1997.6.12.13:00~13:20.전화 통화 정광수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마이크로카세트테입(Micro Cassette Tape) 관리번호
MIMICRO-0002 정광수 전화 통화 증언(대담·녹음: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09
명인명창 대담록(9) 대담·기록:노재명
<> 1997.6.13.17:10~17:30.전화 통화 정광수 증언내용 수록.
정광수가 증언한 이동백 <백발가>와 정광수 <인생춘몽>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 뒤에 이어지는 그 비교 연구 편에서 상세히 언급하도록 하겠다.
이제 김석구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정광수의 증언에 따르면 이동백에게 <백발가>를 작사해 주었고 이동백한테 소리를 배웠다는 김석구는 과연 누구인가. 지금은 무척 생소한 김석구는 과연 어떤 인물이었길래 당대 국창 이동백에게 <백발가>와 같은 단가를 작사해 주었던 것일까. 이동백 <백발가>를 이해하는 데 있어 그 작사자인 김석구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조사된 바를 총정리하여 그 결과부터 말하자면 김석구는 한학자이자 판소리 이론가, 평론가, 작사가이며 소리꾼으로서 일제 때 왕성한 활동을 하였다.
1938년 1월 11·13일자 조선일보를 보면 ‘唱劇調의 革新위해 奮然挺身한 新進名唱 唱劇界의 彗星 金錫九氏 本社後援으로 데뷰’ 등 총 3건에 이르는 김석구에 관한 특집기사가 실려있다. 정노식이 쓴 것으로 보이는 이 기록에 의하면 김석구의 본적은 충북 보은군 보은면 루저리이며 한문 공부를 하던 중 점차 성악에 취미를 두어 오랫동안 숨어서 공부를 쌓았으며 1935년부터 판소리계에 투신했고(이 무렵 서울에 나타나서 이 거창한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고) “이동백, 정정렬 등 대가들에게 사숙(私淑)”도 하고 각산심곡으로 돌아다니면서 자습도 하였다 한다. 또 이 기사에는 당시 김석구가 재래 창극조의 오자를 전부 고치고 그 외에도 “자작으로 <호남가>, <경기가>를 창작하여 단가로 불렀는데 그 창법은 송만갑류의 정통파”라 했고 이 공연에서는 또 김석구가 “그 온축인 <충청가>”(단가)와 삼국지(적벽가) 가운데서 <공명 출려>(孔明 出麗)를 힘있고 시원스럽게 불렀다 한다. 그리고 당시 초만원을 이룬 신진(신인) 김석구 판소리 독창회에는 이동백, 송만갑, 김창룡, 정정렬, 한성준, 오태석, 정남희, 박록주, 김연수 등이 찬조 출연했다 한다.
이상과 같이 상기 신문기사로서 김석구의 본적과 학습내력 등을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김석구는 충청도 한학자이며 이동백 문하에서 판소리를 배웠다는 정광수의 말대로 이 기사에는 김석구의 본적이 충북 보은이고 그가 한문 공부를 했고 이동백·정정렬 등 대가들에게 사숙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이다. 이동백의 <백발가>와 관련된 정광수의 기억은 이렇게 옛 문헌기록과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에 정광수의 상기 증언내용들은 사실에 매우 가깝다 할 것이다.
한편 상기에 소개된 1938년 1월 11일자 조선일보 김석구 특집기사에 의해 정광수가 김석구의 작사라고 증언한 <충청가>가 1938년 김석구 독창회에서 불려졌다는 것, 그리고 김석구가 <충청가> 외에 <호남가>와 <경기가>도 지었다는 기록(사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1938년 11월 2~9일자 조선일보를 보면 김석구가 작사한 ‘金剛巡禮(新作唱劇調) (一)內金剛歌 (二)外金剛歌’가 실려있다. 그리고 김석구가 작사한 단가들은 1936년에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에서 정남희가 가야금병창으로 ‘콜럼비아’(Columbia), ‘리갈’(Regal) 레이블 유성기음반에 다음과 같이 취입한 바 있다. 다음 음반목록을 보면 상기 신문기사에서 언급된 김석구가 작사했다는 단가 <경기가>가 녹음되었고 이밖에도 김석구가 단가 <탐승가>와 신민요 <연꽃노래>, <스르렁둥둥>, <베틀가>도 작사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 유성기원반(동판) 복각녹음테입(DAT) 관리번호 CB-845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208
Columbia 40673(1 KR385) 新民謠 연노래 金錫九作詩 金駿泳編曲
丁南希 合唱附 伴奏콜럼비아鮮洋樂合奏團
Columbia 40673(2 KR384) 新民謠 스르렁둥둥 金錫九作詩 金駿泳編曲
丁南希 合唱附 伴奏콜럼비아鮮洋樂合奏團
◉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 유성기원반(동판) 복각녹음테입(DAT) 관리번호 CB-1362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257
Regal C344-A 伽倻琴竝唱 京畿歌(上) 金錫九作詞 丁南希 長鼓丁元燮
Regal C344-B 伽倻琴竝唱 京畿歌(下) 金錫九作詞 丁南希 長鼓丁元燮
◉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 소장 유성기음반 가사지
Regal C356-A 新民謠 호미歌 尹白南作詞 金基邦編曲 丁南希 伴奏리-갈鮮洋樂合奏團
Regal C356-B 新民謠 베틀가 金錫九作詞 金基邦編曲 丁南希 伴奏리-갈鮮洋樂合奏團
◉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 유성기원반(동판) 복각녹음테입(DAT) 관리번호 CB-1368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260
Regal C377-A 短歌 探勝歌(上)(伽倻琴竝唱) 金錫九作詞 丁南希 長鼓丁元燮
Regal C377-B 短歌 探勝歌(下)(伽倻琴竝唱) 金錫九作詞 丁南希 長鼓丁元燮
이밖에 유성기음반으로 남아있는 정남희의 <청루가인곡>, 정정렬의 <적벽부>, <호남가>와 같은 신단가도 음반에는 작사자가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이 역시 혹 김석구가 작사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임방울이 녹음한 <호남가> 또한 그러할 것으로 짐작된다. 왜냐하면 정남희의 경우는 김석구가 작사한 <경기가>, <탐승가> 등을 취입한 사실이 분명한 기록으로 확인되었고 상기 신문기사를 보면 김석구가 <호남가>를 작사했다고 언급되어 있으며 김석구가 정정렬에게 소리를 배운 바 있고 상호 교류가 활발했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1938년 1월 11일자 조선일보 김석구 특집기사에서는 “그의 출현이야말로 일찌기 우리 창극사상에 양반광대로 유명하던 권삼득, 정춘풍 양씨에 필적”할 만한 것이라고 하면서 김석구가 소리꾼으로 나선 것에 대해 이색적인 일로서 반가움을 표했으나 그는 음반을 직접 녹음하여 남기거나 후세에 크게 이름을 남기지 못한 점으로 보아 전문 소리꾼으로 오래도록 행세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폐쇄집단이라 할 만큼 변말(은어)로 의사를 소통하고 외부세계와 벽이 매우 두터운 ‘산이’(동관) 세습국악인들 사이에 김석구와 같은 비개비 광대가 끼어들어 함께 활동하고 확고한 터를 잡는다는 것은 일제 때까지만 하더라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특히 고제를 추구한 것으로 보이는 김석구는 신제가 유행한 일제 말기 분위기가 자신의 소리이념과 맞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이러한 이유로 그는 일제 말기에 은거해 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암튼 이동백의 제자가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해 볼 때 김석구의 대외활동이 오래가지 못한 것은 매우 애석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김석구는 한학을 했고 5명창과 같은 대가들한테 판소리를 직접 배웠기 때문에 그가 작사한 단가들은 사설의 이면이 좋고 명창들이 소리하기에 적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 때문에 김석구가 작사한 단가는 상기 여러 기록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일제 때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동백, 정남희와 같은 명인명창들이 김석구가 작사한 단가들을 적극적으로 부르고 음반에까지 남겼으며 또 그것이 일제 때 한 주류를 형성할 만큼 대중적인 주목을 받았던 점은 바로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겠다. 그리고 과거에 지식층이 단가와 판소리의 사설을 짓고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바로 이와 같은 김석구의 활동과 그 실증자료로서 실감할 수 있다 하겠다.
앞서 소개한 1938년 1월 11·13일자 조선일보 기사에서 김석구는 “1935년부터 판소리계에 투신했다”(이 무렵 서울에 나타나서 이 거창한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고 했는데 바로 이 1935년에도 김석구는 판소리 독창회를 가졌고 이 당시 공연에도 이동백, 송만갑 등이 찬조 출연했다.(1935.1.9.조선일보) 김석구 판소리 독창회에 찬조 출연했다고 당시 신문에 언급되어 있는 이동백을 비롯한 여러 명인명창들은 김석구와 평소 친하게 교류한 이들로 짐작된다.
당시 이동백과 같이 바쁜 대가들이 단지 소리를 가르친 제자가 독창회를 한다고 하는 이유만으로 무명 소리꾼의 공연에 찬조 출연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분명 또다른 까닭이 있었을 것인데 김석구가 재래 창극조의 오자를 전부 고쳤다고 하는 상기 김석구 특집 신문기사에서 그 이유 한가지를 감지할 수 있다 하겠다. 짐작컨대 이동백은 김석구에게 창을 가르쳐 주고 김석구는 이동백에게 단가를 작사해 주는 일뿐 아니라 기존에 이동백이 부르던 판소리 사설도 교정해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석구가 충청도 한학자였다고 하는 점에 주목하면 그는 당시 국악인들이 무시할 수 없는 재력가였을 가능성도 많다고 하겠다. 그래서 추측이지만 이동백이 김석구로부터 <백발가> 등 여러 사설들을 도움받고 재정적으로도 힘입은 바가 있었기에 매우 이례적으로 비개비인 김석구에게 소리도 가르쳐 주고 그 무명 소리꾼의 독창회에 찬조 출연까지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석구는 자신의 판소리 독창회 외에 다른 여러 명인들의 합동 국악 공연에도 참여하여 활동한 바 있다.(1938.5.2.조선일보) 그리고 지식인이었던 김석구는 당시로선 드물게 신문지상에 판소리 이론 글과 평론을 여러 편 발표한 바 있다. 그의 주요 이론 글로는 1938년 9월 16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歌詞唱法에 對하야’, 1940년 4월 3·5·7·9일자 조선일보에 총 4회 연재된 ‘조선소리 紙上講演’이 있다. 김석구는 이동백, 정정렬, 송만갑류 판소리를 배운 만큼 그가 발표한 이 글들 속에 이동백의 소리이념이 직·간접적으로 많이 반영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김석구란 인물은 이동백 등 대명창한테 직접 판소리를 배웠고 그에 따른 판소리에 대한 남다른 애정, 국악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쌓은 폭넓은 국악 인맥, 자신의 한학 지식 등이 어우러져 <백발가>와 같은 단가를 지어 이동백이란 명창을 통해 세상에 발표를 할 수 있었다 하겠다.
그리고 앞서 제시된 정광수의 증언과 마찬가지로 이동백이 <백발가>를 작곡했다고 말하는 또 한사람이 있는데 바로 한승호이다. 한승호는 어려서(일제 때) 이동백이 <백발가>를 부르는 걸 목격한 바 있고 이동백이 이 단가를 작곡했다고 말하면서 한승호는 예전부터 이 단가의 한탄조 사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증언해 주었다.(1998.7.18.한승호 증언) 한승호가 이 단가 사설을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것은 혹 필자가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이 단가에 무가 사설이 일부 들어있기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같은 이동백의 <백발가>에 대한 증언 외에 한승호의 판소리 학습내력과 그에 관한 조사내용은 이미 정리하여 발표한 바 있기에,주8> 여기에선 생략한다. 대신 그 조사자료가 어떻게 기록 보존되어 있는지 아래와 같이 목록으로 정리하여 그 근거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카세트테입(MC) 관리번호 MIMC-0119~0121(3MC)
한승호 증언(대담·녹음: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01
명인명창 대담록(1) 대담·기록:노재명
<> 1993.9.29.13:30~16:30.서울시 종로구 와룡동 교통반점. 한승호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02
명인명창 대담록(2) 대담·기록:노재명
<> 1995.12.13.17:00~18:00.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164-1 두레빌딩 지하
서울두레극장. 한승호·김성권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077
정광수·한승호·박동진·김성권 좌담(대담·녹음:노재명)
<> 1995.12.13.18:20~18:40.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164-1 두레빌딩 지하
서울두레극장. 정광수·한승호·박동진·김성권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카세트테입(MC) 관리번호 MIMC-0213
한승호에 대한 방송의 수신 녹음자료(방송 녹음:노재명)
<> 1997.2.16.00:00~01:00.KBS-1FM. 국악의 향연-명인명창열전 한승호 방송
한승호의 판소리와 증언 녹음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마이크로카세트테입(Micro Cassette Tape) 관리번호
MIMICRO-0015 한승호 전화 통화 증언(대담·녹음: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12
명인명창 대담록(12) 대담·기록:노재명
<> 1998.7.18.17:05~17:20.전화 통화 한승호 증언내용 수록.
한편 이동백이 1925년과 1928년에 녹음한 2종의 <백발가>를 비교해 보면 “만권서책 무어가지고”~“그 말 연유로 옥황상제님께 등장 가자” 부분과 “세월아 거기 좀 있거라 팔도호걸들이 다 늙는구나” 부분의 곡조는 두 <백발가>가 서로 닮아있지만 다른 부분은 상당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동백이 1925년에 취입한 <백발가>는 중고제 위주로 불리며 거기에 동편제가 약간 가미된 양상을 보이고 1928년에 녹음된 <백발가>는 중고제보다 동편제의 특징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백발가>(어화 청춘)는 이보다 3년 뒤에 취입된 <백발가>(젊어 청춘)에 비해 상당히 길게 녹음되었다. 먼저 취입된 “어화 청춘~”으로 시작되는 <백발가>는 유성기음반 양면에 걸쳐 이어서 녹음되었고 “젊어 청춘~”으로 시작되는 <백발가>는 유성기음반 한면에만 녹음되었다. 따라서 두번째 녹음시 이 단가를 유성기음반 한면에 넣으려다 보니 시간 상의 제약으로 축약해서 부른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옛 명창들의 소리에서 보편적으로 드러나는 특성인 길게도 부르고 짧게 부르기도 하는 자유로운 편곡으로 인해 두 음반이 그렇게 달리 녹음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즉 이동백이 당시 음반 취입이 아닌 경우에도 이 단가를 짧게 자주 불러서 어느 정도 정착된 것을 음반 한면에 짧게 녹음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그토록 차이가 나게 불렀을 수도 있다고 하겠다.
앞서 취입된 <백발가>(어화 청춘)에는 그 뒤에 녹음된 <백발가>(젊어 청춘)에 없는 사설이 있는데 이는 2차 녹음시 짧게 부르는 과정에서 생략된 것으로 보이며 특히 후반부의 사설이 2차 녹음시 많이 축소되었다. 이런 점에서 두 <백발가> 녹음 중 앞서서 길게 취입된 <백발가>(어화 청춘) 사설은 이 단가의 원형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된다고 하겠다.
정광수의 증언에 의하면 이 <백발가>의 곡명은 본래 ‘오륜가’였다고 하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이동백이 남긴 2종의 <백발가> 가운데 두드러지게 ‘오륜가’의 면모가 더 많이 드러나는 녹음이 있다면 그 쪽의 <백발가>가 더 고형이라 할 것이다.
이동백이 1928년에 취입한 <백발가>(젊어 청춘)만 들어봐서는 ‘오륜가’라 라 보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1925년에 이동백이 취입한 <백발가>(어화 청춘)를 들어보면 ‘오륜가’라 칭할 만한 사설들이 상당히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상기 정광수의 증언을 감안해 보고 이동백의 1928년 <백발가> 녹음이 신제 지향적이라는 점, 이 녹음보다 앞서 1925년에 이동백이 취입한 <백발가>의 곡조가 더 고제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첫번째 <백발가> 녹음이 ‘오륜가’라 할 만한 사설이 많이 들어있는 점으로 보아 첫번째 녹음된 <백발가>(어화 청춘)가 그 뒤에 취입된 것(젊어 청춘)보다 고형이라 하겠다.
2종의 <백발가> 가운데 두번째 취입된 1928년 녹음은 앞서 1925년에 취입된 <백발가>(어화 청춘) 중에서 “젊어 청춘~” 부분부터 떼내어 내두름으로 시작해서 부른 것이라 생각된다. 다시 말해 이 2종의 <백발가> 녹음 역시 앞서 언급한 <죽장망혜>와 <천리강산>의 관계처럼 먼저 녹음된 <백발가>(어화 청춘)로부터 파생된 것이 바로 그 뒤에 취입된 <백발가>(젊어 청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백발가>는 김석구가 언제 작사하고 이동백이 언제 작곡했을까. 원래 ‘오륜가’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이 소리가 <백발가>라는 곡명을 달고 음반에 취입된 걸 보면 이 단가가 작사 작곡된 직후에 음반화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곡이 완성되고 나서 곡명이 여러가지로 불릴 만큼 시간이 꽤 흐른 뒤에야 비로소 음반에 녹음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애초에는 ‘오륜가’로 지어졌던 곡이 1차 녹음시에는 ‘백발가’로, 3년 뒤인 2차 녹음시에는 곡명이 다시 ‘강산경가’, ‘강산경개가’, ‘세월가’와 같이 다양하게 바뀌어 지칭됐으니 말이다.
이동백이 남긴 2종의 <백발가>에 대한 상기와 같은 고형 고증결과로 보아 이동백이 1928년에 취입한 <백발가>는 1926~1927년 무렵에 이 형태로 짜여졌을 가능성이 있고 이 곡과 사설이나 곡조가 다소 다르게 녹음된 이동백의 1925년 <백발가> 녹음은 최소한 1920년대 초반~1925년 무렵에 작곡됐거나 그 이전에 지어진 것이 이 녹음 무렵에 정착되었을 거라 생각된다. 두 <백발가>는 시기에 따라 상당 부분 다르게 녹음되었으나 일부 사설과 곡조의 공통점들을 따져보면 결국 한 뿌리에서 나온 것이라 판단되며 최소한 1920년대 초반~1925년 무렵에는 김석구가 두 <백발가>의 원류가 되는 사설을 작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를 전후로 한 시기부터 김석구 판소리 독창회(1938년) 전후까지 김석구가 이동백과 교류하면서 판소리를 배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동백이 남긴 2종의 <백발가> 녹음으로 볼 때 이동백은 김석구가 애초에 작사한 대로만 소리를 짜지 않고 이동백 자신이 거기에 사설을 일부 덧붙이거나 빼고 부른 것으로 짐작된다.
본래 일명 ‘오륜가’였다는 이동백의 <백발가>는 요즘 불리는 “어화 세상 사람들아 오륜가를 들어보소~”로 시작되는 단가 <오륜가>하고는 사설이나 곡조가 거의 모두 다르다.
‘오륜가’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이 단가가 시간이 흐르면서 ‘백발가-강산경가-강산경개가-세월가’와 같이 곡명과 사설, 곡조의 변화과정을 거치게 되고 나중엔 이 단가가 ‘오륜가’ 본연의 구실보다는 ‘백발가’, ‘세월가’와 같이 인생무상과 늙음을 한탄하는 쪽으로 기울게 된 데는 점차 나이가 들어 백발이 되어 가던 이 녹음을 한 이동백 자신의 심정이 적지 않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차로 취입된 이동백의 <백발가>가 1차 녹음 때와 달리 ‘백발’이나 ‘세월’과 관련된 사설 부분만 발췌되어 불린 이유를 바로 이런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하겠다.
이동백이 남긴 2종의 <백발가> 녹음을 비교해 보면 장단 속도는 거의 같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설과 곡조는 상당 부분이 다르다. 그 단적인 예로 두 녹음의 동일한 사설 부분의 붙임새를 대비해 보면 두 소리가 매우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이동백의 두가지 <백발가> 녹음 중에서 공통된 사설이 완전히 다른 붙임새로 불린 사례를 서로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1925년 이동백 <백발가> 녹음]
1 2 3 4 5 6 7 8 9 10 11 12
/ / 젊 / 어 / 청 / 춘 / 좋 / 은 / 때 / / / /
엊 / 그 / 젠 / 줄 / / / 기 / 웃 / / 허 / -- / -- /
-- / 니 / 오 / 늘 / 보 / 니 / / / 늙 / 었 / 구 / 나 /
-- / -- / 허 / 망 / 허 / 고 / 야 / 속 /허네/ / / /
검 / 던 / -- / 머 / 리 / 가 / / 흐 / 여 / 어 / -- / -- /
돌연/ -- / 청 / 사 / / / 무 / 슨 / -- / 소 / 리 / 요 /
-- / -- / 곱 / 던 / 형 / 용 / 변 / 허 / 였 / 다 / / /
무 / 주 / 객 / 은 / / / 그 / 네 / / 들 / 이 / -- /
-- / -- / 웬 / 수 / 가 / / / 웬 / 수 / 아 / 니 / 라 /
오 / 는 / -- / -- / 백 / 발 / 웬 / 수 / 로 /구나/ / /
/ / 백 / 발 / 을 / -- / 막 / 으 / 랴 / 고 / / /
한 / 손 / 의 / 난 / / / 몽 /치를/ / 들 / 어 / -- /
-- / -- / -- / 또 / 한 / 손 / / / 철 / 퇴 / 들 / 고 /
/ 밀 / 고 / 치 / 고 / / 결 / -- /투를/ 허 / 여 / 도 /
무 / 정 / -- / 세 / 월 / -- / 양 / 류 /터라/ / / /
[1928년 이동백 <백발가> 녹음]
1 2 3 4 5 6 7 8 9 10 11 12
젊 / 어 / 청 / 춘 / / / 조 / -- / 흔 / 그 / 때 / -- /
-- / -- / 엊 / 그 / 젠 / 줄 / 알 / 았 /더니/ / / /
/ / 오 / 늘 / 보 / 니 / 늙 / 었 /구나/ -- / / /
검 / 던 / 머 / 리 / 희 / 여 / -- / 어 / -- / -- / -- /지고/
/ / / 곱 / 던 / 형 / 용 /변환/ 하 / 야 / / /
무 /--주/ 객 / 은 / 그 / 네 /들이/ -- / / 웬 / 수 / 야 /
-- / -- / / 웬 / 수 / 가 / -- / -- / 따 / 로 / 없 / 고 /
백 / 발 / 이 / -- / -- / -- / 웬 / 수 / 로 /구나/ / /
이놈/ 으 / 백 / 발 / 을 / / 어 / 찌 / 막 / 어 / 볼 / 꼬 /
/ 한 / 손 / 의 / 난 / -- / -- / -- / 몽 / 치 / 들 / 고 /
-- / -- / 또 / 한 / 손 / 엔 / 철 / 퇴 / / 들 / 어 / -- /
-- / -- / -- / -- / 밀 / 고 / / / / / 치 / 고 /
아 / -- / -- / -- / 무 / 리 / 결 / 투 / 를 / 허 / 야 / 도 /
무 / 정 / 세 / 월 / -- / 을 / 어 / 쩌 / 느 / 냐 / / /
이와 같은 비교치를 보면 이동백이 붙임새에 따라서 사설도 일부 변화시켜 불렀다는 점, 그리고 중모리 12박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자재로 사설을 엇붙여서 불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이동백의 붙임새 기법은 녹음을 남긴 5명창 가운데 김창룡과 가장 흡사하다.주9> 그리고 엇붙임 기교가 화려한 5명창으로는 이동백, 김창룡 외에 또 정정렬을 꼽을 수 있는데 이들의 녹음을 비교해 보면 이동백과 김창룡의 붙임새는 즉흥적인 점이 많은 반면에 정정렬의 경우에는 애초에 확고하게 짜여진 붙임새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주10>
녹음시기가 불과 3년밖에 차이나지 않는 이 두가지 <백발가>를 이동백이 이토록 완연히 다르게 부른 것을 보면 이 단적인 예만으로도 그의 소리는 일정하게 짜여진 틀이 없고 부를 때마다 즉흥적인 편곡력을 발휘하여 제각각 상당히 다르게 불렀다는 옛 문헌이나 원로 국악인들이 전하는 말들을 사실로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사설을 생략하거나 덧붙이고 붙임새 등 곡조를 달리해서 이렇게도 짜고 저렇게도 짜는 매우 즉흥성이 강하고도 탁월한 창작력은 옛 명창들의 일반적인 경향이었고 특히 이동백의 경우는 그런 점이 더욱 두드러지는데 여기에 제시된 단가들이 바로 그런 그의 소리 특징을 증명해 주는 한 사례라 하겠다. 또한 이런 점은 요즘과 다른 옛 판소리의 모습을 말해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동백이 제자가 드물고 그에게 소리를 배우기가 어려웠다고 하는 데는 그의 특출한 성음 등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이러한 이동백의 즉흥성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강장원의 증언 역시 이동백이 청기와장수처럼 비법을 안가르쳐 주려고 하다가 그의 소리가 맥이 끊어진 것이 아니라 도저히 따라 부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강장원은 이동백 문하에서 배울 때 어떠했는지 다음과 같이 회고한 바 있다.
“至誠이시죠. 배우겠다는 사람이오 認定만 하시면 不撤 晝夜 欣然 忘食 一心으로 배워 주십니다.
어렵습니다. 목이 아무튼 도무지 옮길 道理가 있어야 말이죠. 그러니 才分 없고는 저절로 떨어져 나가는 겁니다.”주11>
최근 말을 잘 못알아 듣는 ‘사오정’ 시리즈라는 것이 유행이다. 근래에 볼륨을 지나치게 크게 높이고 거기에다 헤드폰까지 귀에 꼽고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고 방송 아나운서 조차 강한 억양과 드센 발음화 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요즘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고 자극적인 소리에 익숙해지고 있는 세상이다. 이런 정서가 지배적이다 보니 자연히 가는 귀가 먹게 되고 급기야 웬만한 자극과 충격에는 귀가 잘 반응을 하지 않게 되었고 그래서 ‘사오정’ 시리즈와 같은 세태 풍자 재담까지 나오게 된 모양이다.
이미 왕이라는 지배계층이 몰락한 시기부터 점차 말초 자극의 강도가 강렬한 쪽으로 음악문화의 대세가 기울었고 그러다 보니 지금으로 보면 도닦는 듯한 음악, 물 흐르는 듯 고요하면서도 차분한 음악, 부드러운 발성으로 덤덤하게 부르는 중고제와 같은 음악들이 일제 말기를 기점으로 하여 급격히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사라져 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대 변천 탓에 중고제 명창이자 어전광대였던 이동백 또한 말년에는 대중의 취향에 맞춰 소리를 다소 통속화시켰던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일제 때까지만 해도 온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이동백의 <백발가>를 비롯한 여러 소리들은 그가 타계한지 반세기도 안지났건만 이미 사망 선고를 받은지 오래고 대중의 기억에서도 거의 모두 잊혀졌다. 이제는 판소리 역사상 가장 황홀하고 환상적인 녹음자료로 평가되는 이동백의 <백발가> 등 여러 소리들은 지금 이 시간 우리에겐 어쩌면 또다른 ‘사오정’ 시리즈 중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여 안타까울 따름이다.
3) 이동백과 강장원·조상선·신치선·강도근의 <백발가>, 정광수의 <인생춘몽> 현장조사 및 그 비교 연구
옛부터 지금까지 여러 단가들이 존재해 왔다. 그런데 그 수많은 단가 중에서 유독 강장원, 조상선, 신치선, 강도근의 <백발가>, 정광수의 <인생춘몽>을 여기 이동백의 <백발가>와 함께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서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간 이동백의 <백발가>는 이동백과 그의 몇몇 제자들이 타계한 후 전승이 완전히 끊어진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필자 역시 1986년부터 10여년간 이동백이 남긴 녹음 이외에는 이 <백발가>를 들어보지 못했기에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런데 1995년 겨울이었다. 전혀 예측치 못한 상황에서 이 단가를 대면하게 됐는데 바로 정광수의 흥보가 공연 때였다. 당시 정광수는 자신이 짠 신단가 <인생춘몽>에 이동백의 <백발가> 사설을 일부 가져다 부르고 있었고 곡조도 일부 유사했다. 그래서 그 후 정광수를 찾아가 이 내력에 대해 들었고(이 증언은 앞쪽 ‘이동백 <백발가> 2종 비교’ 편을 보라) 이 사건을 계기로 하여 필자는 이동백제 <백발가>가 이처럼 또 어디엔가 미약한 흔적으로나마 존재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그로부터 만 2년간 이에 대한 또다른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동백을 본 적이 있는 성우향에게 1997년 겨울 이동백제 <백발가>를 혹시 아는지 물어보러 갔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성우향은 이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으나 마침 그에게 판소리를 배우고 있던 오현숙이 성우향과 함께 이동백의 <백발가> 녹음을 듣고 있다가 깜짝 놀라며 자신이 강도근한테 배운 <백발가>와 곡조는 다소 다르지만 사설 일부가 같다고 했다. 그 후 강도근의 제자 강순영, 안숙선 등을 찾아다니며 이 <백발가>에 대해 현장조사한 결과 강순영 등 몇 사람이 강도근 문하에 있을 때 이동백제와 유사한 사설의 <백발가>를 배운 바 있다고 증언해 주었다.
또한 경기 민요·무속 명인 전태용의 음반 해설 집필 관계로 그의 딸 전숙희를 취재하러 가서 이런저런 증언을 듣던 중 전숙희가 예전에 판소리 학습시 익힌 것이라며 <백발가>를 들려주었는데 그 소리가 이동백의 <백발가>와 곡조는 상당 부분 달랐으나 사설 일부는 같았다. 그래서 이 학습내력을 자세히 물었더니 전숙희는 이 <백발가>를 ‘안등룡’(안득륜) 문하에서 배운 것이며 안등룡의 스승은 누구인지 모르고 있다가 근래에 ‘안등룡’(안득륜)이 신치선의 제자라는 사실을 신영희한테 듣고서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리하여 필자는 신치선⇒안등룡(안득륜)⇒전숙희로 이 <백발가>가 이어져 내려왔다고 보고 신치선의 딸 신영희, 아들 신규종에게 혹시 이 <백발가>를 부친한테 배운 적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신영희와 신규종도 이 단가를 알고 있었고 부친한테 배운 것이라며 들려주었는데 그 소리가 이동백의 <백발가>와 곡조는 다소 달랐지만 사설 일부는 같았다.
조상선이 이와 같은 유형의 <백발가>를 생전에 했었다는 사실은 조상선의 제자인 박송희와 김효순의 증언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 증언자들은 그 소리를 배우지 않았고 이 조상선제 <백발가>를 현재 부를 줄 아는 이는 찾지 못했다.
그리고 정광수가 이동백제 <백발가>를 아는 것으로 보아 이동백 문하에서 정광수와 함께 학습한 강장원 역시 생전에 이 <백발가>를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짐작하고 강장원의 제자들에게 이 단가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 조사과정에서 함평에 은거하고 있는 원로 명창 김여막이 강장원 문하에 있을 때 배운 소리라면서 <백발가>를 들려주었는데 그 소리가 이동백의 <백발가>와 일부 사설이 같고 그 공통된 부분의 곡조도 비슷했다.
이같은 현장조사에 의해 이동백제 <백발가>가 요즘에 와서 곡조는 상당 부분 변형되었지만 일부 사설은 면면히 전해져 내려와 <백발가>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현재 여러 사람들이 이 <백발가>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판소리 다섯바탕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매우 활발하게 연구되어 왔다. 허나 단가의 경우에는 대체 어떤 곡들이 있었고 현재 남아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 규모 조차 파악된 바 없으며 또 그 소리들이 어떤 경로로 전승되었는지 등에 관해서도 지금까지 조사, 정리된 적이 별로 없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 <백발가>(젊어 청춘)를 음반에 남긴 이는 이동백 밖에 없고 그 후로는 어느 누구도 취입을 하지 않았으며 더구나 근래에 이 소리는 신제 단가의 유행에 밀려 판소리 공연장에서도 별로 불리지 않았다. 이런 탓에 이 단가는 점점 잊혀지게 됐고 이동백과 그 제자들이 작고한 후 전승이 끊어진 것으로 잘못 알려지게 되었다 할 것이다.
이제 강장원, 조상선, 신치선, 강도근의 <백발가>와 정광수의 <인생춘몽>에 대해 지금까지 필자가 현장조사한 바를 여기 자세히 정리하여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이 조사내용은 강장원, 조상선, 신치선, 강도근, 정광수 순으로 정리되어 있으며 그 중간중간에 이들의 단가와 이동백의 <백발가>를 비교한 내용이 전개된다.
(1) 강장원 <백발가>
본 논문 앞쪽 이동백의 단가 <죽장망혜> 고찰 편에 정리된 강장원의 녹음 목록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지금까지 발견된 강장원 자료 중에는 이 <백발가> 녹음이 없다. 지금으로선 강장원의 제자와 관련인물의 증언에 의존하여 강장원제 <백발가>를 파악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까지 조사된 강장원의 제자 가운데 김여막의 <백발가> 녹음, 한농선과 조영숙의 이 단가에 대한 증언, 그리고 강장원의 아들 강문득의 증언으로서 강장원제 <백발가>의 면모를 살펴보고자 한다.
김여막(1928년 전남 함평 生)의 증언에 의하면 그는 15세부터 3년간 정읍권번에서 강장원한테 단가 <백발가>(젊어 청춘), <초한가>, 판소리 춘향가 중 <광한루 구경>~<이별가>, 심청가 중 <집이라고 들어가니 방안은 텅 비어있고>, 적벽가 중 <군사 설움타령>(부모 생각) 등을 배웠다 한다. 그리고 김여막은 강장원이 누구한테 <백발가>를 사사했는지 등의 얘기는 못들었다 한다.(1998.7.16.김여막 증언) 이 증언과 함께 김여막(소리·무반주)은 강장원제 <백발가>를 들려주었는데 그 사설을 채록하면 다음과 같다.
(중모리) 젊어 청춘 좋은 그 때 엊그젠 줄 알았더니 오날 보니 늙었구나. 검던 머리 희여지고 곱던 얼굴 추악허야 무주객의 그 아들이 원수야 원수가 따로 없고 백발이 모두다 원수로다. 이 놈으 백발을 내가 막어볼까 한 손으로 망치 들고 또 한손에다가 철퇴를 들어메고 아무리 격투를 허여도 무정세월을 어쩔꺼나. 아서라 세상사를 다 버리고 구경이나 허고 늙자서라. 죽장망혜로 금수강산 찾으리라. 지리 금강 태백산 삼각산을 올라 편답허고 앞 남성을 찾어가니 성내성외 화류반죽 능강묘도 웅장허고 낙락장송 푸른솔은 옛빛을 띄웠어라. 무주의 백학들은 때없이 춤을 추니 백설이 모두다 덮었난디 귀주사 쇠북소리 객의 수심을 돋우난듯 강탕재성 마지안고 발용산을 올라가니 풍광은 예와 달라 만물이 수려허여 물색 조차 유감허구나. 성청강 흐르난 물은 만석교 흐리였고 백석청탄 시냇가으 빨래허는 여인들은 명사십리를 비웃난듯 청강으 달을 씻쳐 치마대를 올라가니 산은 높고 골은 깊어 백운이 유유허야 고제장성 무제간어 말 달리든 자취로되 낙엽으 자리를 앉고 일배 일배 부일배를 취토록 먹은 후으 헐 일을 허여 가며 놀아보세.(여가 길어요 이 단가가. 흐흐흐흐흐흐. 목이 내가 지금 행사럴 저번 날 어디 가서 좀 놀았어요. 그래 목이 좀 갔네요. 흐흐흐흐흐)
김여막은 이 <백발가>를 중모리에 평조-계면조로 불렀다. 이 가운데 앞부분 “젊어 청춘 좋은 그 때”~“무정세월을 어쩔꺼나”는 이동백의 <백발가>와 사설이나 선율, 붙임새가 유사한 점이 많다.
그래서 이는 이동백⇒강장원⇒김여막으로 이어져 내려온 소리라 생각되는데 이동백과 김여막의 공통된 <백발가> 사설이 일부 다른 곡조로 불린 것은 이동백(1928년)·김여막(1998년)의 60년이라는 녹음 시대차, 그리고 타고난 성음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아무리” 부분을 이동백은 맑은 미성으로 처리했지만 김여막은 아구성으로 불렀다. 그리고 2종의 이동백 <백발가>(1925·1928년) 중 두번째 녹음에서는 끝부분에 계면조를 약간 가미하여 소리를 마쳤는데 김여막은 중간 부분부터 계면조로 불렀다. 이는 여러 녹음자료로도 확인되는 바와 같이 일제시대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명창들이 급격히 계면조에 큰 비중을 두어 단가나 판소리를 한 시대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하겠다. 이동백 역시 이런 흐름처럼 중년 때보다는 말년으로 갈수록 계면조 활용을 많이 하였다. 이와 같이 이동백과 김여막의 공통된 <백발가> 사설 부분에 음악의 차이가 일부 있으나 두 사람의 <백발가>는 차이점보다 더많은 음악적 공통점이 있다.
목구성이 너무나 좋은 이동백은 마치 목자랑처럼 상극으로 대비되게 상성과 하성을 구사하고 그에 따라서 붙임새 또한 매우 특이하게 만들어 나갔다. 이런 점을 감안하고서 김여막의 <백발가>를 대하면 이 공통 사설 부분은 내두름 “젊어 청춘”을 비롯해서 “아무리 격투를 허여도 무정세월을 어쩔꺼나”에 이르기까지 이동백 계열이라 확신해도 좋을 만큼 매우 닮아있다. 또한 김여막의 이 소리는 현행 <백발가> 가운데 이동백제에 가장 근접한 소리라고 판단된다.
강동원 편저 단가 사설집(전남 광주:도서출판 예원, 1990) 119쪽을 보면 김여막의 <백발가>와 거의 같은 사설이 다음과 같이 실려있는데 누구의 소리제인지 그 출처나 전승계보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젊어 청춘 좋은 그 때 엊그젠 줄 알었드니 오날 보니 늙었구나. 검던 머리 희여지고 곱던 얼굴 추악하여 우주과객 그 아들이 원수로고나. 이놈의 백발을 내가 막을소냐. 한 손에 망치 들고 또 한손에 철퇴를 들어메고 치고 받고 아무리 격퇴를 하여도 무정세월을 어찌를 할꺼나. 아서라 세상사를 다 버리고 구경이나 허고 놀자서라. 죽장망혜로 금수강산을 찾으리라. 지리 금강 태백 삼각산을 올라 편답하고 앞 남산을 찾아가니 성내성외 화류반죽 능강묘도 웅장하고 낙락장송 푸른솔은 옛빛을 띄웠세라. 우주백학들은 때없이 춤을 추니 백설이 모두다 덮었난듯 계주사 쇠북소리 객거수심을 돋우난디 강탕재성 마지안고 발용산을 올라가니 풍광은 옛과 달라 만물이 수려하고 물색 조차 유감하구나. 성청강 흐르난 물은 만석교 어려있고 백석청탄 시냇가에 빨래하는 여인들은 명사십리를 비웃난듯 청강에 배를 빌어 치마대를 올라가니 산은 높고 골은 깊어 백운이 유유하고 고제장성 무제간에 말 달리는 자취로되 낙엽으로 자리를 하고 일배 일배 부일배를 취토록 마신 후에 늙지 마자 맹세터니 홍안이 백수가 되니 오는 백발을 막을꺼나.”
김여막의 음악활동에 대한 조사내용은 정리되는대로 차후에 다른 지면을 통해 발표하도록 할 것이며 지금까지 조사된 김여막의 증언과 판소리 자료가 어떻게 기록 보존되어 있는지 목록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316~0317
(2DAT) 김여막 증언·판소리(대담·녹음:이보형) 이보형 소장 카세트테입의 복사본
<> 1986.2.15.함평. 김여막 증언·판소리 녹음(1)~(2)
김여막(소리) 이보형(북) 단가 <이산 저산>, 판소리 수궁가 중 <왕왈 연하다>
~<방첨사 조개가 어떠하뇨>(최막동제) 녹음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마이크로카세트테입(Micro Cassette Tape) 관리번호
MIMICRO-0014~0015(2TAPE) 김여막 증언(1)~(2) 대담·녹음: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12
명인명창 대담록(12) 대담·기록:노재명
<> 1998.7.16.12:20~12:40.전화 통화 김여막 증언내용(1)~(2)
김여막(소리·무반주) 단가 <백발가>(강장원제) 녹음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마이크로카세트테입(Micro Cassette Tape) 관리번호
MIMICRO-0022 김여막 증언(대담·녹음: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13
명인명창 대담록(13) 대담·기록:노재명
<> 1998.8.30.19:40~19:50.전화 통화 김여막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콤팩트디스크(CD) 관리번호 MICD-1266~1270(5CD)
한국고음반연구회 음향자료선집(4) 이보형 채록 판소리(1) 한국음반학 제8호 부록
(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HKYCD-04, 1CD, 비매품, 1998) 김여막(소리) 이보형(북)
최막동제 판소리 수궁가 중 <왕왈 연하다>~<방첨사 조개가 어떠하뇨>(9:57) 녹음
수록(해설:이보형, 사설채록:노재명)
한농선(1933년 일본 동경 生)은 15세부터 2년간 서울에서 강장원한테 판소리 수궁가만 사사했고 <백발가> 등의 단가는 전혀 안배웠으며 강장원이 부르는 <백발가>는 못들어봤다 한다.(1995.12.15/1998.7.18.한농선 증언)
한농선의 판소리 학습내력 등 그에 관한 조사내용은 이미 정리하여 수차례 발표한 바 있기에,주12> 여기에서는 생략하고 한농선이 증언한 내용이 현재 어떻게 기록 보존되어 있는지 다음과 같이 목록으로 정리하여 그 근거자료로 제시한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02
명인명창 대담록(2) 한농선 증언(대담·기록:노재명)
<> 1995.5.21.20:40~20:55.전화 통화 한농선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081
한농선 증언(대담·녹음: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02
명인명창 대담록(2) 대담·기록:노재명
<> 1995.12.15.15:00~17:00.서울시 송파구 잠실본동 210-2(지하) 판소리
전수소. 한농선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마이크로카세트테입(Micro Cassette Tape) 관리번호
MIMICRO-0006 한농선 증언(대담·녹음:노재명)
<> 1997.7.31.18:00~18:10.전화 통화 한농선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카세트테입(MC) 관리번호 MIMC-0250
한농선 특집방송의 수신 녹음자료(방송 녹음:노재명)
<> 1998.1.17.17:00~18:00.KBS-1FM. 흥겨운 한마당-한농선 특집
한농선의 판소리와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마이크로카세트테입(Micro Cassette Tape) 관리번호
MIMICRO-0015 한농선 증언(대담·녹음: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12
명인명창 대담록(12) 대담·기록:노재명
<> 1998.7.18.16:50~16:57.전화 통화 한농선 증언내용 수록.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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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1: 몽고 후미 창에 대해서는 다음 영상자료를 참고하였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비디오테입(VHS) 관리번호 MIVHS-0034
The JVC Video Anthology of World Music and Dance<5>
East Asia(5) China 3, Mongolia(JVC VTMV-35)
Mongolia
5-14 Xoomij - throat singing: “Tsombon tuuraitai xuren”
(“The chestnut horse with round hooves”) and “Xanin dzoroo mori”
(“The dzoroo horse that walks with small steps like a sheep”)(2:32)
<> 30개짜리 비디오테입 전집물(30VHS, 해설서 9권) 가운데 하나로 이 테입에 몽고 음악이
들어있다. 이 자료를 촬영한 시기와 장소, 이 테입의 제작시기는 미상이다.
* 주 2: 노재명, “판소리 명창들의 생애와 예술(1) 이동백” 핫뮤직 1992.8 188~189쪽.
노재명, ‘빅타 유성기 원반 시리즈(13) 30년대 판소리 걸작집-이동백·임방울·임옥돌·방진관·심상건·정광수’(노재명 기획, 서울:서울음반 제작, 1994) 장시간음반(SXCR-101, 1LP) 해설서 4쪽, 콤팩트디스크(SRCD-1142, 1CD) 해설서 13~14쪽.
노재명,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14) 판소리의 전설 5명창-이동백·송만갑·김창환·김창룡·정정렬’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14, 1CD, 1996) 2쪽.
노재명, 판소리 음반 걸작선(서울:삼호출판사, 1997) 121쪽.
* 주 3: 박록주와 <백발가>, <한로가> 등 그의 소리에 대해서는 필자가 이미 조사내용을 토대로 다음과 같이 수차례 발표한 바 있다.
노재명, “한국전통음악의 이해와 감상(3) 박록주” 뮤직피플 1991.10(서울:월간 뮤직피플) 136~137쪽.
노재명, “판소리 장시간음반(LP)에 관한 연구” 韓國音盤學 제2호(서울:韓國古音盤硏究會, 1992) 325~392쪽.
노재명, “판소리 명창들의 생애와 예술(11) 박록주” 핫뮤직 1993.6 180~182쪽.
노재명, ‘박록주 흥보가’ 음반 해설서(경기 고양:지구레코드 JCDS-0435~0436, 2CD, 1994) 8~18쪽.
노재명,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8) 박록주 판소리’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8, 2CD, 1996) 7~22쪽.
노재명, ‘한농선 흥보가-박록주제 판소리’ 음반 해설서(서울:이멕스폰 IMCD-9001, 2CD, 1997) 1~6쪽.
* 주 4: 조앵무의 <백발가>는 다음 자료를 참고하였다. 이 단가는 중모리에 평조로 불린다.
◉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 유성기원반(동판) 복각녹음테입(DAT) 관리번호 CB-1362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257
Regal C347-A 短歌 白髮歌 曺鸚鵡 長鼓丁元燮
Regal C347-B 春香傳 獄中自嘆歌 曺鸚鵡 長鼓丁元燮
* 주 5: 박봉술의 <백발가>는 다음 자료를 참고하였다. 이 단가는 중모리에 평조-우조로 불린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12인치 장시간음반(LP) 관리번호 MI12LP-0074
단가-박봉술·정권진·한애순·조상현(고수:김명환)
한국브리태니커회사 발행/지구레코드 제작 JLS-1201627(1LP) 1982년 제작.
박봉술 <백발가> 녹음 수록.
* 주 6: 김일구의 <신백발가>는 다음 자료를 참고하였다. 김일구의 <신백발가>는 중모리에 시종 구슬픈 계면조로 불리며 여기에서 “오날 보니 늙었구나”, “이놈으 백발을 내가 막어볼까 한손에 망치를 들고 또 한손에 갈퀴 들어” 부분은 이동백 <백발가>와 사설이 유사하나 나머지 사설은 완전히 다르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카세트테입(MC) 관리번호 MIMC-0732
단가 2집-신영희·성우향·박양덕·김수현·한농선·김일구(고수:미상)
현대음반주식회사 HDT-024(1MC) 1988년 제작.
김일구 <신백발가> 녹음 수록, ‘김수현’은 김수연의 오자이다.
* 주 7: 노재명,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10) 서편제 판소리-김창환·정정렬’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10, 2CD, 1996) 5~9쪽.
노재명, “정광수의 유성기음반에 관한 연구” 한국음반학 제5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1995) 251~257쪽.
노재명, 판소리 음반 걸작선(서울:삼호출판사, 1997) 54~63, 121, 208~212쪽.
* 주 8: 노재명, 판소리 음반 걸작선(서울:삼호출판사, 1997) 240~243쪽.
* 주 9: 김창룡의 녹음과 그 해설에 대해서는 다음 자료에 소개되어 있다.
노재명, “판소리 명창들의 생애와 예술(4) 김창룡” 핫뮤직 1992.11(서울:마인기획) 190~191쪽.
노재명,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1) 김창룡 도창 창극 춘향전’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1, 2CD, 1995)
노재명,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2) 판소리 명창 김창룡·그 손녀 김차돈’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2, 1CD, 1995)
노재명,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14) 판소리의 전설 5명창, 이동백·송만갑·김창환·김창룡·정정렬’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14, 1CD, 1996)
노재명, 판소리 음반 걸작선(서울:삼호출판사, 1997) 34~43, 76~84, 87~90, 92~107쪽.
* 주 10: 정정렬의 녹음과 그 해설에 대해서는 다음 자료에 소개되어 있다.
노재명, “판소리 명창들의 생애와 예술(5) 정정렬” 핫뮤직 1992.12(서울:마인기획) 188~189쪽.
노재명, “판소리 명창들의 생애와 예술(12) 김여란” 핫뮤직 1993.7(서울:마인기획) 188~189쪽.
노재명, ‘빅타 유성기 원반 시리즈(10) 판소리 인간문화재 김여란·김소희 초기녹음 선집’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서울음반 제작, SXCR-096, 1LP / SRCD-1135, 1CD, 1993)
노재명, ‘김여란 춘향가’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경기 고양:지구레코드 제작, JCDS-0517, 1CD, 1995)
노재명,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10) 서편제 판소리-김창환·정정렬’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10, 2CD, 1996)
노재명,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14) 판소리의 전설 5명창, 이동백·송만갑·김창환·김창룡·정정렬’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14, 1CD, 1996)
노재명, 판소리 음반 걸작선(서울:삼호출판사, 1997) 34~43, 54~63, 76~84, 162~166, 168~172쪽.
* 주 11: 成慶麟, “李東伯 翁” 新天地 1954년 9월호(서울:서울신문사) 140쪽.
* 주 12: 노재명,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8) 박록주 판소리’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8, 2CD, 1996) 1~5쪽.
노재명, ‘한농선 흥보가-박록주제 판소리’ 음반 해설서(서울:이멕스폰 IMCD-9001, 2CD, 1997) 1~6쪽.
노재명, 판소리 음반 걸작선(서울:삼호출판사, 1997) 288~2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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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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