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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한국음반학 제8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1998년) 85~177쪽에 실린 글의 초고입니다.
상기 사진:이동백 명창,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자료. 본문의 국악기록보존연구소는 국악음반박물관의 전신.
판소리 名唱 李東伯 短歌 硏究<1>
글/盧載明(국악음반박물관장, 한국고음반연구회원)
= 차례 =
1.서론
2.본론
1) 이동백 <천황지황가>·<죽장망혜>·<천리강산>·<백구타령> 고찰
2) 이동백 <백발가> 2종(1925·1928년 녹음) 비교
오륜가-백발가-강산경가-강산경개가-세월가 변화과정 고찰
3) 이동백과 강장원·조상선·신치선·강도근의 <백발가>, 정광수의 <인생춘몽> 현장조사 및 그 비교 연구
3.결론
1.서론
본 논문은 판소리 명창 이동백이 녹음한 단가에 관한 것이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이해를 돕기 위해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이동백은 과연 어떤 명창인지부터 간략하게 말하고자 한다.
이동백(李東伯, 음력 1866.2.3~양력 1950.6.6)주1>은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13세 무렵부터 이규석, 최상중, 김정근, 김세종에게 판소리를 배웠다.
그는 탁월한 미성과 건장한 풍채를 타고 났다. 이러한 신체 조건은 그가 수년간 겪어야 했던 어려운 독공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되었고 훗날 명창으로 대성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이동백은 녹음이 나아있는 5명창 가운데 가장 즉흥성이 강하고 독창성이 있는 판소리를 했다. 그는 판소리를 주로 독공으로 터득했는데 자기다운 모습을 찾기 위한 나름대로의 수련을 통해서 김정근의 중고제나 김세종의 동편제에 얽매이지 않고 이동백 자신만의 독특한 소리제를 구축했다.
이동백은 고운 목을 지닌데다 통성을 바탕으로 한 호령조 성음을 위주로 판소리를 하기 때문에 시원한 느낌을 준다. 또한 미리 정해 놓은 각본 없이 청중의 분위기를 파악하여 즉흥적으로 판소리를 엮어 나간다. 그는 단가 하나를 가지고도 소리판의 분위기에 따라 즉흥적인 편곡을 통해서 다양한 선율과 여러 성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하늘 찌르듯 질러대는 고음과 땅 꺼지듯 내는 저음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숨가쁘게 몰아가는 창법은 그의 특기이다.
이동백은 1891년 무렵부터 공연 활동을 했다. 처음에 경기도로 상경했다가 진주, 창원 등 주로 경상도 지역을 주요 무대로 삼아 약 10년간 떠돌이 생활을 했다. 그후 그의 나이 1902년 무렵에 서울로 상경하여 원각사의 핵심 인물로 활동했다. 이때 그의 소리에 탄복한 고종이 그에게 통정대부(正三品)의 직함을 주었고 순종은 그가 원각사에서 소리할 때면 전화통을 귀에 대고 들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동백의 판소리는 남녀노소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고 5명창 가운데 왕의 총애를 가장 많이 입은 명창이었다.
이동백은 많은 녹음을 남겼는데 <새타령>, <백발가>, <사랑가>, <이별가>, <박석티>, <심청이 부친과 이별하는 데>, <범피중류>, <방아타령>, <동남풍 비는 데>, <군사 설움타령>, <물고기들이 토끼를 구해 오겠다는 데>, <제비 후리러 나가는 데>가 명녹음으로 꼽힌다. 특히 새소리를 그대로 묘사해 내는 그의 <새타령>은 신비로움과 경이로움 그 자체로서 그의 대표곡이다.
이동백의 판소리는 워낙 즉흥적이고 창법이 독특하여 그의 특출난 기예를 제대로 전수받기가 어려웠고 그래서 그의 뛰어난 소리제는 전승이 끊어지고 말았다.주2>
이 논문을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순전히 이동백의 <백발가> 때문이었다. 이 소리는 그의 <죽장망혜>와 더불어 지금까지 필자가 들어본 여러 명창들의 모든 소리를 통틀어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단가이다. 이 <백발가>는 너무나 좋아서 지난 13년 동안 천번 정도는 들어본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그 소리를 다 외워 간혹 사람들 앞에서 흉내내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관심을 갖고 그와 관련된 자료를 모으다 보니 이에 관한 논의와 자료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간 모은 이동백의 <백발가> 음반과 문헌기록, 국악인들의 증언 조사 등 관련자료를 토대로 하여 본래 이 논문은 ‘판소리 명창 이동백 단가 <백발가> 연구’라는 제목으로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이와 관련된 이동백의 다른 단가도 비교 언급하게 됐고 그리하여 이동백의 단가 녹음 전체로 논문의 대상을 확대하게 되었다.
이동백의 단가에 대한 연구 논문은 지금까지 전무했던 것으로 안다. 본 졸고를 통해 이동백의 단가 녹음 총목록과 이와 관련된 여러 문헌기록과 국악인들의 증언자료 등이 대부분 처음 소개된다.
판소리 분야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단가를 통해 이동백 소리제의 기본 골격과 특징을 살펴보고 그가 단가 녹음을 남긴 1925년부터 1935년까지 10년간 그의 소리가 어떻게 변모해 가는지를 규명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작업이 될 수 있도록 본 논문을 집필하였다.
여기에서 필자는 이동백이 남긴 <천황지황가>, <죽장망혜>, <천리강산>, <백발가> 녹음과 그와 관련된 옛 문헌기록을 근거로 하여 그 사설과 곡조, 창법을 분석하였고 이 단가들의 녹음 배경을 추적해 보았다. 특히 이동백이 2종의 녹음을 남긴 <백발가>의 경우에는 그 차이점을 비교 고찰하였다. 그리고 국악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해서 그간 전승이 완전히 끊어진 것으로 알려져 왔던 이동백제 <백발가>가 일부 사설이나마 면면히 이어져 내려와 현재도 음성적이지만 비교적 활발히 불리고 있다는 사실과 <백발가>의 창작내력, 또 요즘 불리는 것과 이동백의 <백발가>하고는 어떻게 다른가를 비교 분석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연구 내용뿐 아니라 그 근거가 되는 이동백의 음반자료, 그와 관련된 다른 여러 녹음자료, 옛 문헌기록, 현장조사로 수집된 여러 국악인들의 증언 등 여러 기초자료 또한 기록으로 명확하게 남기고자 하는 생각에서 다소 장황하지만 상세히 정리해서 밝혀 놓았다.
2.본론
1) 이동백 <천황지황가>·<죽장망혜>·<천리강산>·<백구타령> 고찰
(1) 이동백 <천황지황가>
지금까지 확인된 이동백의 유성기음반 중에서 단가 녹음은 총 다섯가지로서 <천황지황가>, <백발가>(2종), <죽장망혜>, <천리강산>이 현재 남아있고 이동백제로 추정되는 <백구타령> 사설이 남아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복각된 것은 2종의 <백발가>(1925·1928년 녹음) 가운데 두번째 취입된 <백발가>(1928년 녹음) 뿐이다.
<천황지황가>는 1925년에 일본축음기회사에서 취입된 유성기음반(일츅죠션소리반 K541-A·B)으로서 이동백이 남긴 최초의 단가 녹음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백은 1908~1910년 무렵 미국 빅타음반회사에서 자신의 첫 음반 취입을 했는데 이때의 유성기음반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에는 단가 녹음이 없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녹음시기가 가장 빠르고 음반번호상 가장 앞서 발매된 <천황지황가>를 이동백의 첫 단가 녹음으로 보는 것인데 이 단가가 수록된 음반은 문헌상에만 나타날 뿐 아직 그 실물을 찾지 못해 이 단가의 사설이나 음악이 어떠한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곡명으로 보아 고제 단가가 아닌가 짐작될 뿐이다. 문헌에는 이 <천황지황가> 음반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 朝鮮레코-드總目錄(일본:株式會社 日本蓄音器商會, 1928)
일츅죠션소리반 K541-A 短歌 天皇地皇歌(一) 天皇地皇人皇 獨唱李東伯
일츅죠션소리반 K541-B 短歌 天皇地皇歌(二) 鷄鳴山秋夜月에 獨唱李東伯
이 문헌 기록상에는 이 유성기음반에서 고수가 누구인지 명시가 되어 있지 않은데 같은 시기에 이 음반과 함께 취입된 것으로 생각되는 비슷한 음반번호를 지닌 이동백 <백발가>(일츅죠션소리반 K564-A·B) 등의 유성기음반에 ‘長鼓沈正淳’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천황지황가> 녹음에서도 고수는 심정순일 것으로 짐작된다. 동일한 음악인이 한번에 여러 곡을 몰아서 취입하는 것이 당시 한국 음악인들의 일본 원정 녹음 관례였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반주를 맡은 심정순은 이동백과 관련이 깊은 국악인이다. 이동백은 서산의 심정순 일가(심팔록-심창래·심정순-심상건·심재덕·심매향·심화영)와 같은 음악문화권에서 상호 교류가 활발했는데 이들의 관계에 대해서는 필자가 과거에 수차례 언급한 바 있어, 주3> 그 내용은 여기에선 생략하고 그 근거로서 현재 기록 보존되어 있는 심화영 증언 관련자료를 다음과 같이 목록으로 정리하였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323~0324(2DAT) 이보형 조사·소장 카세트테입(MC)의 복사본
<> 1988년 심정순 일가와 서산·해미의 옛 국악인들에 대한 현장조사 녹음(1)~(2)
서산 마을주민들·심화영의 증언내용과 심화영의 판소리 춘향가·심청가 일부 약식
시범 녹음 수록.
<> 1990년대 중반(?) 서산 현장조사 녹음
심화영의 증언내용과 단가, 판소리 춘향가·심청가 눈대목 시범 녹음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02
명인명창 대담록(2) 대담·기록:노재명
<> 1995.5.15.16:20~16:40.전화 통화 심화영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비디오테입(8mm VIDEO) 관리번호
MI8V-0009~0010(2VIDEO) 주4>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050~0051(2DAT)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02
명인명창 대담록(2) 대담·촬영·녹음·기록:노재명
<> 1995.5.19.15:00~17:20.충청남도 서산시 읍내 양류정 경로당 내 심화영 국악
전수소에서 심화영이 증언하는 장면, 판소리 춘향가·심청가 토막소리 하는 모습과
그 녹음, 구음과 시조 <청산리> 녹음자료(1)~(2), 취재 기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비디오테입(6mm VIDEO) 관리번호
MI6V-0025~0028(4DVC)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05
명인명창 대담록(5) 대담·촬영·기록:노재명
<> 1996.11.9.10:00~16:00.충청남도 대전 삼성금융플라자 문화센터 6층 다목적홀과
전시장에서 열린 한국음악 프로젝트2000 제1회 전국대회 ‘심정순 가계와 한국음악’
행사 장면(1)~(4) 이보형·이애주의 논문 발표, 심화영과 그 제자들의 공연
(심화영의 가야금병창 <백구타령> 외) 행사장에 전시된 심정순 일가의 사진과
음반들 촬영 화면, 취재 기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마이크로카세트테입(Micro Cassette Tape) 관리번호
MIMICRO-0014 심화영 전화 통화 증언(대담·녹음: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12
명인명창 대담록(12) 대담·기록:노재명
<> 1998.7.8.21:00~21:30.전화 통화 심화영 증언내용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마이크로카세트테입(Micro Cassette Tape) 관리번호
MIMICRO-0015 심화영 전화 통화 증언(대담·녹음: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12
명인명창 대담록(12) 대담·기록:노재명
<> 1998.7.16.14:55~15:05.전화 통화 심화영 증언내용 수록.
◉ 1998.8.9.05:05~06:00.MBC-AM. 좋은아침 우리가락
내가 찾은 국악보물-심화영 편(노재명 해설·현장조사 녹음 중 일부 방송)
노재명 소장 녹음-심화영 판소리 춘향가 초입과 <천자뒤풀이> 방송.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마이크로카세트테입(Micro Cassette Tape) 관리번호
MIMICRO-0022 심화영 전화 통화 증언(대담·녹음: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14
명인명창 대담록(14) 대담·기록:노재명
<> 1998.10.2.13:15~13:30.전화 통화 심화영 증언내용 수록.
문헌상의 기록에는 이동백의 단가 <천황지황가> 유성기음반 앞면은 “천황지황 인황(天皇地皇 人皇)~”으로, 뒷면은 “계명산 추야월(鷄鳴山 秋夜月)에~”로 시작된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참고로 “천황지황인황” 가사가 들어있는 단가를 하나 아래 소개해 본다.
(중모리) 공도라니 백발이요 못면할 것은 죽음이라. 천황지황인황씨며 신농씨 헌원씨라 요순우탕 문무주공 공맹안증 덕행이며 만고영웅 진시황도 아방궁을 사랑삼고 여산추풍에 장사헐 제 세상사 가소롭다. 창가소부야 불수빈하라 동원도리 편시춘 아니 노지 못하리라. 서산에 지는 해는 어느 장부로 잡아매며 창해유수 흐르난 물은 어느 누가 막을손가. 공명을 하직하고 팔도강산을 유람할 제 여산폭포를 다 지내고 한수로 내려가니 그 때는 호시절이라 방초난 푸르러 늘어지고 초목무성 아름답다. 범려를 찾으려고 백락천변 내려가니 장건은 승사로다. 수천장 걸린 폭포 의시은하낙구천이라, 백만기일 높은 봉은 청천삭출의 금부용이라, 노류장화를 좋은놈 꺾어들고 청풍명월로 놀아보세. 주5>
‘백발가’, ‘공도라니’(공도난이) 등 여러 곡명을 지닌 이 소리는 일제 때 유성기음반에 취입된 바 있고 요즘도 자주 불리고 있는 단가이다. 오비취와 장월중선 등이 이 소리를 녹음한 바 있으며 한농선은 이와 유사한 단가를 부르고 있다. 이 소리를 오비취는 ‘편시춘’, 장월중선은 ‘백발가’, 한농선은 ‘공도라니’(공도난이)라는 이름으로 취입하였다. 오비취와 장월중선이 장고 반주에 맞춰 가야금병창으로 남긴 자료, 한농선이 북반주에 맞춰 단가 소리로 남긴 녹음을 목록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콤팩트디스크(CD) 관리번호 MICD-0187~0188(2CD) 주6>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4) 오비취 판소리·가야금병창
노재명 기획, 엘지미디어/LG소프트 LGM-AK004(1CD) 1932·1934년 녹음, 1995년 제작.
<> 오비취(가야금병창) 한성준(장고) 단가 <편시춘>(1934년 녹음)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콤팩트디스크(CD) 관리번호 MICD-0606~0607 주7>
장월중선의 예술세계(가야금·병창·판소리 심청가) 고수:장월중선·김청만 아쟁:김일구
판소리:1970년대 후반 장월중선 자택 녹음(모노 릴테입)
가야금·병창:1994년 스튜디오 녹음
신나라레코드 SYNCD-108~109(2CD) 1995년 제작.
<> 장월중선(가야금병창) 김청만(장고) 단가 <백발가>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비디오테입(VHS) 관리번호 MIVHS-0367 주8>
장월중선 추모 방송의 수신 녹화자료(방송 녹화:노재명)
<> 1998.2.27.20:30~21:30.K-TV. 우리가락 우리춤
장월중선(가야금병창) 김규형(장고) 단가 <백발가>(1997년 K-TV 녹화자료)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콤팩트디스크(CD) 관리번호 MICD-0164 주9>
단가집(2) 박귀희·김소희·한농선·김여란(북:이정업)
지구레코드 JCDS-0526(1CD) 1969년 녹음, 1996년 제작.
<> 한농선(소리) 이정업(북) 단가 <공도난이> 수록.
<백발가>는 이동백이 1925년(어화 청춘)과 1928년(젊어 청춘)에 각각 한차례씩 총 2종을 취입했다. 이 단가 녹음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 뒤에 계속 이어지는 ‘이동백 <백발가> 2종(1925·1928년 녹음) 비교 / 오륜가-백발가-강산경가-강산경개가-세월가 변화과정 고찰’ 편에서 언급하도록 하겠다.
(2) 이동백 <죽장망혜>
<죽장망혜>는 이동백이 1928년에 일본 빅타음반회사에서 다음과 같이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데>와 함께 유성기음반 앞뒷면에 짝을 이루어 취입했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카세트테입(MC) 관리번호 MIMC-0291·0293(2MC)
Victor 49036-A 沈淸傳 沈逢使開眼심봉사눈떳다 獨唱李東伯 長鼓池東根
Victor 49036-B 短歌 竹杖芒鞋죽장망혜 獨唱李東伯 長鼓池東根
여기 담겨있는 <죽장망혜>는 빠른 중모리에 우조-평조로 불리며 중고제 특성이 매우 진하게 나타난다. 그 사설을 채록하면 다음과 같은데 흔히 들을 수 있는 <죽장망혜>와 곡조가 많이 다르고 사설도 상당 부분 차이가 있다. 장단 속도도 요즘보다 훨씬 빠르다.
(빠른 중모리) 백발을 원망할 제 때때로 늙는구나. 늙으면은 할 수 없지. 창해 같이 깊은 뜻을 어이 모두다 호소헐꼬. 사해양국 좋은 천지 금수강산이 제일 좋네. 노자 젊어 놀아. 늙으면은 못놀지. 어찌하야 못노는고. 귀여워 할 자손 존재허자니 십년을 못논다. 남이 말을 허여도 못놀고 돈이 와 쌓여도 못놀고 웃도 못놀고 그 뉘 이를 어쩔꺼나. 죽장 눌러 짚고 강산천리 들어가 폭포도 장히 좋다만 여산이 거기로구나. 비류직하 삼천척은 옛말 듣고 찾어가니 과연 허언이 아니로구나. 그 물에 유두하야 진금 씻은 후 세경에는 좁은 길 탄탄 경로로 내려가니 저익은 밭 갈고 사호 앉어 바둑을 두시니 엄릉탄 기산을 내려가 어옹은 어이하야 양의 갗옷을 떨어입고 벗을 줄을 모르느냐. 오호라 세인기군평허니 미재 군평역기세라. 황산곡을 돌아드니 죽림칠현이 다 모였다. 영척은 소를 타고 맹호연은 나귀 탔구나. 두목지를 보이랴고 백락천변을 내려가니.
이 단가는 전체적으로 김성옥-김정근-김창룡으로 이어진 중고제 가문의 소리와 매우 유사한 점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장작을 패는 듯한 소리·돌을 깨치는 듯한’ 주10> 김창룡의 창법, 정가풍 발성에다 하늘을 찌르는 상성과 땅이 툭 꺼지게 떨어뜨리는 하성을 자유롭게 누비고 다니는 이동백의 장기가 골고루 결합된 느낌이다.
이 가운데 “노자 젊어 놀아”~“그 뉘 이를 어쩔꺼나” 부분에서 이동백이 잘 사용하는 특유의 붙임새가 돋보인다. 그리고 “과연 허언이 아니로구나”에서는 기백있는 덜렁제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그 물에 유두하야 진금 씻은 후”, “어옹은 어이하야 양의 갗옷을 떨어입고 벗을 줄을 모르느냐”, “두목지를 보이랴고 백락천변을 내려가니” 부분에서는 옛 어전광대의 진중한 고제 성음을 들려준다.
이 <죽장망혜> 녹음은 재판 제작시 ‘강할난풍’이라는 곡명으로도 기록되어 음반화된 바 있다.(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카세트테입 관리번호 MIMC-0293)
이 녹음에서 반주는 당시 이동백의 수행고수로 알려져 있는 지동근이 맡았는데 그가 이동백의 녹음에 고수로 참여한 것은 바로 이 <죽장망혜> 녹음을 비롯한 1928년 일본 빅타음반회사 취입 때뿐이다. 이동백이 1900년대 후반 미국 빅타음반회사에서 취입할 때 반주한 고수는 누구인지 음반엔 ‘북남’라고만 되어 있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리고 이동백이 1925년 일본축음기회사에서 취입할 때는 심정순이, 1929년 일본 콜럼비아음반회사 취입 때는 이흥원이, 1935년 일본 폴리도르음반회사에서 녹음할 때는 한성준이 반주를 맡았다.
이와 같이 이동백의 음반에 참가한 고수는 충청도 출신의 심정순, 지동근, 한성준과 황해도, 경기도를 중심으로 활동한 이흥원으로서 모두 중고제 음악문화권 지역의 국악인들이다. 그리고 이동백의 음반에서 주목되는 것은 북이 아닌 장고로도 상당히 많이 녹음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특징은 비단 이동백의 음반뿐 아니라 송만갑, 김창룡 등 동시대 명창들의 녹음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이같이 장고 반주로 된 판소리 녹음은 1920년대 중반까지 제작된 초창기 기계식 취입방식의 음반일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동백이 단가 <죽장망혜>를 취입한 1928년이면 그가 상당히 많이 중고제에서 동편제 쪽으로, 신제 지향적으로 소리를 바꾼 상황인데 이 곡 만큼은 같은 시기에 취입된 다른 소리에 비해 중고제 특성을 많이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같은 시기에 녹음된 <백발가>(Victor 49033-B)에 비해서도 상당히 고제로 소리를 했는데 이런 차이는 <죽장망혜>가 오래된 고제 단가이고 <백발가>는 이동백 녹음 당시 새로 작곡된 단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동백의 <백발가> 작곡 상황에 대해서는 이 뒤에 이어지는 이동백 <백발가> 고찰 편에서 상세히 언급하도록 하겠다.
<죽장망혜>는 옛부터 근래까지 흔하게 불리던 단가이다. 그런 만큼 이동백이 녹음으로 남긴 여러 단가 중에서도 특히 이 <죽장망혜>는 다른 것에 비해서 이동백의 제자 가운데 누군가 녹음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 녹음이 있으면 이동백의 소리가 과연 어떻게 전승되었는지 그 비교치가 되기 때문에 매우 궁금해지는 귀중한 자료라 할 것이다. 그래서 옛 녹음자료들을 찾아본 결과 현재로선 이동백의 제자 중에 강장원이 유일하게 <죽장망혜>를 녹음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 이동백의 후계자로는 어떤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남긴 녹음자료로는 어떤 것들이 남아있는지부터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동백의 소리를 이어받은 제자는 아주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에게 소리를 배운 사람으로는 정응민, 강장원, 정광수, 김석구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김석구는 녹음이 없어서 알 수 없지만 정응민, 강장원, 정광수는 모두 옛 창법으로 소리를 했고 스승인 이동백과 일부 유사한 음악 특징을 들려주었다.
정응민에 대해서는 수차례 언급한 적이 있기에, 주11> 여기에선 그에 관한 조사내용은 생략하고 정광수와 김석구에 대해서는 본 논문 이동백의 단가 <백발가> 고찰 편에서 언급될 것이다.
박복남도 한때 이동백한테 소리를 배운 바 있다고 최근 주장한 바 있다.(1998.2.10.KBS-1TV.KBS뉴스9) 주12> 박복남에 대한 자료로 지금까지 수집된 것을 목록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데 여기 담겨있는 소리들을 들어보면 박복남의 수궁가는 유성준 바디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수궁가를 비롯해서 그 외에 이동백제라 하는 소리도 성음, 곡조 등이 이동백제와 상당 부분 차이가 난다. 허나 박복남 역시 옛 붙임새와 지금은 보기 드문 옛 발성으로 소리를 구사하고 있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비디오테입(VHS) 관리번호 MIVHS-0293
동편제와 서편제에 대한 비교 방송의 수신 녹화자료(방송 녹화:노재명)
<> 1998.1.2.10:10~11:00.KBS-위성2TV. 한국의 소리-서편제·동편제
송순섭·박복남·김성권·황경아 등의 판소리 수록.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비디오테입(VHS) 관리번호 MIVHS-0349
박복남 음반 취입에 대한 방송의 수신 녹화자료(방송 녹화:노재명)
<> 1998.2.10.21:00~21:50.KBS-1TV. KBS뉴스9
박복남(소리)과 김청만(북)의 판소리 심청가 음반 취입(신나라레코드) 보도 수록.
박복남(현재 73세)은 본 방송을 통해 1940년 이동백 문하에서 심청가를
배웠다고 주장함.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비디오테입(6mm VIDEO) 관리번호
MI6V-0216~0217(2DVC) 박복남 수궁가 공연 실황(촬영:노재명)
<> 1998.5.31.16:00~18:00.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한국정원 야외무대.
한국 강의 혼과 예술 ‘한국 음악의 정수, 판소리’ 공연 실황(1)~(2)
박복남(소리) 박종호(북) 판소리 수궁가 중 <고고천변>~<토끼와 자라가 만나는
데> 공연 실황 수록.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비디오테입(VHS) 관리번호 MIVHS-0398
박복남 수궁가 공연 실황 방송의 수신 녹화자료(방송 녹화:노재명)
<> 1998.6.23.13:00~15:00.A&C코오롱TV. 공연무대-한국 강의 혼과 예술
‘한국 음악의 정수, 판소리’(1998.5.31.16:00~18:00.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한국정원 야외무대에서 열린 공연 실황)
박복남(소리) 박종호(북) 판소리 수궁가 중 <별주부 용왕께 상소,
토끼화상>~<토끼와 자라가 만나는 데> 공연 실황 수록.
박복남에 대해서는 필자가 현장조사한 자료가 충분치 못하여 여기에선 더이상 언급하지 않고 차후에 자료가 더 모아지는 대로 그에 관한 글을 발표하도록 하겠다.
이동백의 많지 않은 제자 가운데 첫손을 꼽자면 단연 강장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강장원의 학습내력 등 그의 활동에 대해서는 필자가 현장조사한 자료가 정리되는 대로 차후 다른 지면을 통해 거론할 것이며 일단 현재까지 확인된 강장원의 녹음자료를 목록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026
강장원 판소리 녹음자료 복사본(고수·녹음 장소·원본 녹음자:미상)
<> 강장원 판소리 적벽가 중 <삼고초려>, <공명 배군>, 수궁가 중 <수궁 어전에 온갖
물고기들이 모여드는 데>, 단가 <초한가>, 수궁가 중 <상좌 다툼>, 춘향가 중
<옥중가>~<방자 상면> 순으로 녹음이 수록되어 있으며 녹음시기는 1950년대
중·후반, 북 반주자는 한일섭인 것으로 추정된다. 1995.3.13.한국문화예술진흥원
소장 릴테입 AT-0331·0333·0335(3REEL)을 복사한 것이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027
강장원 판소리 녹음자료 복사본(고수·녹음 장소·원본 녹음자:미상)
<> 강장원 판소리 적벽가 중 <공명 배군>, 단가 <초한가>, 판소리 적벽가 중
<삼고초려>, 단가 <죽장망혜> 순으로 녹음이 수록되어 있으며 1950년대 중·후반
가정집 녹음으로 추정되며 북 반주자는 한일섭인 것으로 짐작된다.
1995.3.14.한국문화예술진흥원 소장 릴테입 AT-0335~0336(2REEL)을 복사한
것이다. 단가 <초한가>, 판소리 적벽가 중 <삼고초려>, <공명 배군> 녹음은 본
목록의 바로 이 앞에 수록되어 있는 것과 동일한 자료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카세트테입(MC) 관리번호 MIMC-0146
옛 단가 방송의 수신 녹음자료(방송 녹음:노재명)
<> 1994.2.4.00:00~01:00.KBS-1FM. 국악의 향연-김호성 소장 단가 릴테입 녹음 방송
1960년 무렵 스튜디오 녹음인 것으로 추정되는 강장원 <죽장망혜>(북:김윤덕)가
수록되어 있으며 <죽장망혜>에 앞서 강장원의 <진국명산>이 방송된 바 있으나
(1994.1.28) 그것은 필자가 녹음하지 못했다. 이 녹음을 소장하고 있는 김호성은
1994년 2월 4일 본 방송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
“강장원 명창은 현재론 <진국명산>하구 <죽장망혜> 이 외에는 아마 그분의 단가는
없을 겁니다. 저도 요 단가는 요 두가지밖엔 못가지고 있습니다.”
강장원이 남긴 단가로 지금까지 밝혀진 녹음은 상기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초한가>, <죽장망혜>(2종), <진국명산>이다. 그리고 이 녹음들 외에 현존하는 강장원의 소리자료로는 그의 제자 조영숙이 소장하고 있는 강장원 친필의 단가 <만고강산> 사설본이 있다. 강장원이 조영숙을 가르칠 때 써주었다는 이 사설은 1998년 9월 8일 필자가 목격하고 비디오 촬영한 바 있다.(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비디오테입 관리번호 MI6V-0238)
상기 강장원의 자료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죽장망혜> 녹음이다. 그의 스승 이동백이 남긴 <죽장망혜> 녹음과 비교치가 되기 때문이다. 강장원의 이 녹음은 이동백 사후 5~10년이 지나서, 이동백이 <죽장망혜>를 취입한지 30~35년 정도 지난 뒤에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강장원의 이 녹음은 이동백의 <죽장망혜> 자료와 비교할 때 시대상 등 여러 면에서 소리의 차이가 생길 수 있는데 이 점 감안하여 두 녹음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 강장원이 녹음한 2종의 <죽장망혜>의 사설부터 채록해 보면 다음과 같다.
[1950년대 중·후반 녹음]
(빠른 중모리) 죽장망혜 단표자로 천리강산 들어가니 폭포도 장히 좋고 여산이 여기로다. 비류직하 삼천척은 옛말삼어서 들었더니 의시은하 낙구천 과연 허언 아니로다. 그 물에다 유두허여 진금을 씻은 후에 석경의 좁은 길로 인도한 곳 나려가니 저익은 밭을 갈고 사호선생은 바둑을 둘 제 기산을 넘어들어 영수로 나려가니 어옹 어찌하야 발 벗고 귀를 씻고 소부난 무삼 일로 소 고삐를 거사렸나. 창랑가 반겨 듣고 소리 쫓아 나려가니 엄릉탄 여울물으 고기를 낚는 어옹들은 양의 갗옷 떨쳐입고 벗일 줄 모르는구나. 오호라 세인이 기군평 미재 군평역기세라. 황산곡을 돌아드니 죽림칠현이 모였난디 영척은 소를 타고 맹호연은 나귀 타고 두목지를 보이랴고 백락천변 나려가니 여동지는 사신 타고 장건의 승사로다. 맹동야 너룬 들에 와룡강변을 나려가니 과연 선생 계시난데 학창의 입고 흑대 띠고 팔진도 축지법 흉장만갑 허여두고 초당으 조을며 대몽시만 읊난구나. 헐 일을 허며 지내보자.
[1960년 무렵 녹음]
(중모리) 죽장망혜 단표자로 천리강산 들어가니 폭포도 장히 좋고 여산이 여기로다. 비류직하 삼천척은 옛말삼어 들었더니 의시은하 낙구천 과연 허언 아니로다. 그 물으다 유두허여 진금 씻은 후으 석경의 좁은 길로 인도한 곳 나려가니 저익은 밭을 갈고 사호선생 바둑을 뒤는디 기산을 넘어들어 영수로 나려가니 어옹 어찌하야 발 벗고 귀를 씻고 소부난 무삼 일로 소 고삐를 거사렸노. 창랑가 반겨 듣고 소리 쫓아 나려가니 엄릉탄 여울물으 고기를 낚는 어옹들은 양의 갗옷 떨쳐입고 벗일 줄 모르는구나. 오호라 세인이 기군평 미재 군평역기세라. 황산곡을 돌아드니 죽림칠현이 모였구나. 영척은 소를 타고 맹호연 나구 탔네. 두목지를 보이랴고 백락천변 나려가니 장건의 승사로다. 맹동야 너룬 들으 와룡강변을 나려가니 과연 선생 계시난데 학창의 흑대 뜨고 팔진도 축지법 흉장만갑을 하여두고 초당으 앉어 조을며 대몽시만 읊는구나. 헐 일을 하면서 지내보자.
강장원이 남긴 2종의 <죽장망혜> 녹음은 서로 약간 차이가 있는데 먼저 녹음된 것은 빠른 중모리에 평조로, 뒤에 남긴 것은 중모리에 평조로 불린다. 그리고 앞서 녹음한 <죽장망혜>가 뒤에 남긴 것보다 좀 더 고제 창법으로 불린다.
강장원이 남긴 이 <죽장망혜> 녹음들은 요즘 불리는 것과 사설이 거의 같으며 동편제의 특성이 강하게 나타난다. 조심스로운 판단이지만 강장원의 <초한가>, 적벽가, 수궁가와 같은 녹음에서는 이동백제의 특징이 상당히 나타나는 반면에, 특히 적벽가는 이동백제가 완연한 반면에 강장원의 <죽장망혜>의 경우에는 이동백의 같은 곡목 녹음과 비교해 보면 사설이 일부 다르고 곡조는 거의 대부분 다르다. 부를 때마다 다른 이동백의 즉흥성 때문인지, 아니면 강장원이 이 <죽장망혜>를 이동백한테 배운 바 없어서인지는 알 수 없다. 허나 강장원이 남긴 녹음들이 대체로 이동백제인 점, 그의 녹음이 상당히 고제인 점으로 보아 <죽장망혜> 역시, 특히 첫번째 <죽장망혜> 녹음은 사설이나 곡조 면에서 이동백의 녹음과 같은 공통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할지라도 이동백제일 가능성에 대한 여지는 다소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밖에 강장원이 남긴 단가 가운데 <진국명산>, <호남가>와 같은 녹음은 필자가 들어보지 못했으나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이동백이 이 단가들은 입에 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이동백제하고는 별로 상관이 없는 소리인 것으로 짐작되나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
(3) 이동백 <천리강산>
<천리강산>은 이동백이 1935년에 일본 폴리도르음반회사에서 다음과 같이 잡가 <새타령>과 함께 유성기음반 앞뒷면에 짝을 이루어 취입했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MISP-0153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283
Polydor 19289-A(8801BF) 短歌 千里江山 李東伯 鼓-韓成俊
Polydor 19289-B(8802BF) 短歌 새타령 李東伯 鼓-韓成俊
* 이 음반은 1998.4.21.20:20~21:00.아리랑TV. Sound & Motion 명인명창열전-이동백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그 유성기음반 실물이 세상에 공개된 바 있다.(자료 제공:국악
기록보존연구소) 이 방송 수신 녹화자료는 현재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비디오테입(VHS) 관리번호 MIVHS-0381로 기록 보존되어 있다. 주13>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카세트테입(MC) 관리번호 MIMC-0291·0293(2MC)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SPR-0098
Polydor X507-A(8801BF) 短歌 千里江山 李東伯 鼓-韓成俊
Polydor X507-B(8802BF) 短歌 새타령 李東伯 鼓-韓成俊
* 이 음반은 Polydor 19289-A·B의 재판이다.
여기에 들어있는 <천리강산>은 이동백이 음반으로는 마지막 남긴 단가 녹음이다. 이동백은 음반을 들어보면 단가를 거의 대부분 요즘보다 빠른 중모리로 불렀는데 이 <천리강산>은 지금까지 발견된 이동백의 여러 단가 중에서 요즘 불리는 단가의 보편적인 장단 속도에 가장 가까운 녹음이다. 이동백이 녹음한 <천리강산> 사설을 채록하면 다음과 같다.
(중모리) 백구야 한가허냐. 죽장 눌러 짚고 강산천리 들어간다. 폭포 좋다만 여산이 거기로구나. 비류직하 삼천척은 옛말 듣고 찾어가니 과연 허언이 아니로다. 그 물에 유두하야 진금 씻고 세경으는 좁은 길 탄탄 경로로 내려가니 저익은 밭 갈고 사호 앉어 바둑을 두니 엄릉탄 여울물에 고기 낚는 어옹은 양의 갗옷 떨어입고 벗을 줄을 모르느냐. 오호라 세인이 기군평허니 미재 군평이 역기세라. 황산곡 돌아드니 죽림칠현이 다 모였다. 영척은 소 타시고 맹호연은 나귀 타 두목지를 보이랴고 백락천변을 내려가 학창의 흑대라 초당으 조을며 대몽시를 읊닌구나. 물오선경 다 바리고 갈 저, 소만발 경처 청학 여기 와, 쳐다보느냐 만학천봉, 내려 굽어 백사지에 구부러진 늙은 소나무 광풍을 못이겨 한가지 찢어지고 한가지 펑퍼져 바람 불고 물결 치는대로 우질우질 춤을 추고, 수루루루 저 골 물이 살살 열의 열두 골 물 한테로 합수쳐 천방저 지방저 맴돌아.
이 단가는 바로 앞서 언급된 <죽장망혜>와 비교해 보면 매우 흥미롭다. 여기 소개된 이동백의 <천리강산>은 이보다 7년 앞서 녹음된 <죽장망혜>와 같은 사설이 많은데 곡조는 상당 부분이 다르다. <천리강산>은 고제에서 신제로 다소 변모된 양상을 보여주지만 그래도 중고제 향기는 여전하다. 중모리에 우조-평조로 불리는데 장단 속도가 <죽장망혜>에 비해 많이 느린 편이다.
<죽장망혜>를 흔히 <천리강산>이라고도 하는데 그렇기에 이동백의 <천리강산>과 <죽장망혜>는 사설을 비교해 보면 유사한 부분이 매우 많다. <죽장망혜>에서는 “백발을 원망할 제”~“그 뉘 이를 어쩔꺼나”로 앞부분을 장식했으나 이 <천리강산>에서는 그 대신 “백구야 한가허냐”로 내두름을 열었다. “백구야 한가허냐” 뒤로 이어지는 “죽장 눌러 짚고”~“백락천변을 내려가” 부분의 사설은 조사만 약간 다를 뿐 <죽장망혜> 녹음과 거의 일치하며 요즘 불리는 것과도 이 부분은 사설이 거의 동일하다.
앞서 언급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먼저 취입된 <죽장망혜>로부터 그 뒤에 녹음된 <천리강산>이 파생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같은 사설 부분일지라도 곡조는 상당히 다르게 짜여져 있는데 이는 두 단가가 애초에 곡조가 다르게 구성된 것이기에 그럴 수 있고 또는 즉흥적으로 소리를 만드는 데 특기가 있는 이동백의 개성 때문일 수도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영척은 소 타시고 맹호연은 나귀 타 두목지를 보이랴고 백락천변을 내려가” 부분은 이동백이 두 단가에서 거의 동일하게 불렀다. 단편적이지만 이런 점으로 볼 때 7년이라는 두 녹음 사이의 간격 만큼 축적된 이동백의 편곡력에서 그런 곡조의 차이가 생겼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이동백의 <천리강산> 가운데 “학창의 흑대라 초당으 조을며 대몽시를 읊닌구나” 부분에서는 이동백에게 소리를 배운 바 있는 정응민이 자주 사용한 진중한 하성이 거의 같은 창법으로 구사되고 있어 반갑다.
<천리강산>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것은 끝부분에 송흥록의 더늠으로 알려져 있는 단가 <천봉만학가> 사설이 주14>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송흥록의 더늠 <천봉만학가>, 판소리 수궁가 중 <고고천변>, 신만엽의 더늠 <백로횡강>, 백경순의 더늠 <가자 어서 가>, 박춘경이 지은 경기잡가 <유산가>, 그리고 단가 <객래문아>는 주15> 서로 사설이 비슷하다. 송흥록의 <천봉만학가>가 가장 먼저 생겨나고 나머지 소리들은 <천봉만학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보형의 추측에 의하면 <천봉만학가>가 <고고천변>과 <백로횡강>에 덧붙여져 불리다가 <고고천변>이 유행하면서 <천봉만학가>는 도태되고 <백로횡강>은 <가자 어서 가>에 정리되었고 후대에 <가자 어서 가> 첫머리에 진양조 더늠이 생겨난 것이라 한다. 주16> 이렇듯 유서깊은 <천봉만학가>를 품고 있는 이동백의 <천리강산> 또한 오래전에 지어진 곡이 아닌가 짐작된다. 이 <천리강산>의 곡 토대가 잡힌 시기는 언제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 역시 <천봉만학가>의 영향을 받아 그 후대에 짜여진 것으로 보인다.
<천리강산>을 비롯해서 이동백이 자신의 일생에 있어 마지막으로 음반을 취입한 1935년에 남긴 소리들을 들어보면 1900년대 후반~1929년 녹음(미국빅타·일축·일본빅타·일본콜럼비아)에 비해 기운이 많이 쇠약해진 것을 역력히 느낄 수 있다. 이동백이 일본 폴리도르음반회사에서 소리를 취입한 1935년이면 그의 나이 70세(만 69세)였으니 천하 대명창인 그도 오는 백발 앞에선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의 후기 녹음이라 할 수 있는 이때의 소리 중에서도 특히 <천리강산>에서 쇠약해진 면모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단가 녹음 당시 이동백은 유성기음반으로서는 가장 규모가 큰 전집물이라 할 수 있는 창극 ‘심청전’(23SP)과 창극 ‘적벽가’(18SP)를 위한 장기간에 걸친 준비와 취입, 그리고 한일(韓日) 장거리 여정으로 인한 피로가 누적돼 있었고 이렇게 쌓인 과로가 고령이었던 그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일본 폴리도르음반회사의 이 창극 음반 취입에는 이동백을 비롯해 김창룡, 정정렬, 조학진, 임소향, 문련향(소리), 한성준(고수)이 참여했는데 문련향은 창극 ‘적벽가’ 음반에는 녹음을 하지 않았고 다른 이들은 창극 ‘심청전’과 ‘적벽가’ 녹음에 모두 참가하였다. 그리고 이 명창들은 같은 시기에 동일한 음반회사에서 창극 ‘심청전’과 ‘적벽가’를 취입할 때 각각 독집 유성기음반도 1~2장씩 남겼는데 그 개개인의 독집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여기 소개한 이동백의 단가 <천리강산>과 잡가 <새타령>이 들어있는 음반이다. 다시 말해 창극 ‘심청전’(폴리도르판 심청전 전집)과 ‘적벽가’(폴리도르판 화룡도 전집) 녹음을 마치고 그 취입자들이 기념으로 제각기 독집 음반을 따로 취입했던 것이다. 주17>
이런 배경에서 취입된 이동백의 <천리강산> 음반을 잘 들어보면 후반부에 재미있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그것은 바로 “우질우질 춤을” 부분인데 여기에서 이동백은 녹음시간이 다 된 줄 알고 소리를 끝내려 했으나 음반사측 관계자가 더 불러도 괜찮다는 신호를 보낸듯 약간 머뭇거리다가 다시 그 뒤에 이어서 좀 더 부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우는 다른 명창의 유성기음반에서도 종종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다. 이 녹음에서 이동백의 소리 끝맺음은 그러한 분위기가 있긴 하지만 어색한 느낌이 별로 들지 않고 자연스러운 편이다.
그리고 이동백의 초창기 녹음인 1900년대 후반~1925년 유성기음반에 비해 1935년에 녹음된 이 <천리강산>을 들어보면 초창기에 음반 취입을 할 때 낯설어서 실수를 많이 했다는 이동백이 1935년에 와서는 녹음에 많이 익숙해졌고 음반의 속성에 매우 적응을 잘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박용구가 쓴 風流韓國名人列傳(서울:新太陽社, 1961) 59~118쪽에 실린 ‘<舊樂> 不世出의 名唱 李東伯’이라는 이동백 평전을 보면 다음과 같은 단가 사설이 있어 주목된다. 이 사설은 현행 <죽장망혜> 사설과 거의 같은데 이동백의 <죽장망혜>, <천리강산> 녹음과 관련이 있어 소개해 본다.
“죽장짚고 망혜신어 천리강산 들어가니
폭포도 장히 좋다마는 노산이 거기로구나.
비류직하삼천척은 옛말삼니로었더니
의시은하락구천은 과연 허언이 아니로다.
그 물에 유두하여 진금 씻은 후로
석경 좁은 길로 인도한 곳을 내려가니······
······맹동야 넓은 들에 와룡강변을 내려가니
과연 선생 계시는데 학창의 흑대 띠고
팔진도축지법 흉장만갑을 하여 두고
초당에 앉아 조을며 대몽시를 읊는구나.
할 일을 하면서 지내 보자.”
중간에 생략 표시가 있듯이 일부 사설은 여기 나와있지 않은데 박용구는 상기 저서에서 이동백이 강원도 감사 김정근(金政根) 밑에서 약 3개월간 소리를 들려주고 식객으로 지내면서 어느날 이 단가를 부른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 시기는 ‘李東伯 一代記’(1939년 3월 조선일보)로 보아 이동백이 서울로 상경하기 직전인 1900년대 초반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동백이 당시 정말 이런 사설로 불렀는지는 정확히 확인할 길이 없다. 상기 저서에 이동백 평전을 쓴 박용구 또한 ‘책머리에’란 글에서 “출처는 거의 밝히지 않았다”고 한 것처럼 특별한 근거는 제시되어 있지 않다.
박용구는 상기 저서의 ‘책머리에’란 글에서 “필자는 가능한 한도로써 자료를 수집하여”라고 했기 때문에 여러모로 근거 자료를 찾아 이를 참조하여 이동백에 대한 글을 쓴 것으로 생각된다. 이 글을 읽어 보면 1939년 3월 조선일보에 연재된 ‘李東伯 一代記’를 주로 참고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 외에도 다른 기록과 자신이 직접 목격하거나 들은 얘기 등을 토대로 이동백 평전을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 박용구 이전에도 몇몇 사람들이 이동백 작고 후 이동백에 대한 회고담, 수필 형식의 글들을 쓴 바 있지만 평전이라 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박용구가 쓴 이 글은 다소 미흡한 점이 있긴 하지만 이 글 발표 당시 국악평론 수준을 감안한다면 박용구의 글은 당시로선 질높은 평전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박용구의 글은 이동백 사후에 집필된 최초의 이동백 평전이라 할 만하다.
박용구가 이동백 평전을 쓰면서 많이 참고한 것으로 보이는 ‘李東伯 一代記’(1939년 3월 조선일보)는 조선창극사(1940)를 쓴 정노식이 이동백과 직접 대담을 나눈 뒤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사는 ‘隱退公演아페두고 돌아보는七十平生-한번만더보라동탕한그風采’라는 제목의 글을 시작으로 하여 총 일곱차례 연재된 것이다.
이렇듯 박용구의 이동백 평전은 어느 정도 분명한 근거 자료로서 집필되었다 할 수 있고 따라서 그 글에 실린 상기 단가 사설 또한 이동백 평전의 전개과정 속에 인위적으로 꾸며 넣은 것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박용구의 이 글은 책으로 출판되기 전에 본래 ‘風流名人列傳-李東伯’이란 제목으로 1960년 聯合新聞에 연재되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동백이 타계한 해로부터 10년 후에 쓰여졌다는 것인데 이런 점도 이 글과 거기 실린 단가 사설에 신뢰감을 보태고 있다.
상기 박용구 글에 실린 <죽장망혜> 사설은 이동백이 1928년에 녹음한 <죽장망혜>나 1935년에 녹음한 <천리강산> 사설과 상당 부분이 동일하다. 만일 박용구의 글대로 이동백이 1900년대 초반에 상기와 같은 사설로 불렀다면 <죽장망혜>, <천리강산>과 같은 계열의 유사 단가를 녹음으로 남기기 훨씬 이전부터 오래도록 즐겨 불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같은 단가 사설이 그의 소리 흔적으로서 여러 기록에 남아있는 것을 보면 곡명은 다를지라도 한 뿌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이러한 유사한 사설의 단가를 매우 즐겨 불렀다고 할 수 있겠다.
(4) 이동백 <백구타령>
박용구가 쓴 風流韓國名人列傳(1961) 59~118쪽에 실린 이동백 평전에는 또 다음과 같은 단가도 실려있다. 평전을 읽어보면 이동백이 1939년 은퇴 공연 때 이 단가를 부른 것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이동백이 음반으로 남기지 않은 소리이기에 소중한 기록이라 하겠다.
“백구야 펄펄 날지 말아······
너 잡을 내 아니로다. 성상이 바리시니 너를 좋아 예 왔노라.
오류춘광경 좋은데 백마금편화류 가자.
운침벽계 화홍유록한데 만학천봉비천사라
호중천지 별건곤이 여기로다.
고봉만장 청기울한데 녹중창송은 높기를 다투어
명사십리 해당화만 다 피어서
모진 광풍을 견디지 못하여 똑똑 떨어져서 아주 펄펄 날아나니
왼들 아니 경일러냐······”
사설로 보아 <백구타령>이라 하겠는데 생략 표시가 있듯이 일부 사설은 여기 나와있지 않다. 여기에서 “백구야 펄펄(훨훨)”~“너를 좋아(쫓아) 예 왔노라.” 부분의 사설은 현행과 거의 동일하나 그 뒷부분은 많이 다르다.
<백구타령>은 흔히 단가로 불리기도 하고 판소리 춘향가에서는 춘향이가 군로 사령을 맞이하고 술값으로 돈 닷냥을 내주자 사령이 “말게 말게~” 하면서 돈을 받을 수 없다고 하는 장면 가운데 이 <백구타령>이 불리기도 한다. 사령이 춘향의 돈을 거절하며 <백구타령>을 부르다가 곧 돈 욕심이 생겨 대장부 한 걸음에 돈 닷냥이 생겼다면서 <돈타령>을 이어 부른다. <백구타령>은 염계달의 더늠으로 추정되는 만큼 고제 소리라 하겠으며 흔히 중모리, 대마치 대장단에 경드름으로 불린다.
판소리 춘향가 중 불리는 <백구타령>은 심정순을 비롯해서 송만갑과 그의 제자 이화중선, 신금홍, 김초향, 권금주, 박봉술이 녹음한 바 있다. 그리고 심상건·심매향·심화영이 가야금병창으로 단가 <백구타령>을 녹음했다. 주18>
앞서 이동백의 단가 <천황지황가>에 대한 고찰 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서산 일대를 주름잡았던 심팔록-심창래·심정순-심상건·심재덕·심매향·심화영 일가와 이동백은 같은 음악문화권에서 활발하게 상호 교류를 했으나 이동백이 불렀다는 상기 <백구타령>은 심정순의 판소리 춘향가 중 <백구타령>이나 심상건·심매향·심화영의 단가 <백구타령>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다르다.
특이한 점은 앞서 언급한 이동백의 단가 <천리강산> 끝부분에 송흥록의 더늠으로 알려져 있는 단가 <천봉만학가>가 불린 것과 마찬가지로 심상건이 녹음한 단가 <백구타령> 후반부에서도 <천봉만학가>가 불린다는 점이다. 이런 점은 다른 <백구타령>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점인데 이는 옛 고제 단가의 상호 영향관계를 알 수 있는 하나의 단서가 된다 하겠다.
그리고 이동백이 불렀다는 상기 <백구타령>은 송만갑과 그 계열의 명창들이 남긴 판소리 춘향가 중 <백구타령>과 비교해 보아도 많이 다르다. 그러나 심상건·심매향·심화영의 단가 <백구타령>과 송만갑의 판소리 춘향가 중 <백구타령>은 상당히 유사한 점이 있고 이동백, 심정순, 송만갑의 <백구타령>은 거의 대부분이 제각각 다르다.
2) 이동백 <백발가> 2종(1925·1928년 녹음) 비교
오륜가-백발가-강산경가-강산경개가-세월가 변화과정 고찰
이동백은 단가 <백발가> 녹음을 두가지 남겼다. 1925년에 “어화 청춘~”으로 시작되는 <백발가>(고수:심정순)를, 1928년에는 “젊어 청춘~”으로 시작되는 <백발가>(고수:지동근)를 각각 한차례씩 유성기음반에 취입을 했는데 두 녹음을 비교해 보면 사설과 곡조가 상당 부분 다르다.
먼저 1925년 일본축음기회사에서 취입된 <백발가>(어화 청춘)부터 살펴보고자 하는데 이 유성기음반의 표면에 명시되어 있는 기록을 원문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카세트테입(MC) 관리번호 MIMC-0292
일츅죠션소리반 K564-A 短歌 白髮歌발가(一) 李東伯 長鼓沈正淳
일츅죠션소리반 K564-B 短歌 白髮歌발가(二) 李東伯 長鼓沈正淳
이 단가는 필자가 본고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이동백의 첫 단가 녹음으로 추정되는 <천황지황가>와 같은 시기(1925년)에 함께 취입된 것이다. 이 <백발가> 녹음에 담겨있는 사설을 채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중모리에 우조-평조로 불린다.
(중모리) 어화 청춘 소년님네 청춘을 자랑 말고 헐 일 허여보소. 창가의 소부들은 동원도리를 아는구나. 사램이 생겨남에 월명부귀 좋은 재질 많이들 하니 좋은지라. 서산의 지는 해 빈그릇 물 메워두고 죽장의 학발양친 더디 늙기로 빈다. 젊어 청춘 좋은 때 엊그젠 줄 기웃허니 오늘 보니 늙었구나. 허망허고 야속허네. 검던 머리가 흐여 돌연 청사 무슨 소리요 곱던 형용 변허였다. 무주객은 그네들이 웬수가, 웬수 아니라 오는 백발 웬수로구나. 백발을 막으랴고 한 손의난 몽치를 들어 또 한 손 철퇴 들고 밀고 치고 결투를 허여도 무정세월 양류터라. 한단몽이 아니 아니련마는 엊그제 보던 때가 꿈결 같고 허망허구나. 아니 놀고 무엇허리 만권서책 무어가지고 하누님 전에 등장 가자. 무슨 연유로 등장헐꼬. 늙은 인간은 쉬 죽지 말고 젊은 인간 너무 늙지 말고 세상에 악하고 몹씰 인간 대신 좀 늙게 해랴 그 말 연유로 옥황상제님께 등장 가자. 이러헌 말을 뉘가 헌다 백발을 원망 마라. 인간 공도를 어쩌느냐. 주19> 노자 노자 젊어 놀자. 안으로 들어가면 아내 조차 상관이 없고 사사이 무용지인 밖으로 나오면은 아희들께 학장질이로다 날 보난 소년마다 무슨 일이 총급헌지 잠시 있으면 싫어허네. 동지 장야심 빈방 가만히 누워 생각허니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쓸데없난 허풍맘만 한량없이 나는구나. 세월이 유수요 젊어 청춘 좋은 그 때의 거드렁거리고 놀아본다. 세월아 가지 마라. 장안의 호걸이 다 늙는구나. 장안에만 호걸이 있단말가 시골의 호걸들이 노여워헌다. 세월아 거기 좀 있거라 팔도호걸들이 다 늙는구나. 노류장화를 한아름을 안구서 청풍명월이 놀고지고. 이리 저리 거닐다 바리고 흐늘거리고 놀아 본다. 야야 동무야 말들어라. 예절있게 부모의게 효성이요, 일가지족에 화목허고, 대욕태자 수신제가가 장부의 헐 일이라, 여자는 남으 집 출가하야 시부모를 공경허고 가장을 잘 셈기어 효자 생양하고 거드렁거리고 고대광실 좋은 집 맘대로 놀아볼까. 세월은 온다 말고 밀쳐, 서로 모두 놀아본다. 저정거리고 놀아.
이 <백발가> 녹음(1925년)과 이로부터 3년 뒤인 1928년에 취입된 “젊어 청춘 좋은 그때~”로 시작되는 <백발가>를 비교해 보고자 한다.
이동백이 1928년에 취입한 <백발가>(젊어 청춘)는 유성기음반(재판) 제품을 제조할 때 사용된 마스터 동판까지 현재 다음과 같이 보관되어 있다.
◉ 서울음반 빅타유성기원반(동판) 관리번호 Victor KJ-1248-A·B(2면 동판 각 1장씩)
서울음반 빅타유성기원반(동판) 복각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SP14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066
Victor KJ-1248-A XVE1936 49033-A Ritohaku June 6-28
Victor KJ-1248-B XVE1948 49033-B Ritohaku June 6-28
이 유성기 원반(동판) 표면 기록에 의하면 이 <백발가>는 1928년 6월 6일에 녹음되었다 한다. 이동백의 중기 녹음에 해당된다. 이동백의 모든 음반자료를 통틀어서 이때 녹음이 기백과 원숙함이 가장 잘 조화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이동백의 이 <백발가>(젊어 청춘) 유성기 원반은 본래 일본 빅타음반회사에 보존되어 있던 자료로서 현재 그 회사와 자매결연을 맺은 서울음반에서 인수하여 보관하고 있다. 이 원반은 지금까지 발견된 이 곡의 녹음자료 가운데 음질이 가장 좋고 다음과 같이 장시간음반(LP)과 콤팩트디스크(CD)로 복각된 바 있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12인치 장시간음반(LP) 관리번호 MI12LP-0700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콤팩트디스크(CD) 관리번호 MICD-0426
빅타 유성기 원반 시리즈(13) 30년대 판소리 걸작집
-이동백·임방울·임옥돌·방진관·심상건·정광수
이동백 잡가 <새타령>(3:17), 단가 <백발가>(3:23) 녹음 수록(고수:지동근)
노재명 기획/서울음반 제작 SXCR-101(12인치 1LP) SRCD-1142(1CD) 1994년 동판복각.
그리고 일제 때 제품으로 만들어져 상품화된 유성기음반 가운데 지금까지 중고로 발견된 것 중 필자가 입수한 자료를 목록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SPR-0095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카세트테입(MC) 관리번호 MIMC-0025·0291(2MC)
Victor 49033-A 南道雜歌 各鳥打令새타령 獨唱李東伯 長鼓池東根
Victor 49033-B 短歌 江山景歌강산경가 獨唱李東伯 長鼓池東根
◉ 이재성 소장 국악 유성기음반(SP) 관리번호 KBL-0146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디지털오디오테입(DAT) 관리번호 MIDAT-0274
Victor KJ-1248(XVE-01936) 49033-A 南道雜歌 새타령 李東伯 鼓池東根
Victor KJ-1248(XVE-01948) 49033-B 短歌 歲月歌 李東伯 鼓池東根
* 이 음반은 Victor 49033-A·B의 재판이다.
이런 중고 유성기음반을 가지고 복각한 것으로는 다음과 같은 음반들이 있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12인치 장시간음반(LP) 관리번호
MI12LP-0553·1538(2LP) 주20>
명인명창선집(1) 판소리 5명창-송만갑·이동백·김창환·김창룡·정정렬
이동백 잡가 <새타령>(3:18), 단가 <백발가>(3:25) 녹음 수록(고수:지동근)
한국고음반연구회/신나라레코드/(주)성음 SEL-RO135(12인치 1LP) 1988년 SP복각 제작.
원반: Victor 49033-A 南道雜歌 各鳥打令새타령 獨唱李東伯 長鼓池東根
Victor 49033-B 短歌 江山景歌강산경가 獨唱李東伯 長鼓池東根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콤팩트디스크(CD) 관리번호 MICD-0536
한국의 위대한 판소리 명창들(1) 판소리 5명창-김창환·송만갑·정정렬·이동백·김창룡
이동백 잡가 <새타령>(3:17), 단가 <백발가>(3:15) 녹음 수록(고수:지동근)
신나라레코드 SYNCD-004(1CD) 1991년 SP복각 제작.
원반: Victor 49033-A 南道雜歌 各鳥打令새타령 獨唱李東伯 長鼓池東根
Victor 49033-B 短歌 江山景歌강산경가 獨唱李東伯 長鼓池東根
이 <백발가>는 상기와 같이 유성기음반에 ‘강산경가’(江山景歌)와 ‘세월가’(歲月歌)로 명시되어 있고 이보형 소장 음반광고책자 빅타-레코드總目錄(일본 빅타레코드회사, 1935.2)에는 ‘강산경개가’(江山景槪歌)라고도 기록되어 있다.
이 <백발가>의 사설은 이미 채록하여 소개한 바 있는데, 주21> 예전에 해독하기 어려웠던 미비한 부분들을 최근 보완하여 재정리한 사설은 다음과 같다. 중모리에 우조-평조(끝에 계면조 약간)로 불린다.
(중모리) 젊어 청춘 좋은 그 때 엊그젠 줄 알았더니 오늘 보니 늙었구나. 검던 머리 희여지고 곱던 형용 변환하야 무주객은 그네들이 웬수야, 웬수가 따로 없고 백발이 웬수로구나. 이 놈으 백발을 어찌 막어볼꼬. 한 손의난 몽치 들고 또 한 손엔 철퇴 들어 밀고 치고 아무리 결투를 허야도 무정세월을 어쩌느냐. 한단몽이 이 아니언만 어느새 이러헌가. 안으로 들어오면 아내조차 상관없고 사사이 무용지인. 밖으로 나오면 아희들께 학장질, 날 보난 소년마다 무슨 일이 총급헌지 잠시 주춤 싫여헌다. 만권서책 무어 가지고 하누님 전에 등장을 가자. 무슨 연유로 등장을 헐꼬. 늙은 인간은 쉬 죽지 말고, 젊은 인간 너머 늙지 말고, 세상에 악하고 몹씰 인간 대신 좀 늙게 기별을 넣으랴고 그 말 연유로 등장을 가자. 세월아 있거라. 팔도 호걸들이 다 늙는구나. 세월아 거기, 만갖 부귀 한 동포들 허맹히 모두 다 늙는구나. 노류장화를 부여잡고 청풍명월이 돌고 어, 거드렁거리고 놀아본다. 어화 저 세상아, 허망헌 일이 여기 이치. 누구나 다 이를 깨쳐서 졸꺼나, 아니 놀고 무엇허리. 기운 좋고 돈 있을 제가 이만큼 저만큼 거드렁거리고 놀아.
사람은 결국 모두 늙는다는 것,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이 문제, 바로 그 대중적인 가사가 이동백의 <백발가>가 지닌 인기 비결 중 하나였다. 그리고 거기에다 어느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그의 특출난 성음과 창법이 융합되어 이 단가는 일제 때 큰 인기를 끌었다.
백발에 대한 설움은 이 세상 인류의 보편적인 심사이기에 비단 이동백의 <백발가>가 뿐만아니라 이 세상 다른 수많은 음악에서도 이같은 백발, 죽음, 인생 무상에 관한 가사는 무수히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음악 가운데 역사가 무척 오래된 동해안, 진도의 무가에 이동백의 <백발가>와 같은 사설이 일부 있어 주목된다. 그런 자료로 필자가 지금까지 조사한 것 가운데 대표적인 내용만 추려 목록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밖에도 이와 관련된 동해안 별신굿, 오구굿, 진도 씻김굿 녹음, 영상자료가 많이 있는데 그 상세한 모든 목록은 차후에 정리하여 발표하도록 하겠다. 주22>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비디오테입(6mm VIDEO) 관리번호
MI6V-0131~0145(15DVC) 송동숙 일행의 오구굿(1)~(15) 촬영: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07
명인명창 대담록(7) 대담·조사 기록:노재명
1997.5.22~5.23.경상북도 울진군 후포면 후포5리 해변.
바다에 익사한 선장 이종성 망자를 위한 오구굿 현장조사 자료.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콤팩트디스크(CD) 관리번호 MICD-0836
진도 씻김굿 음악
박미경 자비제작반 CSY-96071(1CD) 지구레코드 제조
1982년 2~6월 진도 굿 현장녹음, 1996년 제작.
<> 김상월(소리) 초가망석 중 진양(1982.2.14 녹음) 등 수록.
비매품 한정판이며 해설지(1쪽)가 들어있다. 박미경 저/윤화중 역 한국의 무속과
음악-죽은이를 위한 씻김굿 연구(부산:세종출판사, 1996) 별첨 자료로 제작된
음반이며 이 책자에 각 곡목의 연주자와 녹음시기가 기록되어 있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콤팩트디스크(CD) 관리번호 MICD-0676
살풀이
서울음반 SRCD-1161(1CD) 1994년 제작.
박병천(구음·장고) 사이토오 테쯔(베이스) 이태백(아쟁) 구음 녹음 수록.
상기 자료 가운데 송명희(무가), 김장길(장고), 신성녀(징)의 동해안 오구굿 중 <조상굿>에 아래와 같은 사설이 있는데 이동백의 <백발가> 사설 일부와 거의 유사하다.
“공덕 가옵시다. 어디메로 가리오. 공덕을 가오리까. 하나님 전에 가오리오. 무슨 연유로 가오리까. 젊은 인생들 늙지 말게 그런 연유로 공덕 가오리까요 ······ 늙은 인생들도 죽지 말게 그런 연유로 가오리까.”
이런 비슷한 사설을 진도 씻김굿 중 <초가망석>에서도 들을 수 있는데 상기 음반에 들어있는 김상월의 이같은 무가 사설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등장 가세. 등장을 가세. 무슨 연고로 등장을 갈까. 불쌍하신 망제신은 연에 염불로 극락을 가자고 연에 염불로 극락을 가세.”
그리고 진도 씻김굿 명인 박병천은 상기 음반에 수록되어 있는 구음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했는데 이 역시 이동백의 <백발가> 사설 일부와 거의 비슷하다.
“엊그저께 검던 머리 오날 보니 희여지고 엊그저께 곱든 얼굴 오늘 보니 늙었네 그려. ······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마라 이내 청춘 다 늙는다”
이동백의 <백발가>와 음악적 공통점은 없으나 이런 자료에 나타나 있는 거의 동일한 사설로서 이동백 <백발가>의 일부 무속적인 정서도 읽을 수 있다 하겠다.
이동백의 <백발가>(1925년 녹음) 가운데 특히 “하누님 전에 등장 가자. 무슨 연유로 등장헐꼬. 늙은 인간은 쉬 죽지 말고 젊은 인간 너무 늙지 말고 세상에 악하고 몹씰 인간 대신 좀 늙게 해랴 그 말 연유로 옥황상제님께 등장 가자” 하는 부분은 무속적인 염원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동백 집안이 은산 별신제 등 무업에 상당히 깊이 관여했던 만큼 이 <백발가>와 무가 사설의 비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판소리 명창으로 성장한 그지만 유년기에는 무가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5명창이 일제 때 전국 순회공연을 다니다가 우연히 동해안 별신굿, 오구굿을 목격하고 푸너리, 청보, 엇청보, 제마수, 드렁갱이, 자삼, 삼우동, 거무와 같이 판소리에 없는 복잡하고도 희한한 장단을 흥미있게 구경했다고 하는 말이 있다. 그 전설처럼 이동백이 그같은 놀라운 경험이 있어 무가 사설을 일부 <백발가>에 가져다 얹어 부른 것인지, 아니면 이동백의 <백발가>가 일제 때 널리 인기가 있어 무가에 영향을 준 것인지 그 자세한 경로는 확인할 길이 없다. 허나 이동백이 동해안과 진도 양쪽 무가에 모두 영향을 주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아마도 전통사회에서 전국적으로 이런 비슷한 사설이 무가 등에 상당히 폭넓게 분포되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한국은 언어에 있어 모음이 지구상 대부분의 나라보다 2배 이상 많고 또한 음악에서도 이 모음의 변화를 다양하게 추구하고 거기에 매우 주안점을 두어 음악을 구사하는 것이 한 특징이다. 특히 구음, 범패와 같은 음악은 더욱 그러하고 그래서 목기교가 세계 어느 나라 음악보다도 다채롭다. 음악이 말에서 비롯된 이상 말에도 그런 특징이 있다 할 것인데 한 단어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사용하는 습성을 한국과 다른 외국의 경우를 비교해 보면 그런 점이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영어에서는 ‘father’, ‘mother’, ‘brother’와 같이 자음에 변화를 주는 언어문화의 특성이 있다면 한국을 비롯한 몽고 계열 국가에선 아빠, 오빠에서와 같이 모음에 변화를 주는 특징이 있다. 주23> 모음의 음색이나 길이가 단어의 의미나 기능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 한글의 모음교체어에서 볼 수 있듯이 모음의 변화가 한국과 그 주변 문화권에선 중요하게 구사된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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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1: 이동백의 생몰연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문헌기록과 한승호의 증언을 참고하였다.
[문헌기록]
정노식(? 추정), “李東伯 一代記” 1939년 3월 조선일보(총 7회 연재)(이동백 1866년 음력 2월 3일 生)
정노식, 조선창극사(서울:조선일보사, 1940) 205~206쪽.
成慶麟, “李東伯 翁” 新天地 1954년 9월호(서울:서울신문사) 138~142쪽(이동백 1950년 6월 작고)
장사훈, “새타령의 절창 이동백”(1960.2.27) 국악 명인전(서울:세광음악출판사, 1989) 80쪽(이동백 1950년 작고)
장사훈, 국악 대사전(서울:세광음악출판사, 1991년) 588·957쪽(이동백 1950년 양력 6월 6일 작고)
[한승호 증언]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카세트테입(MC) 관리번호 MIMC-0119~0121(3MC)
한승호 증언(대담·녹음:노재명)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국악 현장취재 기록책자 관리번호 MINOTE-0001
명인명창 대담록(1) 대담·기록:노재명
<> 1993.9.29.13:30~16:30.서울시 종로구 와룡동 교통반점. 한승호 증언내용 수록.
이 한승호의 증언자료 중 이동백이 1950년 6월 6일 작고했다는 말이 있다.
* 본 논문 발표 이후 노재명에 의해 이동백의 생몰연대가 정확히 밝혀짐. 이동백:1949년 6월 6일 작고.(노재명 발굴 1949년 6월 9일자 『조선일보』 이동백 타계 기사 참고)
* 주 2: 노재명, “판소리 명창들의 생애와 예술(1) 이동백” 핫뮤직 1992.8(서울:마인기획) 188~189쪽.
노재명, ‘빅타 유성기 원반 시리즈(13) 30년대 판소리 걸작집-이동백·임방울·임옥돌·방진관·심상건·정광수’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서울:서울음반 제작 SXCR-101, 1LP / SRCD-1142, 1CD, 1994) 1~2쪽.
노재명, “특집 판소리 5명창·다섯바탕 눈대목” 클래식 피플 1995.12(서울:월간클래식피플) 116~123쪽.
노재명,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14) 판소리의 전설 5명창-이동백·송만갑·김창환·김창룡·정정렬’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14, 1CD, 1996) 2쪽.
노재명, 판소리 음반 걸작선(서울:삼호출판사, 1997) 35~36, 39~40, 66~73, 76~84, 120~122쪽.
* 주 3: 노재명, “판소리 명창들의 생애와 예술(7) 심정순” 핫뮤직 1993.2(서울:마인기획) 188~189쪽.
노재명,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5) 심상건 가야금산조와 병창’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5, 2CD, 1995) 1~25쪽.
노재명, 판소리 음반 걸작선(서울:삼호출판사, 1997) 92~107쪽.
* 주 4: 노재명, “노재명 소장 국악영상자료 목록(1) 8mm VIDEO” 한국음반학 제7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1997) 424쪽.
* 주 5: 강동원 편저, 단가 사설집(전남 광주:도서출판 예원, 1990) 121쪽.
이 단가집에는 이 ‘공도라니’ 사설과 유사한 <백발가>가 2곡 더 실려있다.
* 주 6: 이 음반에 대한 해설은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노재명,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4) 오비취 판소리·가야금병창’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LGM-AK004, 1CD, 1995)
노재명, 판소리 음반 걸작선(서울:삼호출판사, 1997) 174~177쪽.
* 주 7: 이 음반에 대한 해설은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노재명, 판소리 음반 걸작선(서울:삼호출판사, 1997) 276~280쪽.
* 주 8: 노재명, “'98 상반기 서울지역 TV 국악 방송내용 목록” 한국음반학 제8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1998)
* 주 9: 이 음반에 대한 해설은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노재명, 판소리 음반 걸작선(서울:삼호출판사, 1997) 204~206쪽.
* 주 10: “民俗藝術의 精華 朝鮮소리 피로 쓴 中興史” 1939년 5월 27일자 조선일보
이는 당시 이 신문사 기자였던 정노식의 글인 것으로 보인다.
* 주 11: 노재명, “한국전통음악의 이해와 감상(1) 정응민” 뮤직피플 1991.8(서울:월간뮤직피플) 121~122쪽.
노재명, “판소리 명창들의 생애와 예술(8) 정응민” 핫뮤직 1993.3(서울:마인기획) 188~189쪽.
노재명, “판소리 명창들의 생애와 예술(13) 조상현” 핫뮤직 1993.8(서울:마인기획) 182~183쪽.
노재명, “성우향의 스승 정응민과 보성소리” ‘성우향 춘향가’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경기 고양:지구레코드 제작, JCDS-0511, 1CD, 1995) 12~14쪽.
노재명, 판소리 음반 걸작선(서울:삼호출판사, 1997) 220~226, 260~268쪽.
노재명, “성우향의 스승 정응민과 보성소리” ‘성우향 심청가’ 음반 해설서(경기 고양:지구레코드 JCDS-0654~0657, 4CD, 1998) 20~22쪽.
노재명, “성우향의 스승 정응민과 보성소리” “성우향 연보” 제1회 보성소리 학술대회 및 강산제 심청가 출반 기념회 기념자료집(서울:강산제 판소리 연구보존회-성우향 판소리 연구소, 1998) 30~32, 44~48쪽.
* 주 12: 노재명, “'98 상반기 서울지역 TV 국악 방송내용 목록” 한국음반학 제8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1998)
* 주 13: 노재명, “'98 상반기 서울지역 TV 국악 방송내용 목록” 한국음반학 제8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1998)
* 주 14: 정노식, 조선창극사(서울:조선일보사, 1940) 25쪽.
* 주 15: 단가 <객래문아> 녹음과 그 해설로는 다음 자료가 있다.
노재명,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4) 오비취 판소리·가야금병창’ 음반 해설서(노재명 기획, 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4, 1CD, 1995)
노재명, “강순영 명인의 생애와 예술” “수록곡 해설 및 사설” ‘강순영의 국악세계’ 음반 해설서(CKJCD-001, 1000장 한정판 1CD, 1998)
* 주 16: 이보형, “古音盤에 제시된 판소리 名唱制 더늠” 한국음반학(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1991) 17쪽.
* 주 17: 노재명, 판소리 음반 걸작선(서울:삼호출판사, 1997) 76~84쪽.
* 주 18: 노재명 기획·해설·사설채록, ‘콜럼비아 유성기 원반(5) 심상건 가야금산조와 병창’ 음반 해설서(서울:엘지미디어/LG소프트 제작, LGM-AK005, 2CD, 1995)
이 음반과 해설서에 심정순을 비롯해서 송만갑과 그의 제자 이화중선, 신금홍, 김초향, 권금주, 박봉술이 녹음한 판소리 춘향가 중 <백구타령>에 대한 설명, 심팔록-심창래·심정순-심상건·심재덕·심매향·심화영 일가의 <백구타령>에 대한 설명과 이들 중 심정순·심상건·심매향·심화영이 남긴 <백구타령> 녹음 목록, 심상건의 <백구타령> 녹음(1930년)이 수록되어 있다.
* 주 19: 유성기음반 앞면(일츅죠션소리반 K564-A) 녹음 끝.
* 주 20: 노재명, “판소리 장시간음반(LP)에 관한 연구” 한국음반학 제2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1992) 383쪽.
* 주 21: 노재명, ‘빅타 유성기 원반 시리즈(13) 30년대 판소리 걸작집-이동백·임방울·임옥돌·방진관·심상건·정광수’(노재명 기획/서울:서울음반 제작) 장시간음반(SXCR-101, 1LP) 해설서 4쪽 / 콤팩트디스크(SRCD-1142, 1CD) 해설서 13~14쪽.
* 주 22: 그 중 일부는 아래 자료목록에 정리되어 있다.
노재명, “노재명 소장 국악영상자료 목록(1) 8mm VIDEO” 한국음반학 제7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1997)
노재명, “'98 상반기 서울지역 TV 국악 방송내용 목록” 한국음반학 제8호(서울:한국고음반연구회, 1998)
* 주 23: 이에 대해서는 얼굴학회 조용진 회장의 다음과 같은 북방계·남방계 한국인의 문화특성 비교학 발표내용 영상자료를 참고하였다.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비디오테입(VHS) 관리번호 MIVHS-0241
1997.11.19.22:00~23:00.KBS-위성1TV. 위성특강-한국인의 얼굴(강의:조용진)
◉ 국악기록보존연구소 노재명 비디오테입(VHS) 관리번호 MIVHS-0252
1997.12.7.21:40~22:20.EBS-TV. 한국인 한국사회-한국인의 미소
조용진 대담내용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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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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