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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음반박물관 -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 복원 공연 자문·자료 제공·축사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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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음반박물관 -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 유성기음반 복원 공연 자문·자료 제공·축사 집필(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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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소리극 '판에 박은 소리 춘향' 공연(2013년 6월 6일~12월 12일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공연, 자료 제공·자문:국악음반박물관) 안내 인쇄물 5~6쪽에 실린 축사 글의 초고입니다.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 유성기음반 복원 공연의 의미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은 1937년 4월 30일~5월 4일 일본 빅타음반회사에서 녹음된 19장짜리 유성기음반 전집물(총 2시간 2초 분량)이다. 이 빅타판은 판소리 명창 정정렬·임방울·이화중선·박록주·김소희, 명고수 한성준이 녹음하였다.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은 1937년 후반 오케이음반회사에서 20짜리 유성기음반 전집물로도 또 다르게 취입된 바 있다. 오케이판은 명창 정정렬·임방울·이화중선·김소희·신숙, 명고수 정원섭, 해금 명인 지용구, 대금 명인 박종기, 거문고 명인 신쾌동이 녹음하였다.
  이 가운데 이번에 복원 공연되는 것은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 유성기음반 전집물이다. 1991년 필자 기획으로 국악 유성기음반 복원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이런 시도가 유행하여 이제 고음반 복원 무대화는 국악계에서 하나의 장르처럼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2008년 필자가 문화체육관광부에 건의하여 기획된 ‘전통예술 복원 및 재현 사업’의 핵심 대상이 되었다. 그간 여러 국악 고음반 복원 시도가 있었지만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의 경우는 이번 국립민속국악원에 의해 최초로 복원 각색되어 무대화 되는 것이다.
  1926년 이동백·김추월·신금홍 일행의 창극 '춘향전'이 창극 음반 역사상 처음으로 녹음된 이후 지금까지 많은 창극 음반이 나왔는데 그 중에서 이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이 가장 명반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이 1937년 발표 당시부터 근래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것은 우선 뛰어난 창극 구성에 그 비결이 있다고 하겠다. 창극의 귀재였던 정정렬이 일평생 연구하여 집약한 최고의 결과물이 바로 이 음반 전집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정정렬이 주도적으로 짠 창극이라 판단되며 당대에 “정정렬 나고 춘향가 다시 났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바로 그러한 점을 여실히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 창극에서 적합한 배역과 적절한 분창이 돋보인다. 당대 판소리 대가 정정렬부터 당시의 깜찍한 신인 김소희에 이르기까지 원숙한 소리부터 신선하고 재기 발랄한 소리, 능숙한 명고수 한성준의 북가락과 추임새 등을 두루 감상할 수 있고 절묘하게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널리 애청되었다고 하겠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나온 오케이판보다 음질이 뛰어났던 것도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의 흥행에 있어서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은 당대 엄청난 고가의 전집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이 팔렸고 그래서 지금도 중고로 자주 발견되고 있는 편이다. 그리고 이 음반은 오늘날까지 지속적인 사랑을 받아 유성기음반(SP), 장시간음반(LP), 컴팩트디스크(CD)로 여러번 복각되어 제작된 바 있다.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음반은 제작 당시 빅타음반회사에서 사활을 걸고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것이다. 그래서 취입자들이 일본에 녹음하러 갔을 때 음반회사에서 극진하게 대접했다고 한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녹음한 것이 아니고 음반회사 측에서 좋은 음식과 숙소,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고 나서 취입자들의 기분이 최고로 좋은 상태가 되었을 때 비로소 녹음에 들어갔다고 한다. 당시는 국악이 대중음악이었고 그래서 음반회사로서는 수익을 많이 올릴 수 있는 이러한 국악에 막대한 투자를 했던 것이다.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 녹음 중에서 <농부가>를 들어보면 꽹과리, 장고 연주 농악 가락이 있고 음반에는 누가 연주했는지 명시되어 있지 않은데 꽹과리는 정정렬 명창, 장고는 한성준 명고수가 담당했을 가능성이 있다.
  1937년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 유성기음반 전집물을 제작할 때 사용된 동판이 현재 전해지고 있으며 이 음반 발표 당시 광고가 당대 신문과 유성기음반 신보 책자에 많이 실려있다. 그리고 이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 취입 기념 단체 흑백사진 2종, 제품으로 나온 유성기음반 전집 실물과 가사지, 표지 등이 국악음반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실증 자료들을 모두 참고하여 복원 각색, 무대화 되었다.
  오늘날 이 음반은 시각에 따라서는 고리타분하고 낡은 연희물로 보일 수도 있다. 음질 면에서는 현대인에게 다소 낯설고 옛 느낌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창극 구성 면에서는 현대 무대의 창극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세련된 점이 있고 현대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 창극은 1937년 발표 당시 시대를 앞서간 진보적인 작품이었고 당대 대중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창극 음반물이었고 인근 국가에까지 판매가 되었던 베스트셀러였고 큰 음반회사의 전폭적인 투자로 완성된 대작이었으며 당시 인기인들이 대거 출연한 전집물이다.
  그런 만큼 취입 당사자들도 자부심이 컸던 녹음집이고 그래서 이 음반에 막내 나이로 참가한 인간문화재 김소희 명창은 일생을 두고 늘 이 음반을 본인의 간판 격으로 내세워 소개하였고 본인의 판소리 춘향가 완창 음반 표지에까지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 취입 기념 단체 흑백사진을 자랑스럽게 실을 정도였다. 이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취입자들은 당대 최고의 스타였고 오래도록 빛날 금자탑을 남긴 것이다.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에서 북 반주를 담당한 고수 한성준은 유능한 국악인들을 음반회사에 많이 소개하여 유성기음반을 취입하도록 하였는데 김소희도 한성준이 음반회사와 방송국에 주선하여 음반 취입, 방송 활동을 시작하게 된 명창이다.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빅타판 19장짜리 전집물은 1면에 3분 정도씩 담겨있는 유성기음반을 바꿔가며 감상하는 묘미가 있도록 제작되었다. 오늘날의 컴팩트디스크처럼 1시간 내외의 분량을 한번에 이어서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약 3분씩 나누어져 있는 것을 음반을 교체해 가며 들어야 하기 때문에 다음 면에는 어떤 녹음이 있을까 궁금증을 유발시키도록 절묘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번 국립민속국악원에 의해 복원 각색되어 무대화 되는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 또한 그러한 묘미를 최대한 살렸다. 그간 다양하고 우수한 창극 공연을 선보여 온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이 세인들에게 점차 잊혀져 가던 명작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을 되살린 노력에 감격의 추임새를 보낸다. 창극의 오래된 미래 ‘정정렬 도창 창극 춘향전’이 현대 유능한 명창들의 각고의 노력에 의해 참신하고 아름답게 가꾸어져 무대에서 살아 숨쉬게 됨을 다행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
  이러한 노력은 최근 다소 침체된 정통 창극 분야에 활력이 되고 색다른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1926년 이동백·김추월·신금홍 일행의 창극 '춘향전', 1934년 김창룡 도창 창극 ‘춘향전’, 1935년 이동백·김창룡·정정렬·조학진·임소향·문련향 일행의 창극 ‘심청전’과 ‘적벽가’ 등의 유성기음반 전집물 작품이 활발하게 복원, 재해석 각색되어 무대화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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